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21

 

해병들은 남달리 동지우애가 뜨겁고 심장이 든든하다. 조국의 바다를 지켜 한배를 타고 생사운명을 같이하면서 적에 앞서 사나운 일기조건과 풍랑을 이겨내야 하는 간고한 복무의 나날이 키워준 제2의 천성이라고 할것이다.

상등병 김현주 역시 그런 동지우애심과 든든한 심장을 가지고있어 함에서 담력이 있고 용감한 사람들을 뽑아 첫줄에 세울 때 자기도 그 첫줄에 있을것임을 의심치 않는 해병이다.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 나포전투때 적함에 선참 뛰여올라 선원놈들을 제압하는데서 자기 할바를 다한것은 그에 대한 증명이라고 할것이다. 그러나 지금 전군의 각 군종대표들과 함께 옥류관대기실에 앉아 2월8일경축연회시간을 기다리고있는 김현주의 가슴은 그냥 두근거리고있었다. 두근거릴수 밖에 없는것이 그는 이제 경축연회에 참가하여 해군대표로 최고사령관 김일성원수님께 축배를 올려야 하였다. 연회를 주관하는 일군들이 이미 여러번 절차를 알려주어 표상은 얼마간 잡혔다. 하건만 정작 그 영광의 순간에 자신을 세워보면 조금 안정되는가싶던 심장이 또다시 활랑거리면서 제대로 해내지 못해 최고사령관동지앞에서 크게 실수라도 하지 않을가싶어 속에 걱정만 파도처럼 가득해오는것이였다.

그는 도무지 상등병에 지나지 않는 자기가 어떻게 되여 이런 엄청난 영광을 받아안게 되였는지 리해할수 없었다. 그리고 더욱 알수 없는것은 어찌하여 오늘의 이 경축연회에 정치부함장 박인철동지가 참가하지 않고 자기를 참가시켰는가 하는것이였다. 사람들이 자기를 간첩선 《푸에블로》호에 선참으로 뛰여올라 함장실을 장악하는데서 결정적역할을 했다면서 영웅처럼 떠받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것이 그의 생각이였다. 그가 보기에 권총을 뽑아들고 승선을 명령하며 적함에 제일먼저 뛰여오른것은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정치부함장이였다. 그리고 결사대장으로서 전투지휘는 또 얼마나 멋지게 잘했던가. 자기 김현주는 그런 정치부함장의 의지가 있어 배심이 든든하게 전투에 진입하였고 지휘에 따라 임무를 수행했을따름이였다. 그런데 어느모로 보아도 《푸에블로》호나포전투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정치부함장은 빠지고 군사칭호로 보나 나이로 보나 제일 아래에 있는 자기가 오늘의 경축행사에 참가하여 최고사령관동지께 축배까지 드리는 크나큰 영광을 받아안게 되였으니 그로서는 도무지 그 리유를 깨달을수 없었다. 전대에 돌아가면 알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정말이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밖에 달리 생각되지 않았다.

그는 전대에서 떠나올 때 똑똑히 알아보지 못한것이 저으기 후회되였다.

당장 저녁차로 평양에 가야 한다면서 일식으로 새 해병복을 갈아입히고 도중식사가 들어있는 배낭을 지워주기에 기껏 생각한것이 아마 민족보위성군관들이나 혹은 직속구분대 같은데서 간첩선나포전투경험발표회같은걸 하는가부다 하고 넘겨짚은것이 전부였다. 그때 어디로 뭣하러 가는지 똑똑히 따져물어보고 이런 경축연회에 참가하는줄을 알았으면 저리 함에서 내리지 않고 야단을 치면서라도 기어코 박인철동지든가 다른 누구를 떠밀어보냈을것이였다.

