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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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대 미국대통령들가운데서 가장 풍류적인 인물을 흔히 죤 에프 케네디로 보지만 죤슨도 그런 측면에서는 별로 뒤지지 않는 사람이였다.
내가 군사기요처에 부임되였을 때 처에는 화사하게 생긴 〈한국〉계 미국인 녀서기(라라 김)가 한명 있었는데 당시 그는 리혼한 몸이였다. 라라 김은 자주 우리 부서를 떠나 몇주일동안씩 린든 죤슨에게 가서 일하군 하였다. 나는 부서에 방금 왔으므로 그 녀자에 대한 파악이 별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 주말 죤슨은 그를 데리고 캠프 데이비드에 가겠다고 전화로 통지해왔다. 나는 그때에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이 사업상 필요에서 서기를 한명 달고가는것으로 범상하게 생각했다.
라라 김은 나흘동안 갔다온 후 자기의 사업시간을 55시간으로 기록해넣었다. 당시 나는 군사기요처의 행정관리를 책임지고있었으므로 매 사람들의 사업시간기록카드에 수표를 해주게 되여있었다. 때문에 나는 라라 김이 그렇게 기록해넣은것을 보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해주었다. 그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다고 생각하였다. 그가 나흘동안 매일 13시간씩 일했다고 해도 사업시간이 55시간까지는 되지 않았기때문이였다. 그러자 나는 커다란 압력에 부딪쳤다. 라라 김은 자기 기록법대로 하자고 요구했다. 나는 곧 죤슨의 서기장을 찾아갔다. 그는 죤슨의 수하에서 2년가까이 일한 경험있는 녀성이였다. 그는 나에게 권고했다. 〈라라의 카드에 수표해주세요. 당신이 수표하지 않으면 그 녀잔 아마 대통령을 찾아갈거예요. 그렇게 되면 우리모두가 시끄러운 일에 맞다들게 된단 말예요. 누가 알겠어요. 라라가 낮만이 아니라 밤에도 대통령을 위해 《봉사》했는지… 아마 그것까지 셈에 넣었을거예요.〉라는 그의 말에 나는 별수없이 카드에 수표하였다.》
- 빌 밀러-
국회합동청문회를 끝내고 회의실연단을 내려오는 죤슨의 가슴속에서는 울화가 끓어번졌다. 감정이 시키는대로면 지금 객석에 앉아 신사연하며 국민들의 대변자로 자처하는 저 아귀사납고 얄미운 상하량원의원들을 향해 한바탕 소리라도 퍼지르고싶었다.
《당신들, 당신들은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해보지 못했기에 조금도 알지 못한다. 백악관에 앉아있다고 세상만사를 미국의 뜻대로만 움직일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미합중국대통령이 결코 〈로마제국의 통치자〉가 아니라는것을 당신들은 리해해야 할것이다!》라고.
허나 내심은 그렇게 앙앙불락했지만 죤슨은 기분이 아주 유쾌한듯 태연히 웃었다. 웃으면서 연단아래 객석앞줄에 앉은 량원의장들 그리고 맨스필드를 비롯한 민주, 공화량당의 원내총무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악수와 함께 그들 매 사람의 건강을 축원하고 공화당쪽의 인물인 경우에는 참고로 될 훌륭한 질문을 해주어 매우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마감으로 며칠전 민주당대통령립후보출마를 공식선포함으로써 허버트 험프리에 이어 당내의 두번째 적수로 부상한 보브 케네디의 손을 잡고 선거에서의 승리를 격려한 다음에야 회의실을 나와 경호오토바이들의 호위속에 백악관으로 향하였다.
비가 오려는지 아까 청문회에 올 때만 해도 희벗하던 하늘이 그새 한결 컴컴해지고 낮아졌다. 오후쯤에는 한소나기 쏟을것 같았다.
승용차가 언덕을 내려 간판투성이의 14호거리에 들어설 때쯤 죤슨은 밀려드는 피곤을 이길수 없어 좌석등받이 웃턱에 목덜미를 놓으며 눈을 감았다. 그러자 기다렸던듯 질문의 소나기속에서 가까스로 대통령의 권위와 인격을 보존한 청문회의 광경이 뇌리에 떠오르면서 저도 모르게 오만상을 찌프렸다.
