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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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자리에 올라앉자마자 죤슨은 《랑비와 빈궁에 선전포고하자!》라는 요란한 구호를 내놓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선임자 케네디는 부호의 자식이였기때문에 돈을 물쓰듯 했으나 자기는 백악관의 사치한 생활을 일소해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공표한대로 그는 몇가지 조치들을 취했다. 그중 하나의 중요조치가 바로 백악관에서 촉수높은 전등을 쓰지 못하게 한것이였다. 그때부터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무실전등을 촉수낮은것으로 바꾸었을뿐아니라 그것마저도 종이로 불빛을 가리우지 않으면 안되였다. 한것은 죤슨이 늘 해가 지면 자기의 타원형집무실창문을 열어제낀채 전기를 랑비하는 사람이 없는가를 살펴보다가 어느 방의 불빛이 너무 밝다고 생각되면 즉시 전화로 추궁을 해왔기때문이였다.

게다가 린든 베이스 죤슨이라는 이름 첫 글자들이 영어의 《전등알 죤슨》이라는 첫 글자들과 같았기때문에 보좌관들은 뒤에서 그를 《전등알 죤슨》이라고 별명지어 불렀다.

죤슨의 이런 행동은 외견상 검박하고 절약정신이 강한 미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대통령으로 있는 기간 많은 측면에서 그의 사치한 생활은 결코 전임대통령들보다 못하지 않았다.

우선 그는 타원형집무실의 벽난로앞에 케네디가 쓰던 작은 흔들이의자대신 윌슨시기의 유별나게 큰 의자를 가져다놓게 하였다. 침실에는 루즈벨트대통령이 사용하던 4개의 기둥이 천개를 받치고있는 요란한 침대를 놓게 하고 케네디시기에 어린이들의 공부방으로 하던 3층의 채광실은 딸들의 사교장으로 만들었다.

죤슨은 금전관계에서도 그리 청렴한 축이 못되였다. 그는 자기의 목장을 꾸리고 보수하는데만도 대략 계산해서 370여만딸라라는 거액의 돈을 소비했다.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우기 위해 그는 이 돈을 백악관 비밀기구의 하나인 군사처가 도맡아 지불하게 했다.

군사처는 체계상 국회의 비준을 먼저 받은 펜타곤의 비밀사업비를 가져다쓸수 있게 되여있기때문에 말썽이 생길 우려가 없었던것이다.

빌 갈리

 

죤슨은 중앙정보국장관 헬름즈를 앞상건너에 앉혀놓고 마주앉아 그가 가져온 문건을 읽었다. 최근 조선의 평양에서 국가건립 20돐경축행사에 참가한 세계 여러 나라 언론계와 정계, 사회계인사들의 요청으로 가졌다는 기자회견과 그와 관련한 보도들인데 어지간히 참을성을 발휘하지 않고서는 읽어내기 힘든, 다시말하여 미합중국의 위상을 심히 해치는 매우 자극적인 내용들이였다.

《미국은 자기 나라를 전혀 위협한적이 없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여 철면피한 범죄행위를 감행하였다. 그들은 푸에블로호가 과학연구선박인것처럼 묘사하면서 지난 8개월간 이 배가 나포될 때 조선의 령해에 있지 않았다고 줄곧 선전해왔다.

그러나 선원들의 고백은 미국정부가 세계의 여론을 고의적으로 기만했다는것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선원들을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하고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측에 있는것이 아니라 푸에블로호선원자신들의 정부쪽에 있다.

포로들에 대한 조선정부의 인도주의적시책과 관련해서는 놀라움과 감탄을 금할수밖에 없었다.》

국제기자동맹위원장 에르망 모리스

 

《기자회견에 참가한 유일한 미국인으로서 선원들의 증언을 들어보니 그들이 조선의 령해를 17번이나 침범하였다는것이 명백하다. 나는 이 증거가 부인할수 없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우리 정부 즉 죤슨행정부가 이 국가적범죄행위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있다는 부쳐 함장의 견해에 동의한다.

죤슨행정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의 주장대로 빨리 사죄문을 내고 선원들을 찾아가야 한다. 그들, 선원들은 오늘까지 266일간 억류되여있다. 임기가 몇달 남지 않은 죤슨행정부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들, 선원들은 자칫 나뽈레옹 보나빠르뜨의 부하 사비앙상위처럼 고국땅을 영원히 다시 밟아보지 못할수 있다.》

미국 《가디언》지 기자 라이오넬 마르틴

 

아시아, 아프리카법률가회의 상설서기국 서기장 포파나 아브라히마는 평양국제기자회견에 참가한 소감을 묻는 영국 로이터통신사 특파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령해를 침범하지 않았다는 미국의 허위선전에 대해 비로소 정확한 개념을 가지게 되였다.

