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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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블로》호사건으로 조성된 엄중한 정세와 관련하여 당과 국가앞에 나서는 과업들을 토의하는 당중앙위원회 부장, 내각 상, 도당책임비서협의회는 김일성동지의 지도밑에 당중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진행되였다.

시간도 촉급하거니와 제시되는 과업을 실지 집행해야 할 실무일군들로 참가폭을 좁힌 관계로 협의회참가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김정일동지께서도 회의에 참석하시여 첫줄 왼쪽으로 두번째 좌석에 앉아계시였다.

지금 시간은 오후 4시반경.

당중앙위원회 부장들이 앉은 앞줄에서 얼마간 거리를 두고 책상우에 외무성과 총참모부에서 올라온 정세분석자료를 놓고 앉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하여 조성된 정세, 즉 날조로 세계를 기만하기 위한 미국의 맹렬한 선전공세, 정치외교상의 압력과 위협공갈, 문제를 유엔에 《제소》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자 로골적인 군사적 《대응》으로 나오고있는 미행정부의 파렴치한 행위의 진상, 또한 일부 사회주의나라들이 조선에서 전쟁이 일어날가봐 떨면서 미국에 양보를 해서라도 전쟁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있는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까밝히신데 이어 이렇게 계속하시였다.

《…오전에 우리는 정치위원회에서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하여 조성된 정세를 토의하고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정당하고 명확한 립장과 행동방침을 세웠습니다. 이것은 미제의 새 전쟁도발책동을 저지시키기 위한 정당한 조치입니다.

우리는 미제가 원산항을 폭격한다면 그에 대해 반드시 보복할것입니다.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보복하겠는가 하는것은 좀 더 연구해봐야 할 문제지만 어떻든 우리는 침략자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을것입니다. 적들이 우리를 치면 우리는 보복할것이며 또 우리가 보복하면 적들도 가만있지 않을것입니다. 이렇게 서로 칠내기를 하면 나중에는 전쟁이 일어납니다. 전쟁이 일어나도 우리는 나쁠것이 없습니다. 조국을 통일하자면 언제든 한번은 미제와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미제를 무서워하지 않으며 그들에게 싸움을 해볼테면 하자고 단호히 말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립장입니다.》

그렇게 당과 정부의 립장을 명백히 하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미국회내에서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하여 《사죄파》와 《강압파》가 갈라져 서로 옥신각신 다투고있으며 사건이 어떻게 발전하겠는가 하는것은 아직 다 예측할수 없다고 하시면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하여 지금 우리에게는 두가지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미제가 우리 나라의 부분적지역을 폭격할수 있는 위험성입니다. 적들이 폭격을 하는 경우라면 원산을 하겠는지 해주를 하겠는지 혹은 함흥을 하겠는지 그것은 알수 없는 일입니다. 어쨌든 적들은 우리의 잘 준비되지 못한 지역을 골라서 폭격하지 잘 준비된 지역을 택할수는 없습니다. 배가 원산앞바다에서 잡혔다고 하여 적들이 꼭 원산을 폭격하리라고 생각할수도 없습니다.

다른 하나의 위험성은 미제가 우리 나라에서 전쟁을 일으킬수 있다는것입니다. 동무들도 아는바와 같이 전쟁이라는것은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일시에 총공격하는 형식으로만 꼭 일어나는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두가지 위험성을 반드시 생각하고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조성된 이러한 정세에 대처하여 우리가 수행하여야 할 과업은 무엇이겠는가 하는 물음을 제기하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책상우의 정세분석자료를 밀어놓고 수첩을 펼치시였다.