상하량원을 합쳐 미국의 국회의원은 자그만치 535명이다. 이런저런 사정과 리유로 100명나마 빠진다 해도 보통 400명은 참가한다. 그러니 무슨 질문인들 없으랴. 사람이 열이면 입은 백개라는 말도 있듯이 그야말로 별의별 질문이 다 쏟아지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많았던것은 윁남전쟁과 조선에서의 《푸에블로》호사건에 대한 질문이였던것으로 기억되였다.
질문의 첫 포성은 역시 윁남전선에서 울렸다.
《윁남의 하늘에서 추락된 비행기가 이미 2 900대계선을 넘어섰다. 몇천대를 더 잃어야 윁남전쟁을 결속할수 있는가?》
《백악관은 미해군함정 〈푸에블로〉호가 정상적인 해양연구임무수행중 공해상에서 나포되였다고 성명했다. 그런데 지금 세계의 중요보도계들은 달리 말하고있다. 그 배가 전자간첩선이며 북조선령해를 침범한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리해해야 하는가?》
《보도에 의하면 윁남전선에서 베트공이 최근 단-띠엥기지근방에 있는 미군숙영지를 공격하였다. 몇명의 해병대장병이 죽었는가?》
《조선반도에서의 〈푸에블로〉호사건발생과 때를 같이하여 윁남전선에서는 베트공의 공세가 맹렬해지고있다. 유럽정계는 이 두 문제를 련관속에서 보고있다. 즉 북조선의 강경대응에 고무받아 베트공이 공세를 더 강화하고있는것으로 보고있다.
백악관의 견해는?…》
《북조선지도부가 〈푸에블로〉호와 선원들을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미합중국의 사죄와 재발방지담보를 제시했다는데 행정부는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는가?》
《윁남전쟁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승리하는 전쟁인가? 패하는 전쟁인가?》
《현재 윁남의 하늘에서 불타는 미군전투기의 대부분이 북조선비행사들과의 공중전에서 격추되는것이라고 한다.
왜 북조선을 징벌하지 않고있는가?》
《북조선에 대한 보복, 요컨대 징벌을 왜 질질 끄는가? 북조선군이 미싸일을 장비하고있어 보복을 단념하고 기동전개무력을 철수했다는것이 사실인가?》
그와 관련해서는 이런 대답을 주었다. 그렇다, 철수했다. 그러나 그것은 보복을 단념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북조선을 압박하고 불안을 조성하다가 때가 되면 덮쳐버릴것이다.
다른 질문이 뒤를 이었다.
《대통령각하, 실례인줄 알지만 모르리라고 보아 굳이 상기시키는데 저는 아이다호주출신 하원의원 칼 슈마커고 〈푸에블로〉호 함장 로이드 마크 부쳐로 말하면 역시 우리 아이다호주 캐포텔로출신입니다. 고향 산 디아고에는 그의 안해와 두 아들이 있지요.
그러므로 각하, 책임적으로 대답해주기 바랍니다. 부쳐함장이 언제면 가족들과 상봉할수 있습니까?》
그런데 그때 뜻밖에도 다른 격한 목소리가 대통령을 도와 그 아이다호주출신 의원의 질문을 부정하고나섰다.
《아니요. 중요한건 부쳐함장이 북조선령해를 침범했다는걸 인정한것이요. 그는 자백서를 썼고 북조선당국에 용서까지 빌었소. 엊그제 꾸바 쁘렌싸 라띠나통신이 그렇게 보도했고 오늘 〈가디언〉조간도 같은 내용을 실었소.
한마디로 〈푸에블로〉호 함장 로이드 마크 부쳐는 미해군의 긍지높은 력사에 수치를 기록했소. 그는 이 수치를 책임져야 하오!》
그는 부쳐함장은 나포될것이 아니라 배와 함께 거기 조선반도해역에서 상어의 주린 배를 채우는 길을 선택하는것이 좋았을것이라는 말로 일장설을 마무리했다.