(그런데… 나는 철이 들려면 정말 멀었다. 아니, 동지우애심이 없다고 하는것이 더 정확한 말일지 모른다. 그리고 렴치는 더구나 없다. 제일 어리다고 지휘관들과 구대원들이 모두 뒤전으로 물러나 내세워주는것을 모르고 좋아하며 사기충천해 왔으니 나야말로 얼마나 미련한 바보인가. 전투는 모두 같이했는데 나만 이런 큰 영광을 받아안게 되였으니 돌아가면 무슨 낯으로 정치부함장동지를 만나며 함장동지랑 수뢰장동지랑 구대원동지들에게는 또 뭐라고 말하겠는가?)

경축연회시간을 기다리며 김현주가 대기실에 앉아 이런 고민을 하고있을 때 김일성동지께서는 경축연회에 참석하시기 위해 집무실을 떠나 옥류관으로 오고계시였다.

승용차뒤좌석 그이의 곁에는 최광총참모장이 앉아있었다. 최광은 연회시간이 박두한 관계로 집무실에서 다 하지 못한 적정보고를 마저 하는중이였다. 벌써 날이 어두워 전조등을 켠 승용차가 천천히 만수대언덕아래를 에돌아 종로쪽으로 꺾어들 때쯤하여 최광이 적정보고를 기본상 끝내자 김일성동지께서는 물으시였다.

《15마일해상까지 왔으면 나팔산우에선 육안으로도 볼수 있겠구만?》

《그렇습니다. 밤에는 항에서도 불빛이 보인다고 합니다.》

《보이겠지, 15마일이래야 70리상거니까.…》

미핵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의 행방에 대한 론의였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오늘(2월 8일) 새벽 다섯시현재로 같은 핵항공모함 《코랄씨》호를 비롯한 기본집단을 울릉도계선에 남겨두고 위세라도 시위하듯 구축함 4척만을 거느리고 원산앞 15마일해상에까지 접근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함상에 설치한 방송으로 우리를 향해 나포된 저들의 간첩선과 승무원들을 석방할것을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으면 《보복조치》를 취할것이라고 떠벌이고있었다.

《그래 총참모부에는 무슨 계획이 있소? 강도가 문앞에 와서 저렇게 힘자랑을 하며 소동을 부리는걸 내쳐둘수야 없지 않겠소.》

《쫓아버리겠습니다.》

최광은 자신만만하게 말씀드렸다.

《어떻게?》

《바다에서 잠수함을 기동시키고 전연과 후방에서 기동훈련을 한번 크게 해서 적들을 놀래워놓자고 합니다.》

최광은 기동훈련의 륜곽, 즉 사단단위로 편제무기를 다 가지고 전선동부와 서부, 중부에서 남쪽을 지향하여 공격형으로 기동하는 한편 평양과 개성을 비롯한 서부방면에서는 105땅크사단을 위시한 기계화부대를 출동시키고 동해안의 원산방면에서 포병부대들을 움직일 작전안을 설명하여드리였다.

《그것도 방법이긴 한데하지만 잠수함이나 기동훈련만으로 엔터프라이즈호가 물러가지 않는다면 어찌겠소?》

김일성동지께서는 총참모부가 전후 처음이다싶이 한 통이 큰 기동작전을 계획하고있는 점이 리해되시면서도 만약의 경우를 예견하여 물으시였다.

《저희들도 그런 경우가 있을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기동작전과 함께 로케트를 공개하자고 합니다.》

《로케트를 공개하다니?! 우리가 여태껏 비밀에 붙이고있던 그 로케트를 말이요?》

《그렇습니다. 지상 대 해상과 지상 대 공중로케트중에서 기지를 옮길 계획이였던것으로 몇기 공개하자고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놀라우신바가 없지 않으시였다. 최광이 말하는 지상 대 해상이나 지상 대 공중로케트로 말하면 총참모장과 민족보위상을 포함하여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이 다섯손가락에나 꼽을 정도로 극비에 붙이고있던 무기였다. 그런 전술적의의가 큰 무기를 싸움을 앞두고 적측에 공개한다는것은 상식을 벗어나도 크게 벗어나는 일이였다. 다시말하여 장군다운 품격과 거인다운 기개가 없이는… 구름우에 높이 서서 멀리를 내다보는것과 같은 기질이 없이는 결심할수 없는 문제였다.