《무엇보다먼저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 푸에블로호사건의 진상과 미국지배층의 전쟁책동을 똑똑히 알려주고 어느때든지 전쟁에 대처할수 있도록 그들을 정치사상적으로 철저히 준비시키는것입니다. 우리와 미제와의 대결은 군사력의 대결인 동시에 사상의 대결이기도 합니다. 미제가 위협한다고 하여 벌벌 떨며 굽어들고 한걸음, 두걸음 물러서면 놈들은 더욱 오만해질것이며 결국은 우리가 맥을 추지 못하게 될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원들과 근로자들속에서 전쟁관점을 바로가지며 미제와 싸우면 반드시 이길수 있다는 신심을 가지도록 교양사업을 잘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그와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것이 현정세에 대처한 당의 립장과 태도의 정당성을 인민들에게 똑똑히 알려주는것이라고 하시면서 김일성동지께서는 정세가 복잡한 조건에 맞게 혁명대오를 튼튼히 꾸리는것과 청년들을 인민군대에 내보내는 문제, 있을수 있는 계급적원쑤들의 암해책동과 관련하여 기관, 기업소와 중요시설들에 대한 경비사업을 강화하는 문제, 인민경제계획을 일부 조절하고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더욱 다그쳐 각 부문에서 물자예비를 많이 조성하는 문제, 특히 콕스탄과 원유를 절약하여 예비를 더 많이 가지는 문제, 올해 인민경제계획을 어김없이 수행할데 대한 문제, 원산시와 평양시를 비롯한 중요 도시들에서 기관 및 주민소개사업을 시급히 진행할데 대한 문제, 항공습격을 예견하여 주민지대에 대피호를 파는 문제… 등 전면전쟁이 일어나는 경우를 예견한 일체의 대책에 대해 일일이 지적하시고나서 마감으로 이미 토론이 있었고 결정한바도 있는 어린이들에게 겨올옷과 털모자와 겨울신발을 해주는 문제를 강조하시였다.

《…올해에 우리는 4억메터의 천을 생산하게 됩니다. 그러면 한사람앞에 천이 20여메터씩 차례지게 되는데 이것은 대단한것입니다. 우리가 천을 많이 생산하지만 그 사용에 대한 통제를 바로하지 않고 망탕 써서 지금 많은 천이 랑비되고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린이들에게 솜옷을 해입힐데 대해 벌써 몇년째 말해오지만 아직도 그것이 집행되지 못하고있습니다. 올해에는 어떻게 하나 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솜옷을 잘 해입히는것은 전쟁준비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에게 솜옷을 뜨뜻하게 해입히고 신발도 든든하게 만들어 신기고 털모자를 해씌우면 전쟁이 일어나도 입을것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산에서 생활한다 해도 문제될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아이들에게 입힐 솜옷과 털모자, 솜신발생산을 총이나 땅크생산 못지 않게 중요한 전쟁준비항목으로 보고 내밀어야 하겠습니다.》

 

협의회는 밤 10시경에야 끝났다. 도중에 30분간 휴식한것을 빼도 회의가 다섯시간이상 진행된셈인데 오전에 있은 당중앙위원회 정치위원회까지 념두에 둔다면 이 하루를 줄곧 회의로 보내신 김일성동지이시였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고 밤이 깊었다고 그이의 사업이 끝난것은 아니였다.

협의회가 끝난 뒤 김일성동지께서는 접견실에서 간부사업을 맡은 책임일군을 만나시였다. 방 한가운데를 차지한 넓은 앞상을 사이에 두고 그 일군과 마주앉으신 그이의 앞에는 봉투 하나가 놓여있었다. 그것은 해당 부서를 거쳐 오늘 아침에 받아보신 김신복의 편지였다.

《평양시지방산업 부총국장사업을 하던 김신복이를 해임하여 지방에 내보내는 리유가 뭣이요?》

김일성동지께서는 심중한 어조로 물으시였다.

《그 동무가 해임된것은 경공업부문의 지도체계를 개편할데 대한 지난해 1월 21일에 있은 정치위원회결정을 집행하는 과정에 부총국장직무가 하나 축소되였기때문이고 지방에 내보내는건… 리력에 문제가 있어섭니다.》

그 일군의 침착하면서도 명백한 대답이였다.