선원들의 숙소를 돌아본 감상에 대해 말한다면 나는 범죄를 자행하다가 현장에서 붙들린 범죄자들이 그런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수 있다는데 대해서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하였다. 선원들자신이 말하였다, 부모처자들에 대한 그리움과 부자유를 제외한다면 자기들에게는 생활상 아무런 불편이 없으며 지어 인권까지 존중받고있다고.…

조선사람들은 참으로 선량한 사람들이다. 그들처럼 선한 사람들을 반대하여 간첩선을 보내는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작가 마크 트웨인의 말을 빌린다면 그렇다. 확실히 미국은 발견하기보다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나라다. 이것은 이번에 조선을 방문하면서 내가 새롭게 깨닫고 정립한 미국의 존재명분이라고 말할수 있다.》

죤슨의 참을성은 여기서 한계점을 넘어섰다. 그는 저도 모르게 리성을 잃으며 돌연 보고서를 와락 구겨 앞상우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는 당장 무엇인가 쳐갈길듯 주먹을 틀어쥔채 독이 오른 인상으로 씹어뱉듯 뇌까렸다.

《괘씸한것들! 옆차기에 딸라를 불룩하게 넣고 다니면서도 미국의 은혜를 모르고 악담질을 하다니, 유다같은 놈들!》

앉아서는 분을 삭일수 없어 죤슨은 일어나 손등으로 허리를 눌러짚은채 집무탁앞의 공간을 왔다갔다했다. 대통령이 일어났으면 부하된 례절로서는 싫더라도 일어나 교감하는것이 옳겠으나 헬름즈는 그냥 엉뎅이를 들지 않고 제빠듬히 앉아서 담배연기만 토해내고있었다. 정계의 반대파들이 《대통령의 그림자》라고 비웃을만큼 죤슨에게 충실하고 비위를 잘 맞추던 헬름즈가 이런 무례를 보이는것은 다른 까닭이 아니였다. 대통령으로서 죤슨의 임기가 불과 몇달 남지 않은데다 지난 8월 중순에 있은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재선을 꾀하던 그가 부대통령 험프리에게 여지없이 패하여 아무 미련도 가져볼것이 없는 존재로 되였기때문이였다.

죤슨도 헬름즈의 그런 속심을 간파하지 못한건 아니지만 감정을 보여야 피차 의만 상하고 언론에 돈벌이감이나 던져줄뿐 얻을것이 없으므로 무시해버렸다.

《그 가디언지 기자라는 녀석의 소린 웬소리요? 나뽈레옹의 부하가 뭘 어쩌고 어쨌다는…》

《아, 그 말입니까?》

헬름즈는 대통령에게 상식을 가르치게 된것이 기쁜듯 야릇한 미소를 짓더니 이런 일화를 이야기하였다.

1812년 나뽈레옹이 수십만대군을 이끌고 로씨야를 침공했을 때 프랑스군 장교 사비앙상위는 모스크바에서 퇴각하던중 꾸뚜조브장군이 지휘하는 로씨야군 경기병들에게 포로되여 싸라또브포로수용소에 수용되였다.

나뽈레옹이 실각한 후 집권한 프랑스의 부르봉왕조는 짜리로씨야에 잡혀있는 자기 나라 포로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그 어떤 관심도, 외교적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부패하고 몰인정한 부르봉왕조의 그런 무관심속에 60년간의 엄혹한 구류생활을 마친 사비앙상위는 수용소소장의 특혜를 받아 수용소마당 한구석에 작은 집 한채를 짓고 살았다. 늙은 상위는 여기에서 터밭을 가꾸고 시도 쓰면서 깊은 사색에 잠기군 하였다, 눈물과 서글픔속에 아득히 멀어진 고국 프랑스와 친지들을 그려보면서.

사비앙은 나뽈레옹 프랑스군이 모스크바를 침공한 때로부터 꼭 100년이 되고 프랑스에서 뿌앙까레내각이 집권한 1912년에 144살의 고령으로 불우한 생을 마치였다.