《로케트를 공개한다! 로케트… 그건 작전국의 방안이요?》

《아닙니다. 정일동지의 결심이신… 혹시 최고사령관동지께선 다른…》

김일성동지께서는 《아니, 그래서가 아니요.》하며 가볍게 고개를 저으시였다.

김정일동지가 아주 담대한 결심을 했소. 로케트를 가지고있으면서 이런 때 써먹어야지 공주님모시듯 그냥 안방에만 모시고있겠소? 선을 보이기요. 미국이 로케트가 저들만 있고 우리한텐 없는줄 알고 저렇게 문전까지 와서 야료를 부리는것 같은데 한번 놀라보라고 하오. 무장장비가 센걸 믿고 우쭐대는 놈들이라 우리에게 로케트가 있는줄 알면 당장 눈알이 뒤집혀서 줄행랑을 놓을수 있소.》

《그건 그렇지만… 사실 전 감추고있다가 적들이 대들면 요진통을 답새겨서 아예 묵사발을 만들어놀 작정이였는데 김정일동지의 주장과 론거가…》

로케트를 공개하자는것을 제 입으로 말하고도 이제 와서 최광은 아수한지 마른입을 쩝쩝 다셨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호탕한 웃음에 이어 헌헌하게 말씀하시였다.

《아수해할것 없소. 꾸바를 보오. 로케트비밀이란 시간문제요. 게다가 쏴서 없애는것도 아니고 선이나 슬쩍 보이는걸로 적들의 간담이 서늘해진다면 그건 감추고있기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이요. 변죽을 쳐서 복판을 울리는 격이라고 할수 있지. 이제 두고보오, 적들이 그 로케트때문에 불편해하질 않나.…》

그러는 사이에 옥류관에 이르고 마침 연회시간도 되였으므로 그이께서는 차에서 내리는 길로 곧장 연회장으로 향하시였다.

대기하고있던 당과 국가의 책임일군들과 조선인민군 륙해공군, 경비대, 녀성군인 및 영예군인대표들 그리고 각국 외교대표들이 우렁찬 박수로 그이를 맞이하였다.

이윽고 경축연회가 선포되고 열렬한 박수가 다시 터지는 속에 연탁으로 나가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미소어린 눈길로 연회장을 일별하신 다음 간밤 늦도록 손수 집필하신 원고를 펴놓으시였다.

먼저 명절을 맞는 륙해공군과 경비대 장병들을 축하하고 인민의 자유와 해방, 조국의 독립과 혁명의 전취물을 수호하기 위한 성전에서 고귀한 생명과 청춘을 바친 항일선렬들과 인민군영웅전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시한 김일성동지께서는 우리가 혁명무력을 정규무력으로 강화발전시킨 때가 어제같은데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20년이란 우리 인민의 혁명력사에 비추어보면 그리 긴 세월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깊은 감회속에 연설을 계속하시였다.

《그러나 이 기간에 인민군대는 시련도 많이 겪었고 피도 많이 흘렸으며 당이 가리키는 혁명의 길을 따라 억세게 싸워왔습니다.

인민군대는 자기의 영웅적이며 희생적인 투쟁으로써 조국과 인민앞에 지닌 혁명임무를 영예롭게 수행하였으며 후손만대에 길이 빛날 우리 당의 혁명력사에 찬란한 업적을 기록하여넣었습니다.》

당의 령도밑에 평화적건설시기부터 오늘까지 인민군대가 이룩한 20년간의 자랑찬 업적을 총화하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지금 우리 인민군군인들의 정신상태가 매우 좋고 군대의 기술장비수준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였으며 지휘관들의 지휘능력이 훨씬 높아져 전투력이 비상히 강화된데 대하여 그리고 인민군대렬의 질적구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결과 그 어떤 제국주의침략에도 능히 대처할수 있는 필승불패의 혁명무력으로 강화발전된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

《동지들!