《그 문제라는것이 혹시 그 동무의 어머니가 일제때 장백현에서 술장사를 하면서 순사들에게 술대접을 했다는게 아니요?》

《그것도 있지만 더 문제되는건 그 동무의 모친이 순사들의 정보원 노릇을 한것입니다.》

《정보원노릇을 했다는건 확인되였소?》

《당조직에 정식 그렇게 반영한 동무가 있습니다.》

《그게 누구요?》

《최도식이라고… 지금 방직 및 제지공업성 피복관리국장사업을 하는 동무입니다.》

성에서 관리국장사업까지 하는 사람이 당조직에 정식 반영한 사실이고보면 정확하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겠지만 김일성동지께서는 선뜻 믿게 되지 않으시였다.

《그 최뭐이라는 동무는 김신복의 모친이 정보원노릇을 한걸 어떻게 그리 잘 안다오?》

《그 동무 처삼촌되는 사람이 장백현에서 사는데 근간 친척방문차로 왔다가 김신복동무가 화보에 난걸 보고 그러더랍니다. 모친이 순사의 앞잡이노릇을 했는데 딸은 큰 간부가 됐다고… 그것이 조직적으로 반영됐습니다.》

그 일군의 설명이 리해되시여 그이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다말고 전화기를 당겨 조직부장을 찾아 물으시였다.

《전에 경공업부부장사업을 하던 김신복이의 신원문제때문에 장백에 사람을 파견했던 일이 있지?》

《있습니다. 리영채부과장동무가 갔다왔습니다.》

함경북도에 두번째로 내려간 김신복이를 소환하던 1964년도의 일이였다.

《그 동무를 지금 만나볼수 있을가?》

《알겠습니다.》

리영채부과장은 불과 몇분 안되여 접견실에 들어섰다. 부과장을 자리에 앉히신 김일성동지께서는 그가 장백에 가서 확인해본 김신복의 신원에 대해 문의하시였다.

《…그때 저는 김신복의 모친이 일제시기 순사들과 접촉이 잦았고 또 순사의 밀정질을 했다는 점을 확인할 과업을 받았습니다.》

마디마디를 꼭꼭 씹어내놓는것 같은 부과장의 담담한 말이였다.

《그러나 현지에 가서 료해해본 결과 순사들과 접촉이 잦았다는것은 김신복의 모친이 남편없이 어려운 살림을 유지하기 위해 금지하는 밀주장사를 했는데 그러자니 별수 없이 순사들에게 음주대접을 하지 않을수 없었던 사정으로 확인되였습니다. 김신복의 어머니가 밀정질을 한 일은 없습니다. 아직도 거기 장백에서 살고있는 김신복의 친척들과 한동네에서 살던 사람들은 모두가 김신복의 모친이 무식하기는 해도 왜놈의 밀정노릇을 할만큼 어리석거나 미련한 녀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만일 그런 말이 났다면 그건 당시 장백지방에서 밀주장사나 소금밀수를 하는 사람들에 한해 순사들이 그 위법을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꼭 신고해야 한다는 지장을 받아냈기때문일수 있다고, 그런 사람들을 밀정으로 치면 장백사람 절반의 절반은 밀정으로 봐야 할거라면서 인정들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때 돌아와서 그 확인자료를 서면으로 부서에 제출했었습니다.》

부과장은 총명하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였다. 벌써 여러해전의 일인데 어제 겪은듯 조금도 갑자르지 않고 일사천리로 쏟아놓았다. 간부사업을 보는 일군의 경우는 알리게 얼굴이 붉어졌다. 아무리 한 개인이 당조직에 정식 반영한 신원이라도 현지에 가서 료해확인한 사실보다 정확할수는 없는것이 리치여서 실책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던것이다.