《대통령각하, 저는 런던과 로마를 방문하고 이틀전에 돌아왔습니다. 제가 거기 로마와 런던에서 무엇을 보고왔는지 각하는 아십니까? 입에 올리기 좀 거북한바가 없지 않지만 이왕 말이 났으니 합시다. 뭔고하니 에… 그건 다름아닌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공동사죄문편)〉이라는 제호의 북조선기록영화입니다. 그 영화에 배의 범죄경위는 물론 압수당한 로란기록부와 항해표, 정탐을 위한 작전문건들, 해군첩보기관에서 발행한 〈특수정보수집요강〉, 지어는 우리 해군장병들의 정신적저렬성을 엿보게 하는 추잡한 리면생활세부까지 수록되여있습니다.
그런즉 여기서 옴니암니할것 없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동양속담대로 그 기록영화를 한편 사다 돌리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수 있으리라는것이 저의 자그마한 견해입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각하, 백악관경제자문위원회의 요청으로 회계감사원에서 〈푸에블로〉호나포이래 북조선을 징벌하기 위해 동원된 함대와 비행기, 기타 장비의 움직임에 지출된 비용을 조사한데 의하면 지난주말 현재로 도합 42억딸라를 기록하고있습니다. 이 수자는 평상시의 군유지비용을 제하고도 추가로 매일 5 400만딸라씩 소비한것으로 설명됩니다.
행정부는 언제까지 이런 비실용적인 〈작전〉을 계속할 결심인지요?》
…
뭇매질이나 다름없는 그러한 각종 질문의 포화에 맞서 한시간가까이 고전을 치른 지금 생각되는 점은 일부 질문에 대답을 잘못했고 몇가지 문제에 한해서는 역공격으로 유야무야해치워야 하는걸 그러지 못했다는 후회였다. 허나 이제는 쏟뜨린 물이다. 지금쯤 그 빌어먹을 고약한 기자들은 석간신문을 겨냥하고 벌써 부지런히 쓰고들 있을것이다. 이러저러한 의원들의 여사모사한 질문에 대통령은 이러이러하게 대답했거나 하지 못했다. 만일 대통령의 견해대로 일이 진척되는 경우 우리 미합중국의 위상은 어느만큼 깎이고 국민에게 차례지는 모욕감은 또 얼마만큼 막대하리라는 식의 판박이기사들을 말이다. 까짓, 쓰겠으면 쓰라고 해. 기자따위들이 그런다고 미국의 번영이 스톱! 을 하거나 력사가 뒤걸음치지는 않을테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리해되지 않고 불안마저 자아내는것은 《푸에블로》호사건의 진상이 어떻게 갑자기 선풍처럼 정계와 사회계에 퍼져 이런 곤경을 빚어내는가 하는것이였다.
윁남전쟁과 관련해서는 비밀이 없어진지 오래다. 윁남전선에서는 미군비행기가 한대 격추되여도 그 사실을 기자들은 말할것도 없고 항간에서 윁남전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대통령보다 먼저 아는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그러나 《푸에블로》호사건은 다른 문제였다. 사건발생의 당지가 먼 극동의 조선반도이고 북조선은 미국과 정전상태에 있는, 모습을 《철의 장막》뒤에 깊숙이 감추고 아무에게나 문을 홀홀히 열어주지 않는 대가 센 비밀의 적국이였다. 그러한 객관적인 여건에 더해 핵무기의 위력에 상적할만 한 보도계를 총동원하여 세계를 상대로 미국의 정당성을 납득시키고 또 시켰다. 한편 백악관과 안전보장회의에서 론의된 문제들이 새지 않도록 그만하면 비밀단속도 꽤 하느라 했는데 최근의 현실은 그 모든 수고가 허사였음을 명백히 고발하고있었다.
(망할것들! 입건사를 할줄 아는 놈은 하나도 없다니까. …)
속으로 그렇게 두덜거리며 죤슨은 한숨을 꺼지게 내불었다.
바로 그때 무슨 비상정황이 생겼는지 승용차가 급제동을 걸며 멈춰섰다. 대통령의 행차에 이런 경우란 드문 일이여서 죤슨은 놀라며 눈을 크게 뜨고 차창밖을 살펴보았다. 보아하니 차가 선 위치는 백악관이 멀지 않은, 14번도로를 벗어나 백악관쪽으로 꺾어들어 얼마 안되는 지점인데 행인들의 례사로운 움직임으로 보아 이상정황은 느껴지지 않았다.