결국 그는 포로된 그날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역땅에서 100여년간의 포로생활을 하였다. 그 한세기동안 사비앙이 충성을 맹세한 조국 프랑스는 종시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혜택도 베풀지 않았다. …

한마디로 조국이 망각해버린 불행한 인간에 대한 비화였다. 그러나 죤슨에게는 불쾌감을 자아내는 이야기였다.

《기자들이란 역시 고약한 족속들이요. 이 행성을 벗어나 달에까지 뻗치려고 하는 미합중국의 위상을 하필이면 부르봉왕조의 비정과 련결시키다니…》

괘씸한 생각이 바이 없지 않아서 죤슨은 역스럽게 뇌까렸다.

《교훈으로 삼고 선원들을 빨리 찾아오라는 권고일겁니다.》

헬름즈의 점잖은 일깨움이였다.

《글쎄 그렇기는 하겠지만… 헌데 장관, 외교를 말고 솔직히 말해보오. 저 불가사의한 조선은 어찌하면 좋소? 푸에블로호사건은 또 어떻게 처리해야 옳고… 난 도무지 방법이 생각나지 않소그려.》

왔다갔다하기를 그만두고 자리에 돌아와 앉으며 한숨에 섞어 내놓는 죤슨의 물음이였다. 헬름즈는 거만스럽게도 대답대신 되물어왔다.

《올터 젠킨스한테서는 아직 분석보고가 안 들어왔습니까?》

《올터? 하면 당신은 그걸 알고있었소?》

죤슨은 내심 놀라운바가 없지 않았다. 헬름즈는 대답에 앞서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띄워올렸다.

《각하는 제가 정보전문가라는걸 잊은가봅니다.》

《하기는 그렇구만, 당신이 그걸 몰라서야 안되지.》

최근에 죤슨은 정보분석기관인 《랜더 코퍼레션》에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한 조선지도부의 전술적의도 그리고 조선과 국지전을 하는 경우를 가상한 해답을 구할데 대한 과업을 준바 있었다. 과업을 주면서 죤슨은 책임자인 올터 젠킨스(그새 그는 부책임자로부터 책임자로 승진했다.)에게 이 과제수행을 절대비밀에 붙일것을 단단히 일러두었었다. 그런 특급비밀을 이 흉물스런 비밀세계의 왕초 헬름즈는 벌써 알고있는것이였다.

《올터는 올터구 당신의 견해부터 말해보오. 언론전, 담판, 쏘련에 의한 영향력행사, 군사적압박… 할수 있는껏 다 시도해보았지만 현재로선 어느것 하나 가능성이 없고 희망도 보이지 않소. 게다가 조선은 (죤슨은 내동댕이친채로 있는, 튀하다가만 암닭형국인 집무탁우의 보고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런 선전공세로 세상의 민심을 뒤바꾸어놓고있소. 푸에블로호선원들의 가족들은 이젠 나에게 협박까지 해오오, 남편과 아들들을 빨리 돌아오게 하지 않으면 케네디처럼 조준경이 달린 총으로 대상하겠다고.

정말 골치 아프오. 난 이젠 지쳤소.》

말끝에 죤슨은 진저리치듯 몸을 떨었다. 헬름즈는 대통령의 고충이 리해되는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더니 문득 의미심장한 말을 내놓았다.

《각하, 제 견해로는… 올터 젠킨스가 어떤 대답을 가지고 오겠는진 몰라도 조선지도부의 의도를 알아낸다는것은 룡의 턱에서 여의주를 뽑아내는것만치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 중앙정보국도 최근에야 정보를 입수했습니다만 조선에는 김일성수상 말고도 수상의 후계자로 공인된 김정일지도자가 있습니다.

김정일지도자로 말하면 불과 20대의 년소자지만 비범한 두뇌와 정력으로 문무를 통달하고 인덕 또한 출중하여 벌써부터 온 국민의 숭앙을 받는 인물입니다. 푸에블로호사건이 발생한이래 지금껏 정국을 주도하며 우리와 상대한건 다름아닌 그였습니다. 김일성수상은 국가건립 20돐경축준비와 경제부면에만 주력했고…》

《그, 그게 사실이요?》

죤슨은 가슴이 다 서늘해지는 느낌이였다. 북조선의 령수 김일성수상의 위인적풍모에 대해서는 들은바가 많은 그였다. 하지만 김정일지도자와 관련해서는 듣느니도 처음이지만 《푸에블로》호사건이 발생한이래 이제껏 자신이 상적해온 인물이 20대의 젊은 지도자라는데는 놀라움을 넘어 공포감마저 느끼게 되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지난 2월 8일 온 세계를 향해서 《보복》에도 전면전쟁에도 다 준비되여있다고 미국과의 대결을 선언한 김일성수상의 연설에 접하여 느끼던 감정이 바로 지금과 같은 차거운 공포감이였다.

