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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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참모부에서 올라온 적정보고의 마감페지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신
《푸에블로》호사건이 발생하기 바쁘게 남조선주둔 미군과 75만의 괴뢰군전체가 《비상대기》에 들어가고 전연부대들이 진지를 차지한것은 이미 비밀이 아니였다. 날조된 선전과 외교공세로 손쉬운 《승리》를 얻어보려고 말재주를 부리던 미국은 목적을 이루지 못하자 드디여 뒤골목을 돌아치는 부랑자마냥 몽둥이를 휘두르며 힘자랑으로 넘어갔다.
유도탄지휘구축함 1척과 구축함 4척의 호위하에 사흘전 일본 사세보항을 떠난 미제7함대소속 항공모함 《요크타운》호를 축으로 새로 조직된 72기동함대가 현재 포항앞 140키로메터 수역에서 함재기리착륙훈련을 하면서 윁남전선으로 가다가 항로를 돌린 7만5천톤급 핵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를 기다리고있었다. 거기에 5천톤에 가까운 각종 상용무기를 실은 기타 함선들이 오늘 밤이나 래일 새벽 해상에서 만나면 늦어 오후쯤에는 울릉도계선에 당도할것이 예상되였다.
한편 미군부는 하와이에 주둔하고있던 2개의 비행대대에 이미 출동명령을 내렸고 괌도에서 전쟁물자를 만재한 수십대의 대형수송기와 보급함들을 남조선에 끌어들여 진해항과 오산공군기지에 각각 배비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무력기동이 그렇게 적극적인가 하면 남조선괴뢰군과 미군수뇌들의 움직임도 부산스러웠다. 그제는 남조선괴뢰국방장관과 륙, 해, 공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사고
모의는 서울이나 항공모함우에서만이 아니라 먼 유럽땅에서도 벌어지고있었다. 엊그제 나토사령부가 있는 벨지끄의 브류쎌에서는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한 나토각료리사회가 소집되였다. 같은 날 워싱톤에서는 지난 조선전쟁에 참가하였던 미국의 추종국가외교관들의 회합이 있었다. 둘 다 취지는 조선에서 군사적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에 합세하여 파병한다는것이였다.
한마디로 적들은 무슨 일을 낼것처럼 판을 어마어마하게 펴며 서슬푸른 기세로 나오고있었다. 담이 작은 사람은 그 등등한 기세만으로도 다리를 떨며 바지에 오줌을 흘릴 정도의 요란스러운 움직임이였다.
(…하지만 일이 결코 너희들의 뜻대로는 되지 않을것이다!) 하고
오늘의 우리 인민은 당의 두리에 철통같이 뭉쳐있고 계급적원쑤가 누구인가를 너무도 잘 아는,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 원쑤와 싸워이기지 않으면 안된다는것을 신념으로 간직한 각성된 인민이다. 국방공업으로 말하면 기관단총과 수류탄밖에 만들지 못하고 총과 대포가 부족하여 전략적인 일시적후퇴를 하지 않으면 안되였던 그때의 허약한 국방공업이 아니다. 우리 인민군대 역시 사상과 조국수호정신의 열렬함 그리고 군사기술면에 있어서 돈을 위해 싸우는 너희 미국병정들과는 대비도 안되게 훌륭한 정신세계에 올라있다. 거기에 우리는 전민이 무장하였고 온 나라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전변시켰다. 이제 너희들은 그 위력이 어떤것인지를 알게 되리라!)
기개가 워낙 천만대적도 단신으로 상적하리만치 담대강의하신데다 군대와 인민이 당에 충실하고 허리띠를 조이며 일떠세운 국방공업에 대한 믿음이
또한 그토록 굳건하시기에
(그렇다, 《보복》할테면 어디 해보라. 불은 너희들이 질렀어도 그 불에 타죽는것은 네놈들일것이다!)
가벼운 문소리가
《
문간에서 하는 책임부관의 말이였다.
《
쏘련대사 이완 쑤다리꼬브와는 접견이 계획되여있었지만
《긴히 몇가지 말씀드릴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손님들더러 잠간 기다려달라고 하오.》
책임부관이 문밖으로 나간지 1분도 안되여
《2월4일협의회이후에 일부 좋지 않은 편향들이 나타나고있습니다.》
인사에 이어 하시는
《2월4일협의회면…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한 대책을 토의한 회의 말이요?》
그렇다고 하시며
《…저녁이면 시내에 가로등도 켜지 않아 거리가 몹시 어둡고 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문제를 옳게 보았소. 그건 전쟁관점과 관련되는 아주 심중한 문제요. 달리 말하면 전쟁관점이 옳바로 서지 않은데서 생기는 패배주의적경향으로서 지금같은 때 특히 경계해야 할 위험한 편향이요.》
《다른 한가지 문제는…이번 〈푸에블로〉호사건에서 미국을 결정적으로 이기자면 대외선전사업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외선전이 걸렸습니다.》
《대외선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걸렸소?》
《제가 대외선전실태를 알아본데 의하면 보도와 선전의 신속성이 보장되지 않고있습니다.》
보도와 선전의 신속성이 보장되지 못하다보니 서유럽이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쪽에는 조선의 목소리가 제때에 가닿지 못하고 이미 내보낸 《푸에블로》호 함장의 자백이나 기타 범죄자료들에 대한 국제적반향도 잘 일어나지 않고있었다.
