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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정오무렵에
두어달남짓한 사이에 리대세의 외모는 몰라보리만큼 달라졌다. 광업연구소 사무실에 노상 붙박혀있어 창백하다못해 해쓱하니 피기 없어보이고 볼언저리와 눈가에 잔주름살이 가득했던 얼굴이 볕에 검실검실 탔고 주름살이 다 펴진듯 했다. 학자풍모는 싹 없어지고 광산로동계급속에 몸을 잠근 거쿨진 일군맛이 났다.
《광업연구소 소장동무가 그새 퍽 젊어진걸 보니 대흥 북두산정공기가 좋긴 좋은 모양입니다.》
《대흥광산에서 언제 돌아왔습니까?》
《한 열흘가량 됩니다.》
《왜 그날로 날 찾아오지 않았습니까. 소장동무를 몹시 기다렸는데.》
《
《늘 바빴지요. 그렇지만 소장동무가 온줄 진작 알았더라면 만사를 불구하고 시간을 내지요.》
《이번에 나이많은 국가과학기술심사성원들이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대흥땅현지에 가서 수고를 했겠습니다.》
《응당 할 일이였습니다.
《
《그게 언젭니까?》
《3월 초순이였습니다.》
《북두봉에 눈이 쌓여있었겠습니다.》
《예, 령하 15도의 추운 날이였습니다. 로천채굴장이 바가지안처럼 움푹한데도 눈바람이 어찌나 세괃게 불어대는지 채굴설계도면 귀퉁이마다 마그네사이트쪼각덩이를 지질러놓고서도 종이를 잡고있지 않으면 날아나군 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채취공업성 국장, 청진광산금속대학 로천채광공학박사, 광산설계실장, 김책공업종합대학 지질학부 채광강좌장, 중앙광업연구소장… 직함만 들어봐도 심사성원들이 나라의 채광학, 채굴, 광산설계분야에서 권위자들임을 알수 있다. 그런데 국가과학기술심의를 로천채굴장 변두리계단에서 조용히 진행할수 없었다. 춥고 바람이 불고 착정기와 굴착기들이 와릉거리며 돌아가고 광석과 박토를 실은 대형운반광차들이 계단길로 분주히 질주해서가 아니였다.
북두분광산 로천채굴장에서 다량채굴방법에 관한 과학기술심의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대흥청년영웅광산의 일군들과 기술자, 광부들이 하얗게 몰려온것이였다. 마치도 광산의 장래운명을 판가리하는 결전장이라도 되는듯 관심을 가지고 로천채굴장으로 모여든 그 사람들로 하여 심사성원들은 당황했고 심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처해졌다.
리천일광산비서는 모처럼 광산현장에서 열리는 국가과학기술심의에 지장이 될가봐 광산사람들더러 헤쳐가라고 했으나 그들은 좀처럼 물러갈 기세가 아니였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은 그제서야 다량채굴방법안이 광산 당비서와 몇몇 모험적인 기술자들이 착안한것이 아니라 오로지 마그네사이트광석을 더 많이 캐내겠다는 일념에 불타는 수백명 광부들과 광산 일군들과 기술자, 기능공들의 집체적인 지혜와 창조의 산물이라는것을 절감하였다.
몹시 감동한 그는 광산측에서 심사성원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심의에 참가시키도록 하는 국가과학기술심사력사에서 전례가 없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래 대흥광산에서는 어떤 동무들이 참가했습니까?》
《북두분광산 지배인과 기사장, 부기사장, 기술발전과장, 탐측과장을 비롯해서 착정작업반과 굴착작업반장, 오랜 광부기능공들이 참가했구 리천일동무도 참가했습니다.》
《광산당비서야 다량채굴방법을 성사시키겠다고 말썽을 일으킨 사람이 아니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심의를 공정하게 못할것 같아 반대했는데 어떻게 된 노릇인지 천일동무와 대들이판언쟁을 벌리고 당일군이 기술문제를 부당하게 들고다닌다고 문제를 날카롭게 상정시켰던 채취공업성 국장이 두둔해나섰습니다. 천일동무를 당비서로서가 아니라 이전의 광산책임기사직분으로 참가시키자는것이였습니다. 국장이 대흥광산 로천채굴장에까지 내려와보고… 광산로동계급의 기세와 정신에 비해 자기 처사가 옹졸하구 편협했다는걸 느낀 모양입니다.》
《광산당비서가 기술자자격으로 참가했다. … 좋구만.》
《그러니 도당에서랑 문제를 세우지 않아도 두사람이 화해를 했겠소. 참, 기쁜 일입니다. 기술문제를 대하는 두사람의 옹친 맘을 풀어주고 하나로 만들었으니 광산로천채굴장이… 들끓는 현실이 좋긴 좋습니다. 그래, 심의를 어떻게 했습니까?》
《3일간에 걸쳐 했는데… 밤에는 기사장방에 모여 열띤 론쟁을 벌렸습니다. 사흘째되는 날에는 로천채굴기존방식을 거부하고 박토변두리경사각을 급하게 세우면 로천갱 중력중심이 파괴되여 계단채굴장이 무너질수 있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물러서기 시작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도 긍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천일동무네 광산의 다량채굴주장파가 이겼다는겁니까.》