《사실 저는 이 말을 이미전부터 하고싶었습니다.》 헬름즈의 말이였다. 《각하,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좀 늦은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3A를 선택하는것이 현명한 처사입니다.》

헬름즈가 말하는 《3A》란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하여 북조선이 시종일관 미국에 요구해온 범죄행위를 《인정하라.》, 《사죄하라.》, 《담보하라.》는 영어적표현의 함축된 의미였다.

3A, 3A!… 그 저주할 놈의 3A를 선택할 생각을 나도 한두번만 하지 않았소. 했지만 후폭풍이 두려워 차마 결심을 못하겠구만. 판도라상자를 여는 격이 될가봐… 아마 우리가 그걸 선택하면 닉슨이나 공화당에서는 좋은 비난거리가 생겼다고 환성을 지르며 날뛸거요.》

말끝에 죤슨은 또 한숨을 불었다. 그러나 헬름즈는 부정하는 의미로 고개를 젓는다.

《물론 후폭풍은 있을겁니다. 허나 어차피 맞아야 할 바람인 이상 두렵더라도 빨리 맞는것이 좋습니다. 푸에블로호와 선원들이 북조선에 잡혀있는 조건에선 시간을 끌어야 그건 스스로 자기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행위로 됩니다.》

《…》

죤슨은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헬름즈의 권고는 십분 옳았지만 《3A》를 선택함으로 해서 불어올 역풍에 부대끼울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기가 질리며 닭살이 돋는것이였다.

《대통령각하, 무얼 주저하십니까? 9월도 벌써 중순을 넘어섭니다. 험프리각하는 물론이고 당내의 론조도 점점 불만조로 바뀌고있습니다.

빨리 결심해야 합니다. 설사 판도라상자를 여는 격이 되더라도 결단을 내려야지 더 어물거리다간 이 백악관이 공화당원들에게로 넘어간다는걸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주패장을 던지는것 같은 헬름즈의 말이였다. 죤슨은 인상을 찌프리며 입술을 씹었다. 시간을 더 끌면 백악관이 공화당원들에게 넘어갈수 있다는 소리가 예리한 바늘끝이 되여 생살을 찔러 헤집는듯 아팠다. 만일 일이 그렇게 되는 날엔 백악관을 빼앗긴 책임을 선거전에서 실패한 험프리가 아니라 고스란히 자신이 지게 될것이며 나아가서는 당내 수십만 당원들의 규탄을 면치 못할것이였다.

《장관까지 견해가 그렇다면… 참작해… 보겠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죤슨은 올터 젠킨스에 대한 기대를 버릴수 없었다. 설사 《3A》를 선택하는 경우라도 《랜더 코퍼레션》의 분석결과를 보고야 결심할 생각이였다.

헬름즈가 돌아가자 죤슨은 즉시 송수화기를 들어 올터 젠킨스를 찾았다. 전화를 받은것은 그의 녀서기였다. 갖풀처럼 찹찹 들어붙는 그 녀자의 애교어린 대답이 올터 젠킨스는 백악관으로 간다면서 떠난지 30분이 넘었다는것이였다.

올터 젠킨스는 죤슨이 불쾌감을 삼켜가며 집어던졌던 북조선에서의 기자회견관련상보를 도로 당겨다 거의 읽었을무렵에야 나타났다. 백악관에 올 때면 늘 그러듯이 그는 오늘도 서부의 유명한 도적 클라우드 베레우가 애용하던것 같은 커다란 색안경을 끼고있었다.

《와서 앉소. 그래 결과가 나왔소?》

죤슨은 올터 젠킨스에게 조금전 정보국장관 헬름즈가 앉았던 앞상 건너편의 의자를 권하며 서둘러 물었다.

《나오기는 했는데 수확은 50퍼센트라고 하겠는지…》

《?…》

죤슨은 무슨 소린가싶어 올터 젠킨스의 큼직한 하마입만 멀거니 쳐다보았다. 대답에 앞서 젠킨스는 쟈크를 열고 가방에서 귀를 짚은 얇다란 서류를 꺼냈다.

