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은 빛난다

6

 

몇몇 간부교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원들은 웰톤의 연설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 표정으로 그저 묵묵히 고개들만 숙이고있었다.

웰톤은 어느덧 정색을 하며 목소리에 힘을 넣었다.

《여러분! 오늘 성탄절축하행사 한국 각지에서 성대히 하고있습니다. 오늘 성탄절축하행사 성대히 해야겠습니다. 오늘 밤 유엔군사령부 고급장교 많이 옵니다. 정부 고문관 많이 옵니다. 우리 마리야녀학교 앞으로 더 훌륭하게 발전할수 있습니다. 멀지 않아 대학으로 승격할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대학교수로 승격할수 있습니다.》

웰톤은 이렇게 사탕발림의 언사를 늘어놓다가 계속해서 본론으로 들어갔다.

《에- 여러분! 여러분들에게 오늘 특히 말하고저 하는것은 요즘 한국사정 매우 재미없는것 그것입니다. 우리 미국이 한국 원조하는것 반대하는 사람 점점 많아지는것 매우 섭섭합니다. 지난번 모스크바에서 열린 사회주의10월혁명 40주년 기념열병식 한국사람들 다 같이 미워해야 합니다. 한국사람들 그 열병식에 신형무기 많이 나왔다고 좋아할 사람 있습니까? 만일 있다면 매우 재미없습니다. 대륙간탄도로케트, 인공지구위성… 쏘련서 성공한것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미국 멀지 않은 장래에 그 이상 성공할수 있습니다. 모스크바에 모인 세계 공산당대표들 회의하고 평화선언발표한것 우리 미국에 대한 큰 시위며 공격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미국의 힘 믿으시오. 북한공산주의자들 모스크바회의에서 큰소리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미국 한국에서 물러갈수 없습니다. 우리 미군 한국 원조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한국사람들 정신채려야 합니다. 여러분! 학교교육 잘해야 합니다. 한국사람들 행복스럽게 살자면 북한공산분자들이 말하는 평화적통일을 해야 하는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우리 미국 힘 믿고 미국의 원조와 지도밑에 북벌해야 한다는것 잊지 마시오! 오늘 성탄절축하연회 성대히 하는 리유 거기에 있습니다. 여러분! 미군의 원조로 한국군대 북한을 점령하면 우리 마리야녀학교 단번에 대학으로 승격됩니다. 그때 여러분은 모두다 훌륭한 대학교수로 우대받게 됩니다. 성탄절선물 이보다 더 많이 드릴수 있습니다. 여러분! 학생들 잘 단속하고 학부형들 사상동태 잘 살피시오.》

웰톤은 이렇게 뇌까리며 한바탕 연설을 하고나더니 선물상자를 하나씩 교원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이윽고 《증정식》이 끝났다.

웰톤과 김치선이 퇴장을 하고난 다음 직원들가운데는 선물상자를 뜯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선물은 대단한것이 아니였다. 보통 양과자상점에서 파는 일반과자였다. 다만 《경축 성탄절》이란 글자가 박혀있는것뿐이였다.

《원, 난 굉장한 선물이나 주는가 했지.》

교원 하나가 서글프게 웃었다.

《여보, 그래두 대단하지 않소. 적고크고간에 선물을 다 주니…》

《이게 다 사탕발림이야.》

《요까짓 알량한것 주면서 훈시는 무슨 훈시야? 허허허…》

말석교원들은 수군덕거리며 입을 비쭉대면서 직원실을 나와 흡연실로 들어갔다.

김치선은 자기 방으로 들어와서 음악선생과 무용선생을 불렀다.

오늘 밤 일정에 대해서 그들에게 다시한번 주의를 주려 함이였다.

그는 먼저 음악선생에게 말했다.

《그래, 박미라씨에게서는 아직두 련락을 못 받았습니까?》

《뭐, 그의 집으로 전화는 여러번 걸어봤지만 도무지 어디루 갔는지 어제이후로는 아무런 소식을 모르겠답니다. 그러니 암만해두 출연할 생각이 없는것 같습니다.》

호리호리한 음악교원은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만일을 위해서 대책을 세워야겠군.》

김치선도 다소 당황한 기색이였다.

《그래서 연회에서 출 무용프로 일부를 음악회로 돌릴가 하는데요.》

무용교원이 의견을 말했다.

《그건 안돼. 연회에 내놓을 프로를 학부형들앞에서 어떻게 공개하겠소? 당장 문제가 생길거요.》

《그야 옷을 다 입혀 추면 문제없죠.》

무용교원이 또 의견을 말했다.

김치선은 잠간동안 무엇을 깊이 생각하는듯 하더니 《그래, 연회에서 출 무용들은 또 한번 련습했소?》 하고 물으며 그를 건너다 봤다.

《네, 아주 자신만만합니다.》

무용교원은 긴 머리를 뒤로 제끼면서 자신있게 말했다.

《하여간 이번 연회는 60주년때의 그것보다는 더욱 호화찬란한 연회프로를 삽입해서 래빈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야겠습니다.》

그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있을즈음 교장실로 스틸맨이 들어왔다.

