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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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이 나온 원인을 규명하는 세멘트공장의 사고심의가 지배인방에서 진행되고있었는데 여기에는 공장의 모든 작업반장, 공정기사들은 물론 중요공정의 기능공들까지 다 참가했다. 권민은 얼굴을 찌프리고 아무 말도 없이 앉아서 구구한 의견들을 듣고만 있었다. 스무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앉아 제각기 자기 견해들을 한마디씩 하다나니 시간도 퍼그나 흘렀다.
련속 두교대의 생산이 전부 불량이다. 마르까가 90에 겨우 이르렀다. 크링카의 질이 낮았던것이다.
《결국 모든건 크링카의 질에 걸렸는데 소성로를 개조해서 시운전도 제대로 됐고 두달동안 아무 일도 없지 않았소. 두 교대가 다 운전조작에서 잘못이 있을순 없겠지?》
초급당비서 엄철수가 갈래없이 흐르는 론쟁을 한곬으로 몰아갔다. 유독 한사람, 책임기사 운식이만이 지금까지 한마디도 없이 앉아 자기앞에 무져놓은 공정별 작업일지들을 한장한장 침착하게 번져가고있었다. 자기 견해와 주장들을 다 말한 뒤여서 사람들은 량입귀를 꼭 다물고 작업일지들을 깐깐히 검토하며 이따금 수첩에 무엇인가 간단간단 적군 하는 책임기사만을 지켜보고있었다. 입을 꼭 다문 책임기사가 자기네 작업반일지를 다시 뒤집어번질 때마다 해당 작업반장, 공정기사들은 가슴을 조이군 하였다. 기계기사이지만 다년간 지방공업관리국의 기술, 생산, 계획사업에 종사하여 각 분야에 막힘없는 실력가인 그의 깐깐하고 탐구적인 눈에 자기들도 모르는 어떤 결함이 걸려들지 알수 없는 일이였다.
이윽고 마지막작업일지를 덮고나서 운식은 자기 수첩을 골똘히 들여다보았다. 모두가 숨소리까지 조심하며 책임기사를 쳐다보았다. 이제 그가 입을 열면 불량품생산의 근본원인과 그 장본인이 밝혀질것이다. 보조부문, 부차적부문의 반장, 기사들은 그런대로 마음을 위안하며 앉아있지만 기본공정을 담당한 반장, 기사들은 손에 땀을 쥐고있었다.
드디여 운식은 단정한 자세로 일어섰다. 바싹 마른 목젖들이 찐득하게 달라붙었다가 떨어졌다. 지배인 권민까지도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소성로개조의 창안자가 바로 자기였기때문이다.
《자재부원동무,》 사고심의에 직접적인 련관은 없어 방청격으로 참가했지만 분위기가 하도 그러니 덩달아 긴장해있던 자재부원이 꿈쩍 놀랐다.
《우리한테 고열탄이 이제 얼마나 있습니까?》
고열탄재고량이 사고심의와 무슨 련관이란 말인가? 자재부원은 영문을 몰라 선듯 대답을 못하고 지배인, 초급당비서, 소성반장을 차례로 둘러보다가 독촉하듯 침착하게 지켜보는 책임기사의 눈길과 다시 마주치고서야 고열탄재고량을 말했다. 운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좌중을 둘러보았다.
《지금까지 매 사람들이 이야기한것들이 다 사고의 원인들입니다. 그밖에도 더 있습니다. 초보적으로 따져봐도 열가지는 더 될겁니다.》
권민이 눈을 흡뜨고 엄철수가 아연해서 쳐다보다가 물었다.
《무슨 사고원인이 그렇게도 많소?》
운식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따져보면 그보다 더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모여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 모든것들이 크든작든 세멘트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작용했습니다.》 운식은 그 많은 원인들을 렬거하려고 수첩을 들여다보다가 덮어버리고 머리를 들었다.
《문제는 그 책임을 어느 공정에다도 물을수 없다는것입니다.》
점점 더 알수 없는 말을 하는 운식을 모두가 의아해서 쳐다보는데 제일 구석진 곳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향숙이만은 운식을 쳐다보지 않고 버릇처럼 손가락에 탈아감았던 머리수건을 스르르 풀었다.