운전석과 격리된 아크릴간막이 저쪽에서 청문회기록을 위해 데리고갔던 녀서기 라라 김이 몸을 돌리더니 말했다. 그 녀자의 손에는 근거리대공전화기가 들려있었다.
《정문을 통과하지 말고 펜실바니아거리쪽으로 에돌아 동물사가 있는 백악관 2호후문으로 들어오라는 경호대의 지시예요.》
이건 또 무슨 도깨비놀음인가?
《왜 그래야 한다는거요?》
상대가 사랑해마지않는 정부였지만 죤슨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지금 정문앞에 시위군중이 진을 치고 롱성을 하면서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한대요.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니고 100여명 되는데 모두 북조선에 붙잡힌 〈푸에블로〉호 선원들의 가족들이라나봐요.》
또 《푸에블로》호인가?!… 어이없는 나머지 죤슨은 악이 났다. 망할것들같으니. 잡히겠으면 차라리 쏘련이나 어디 다른 나라 해역에서 잡힐것이지 왜 하필 북조선군에 잡혀가지고 대통령이 국회에서 골탕먹게 만들고 정문통과까지 못하게 만든단 말인가.
청문회때 어느 의원이 《푸에블로》호 함장 부쳐가 미해군의 긍지높은 력사에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나포될것이 아니라 상어의 주린 배를 채우는 길로 갔어야 좋았을것이라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그 의원이 리유는 어쨌든 현실적으로 살아 불행에 빠져있는 사람을 너무 가혹하게 몰아간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도 아니였다. 의원의 말대로 함장이 진정으로 훌륭한 군인이여서 수하 선원들과 더불어 물고기밥이 되였더라면 그는 영웅으로 떠받들려서 좋을것이고 대통령의 경우는 그 가족들에게 쫓겨 동물들이 드나드는 후문출입을 강요당하는 일이 없어서 좋을것이였다.
그런데 후문으로 들어가는것이 결코 안전하기만 한것이 아니였다. 대통령이 《푸에블로》호 선원가족들을 피해 뒤문으로 들어간 사실이 백악관출입기자들에게 알려지는 날엔 오히려 더 큰 화를 입을수 있었다. 하여 죤슨은 라라 김에게서 대공전화기를 달라해가지고 직접 경호대장을 찾아 백악관에 들어와 대기하고있는 출입기자가 없는지를 알아보았다. 있었다. 그들을 적당한 구실로 내보내고 동물사관리공들도 후원에 나와있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오토바이경호대마저 떼놓고야 죤슨은 밤도적이라도 된듯 몰래 백악관으로 슴새들어갈수 있었다.
《각하, 올터 젠킨스씨가 와서 기다리는지 한시간가까이 됩니다.》
타원형사무실에 들어서는 죤슨의 발꿈치를 밟듯이 따라들어오며 하는 행정보좌관 밀러의 말이였다.
《올터 젠킨스? 그가 왜 왔소?》
코트를 벗다말고 죤슨은 놀란 눈길로 행정보좌관을 돌아다보았다. 올터 젠킨스로 말하면 년전에 워싱톤시내의 모 그리스도교청년회관 위생실에서 추잡한 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해임된 죤슨행정부의 첫 비서실장이였다. 해임후 죤슨은 그를 정보분석기관인 《랜더 코페레션》의 부책임자로 넣어주었다. 그리고 필요상 지금껏 관계를 끊지 않고있지만 세상의 눈을 피해 부르기 전에는 백악관출입을 못하게 되여있는 올터 젠킨스인데 지금 와있다니 죤슨으로서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이쪽보다 더 놀라 눈이 커진것은 보좌관 밀러였다.
《아니 각하, 국회청문회에 가시면서 돌아와 만날수 있게 젠킨스씨를 부르라고 저에게 지시한건 각하가 아니였습니까?》
《내가? 내가 그랬단 말이요? 가만… 오-옳소, 내가 그랬소. 원, 이런 정신이라구야.》 죤슨은 손을 들어 애꿎은 이마를 때렸다.