우리는 이미 이룩한 성과에 결코 자만할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나라와 아시아의 전반적정세는 매우 긴장하며 조선에서 미제국주의자들의 새 전쟁도발책동은 이미 엄중한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요즘 미제와 박정희도당은 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나포사건과 관련하여 남조선과 우리 나라 동해안일대에 숱한 침략무력을 끌어다놓고 공화국북반부를 침공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있습니다.》

연설의 이 대목에 이르러 김일성동지의 표정은 은연중 근엄해지시였고 음성에서는 철의 의지가 풍기였다.

《우리 령해에 무장간첩선푸에블로호가 침범한데 대하여 말한다면 그것은 날강도적인 해적행위이며 주권국가에 대한 란폭한 침해이며 조선에서 새 전쟁을 일으키려는 미제국주의자들의 계획적인 책동의 일환인것입니다.

만일 미제국주의자들이 계속 무력을 동원하여 위협공갈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들은 이로부터 얻을것이란 아무것도 없을것입니다. 있다면 오직 시체와 죽음뿐일것입니다.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전쟁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인민과 인민군대는 미제국주의자들의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 대답할것입니다. 미제국주의자들이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세를 격화시키며 끝끝내 전쟁의 길로 나간다면 이번에는 그들이 더 큰 참패를 당하리라는것을 단단히 각오해야 할것입니다.》

갑자기 우뢰치듯 열렬한 박수소리가 터져올랐다. 그러나 개중에는 박수를 치지 못하고 어리둥절해있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몇몇 외교대표부 외교관들이였다.

이 시각 정일동지께서는 연회장중심에서 조금 왼쪽으로 지우쳐놓인 연회탁에 앉아계시였다. 미제의 머리우에 철추를 내리시는것 같은 어버이수령님의 단호한 선언에 격동되여 박수를 치며 연회장을 둘러보시던 그이께서는 옆에 앉은 인민군총정치국 부국장에게 귀속말로 속삭이시였다.

《저기 저, 외국손님들이 있는쪽을 좀 보시오.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 대답할것이라는 수령님의 선언에 모두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저 키가 제일 크고 몸이 거방진 사람은 쏘련대사 쑤다리꼬브인데 박수도 못 치고 얼어있는걸 보니 수령님의 담력에 아예 넋을 훌 잃어버린것 같습니다.》

수령님의 담력과 배짱이 어떤지를 모시고 일하는 전사들인 우리도 미처 다 모르고있는데 그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 정말 통쾌합니다.》

총정치국 부국장은 흥분한김에 목을 조인 례복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늦추었다.

수령님께서 내리신 선언은 미제와 괴뢰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폭탄과 같은 선언입니다. 이제 경축연회연설이 나가면 반향이 크게 일어날것입니다.

총정치국에서는 수령님의 연설을 가지고 군인들속에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면서 연설에서 제시된 과업관철을 위한 조직사업을 짜고들어야 합니다.》

《알았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총정치국 부국장과 그런 대화를 나누시는 동안 박수가 멎고 좌중이 정돈되자 수령님께서는 연설을 계속하시였다.

제2차 당대표자회에서 제시된 방침에 따라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더욱 다그쳐 나라의 군사적위력을 백방으로 다질데 대한 과업을 제시하신 수령님께서는 마감으로 인민군대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항일투사들, 인민군대와 인민경비대 장병들, 한손에는 총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낫과 마치를 들고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성과를 올리고있는 로농적위대원들과 전체 인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명절을 축하하여 연회에 참가한 각국 외교대표들의 건강과 사회주의나라들의 전투적단결을 위해 잔을 들것을 제의하며 연설을 끝내시였다.

다시 박수가 터지고 연회장의 분위기가 더욱 떠오르는 속에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건강을 축원하여 륙해공군, 경비대, 녀성군인, 영예군인 대표들이 축배를 드리기 위해 수령님앞으로 나아갔다.

먼저 지난해 우리 령해를 침범한 적경호함을 격침시킨 해안포구분대지휘관이 수령님께 축배를 드리였다. 다음차례로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나포전투에서 위훈을 세운 애젊은 해병 김현주가 수령님앞에 나서며 정히 인사를 올리였다.