《연산조건을 수십가지나 만들어주고 계산을 9번이나 반복했었지만 북조선지도부의 대답은 유감스럽게도 매번 노우입니다.》

올터 젠킨스의 말에 죤슨은 예리한 쇠붙이에 심장을 쿡 찔리우는것같은 아픔을 체험하였다.

라니?! 그거 왜 그런 답이 나왔소? 리유가 뭐요? 》

《리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각하는 못 들었습니까? 북조선 령수 김일성수상의 후계분에 대한 소문

이건 국무성 동아시아담당국에 근무하는 나의 친구가 해준 말입니다. 북조선측에서 푸에블로호사건일체를 총찰하고 작전하는 인물은 바로 그 후계분인데 매사에 비범한것은 더 말할것 없고 국가, 국민의 존엄과 관련해서는 추호도 양보를 모르는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그러니 예스는 바라지 말아야 할것 같습니다.》

올터 젠킨스가 말하는 《노우》나 《예스》란 건국20돐을 맞은 북조선이 미국의 군사적압박에 못 견뎌 나포한 《푸에블로》호와 선원들을 돌려주겠는가, 말겠는가 하는 선택의 여지였다.

죤슨은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헬름즈장관한테서 들은 소리가 없었던들 그는 올터 젠킨스의 말을 사실로 믿지 않았든가 연산조건을 잘못 만들어주어서 그런 부정적인 답이 나왔다고 한바탕 시비라도 했을것이다. 그러나 헬름즈도 그렇고 특히 이 올터 젠킨스는 미국식 실무주의가 골수에 박인 철저한 실무가로서 사실과 허상을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였다. 그러니 믿고싶지 않아도 믿어야 했으며 그러한 생각이 잃어가던 리성을 회복시켜주었다.

죤슨은 몸을 외로 틀어 책상우에 팔굽을 놓고 손바닥으로 이마를 싸쥐며 눈을 감았다. 막막한 심경속에 그런 자세로 한참 앉아있다가 그제야 생각나서 《가상전쟁》분석결과에 대해 물었다.

《그건 이렇습니다.》

죤슨은 젠킨스가 밀어주는 종이를 당겨다 앞에 놓았다.

 

-15~20일 가상 대북조선 국지전에 소요되는 병력(전투장비 포함)과 자금지출 및 결과에 대한 분석-

 

1. 소요병력 및 전투장비

△ 병력

   -미지상군, 공군 및 해병대 6만 7천명

   -남조선군 (륙, 해군) 12만 5천명

△ 전투장비

  -비행기 800대

  -함선 항공모함(《롱비취》호급) 3척

   유도로케트함 2척을 포함한 기타함선 25척

 

2. 분쟁결과 보게 되는 손실내역

△ 사상자-미군 1만 4천명

          남조선군 2만 3천명

△ 전투장비손실-비행기 350대

                함선(침몰 및 파선) 21척

△ 이상 인명피해를 제외한 손실을 현금으로 환산한 총액

   15일 가상…

   20일 가상…

죤슨은 거듭 읽으면서 매 항목의 수자들속에 감추어져있는 의미를 깊이 음미해보았다. 음미할수록 실망스러운것은 소요병력과 자금, 장비 특히는 분쟁에서의 손실이 예상보다 엄청나게 큰가 하면 북조선지도부의 의도와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답변밖에 얻지 못한것이였다.

사실 죤슨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것은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한 북조선지도부의 《예스》, 즉 양보였다. 국지전에 대한 분석은 실천보다 만일 그것이 안전보장회의나 국회에서 론의되는 경우를 예견하여 표상을 가져보자는것이 목적이였다. 그런데

죤슨은 화가 났다. 아니, 악이 났다고 하는편이 더 정확할것이다. 그는 갑자기 오만상을 찌프리며 《랜더 코퍼레션》의 150명 박사들과 20대의 초대형전자계산설비가 산출해낸 《국지전씨나리오》분석표를 부시듯 주먹으로 쾅! 내리쳤다. 그리고는 거친 동작으로 송수화기를 들어 안보담당보좌관 로스토우를 찾았다.

《중요사안을 토론해야겠소. 국무장관, 국방장관, 합참의장… 어쨌든 안보관계자들을 다 1시간내로 링컨의 방에 모이게 하시오.》

헬름즈의 말처럼 늦기는 했어도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하여 죤슨은 결정적인 대책 즉 《3A》의 선택을 론의할 작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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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 해외 - 학생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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