《아, 대좌님! 어서 오십시오. 그렇잖아두 지금 사령부로 대좌님께 전화를 거는중입니다.》

김치선은 벌떡 일어나 스틸맨에게로 달려가 악수를 했다.

《미스터 김! 오늘 매우 기쁩니다. 성탄절 기쁘게 축하합시다.》

스틸맨은 쏘파에 절퍽 주저앉으며 담배를 피웠다.

어느 틈에 음악교원과 무용교원은 나가버렸다.

《미스터 김! 오늘 밤 연회 성대히 열수 있습니까?》

《네, 아주 성대히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김치선은 생글거리며 스틸맨의 비위를 맞추려 하였다.

《오케이! 연회에 학생들 많이 참가시키시오! 우리 사령부 장교들 많이 옵니다. 그리고 미스터 김! 연회 끝나면 학생들 스리쿼타(작은 화물자동차)에 태워 장교구락부에 데리고 가겠습니다. 학생들에게 오늘 밤 성탄절프레센트 많이 주겠습니다.》

스틸맨은 흉물스러운 두눈에 웃음을 띠우며 김치선의 표정을 살폈다.

《네, 네, 좋습니다. 선물까지 주신다면 학생들이 더욱 기뻐할겝니다. 하하하…》

김치선은 교활하게 웃었다.

《미스터 김! 아직 학생들에게 이야기마시오. 연회 끝날 때까지 비밀 지키시오.》

《네, 걱정마십시오. 그만한 눈치야 없겠습니까? 하하하…》

《오케이! 오케이! 미스터 김! 웰톤씨 왔습니까?》

《네, 오셨습니다.》

《나 웰톤씨 만나러 갑니다.》

스틸맨은 벌떡 일어나서 교장실을 나섰다.

벌써 6시가 되였다. 김치선은 유리창밖을 내다보았다.

운동장 한끝에 있는 강당쪽으로는 음악회에 오는 손님들이 모여들고있었다.

김치선은 가사교실로, 소강당쪽으로 왔다갔다하면서 검열을 한 다음 연회장이 훌륭히 꾸려져있는데 저으기 만족해하며 제 방으로 들어왔다.

이윽고 또 누구인가 교장실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문을 열고 여러명의 학부형들이 들어왔다.

김치선은 이 사람들의 얼굴은 알듯 했지만 이름은 무엇이던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마치 안면이나 있는듯이 《아! 어서들 오십시오.》 하고 일일이 악수를 청하였다.

《교장선생! 매우 수고하십니다. 성탄절축하행사를 하시기에…》

어떤 중년신사가 말했다.

《원, 천만에… 내야 무슨 수고랄게 있습니까? 다 학부형 여러분이 학교를 잘 원조해주셔서 이런 축하행사두 할수 있게 되죠.》

김치선은 번드르르한 사교적인 언사로 생색을 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 오늘 밤 축하음악회를 하고나서 연회를 여신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어떤 젊은 학부형 하나가 입을 열었다.

《네? 연회요? 그런 소문이 났어요? 누가 그래요? 하하하…》

김치선은 그것이 헛소문이라는듯이 모르쇠를 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혹시 그런 소문이 돌겝니다. 그러나 오늘 밤 음악회가 끝난 뒤에 우리 교직원들과 상급생중 일부 모범생들과 합석해서 소규모의 교내 축하회가 있긴 하지만 소위 연회는 없는줄 압니다. 학부형들께서 오해하시면 곤난합니다.》

《정말입니까?》

한 학부형이 정색을 하고 김치선을 똑바로 건너다보며 따지였다.

《그야 교장인 나를 믿으십시오. 학부형들이 요새 너무 신경을 쓰시는것 같은데 그건 결국 학부형들자신에게 좋지 않을뿐아니라 학교교육에 지장을 가져오게 됩니다.》

김치선은 은근히 학부형들을 위협하였다.

《교장선생! 우리는 학부형들을 대표해서 온것은 아닙니다. 음악회를 구경왔다가 소문을 들으니 이러쿵저러쿵하기에 그것이 사실인가 아닌가 알고싶어 온것뿐입니다. 교장선생 말씀대로 연회가 없다면 우리는 오해를 풀겠습니다.》

학부형 하나가 점잖게 말했다.

《교장선생! 오늘 밤 만일 지난번과 같은 사건이 생긴다거나 수일전에 자살한 오영애나 안혜란이 같은 학생이 생긴다면 그 책임은 교장선생께 있다는것을 명심해두셔야겠습니다.》

어떤 학부형 하나가 무게있게 주의를 주었다.

《네. 과히들 념려마십시오. 사람의 일이란 한치앞을 못 내다보는 경우가 많고 10분후에 어떤 일이 생길는지는 사실상 예측하기 힘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밤 그런 일이 없을줄 압니다.》

김치선은 시치미를 떼면서도 복선을 깔아두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학부형들과 더 이야기를 하기가 싫었던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자, 시간이 가까와오는군요. 어서들 가셔서 자리를 잡으시죠.》 하고 자기가 먼저 벌떡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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