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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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9월도 초이틀, 절기로 백로를 나흘 앞둔 때라 땅우에서는 오곡보다 먼저 여물어가는 풀벌레들이 나름으로 울고불며 밤정서를 돋구기에 여념이 없다.

깊어가는 이 가을밤 강계역을 떠난 네차량편성의 렬차가 성간, 전천역을 그냥 통과하여 물매급하기로 소문난 명문고개를 넘고있었다. 아직은 전기화를 하지 못한 구간이여서 힘들게 오르는 증기기관차 바로 뒤렬차안에서는 소매가 짧은 흰샤쯔차림을 하신 김일성동지께서 집무를 보고계시였다. 지난 사흘간 긴장한 일정으로 자강도의 여러 공장들과 련관부문들을 현지지도하신 그이께서는 지금 평양으로 돌아가시는 길이였다.

렬차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고 달그락, 달그락… 레루이음짬을 넘어서는 바퀴소리도 알리게 잦아졌다. 40리구배길을 다 오른 렬차가 마침내 령등을 넘어 내리막길에 들어선것이였다.

그때쯤 공화국창건 20돐 경축대회에서 하실 보고문검토를 끝내고 일어선 김일성동지께서는 천천히 마주놓인 면접용걸상들앞을 걸으시였다. 걸으시며 방금 검토해보신, 벌써 한주일앞으로 다가온 공화국창건 20돐경축대회에서 하실 보고의 수정가필한 부분들을 재삼 음미해보시였다. 그리고 다 옳게 되였음이 확인되자 수행한 당력사연구소 소장을 부르시여 보고문을 넘겨주며 말씀하시였다.

《보고가 나가면 국제부와 련계를 가지고 반영들을 제때에 장악하오. 당면해서는 이번 행사에 오는 외국손님들의 견해부터 들어보고. …》

《포치하겠습니다.》

《보고에서는 반제력량이 단합하여 미제의 각을 뜰데 대한 사상을 강하게 부각했소. 조국통일에 관한 우리의 주장이 민족의 원쑤들과의 어떤 타협이나 제도의평화적이행과는 아무런 공통성이 없다는 점도 명백히 하고. …》

《알겠습니다.》

당력사연구소 소장을 돌려보내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 집무탁을 마주하고 앉으시였다. 먼저 펼치신것은 9월 1일과 2일에 진행한 항일혁명투사들인 안길, 조정철, 강건, 최춘국의 동상제막식에 대한 상보였다. 항일의 혈전장과 조국해방전쟁의 결전장에서 쓰러진 혁명동지들을 동상으로나마 고향땅에 데려다주시려던 소망을 공화국창건 20돐을 눈앞에 둔 지금 비로소 실현한것으로 하여 그이께서는 더없이 기쁘고 감개무량하시였다.

다음으로 펼치신것은 내각에서 안을 잡은 공화국창건 20주년경축 중요행사일정과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해외동포 및 외국손님들과의 접견예정안이였다.

중앙경축대회, 평양시군중대회와 평양시근로자들의 시위, 제목을 《천리마조선》으로 명명한 학생소년들의 집단체조, 경축연회, 평양시내 3천명 예술인들이 출연하는 음악무용서사시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공연… 그렇게 줄줄이 이어지던 행사일정은 외국손님들의 접견을 마감으로 9월 17일에 기본상 완료되였다.

마감페지를 덮으시려다말고 경축대회주석단성원들과 경축연회참가자들의 명단을 재삼 훑어보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문건앞표지에 약간 누운 활달한 필체로 필요한 의견을 써넣으시였다.

 

- 14일과 17일에는 당중앙군사위원회와 당중앙위원회 정치위원회가 내정되여있으므로 그날 만나기로 된 대표단들중에서 남부윁남민족해방전선대표단과 라오스애국전선대표단은 18일로 미룹시다.

- 기계공업성 부상 한승우동무를 군중대회주석단성원에 포함시키고 평양종합피복공장 지배인 김신복동무를 경축연회에 초대합시다.

 

다음문건은 제9차 세계청년학생축전대표들이 쏘피아에서 진행한 대외선전사업정형자료였다.

 

제19차 판문점담판이 결렬된 후 우리의 적극적인 대외선전에 의해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사건의 진실이 미국 국내와 세계적범위로 확대되는데 당혹한 미중앙정보국이 최근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악랄한 역선전을 펴고있는 조건에서 제2차 대외선전사업의 한고리로 벌가리아의 수도 쏘피아에서 진행한 제9차 세계청년학생축전(100여개 나라 참가)에 참가한 우리 나라 청년학생대표들은 별도로 다음과 같은 사업들을 진행하였다.

축전에 참가한 청년대표들은 축전준비위원회로부터 배정받은 쏘피아방직공장구락부를 조선구락부로 특색있게 잘 꾸리고 그곳을 거점으로 하여 축전에 참가한 외국의 청년학생대표들을 대상으로 선전활동을 시작하였다.