《심사에 광산측 사람들을 많이 참가시키는통에 다수를 이루는 그 동무들의 주장에 밀린것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광산기술자동무들과 광부기능공들의 과학적이고 신빙성있는 론거를 들으니 기존로천광산채굴리론을 가지고 버티던 심사성원들의 주장이 도리여 빈약했으며 억지스럽고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소장동무는 결국 어느 편에 섰습니까?》
《대흥광산편에 섰습니다. 저야 원래 광부출신이 아닙니까.》
《광업부문 과학기술심의위원장이 지지표를 던졌으니 승부가 난셈이구만. 그래, 기존채굴리론대로 하지 않고도 로천채굴장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론거는 뭡니까? 광산전문가가 아닌 내가 리해되게 통속적으로 설명해주시오.》
《한마디로 저희들은 일전에
《소장동무, 대흥의 암반세기가 굳다고 박토변두리경사각을 너무 크게 설정하지는 마시오. 로천채굴장의 중력중심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기존채굴리론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
《옳습니다. 어떤 대담한 혁신적방안도 모험적인 배짱보다 과학기술적인 타당성에 의거해야 성공할수 있습니다. 소장동무, 대흥에서 시료도 떠왔다는데 북두분광산의 박토암반지질상태에 관한 연구를 깊이 하시오. 그 과학적인 실험수치에 의해 박토변두리경사각을 정하겠는데 등탈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세계광업계를 놀래우는 채굴방법도 좋지만 그보다도 귀중한건 우리 광산로동계급입니다. 대흥광부들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류의하시오.》
《
《좋습니다. 이번에 소장동무가 오랜 광업학자로서 대흥청년영웅광산을 도와 큰일을 해제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실천력있는 〈광업대가〉가 되여 광업부문사람들의 존경을 받기를 바랍니다.》
《
《기쁜 일입니다. 과학지도일군으로서 로당익장하십시오.》
분에 넘치는 영광과 믿음의 희열로 흥분되고 온몸이 붕 뜬 리대세는 뒤늦게야 자기가 광산소식을 한가지 말씀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리대세는
재작년 5월 대흥국수집 봉사원들이 국수집으로 올라오는 서른개나마 되는 돌층계를 메로 까내고 골개강을 막아 우회도로를 낸 소식이였다. 그들은
《대흥국수집동무들이 그런 일을 했습니까. 좋은 소식을 알려주어 고맙습니다.》
산비탈면에 지은 룡마루가 날아갈듯 한 조선식기와지붕의 국수집이 떠오르시였다. 심산속에 사회주의선경으로 꾸려진 대흥광산마을을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보시던 2009년 5월의 그날
광산생산부문은 말할것 없고 문화회관과 화초원, 체육관, 목욕탕, 살림집에 이르기까지 자기들이 알뜰히 지어놓은 모든 곳들에
《〈대흥국수집〉이라… 건물에 어울리게 간판도 멋있구만. 농마국수랑 감자떡이랑 잘한단 말이지. 광산사람들이 자랑하는덴 다 가보구싶은데…내가 아무래도 저 돌층계를 오르기 힘들것 같아.》
벌써 두해가 지났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조선의 내륙지방에서도 가장 골이 깊고 해발고 높은 곳이라 할수 있는 대흥땅… 돌산비탈지에 감자를 심어 사계절을 감자음식을 주식이다싶이 먹으며 사는 광산사람들이지만 살기 좋은 벌지대와 도시사람들이 감동하여 머리를 숙일정도로 사회주의를 지켜 마그네사이트광석을 억척같이 캐내고있다. 광부들은 나라에 자금이 부족하여 콕스를 수입해다주지 못하면 무연탄으로 마그네샤크링카를 소성해내고 경공업과 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위험을 무릅쓰고 광석을 다량채굴해내려고 뛰고있다. 심산속 대흥광부들의 심장속에는 오직 사회주의조국을 더욱더 부강하게 하려는, 하루빨리 강성국가를 건설하려는 순결한 념원의 불길이 일어번지고있다. 룡성이나 흥남지구에서 타오르는것과 같은 대고조진군의 불길이다.
대흥이나 흥남지구를 비롯해서 함경남도의 곳곳에서 타오르는 대고조의 불길을 소중히 여기고 꺼지지 않고 더 세차게 번지도록 해야 한다.
함경남도의 공장, 기업소, 농촌들에서 이룩되는 그런 줄기찬 혁신들이 마땅히 공고화되여야 본보기성과로 되여 전국에 일반화할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