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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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안보관계자회의는 아침 7시가 되여 백악관 서쪽날개 1층에 있는 《루즈벨트의 방》이라고 부르는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마이크가 달리지 않은 대통령의 연설탁을 중심으로 배치된 원탁 앞줄에는 국방장관 맥나마라와 국무장관 러스크, 중앙정보국장관 헬름즈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로스토우 등 안전보장회의를 대표하는 기본성원들이 앉고 상원군사위원회 위원장 럿셀과 공화당출신 하원의원 홀을 비롯한 상하량원군사위원회 위원들은 뒤줄에 앉아있었다.

먼저 국방장관 맥나마라가 태평양담당 미제7함대소속 전자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가 어떤 임무를 수행하며 언제 어떻게 북조선해군에 나포되였는가를 통보하였다. 그 통보에서 죤슨이 새로 알게 된것은 나포된 《푸에블로》호가 아직은 쏘련도 가지고있지 못한 최첨단암호해독기《KW-7》과 최신형《KIW-1》도청수신기를 장비하고있으며 그 비밀이 공산진영에 넘어가면 국방에 상당한 손실로 된다는 사실이였다.

국무장관 러스크가 질문했다.

《나포될 당시 푸에블로호의 위치가 공해상에 있은것은 확실합니까?》

국무장관으로서는 앞으로의 외교적대응을 위해 무엇보다도 그것을 정확히 아는것이 필요할것이였다.

《주일 해군사령부에 날아온 함의 마지막타전이 북조선해안으로부터 11. 7마일해상이고 거기가 공해상이라는건 상식이지요.》

러스크의 질문속에 《푸에블로》호가 북조선령해에서 나포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심리가 느껴져서 맥나마라는 온곱지 않게 대꾸했다.

《해안선 11. 7마일지점이라고 다 공해상인건 아니지요. 조선의 경우엔 령해를 12마일로 정한것으로 나는 알고있습니다.》

러스크가 점잖게 반박하였다.

푸에블로호는 미합중국의 함정이요. 세계해양의 어느 수역에서든 미국함정은 미국법을 준수하면 되는거요.》

맥나마라의 말은 미국식우월감과 오만이 응집된 문자그대로의 강변이였다.

《미국함정이 미국법을 따르면 된다는 맥나마라각하의 견해에는 나도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것은 푸에블로호를 나포한것이 공산북조선이라는겁니다. 북조선을 미국법에 복종시키려다가는 코피가 터지기 쉽다는걸 명심해야 합니다.》

러스크는 외교관다운 유연성으로 맥나마라의 강변에 대응하였다. 그러나 맥나마라는 상대방의 견해를 불쾌하게 받아들인듯 거칠게 내쏘았다.

《당신네 국무성사람들의 그 신사연하는 나약한 외교때문에 북조선 같은 다루기 힘든 나라들이 생겨나오.》

《그렇다면 펜타곤에서는 신사연하지 않아서 윁남의 쟝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있소? 몇년째…》

《윁남과 북조선은 같지 않소.》

《같지 않기때문에…》

《아아.》 두 장관의 말싸움을 더 들어낼수 없어 죤슨은 연설탁을 두드렸다. 《이거 왜들 이러오? 점잖지 못하게…》 그리고는 좌중을 둘러보며 의견들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였다.

기다리고있었던듯 좌중의 년장자인 상원군사위원회 위원장 럿셀이 천천히 늙은 몸을 일으켰다.

《내가 알기엔 토마스 제퍼슨대통령시기인 1807년에 버지니아주 케이프 헨리근해에서 영국군함 HMS-레오파트의 포격을 받아 그들의 승선을 허락하고 USS-체서피크호를 포기한 제임스 배런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미해군함정이 전쟁이 아닌 시기에 나포당한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북조선과 같은 작고 경제군사적으로 렬세한 나라에 말입니다.》

미합중국의 위상이 전지구를 뒤덮다싶이 한 오늘의 시대에 왜 이런 치욕스러운 일이 발생했는가 하는 의문을 좌중에 던지며 럿셀은 말을 계속하였다.

《…방금 맥나마라장관각하도 말씀했듯이 우리가 북조선을 너무 신사적으로 대하고있는것 같습니다. 가까운 실례만 보아도 지난해 1월 19일에는 북조선군 해안포에 의해 전장 180피트의 한국군초계정이 격침되고 더 앞서는 미5공군첩보기가 격추되였습니다. 물론 장병들의 희생도 초래했었구요. 허나 우리는 이도저도 다 응당한 징벌을 못했고 회담장에서 설전이나 벌리다가 그쳤습니다. 북조선에 이런 관용을 더 베풀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이번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군사적대응, 요컨대 강력한 공군력을 동원하여 북조선의 항만이나 비행장 같은걸 한두개 짓부셔버리는것이 합당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록키드 마틴회사에 주권을 가지고있어 기회가 생길세라 공군력의 우위성을 일쑤 떠드는 럿셀의 제안을 공화당출신 하원의원 홀이 지지해나섰다.