부과장을 돌려보내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준절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왜 동무들은 사람들의 리력을 나쁜 측면으로만 살피며 간부사업을 하오? 일제치하에서 남편도 없이 먹고살자니 별수 없이 순사에게 음주대접을 한것이 무슨 그리 큰 문제라고 자꾸 지방에 내보내오?》

《…》

그 일군은 고개를 푹 숙인채 대답을 못하였다.

《김신복이는 해방후 우리가 공부시키고 전쟁을 통해 검열도 된 동무요. 전쟁때 그는 낳은지 석달밖에 안되는 젖먹이를 떼놓고 정치공작대로 자원해나갔던 경력도 있고 한겨울에 길바닥에서 아이를 낳으면서까지 전쟁승리를 위해 헌신한 동무요. 이런 충실하고 능력있고 경력에도 별문제가 없는 동무를 믿지 못해 자꾸 따돌리니 간부사업을 왜 이렇게 편협하고 옹졸하게 하오. 벌써 몇번째요?》

《…》

《동무는 공화국창건 20돐을 맞는 올해에 우리가 왜 항일투사유가족들과 전사자, 피살자 유자녀들에게 애국렬사증을 수여하고 지난날 과오를 범했던 사람들을 복당시키고 지어 대사까지 실시하려 하는줄 아오? 그건 발전하는 현실에 맞게 당과 혁명대오의 통일단결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요. 그런데 동무들은 문건에만 매달려 사람들을 자꾸 떼버리니 문제 아니요.

일이 아주 잘못되였소. 그 동무가 지금 얼마나 마음고생이 크겠소. 잠인들 제대로 자며 밥인들 목으로 넘어가겠소? 가족들은 또 어떻고… 똑똑히 알아두오. 김신복이는 내가 곁에 두고 일을 배워주며 녀성일군으로 키우는 동무요. 국가를 운영하자면 능력있는 녀성일군이 꼭 필요할 때가 있소. 그러니 다시는 지방에 내보내지 마오.》

《알겠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 그 일군을 바래우신것은 벌써 밤 11시가 넘은 때였다.

 

×

 

이튿날 새벽 4시경.

집무실에 깃든 고요를 깨치며 전화종이 울렸다. 그 시간에 국가계획위원회를 비롯한 내각산하 각 성들에서 올라온 문건들을 검토비준하고계시던 김일성동지께서는 펼쳐진 문건을 조금 밀어놓으며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직일관이 걸어온 전화였다. 직일관은 방금 모스크바에서 쏘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총비서인 레오니드 일리이치 브레쥬네브가 전화 접견을 요청해왔음을 알려드리였다.

브레쥬네브가 전화를 걸어오리라고 예견 못하셨던 김일성동지께서는 일순 의아함을 금치 못하시였다. 짐작되는바가 노상 없으신것은 아니였지만 설마… 하는 생각으로 짐작을 지우시는 사이에 전화가 련결되고 인사에 이어 대화가 시작되였다.

 

브레쥬네브: 김일성동지, 조선에서는 나포한 미합중국의 배와 선원들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합니까?

김일성동지: 미국이 자기의 범죄행위를 사죄하고 다시 그런 간첩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담보를 주면 선원들만은 돌려보낼수도 있습니다.

브레쥬네브: 그러나 지금 미국사람들은 그 배가 간첩선이 아니라 《해양연구선》이며 나포당시 위치는 공해상이라고 하는데

김일성동지: 미국인들의 말을 믿지 마시오. 그건 거짓말입니다. 우리는 그 미국배가 간첩행위를 한 부인할수 없는 증거를 벌써 적지 않게 쥐였습니다. 이제 그것을 세상에 다 공개하려고 합니다.

 

어째선지 브레쥬네브는 한동안 침묵을 흘리고야 다시 대화에 림하였다. 미국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외우다가 부정을 당했으니 뒤말이 서슴어지든가 아니면 대화계획을 바꾸어야 할것이였다.