보좌관이 나간지 얼마 안되여 올터 젠킨스가 들어왔다. 대통령의 요구도 그렇거니와 그
《앉소. 그 안경은 벗고… 그걸 쓰니 꼭 클라이드 베레우같소.》
클라이드 베레우란 30년대 대공황시기에 온갖 모험으로 미국에서만이 아니라 전 아메리카대륙을 풍미한 소문난 도적-강도의 본명이다. 그가 애용하던 크고 검은 색안경이 또한 유명하여 그가 죽은 후 경매가격이 수십만딸라로 팔리웠다는 소문도 있다.
《백악관정문앞에선 〈푸에블로〉호 선원의 가족들이 대통령접견을 요구하여 롱성을 하던데요?》
자기를 클라이드 베레우와 비기는것이 기분나쁜지 올터 젠킨스는 입가에 엷은 비웃음을 띄워올렸다. 죤슨은 려송연을 쥔 손으로 허공을 그으며 《푸에블로》호소린 하지 말라고, 그건 말만 들어도 골치 아프고 혈압이 오른다면서 화제를 돌렸다.
《그래 내가 부탁한 문제는 어떻게, 좀 걸어봤소?》
《걸어는 봤는데》 결과가 시원치 않은지 올터 젠킨스는 고개를 기울거리며 인상을 흐렸다. 《연산조건이 부적절한지 해답이 그냥 어슷비슷하게 나옵니다.》
《나는 몇프로고 부대통령은 몇이요?》
《각하는 29프로고 부대통령각하는 31프로입니다.》
《아니, 내가 2프로나 떨어지오?》
《허용편차를 3프로로 보기때문에 2프로는 차이가 아닙니다.》
《그렇더라도 그건 잘못된 분석이요. 올터도 잘 알지만 나는 4년전 첫 선거때 미국력사상 최대의 득표률을 기록했던 사람이요. 그런 내가 현직대통령으로서 부대통령보다 인기가 떨어진다는건 말이 안되오. 연산조건을 정확히 지어주지 못한게 사실인것 같소.》
그들은 지금 민주당대통령후보선거에 대해 론의하고있었다. 좀 더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렇다. 올터 젠킨스가 부책임자로 있는 《랜더 코페레션》은 년간경비 2천 2백만딸라에 150명의 박사, 연산속도가 대단히 빠른 20대의 초대형계산설비를 가진 세계최대의 정보분석기관이다. 여기서는 연산조건만 잘 보장해주면 한 인간의 수명이 어느날 몇시 몇분 몇초에 끝나는가 하는것까지 정확히 계산해낼수 있다. 그런 위력을 가진 《랜더 코페레션》이길래 죤슨은 올터 젠킨스를 복병처럼 넣어두고있고 민주당대통령후보선거의 승산여부를 가늠해볼셈으로 비밀히 분석을 의뢰했던것인데 적수인 부대통령 험프리가 앞선 결과로 나왔다니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그런즉 올터, 당신 생각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나?》
《그건 두가지 원인에 기인합니다. 하나는 윁남전쟁형세가 나쁜것이고 둘째는, 이번 분석에서는 이 조건이 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고 볼수 있는데 그건 북조선에 〈푸에블로〉호를 나포당한 이후 떠들기만하면서 징벌을 못하고 배와 인원들도 찾아오지 못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각하, 윁남전쟁은 말자체가 전쟁이라 당장 어쩔수 없다쳐도 〈푸에블로〉호문제는 될수록 빨리 결속해야지 늦으면 늦을수록 재선이 힘들어진다는걸 알아야 합니다.》
올터 젠킨스는 흔히 말하는 선거전문가다. 풍기는 좀 문란한 축이지만 두뇌가 명석하여 사회현실을 정확히 분석판단하고 인기를 모으는데 필요한 문제점을 찾아내는데서는 그야말로 능수이다. 바로 그런 우점때문에 추문을 달고다녀도 버리지 못하는 젠킨스의 말이라 죤슨은 따르지 않을수 없었다.
《그 빌어먹을 놈의 북조선!… 알겠소. 내 시급히 아니, 결정적인 대책을 취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