《옳습니다. 북조선인들에게 필요한것은 말이 아니라 강력한 힘과 그 힘을 사용할 의지뿐입니다. 나는 항공대도 좋고 함선집단도 좋고 어쨌든 즉시적이고 무자비한 보복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개 국회의원으로 비상안보관계자회의에 참석한것자체가 영광이지만 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가 하는것은 더더욱 보도계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일이라 의원들은 저마끔 의견을 내놓기에 열성들이였다.

공화당출신 상원의원 스티몬드는 북조선지도부에 시간표를 제시하자, 그리고 《푸에블로》호와 승무원들을 제시한 시간에 돌려보내지 않으면 군력으로 함선을 찾겠다는것을 통고하자, 만일 그래도 순응하지 않으면 진짜 무력행사로 넘어가되 그에 대항하여 북조선이 반타격으로 나오는 경우(감히 그러지는 못하겠지만) 미국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면 될것이라고 력설하였다. 민주당출신 상원의원 토마스는 《북조선이 미국의 전자정보선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북조선기발을 달고 공해상에 떠있는 모든 선박들을 나포하거나 침몰시켜버리자.》는 주장을 내놓고는 스스로 자기의 견해에 만족한듯 히벌쭉 웃으며 앉았다.

그밖에도 여러 사람이 더 발언했는데 거개 비슷한 소리여서 죤슨은 긴 침묵을 깨뜨리고 합동참모본부의장 휠러에게 물었다.

《대장은 스티몬드의원의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오?》

《북조선지도부에 시간표를 제시하자는 견해에는 공감이 가지만 전면전에 말려들거나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문제는 심중한 고려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우리는 지금 윁남전쟁을 치르고있습니다.》

배속에는 음모가 가득차있지만 언행에서는 웨스트 포인트군사대학 총장시절의 학자적풍격을 버리지 않고있는 인물이라 휠러는 간단하면서도 정리되여 반박할 여지가 없는 대답을 했다. 리해되는바가 있어서 죤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맥나마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장관의 견해는 어떻소? 역시 군사적대응이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맥나마라의 대답끝에 러스크는 반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찬성은 더욱 아닌 의미심장한 말을 이어놓았다.

《대포가 말하는 시절에 현명한 입은 황금을 주조하는 법이지요.》

러스크의 말을 맥나마라가 어떻게 리해했는지는 모르나 죤슨은 군사적대응보다 외교적대응이 보다 현명하다는 뜻으로 국무장관의 말을 받아들였고 공감되는바도 없지 않았다. 그는 앞에 놓았던 수첩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 고견들을 내주어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의사를 참고하여 대응방식이 설것이지만 이 자리에서 명백히 하고 넘어갈것이 하나 있습니다. 나포될 당시 푸에블로호의 위치가 어딘가? 북조선령해인가, 공해상인가?… 북조선의 견지에서 보면 령해일수도 있으나 미국정부가 주장하는 령해, 즉 3마일밖인 이상 그곳은 공해로 됩니다. 행정부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이 점을 똑똑히 알고 엇갈린 소리를 하는 일이 없도록 극력 주의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회의는 이것으로 그칩시다. 국방장관과 국무장관, 로스토우씨만 남고 다른분들은 돌아가도 되겠습니다.》

갈 사람들이 가고 다시 좌석이 정돈되자 죤슨은 우선 7함대소속 핵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의 위치를 물었다. 휠러대장의 대답이 항공모함은 윁남전선으로 가던 도중 지금 일본 요꼬스까항에서 물자보급을 받고있는것이다.

《그렇다면 국방성과 합참에서는 그 엔터프라이즈호도 포함시키면서 북조선지도부가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는 경우를 가상한 보복타격 씨나리오를 작성해야겠소. 두개 혹은 세개 안을 세워보시오.》

《알겠습니다.》

《국무장관이 할일은 그렇소. 이제 돌아가면 첫째로는 유엔사무총장에게 북조선군이 공해상에서푸에블로호를 나포한것은 국제법위반이며 따라서 이 문제를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서 정식토의해야 한다는 각서를 제출하시오. 둘째로는 유피아이에이피를 비롯한 모든 통신수단들과 미국에 와있는 각국 기자들을 발동하여 북조선의 비행을 규탄하는 일대 선전깜빠니야를 벌려야겠소. 판도가 넓으면 넓을수록 좋소. 셋째로는… 셋째는…》

죤슨은 주쏘대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갑자르다가 러스크에게 밑도 끝도 없이 《그 사람 이름이 뭐요?》 하고 물었다.

《누구 말입니까?》

《거기 모스크바에 가있는…》

《톰프슨 말입니까?》

《오, 톰프슨… 그를 부르시오. 그에게 별도의 임무를 주자고 하오.》

그 모든것은 간밤 잠옷바람으로 침대앞을 무수히 오가면서 많이 생각하고 세운 대응책으로서 앞서 한 안보관계자모임은 그 결심을 합리화하고 국회의 시시비비를 견제하기 위한 일종의 울타리나 같다고 생각하는 죤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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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 해외 - 학생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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