《오, 푸에블로호를 붙잡은 동무로구만. 동무가 선참으로 배에 뛰여올라 적들을 제압하고 함장도 붙잡았다는 보고를 받았소. 장하오! 아주 잘 싸웠소!》

해병의 축배를 받으신 수령님께서는 《푸에블로》호를 붙잡은 영웅에게서 내가 축배를 받기만 해서야 되겠는가고 하시며 의례일군에게 잔을 가져오게 하시였다. 그리고 손수 술을 부어주시였다.

그렇게 해병과 축배잔을 나누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대견함을 금치 못하시며 친근하게 물으시였다.

《몇살이요?》

《스물세살입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입대는?》

《66년도 4월 12일에 군인선서를 했습니다.》

보아하니 병사는 군인선서를 한 날이야말로 군대에 입대한 날이라고 인정하는것 같았다.

《66년… 그러니 2년동안에 일당백용사로 자라났다는 소린데 그래 어때, 적함에 뛰여오르면서 동무들은 무엇을 생각했더랬소?》

최고사령관동지, 그때… 저희들은 당과 조국이 우리를 지켜보고있으며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승리의 보고를 기다리신다는 생각밖엔 하지 않았습니다. 그 생각이 두근거리던 가슴을 진정시키고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었습니다.》

《허허, 그래? 동무들이 옳게 생각했소. 전투를 앞둔 전사가 당과 인민에 대해 자각하고 최고사령관이 승전보고를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그 전투는 필경 승리하는 전투요. 동무들이 진행한 푸에블로호 나포전투가 바로 그 증명이지.》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용감하고 순박한 해병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싶으시였다. 하지만 그것을 허락하는 환경이 아니고 이미 나누신 이야기만으로도 의례국장이 조바심치는것이 알리여 그이께서는 《푸에블로》호를 붙잡은 영웅의 손을 다시한번 잡아보자고 하시면서 상등병의 큼직한 손을 잡고 당부하시였다.

《조국의 바다를 부탁하오. 해군이 바다를 잘 지켜야 조국과 인민이 안녕하오!》

최고사령관동지! 바다초소는 념려마십시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키워주신 일당백의 우리 해병들이 있는 한 조국의 바다는 언제나 철벽입니다!》

차렷자세를 취하면서 다지는 해병의 씩씩한 결의에 수령님께서는 《고맙소, 해병동무! 나는 동무들을 믿겠소!》라고 하시며 손을 들어 격려를 표하시였다.

이때쯤 김정일동지께서 총정치국 부국장에게 연회장을 뜰 의향을 밝히시였다.

《아니, 연회가 이제 시작인데 벌써 가신단 말입니까?》

부국장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가야 합니다. 난 사실 너무 바빠서 연회에 참가하지 말자고 했는데 수령님의 연설을 꼭 듣고싶어 왔습니다.》

《암만 그렇다 해도 경축연회에 참가하셨다가 이렇게 그냥 가시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안됩니다, 제가 의례국장과 어떻게 쌈질을 해서 정한 좌석이라고.… 전 놓아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진짜 놓아주지 않을셈인지 부국장은 그이의 팔소매를 단단히 움켜 쥐기까지 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손에서 팔을 뽑으며 사정하시였다.

《부국장동무, 리해해주시오. 정 일이 바빠서 그럽니다. 지금 기록영화촬영소에서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한 대외선전용기록영화의 두개필림을 현상하는중인데 래일 아침에 수령님께 올려야 합니다. 오늘 수령님께서 하신 연설내용을 해설문에 넣는 문제도 그렇고 내가 가지 않으면 안되여서 그럽니다.》

총정치국 부국장은 그제야 더 어쩌지 못하고 그이의 팔을 놓아주는데 얼굴에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짙게 어려있었다.

《그럼 부국장동무, 정말 미안한데 어찌겠습니까? 이 기쁜 날 내 몫까지 더 즐기고 돌아가면 나도 기쁘겠습니다.》

그런 말씀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서신 그이께서는 허리를 약간 굽히신채 조용히 연회장에서 나오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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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 해외 - 학생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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