첫 사업으로 7월 30일 뽈스까와 마쟈르 등 동유럽사회주의나라들을 위주로 40여개 나라 청년대표들을 조선구락부에 초청하여 기록영화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포로생활편 1, 2호)》 감상모임을 가졌다. 감상모임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각국 청년대표들은 나포된 미국정탐선과 선원들의 생활을 담은 생동한 화면들을 보면서 매우 신기해하였다. 그들은 한결같이 본국에서 이미 보도는 들었으나 그것을 북조선의 랍치행위로 알고있었다, 그러나 이 기록영화를 통해 외곡된 진실이 밝혀졌다, 범죄자는 다름아닌 미국이며 조선은 자기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켰을뿐이다, 우리는 조국에 돌아가면 이에 대해 말할것이다라고 하면서 영화감상을 조직해준데 대해 진심으로 되는 감사를 표시하였다고 한다.

첫 상영을 통해 성공을 확신한 청년대표들은 가능한껏 많은 나라 청년대표들을 초청하여 련일 영화감상회를 가지는 한편 조선구락부의 범위를 벗어나 민간으로, 쏘피아시내 영화관으로 선전활동의 무대를 넓혀나갔다. 대외선전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신기한 조선기록영화에 대한 소문이 점차 퍼져 영화를 보기 위해 스스로 찾아오는 각국 청년대표들이 늘어나고 지어 축전준비위원회에서까지 영화감상회를 조직해줄것을 청탁해왔다.

에스빠냐와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 청년학생대표들은 조선기록영화는 《특이한 보도감이다. 본국에 돌아가면 보도계를 통해 돈벌이를 크게 할수 있을것 같다.》고 하면서 필림을 팔아줄것을 요청하였다. 우리 대표들은 대방의 그러한 요청에 응하면서 필림과 함께 《푸에블로》호 선원들의 자백서, 공화국정부에 드리는 포로들의 공동사죄문, 포로들이 미국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등 준비해간 자료들도 넘겨주었다. 쏘피아에서 벌린 이러한 대외선전사업은 축전이 끝난 8월 6일이후부터 생활력을 발휘하였다.

* 에스빠냐청년학생대표들에 의해 마드리드의 쌀라만카영화관(사영)에 넘겨진 조선기록영화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포로생활편 1, 2호)》는 첫 상영으로 소문을 내고 두번째 상영때 벌써 첫 상영때보다 가격이 3배로 뛰여오른 나흘분관람표가 다 판매된이래 련일 초만원을 이루다가 나흘째되는 날에는 영화관창문들이 부서지면서 표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이 객석에 란입하여 상영을 중지하고 경찰이 개입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 프랑스학생동맹대표들과 영국의 공산청년동맹대표들이 가지고간 기록영화필림과 선전물들은 각기 수도의 보도계에 팔려 신문과 방송으로 보도되였으며 빠리 에펠탑과 그리니치텔레비죤중계탑을 통해 서유럽지역에 각각 두번씩 방영되였다.

* 쏘피아축전에 왔던 미국민주청년동맹대표들이 트렁크에 넣어가지고 가서 뉴욕 《가디언》출판쎈터에 넘긴 기록영화필림과 기타 자료들은 뉴욕 텔레비죤 5개 통로로 2차, 쌘프랜씨스코 텔레비죤 1통로로 3차 방영되였고 신문 《가디언》은 8월 12일 조간에 《미중앙정보국의 정탐행위는 옳지 않다. 죤슨씨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사죄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였다.

* 입수된 자료에 의하면 그러한 보도로 다소 즘즛해졌던 미국보도계의 《푸에블로》호사건에 대한 론난이 다시 커지는 속에 지난 8월 24일 워싱톤에 모인 미국공산당조직대표들과 300여명 《푸에블로》호선원들의 가족, 친척, 친우들이 백악관앞에서 《죤슨은 사죄하라. 북조선에 억류되여있는 우리 남편과 아들들이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하라!》고 웨치면서 밤낮 사흘동안 항의시위를 벌려 사회각계의 여론을 크게 환기시켰다.

문건을 보시는 사이에 구장과 개천역을 지나고 평성역에서 잠간 머물렀던 렬차는 그로부터 45분가량 지난 새벽 5시경 드디여 평양역에 들어섰다.

《교구동쪽으로 해서 시내를 한바퀴 돌아보고 들어가자구.》

역홈을 나와 승용차에 오르시며 김일성동지께서는 운전사에게 말씀하시였다. 그리하여 역앞로타리를 에돌아 승리거리초입에 접어든 승용차는 천천히 종로를 거쳐 모란봉과 가루개를 넘어 전우동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거기 룡흥교로타리에서 꺾어져 서성구역과 보통강구역관내를 지르면서 평천구역으로 건너갔다가 봉지동에서 천리마거리로 넘어왔다.

살수차들이 도로에 물을 뿌리는 청신한 새벽대기속에 차창을 열어놓고 명절일색으로 단장한 수도의 거리를 내다보시는 김일성동지의 존안에는 웃음발이 느슨히 어려있었다.

그이께서는 시내를 돌아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드시였다. 간밤을 렬차에서 새우시며 쌓인 피곤이 지금 말짱 가셔지면서 새로운 활력이 용솟는것 같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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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 해외 - 학생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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