《…세상사람들이 〈푸에블로〉호사건에 대해 알게 된것도 미국이 떠들기때문이지 우리 선전으로 된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지금 선전전에서 미국한테 뒤떨어지고있습니다.》
《우리가 선전전에서 미국한테 뒤떨어지고있다는 말이 옳소. 〈푸에블로〉호사건이 일어난이래 미국은 그냥 날조된 선전을 일삼고있소. 요새 와선 그 날조를 더 발전시켜 우리가 전쟁구실을 만들기 위해 〈푸에블로〉호를 계획적으로 나포했다고까지 하는 판이요.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국의 이 황당무계한 거짓말을 믿는것이 문제거던. 쏘련사람들이라도 좀 바른말을 해주면 좋겠는데 그들은 미국의 선전이 거짓인줄 알면서도 겨울나는 개구리마냥 입을 딱 다물고있소. 쏘련이 입을 안 여니 동유럽사회주의나라들도 잠잠하고…
유럽만이 아니요. 총련동무들의 보고에 의하면 일본공산당지도부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미국의 말이 사실인가 해서 총련에 와서 시비를 가리자고들더라오. 그 바람에 총련동무들과 한바탕 다투기까지 했다는데 코앞의 일본사람들이 그 정도니 서유럽이나 아메리카사람들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소.》
《…》
《교훈이요. 빨리 대책을 세워야겠소.》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대책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우리는 미국과의 선전전에서 방어를 하고있습니다. 다시말하여 주동이 못되고 피동적인 대응을 합니다. 저는 이 방어를 공격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방어를 공격으로?… 그래서?》
《미국과 선전전을 하는데서 우리에게는 세계를 대상할만 한 보도수단과 외교력량이 없는데다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것을 비롯하여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유리한것도 있습니다. 간첩선을 붙잡고 포로들을 억류하고있는것이 우선 유리점이고 거기에 죄행을 인정하는 함장과 장교들의 자백서와 각종 범죄자료들을 쥐고있는것이 또한 유리한 점입니다. 저는 이러한 자료들을 통신이나 방송으로만 내보낼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기록영화나 사진자료, 출판물로 만들어 내보내면 큰 효과를 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좋은 의견이요. 그렇게 하면 유럽의 한복판에서 선전전을 벌릴수 있고 꾸바에 가서 곧장 미국의 귀구멍에 대고 포화를 들씌울수도 있고… 그야말로 마음대로 공격전을 벌릴수 있소.
대외선전사업은
그런데 최광동무의 말을 듣자니 요새 총참모부작전실에서 노상 밤을 팬다는데… 몸이 견디겠소?》
《일없습니다.
《젊다는것과 몸을 혹사하는건 다른 문제요. 아무튼 건강을 돌보면서 일을 하오. 미국과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요.》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없으면 내가 문제를 하나 낼테니 풀이해보시오.》
그와 관련해서는 이미 견해를 세워두고계셨던듯
《쏘련지도부의 의사라고 해야 미국의 청탁일것입니다. 간첩선을 돌려주고 전쟁을 피하라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미국은 배와 선원들을 찾아가기 위해 안깐힘을 쓰고있소. 윁남에 발목을 잡혀있는 놈들이 조선에서 또 전쟁판을 펴겠는가 하는건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죤슨으로서는 배와 선원들을 돌려받아 대통령재선의 명분을 세우자는게 기본목적이요.
말하자면 죤슨은 〈푸에블로〉호사건에 자기의 정치적생명을 걸었소. 쏘련지도부는 그 심부름군역을 맡고… 그러니
그것은 《푸에블로》호사건이 발생한이래
《
〈푸에블로〉호는 우리의 전리품입니다. 선원, 포로병들 같은건 항복조건으로 돌려보낼수도 있겠지만 전투전리품이야 왜 돌려주겠습니까?
저는 우리 해병들이 나포한 미제무장간첩선을 잘 건사했다가 후날 박물관에 전시해놓고 후대들에게 이것은 우리가
《그럼 〈푸에블로〉호는 그렇게 처리하기로 하고 극장과 영화관을 운영하지 않고 체육경기를 취소한 문제는 빨리 대책하여 다시는 그런 편향들이 나타나지 않게 해야겠소.
정세가 아무리 긴장해도 우리는 극장관람도 하고 영화도 보고 체육경기와 회의도 하고 제 할바를 다하며 살아야 하오. 뭐가 무서워서 영화도 못 보고 체육경기도 못하며 어둡게 살겠소.》
《
말씀과 함께 작별인사를 하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