 

브레쥬네브: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조선에서 복잡한 사태가 조성되는 경우 쏘련은 사회주의진영의 한 성원국으로서 또 유엔상임리사국으로서 어차피 립장표명을 하게 될것입니다. 그러한 기회에 어떻게 대처했으면 좋겠는지 김일성동지의 고견을 듣고싶습니다.

 

매우 허심한것 같으면서도 지극히 심중한 문제제기였다. 하여 이번에는 김일성동지께서 말씀에 앞서 얼마간 동안을 두고 생각에 잠기시였다. (《어떻게 대처》한다는 의미속에는 도와주겠다는 뜻도 있겠지만 워낙 훈시질을 즐겨하는 사람들인지라 도와주는 값으로 감놓아라 배놓아라 참견할수 있는 요소가 더 많을수 있다. 아니, 전적으로 훈시와 간섭만일수도 있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제힘으로 풀어나가는것이 옳다!)

 

김일성동지: 우리도 《푸에블로》호사건이 조용히 끝날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힘이 세노라 뽐내는 미국인들이 부정한짓을 했다고 해서 죄행을 쉽게 인정하며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마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동을 부릴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생각에는 그 소동에 쏘련이 말려들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간첩배는 우리가 우리 령해에서 붙잡았으니 우리가 책임지고 처리하는것이 원칙적으로 옳고 리치나 관례에도 맞는다고 봅니다.

 

브레쥬네브는 송화구로 또 한동안 전류만 흘리였다. 그 침묵속에서는 목적한대로 의사가 잘 통하지 않는데 대한 불만을 애써 눌러 감추는것 같은 불편심리가 은연중 느껴지시였다.

 

브레쥬네브: 김일성동지의 립장을 알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피해야 합니다. 조선에 있어서 미합중국은 모든 방면에서 너무도 크고 힘이 센 적수입니다. 그러니 전술적으로 양보할건 좀 양보하더라도 가능한 군사적충돌은 막는것이 득책이 아니겠습니까.

김일성동지: 브레쥬네브동지, 우리도 군사적충돌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끝내 《보복》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푸에블로》호선원들을 다 처리해버리고 조국수호의 성전에 떨쳐나설것입니다.

 

통화는 끝났지만 김일성동지께서는 일손을 잡게 되지 않으시여 일어나 창문앞에서 밝아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사색에 잠기시였다. 그이께서는 브레쥬네브가 전화를 걸어온 의도를 짚어보시였다. 의도는 명백하였다. 그가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고 한 소리나 또 《전술적으로 좀 양보하더라도 군사적충돌은 안하는것이 득책》이라고 한 말은 미국이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 전에 나포한 배와 선원들을 돌려보냈으면 하는 소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현 쏘련지도부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얼마나 조심스레 대하는가를 새삼스럽게 절감하시였다.

그이께서는 해방후 언제인가 평양을 방문한 쏘련 원동 자바이깔전선군사령관 와씰렙스끼원수와 군사전략상의 문제를 론의하는 좌석에서 그가 롱담삼아 하던 말이 생각나시였다. 그때 와씰렙스끼는 쏘련사람들이 제정로씨야시기부터 프로씨아륙군을 두려워했다고 하면서 니꼴라이1세 황제시기에 있은 일화까지 실례로 들었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현 쏘련지도부가 진짜로 무서워하는것은 프로씨아륙군보다도 미국군대라는 생각이 드시였다.

세계적인 명장들인 쑤워로브나 꾸뚜조브를 낳은 쏘련, 제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강도배들을 멸망시키고 전유럽을 파쑈의 가스실에서 구원한 쏘련사람들이 오늘은 왜 이렇게 되였는가. 사람이 자존심을 버리면 추물이 되고 나라가 존엄을 잃으면 민족이 망국노로 전락되는 법… 이 단순하면서도 명백한 리치를 그는 왜 리해 못하는것인가!

김일성동지께서는 아무래도 리해되지 않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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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 해외 - 학생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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