권민이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래두 관건적인 요인이 있을게 아니요? 음?》
운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따라다니며 퇴치하고 방지하다나면 우리는 계속 수세에 빠지고 생산을 정상화할수 없습니다. 올해에 만톤은커녕 지난해의 6천톤수준보다도 떨어질수 있습니다. 전력과 원료, 연료의 질과 량, 그것으로 해서 무리가 가는 기계설비… 터지는것마다 따라다니면서 틀어막을 내기하다가는 헤여나지 못합니다. 생산의 객관적환경, 즉 나라의 경제형편이 점점 더 어려워지기때문에 련관고리들이 계속 튀여나가는것이 생산물의 질에 영향을 주고 좀 있으면 그 정도의 질은 물론 량도 보장하지 못하게 될것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피동적인 수습으로는 안됩니다.》
모두가 긴장해서 다음말을 기다리는데 성미급한 엄철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거요?》
운식은 손에 들었던 수첩을 책상우에 내려놓았다. 그냥 고개를 들지 않고있던 향숙이가 다시 손가락에 머리수건을 꼭 탈아감기 시작했다.
《생산을 책임진 참모장으로서 저의 결심은 이렇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고열탄을 다 털어서 가능한껏 제일 좋은 조건에서 크링카를 구워내자는것입니다. 그 질좋은 크링카를 분쇄해서 현재의 불량품을 다시 혼합하면 생산된 세멘트의 불량은 회복할수 있습니다.》
그것은 세멘트생산자라면 누구나 생각할수 있는것이다. 그다음은?
《그다음은 자재구입항목에 질좋은 크링카자체를 구입하는것을 더 첨부해서 그것을 예비로 가지고있다가 이런 경우가 생기면 메꾸자는것입니다.》
권민은 묵묵히 생각에 잠겼다. 그런 지배인과 책임기사를 번갈아 쳐다보던 엄철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좋소. 군대식으로 말하면 기동력이 강한 타격대를 예비대로 장악하고있다가 위급한 정황이 조성되면 투입하자는건데 일리가 있소. 력량상 1제대를 다 보강할수 없을 때 그런 방법을 쓸수 있지. 어떻습니까? 지배인동지.》
권민은 머리를 가로저었다.
《중앙공업세멘트들도 조건이 지금 매우 어렵소. 음― 힘들게 생산을 이어간단 말이요. 그러니 우리한테까지 줄 질좋은 크링카가 있겠소? 음?》
운식은 지배인을 마주보았다.
《그렇다면 크링카를… 수입해야 합니다.》
그 말에 지배인과 초급당비서는 물론 방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깜짝 놀라며 책임기사를 쳐다보았다. 향숙이까지도.
그러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운식은 덧붙였다.
《여기는 국제무역지대이기때문에 그것이 더 가능합니다.》
숨막힐듯 한 정적. 엄철수가 갑자기 휩쓸어드는 그 정적을 툭 쳐버렸다.
《무슨 말을 하는거요? 우리 공장은 자력갱생하는 공장이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권민은 아무말없이 앉아있었다. 그의 시선은 벽에 붙인 아들 윤철의 그림에 가붙어있었다. 《류진세멘트공장의 동음》. 상징적수법의 그 그림을 이윽토록 더듬던 권민은 머리를 돌렸다.
《고질크링카를 예비로 깔구있자는건 사달이 생길 때마다 이것저것 뜯어맞추느라구 생산을 세우지 않구 있을수 있는 어떤 정황에두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건데 좋은 생각이요. 음, 그런데 난 그렇게 질좋은 크링카두 우리가 구워서 가지구있자는거지. 고열탄을 끌어오면 되는거요. 음.》
방안을 팽팽히 조이던 긴장이 풀어지고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역시 지배인이 지배인이다. 총명한 책임기사, 원칙있는 당비서, 경험많고 로숙한 지배인…
마음들이 풀려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입귀를 꼭 다물고 둘러보던 운식의 눈길이 유독 혼자 근심스러운 기색으로 앉아있는 자재부원의 얼굴에서 한동안 멎었다. 운식은 다시 입을 열었다.
《탄광에서 고열탄을 끌어오는것도 힘듭니다. 화력탄을 보장하지 못해서 발전소들이 못 돌고있는 판에 우리같은 지방산업공장에 줄 고열탄이 있겠습니까?》
권민은 그건 큰 문제가 아니라는듯 펼쳐놓았던 사업일지를 거두며 거쿨진 몸을 일으켰다.
《신발끈을 더 바싹 조이기요. 음? 이렇게 합시다. 자재부원은 곧 석탄수송대를 조직하오. 내가 떠나겠소. 책임기사는 이자 말한대루 생산을 계속 조기라구, 음? 다른게 없소? 비서동무.》
엄철수도 일어섰다.
《다 좋은데 지배인동지가 떠나는건 좀 고려해야겠습니다. 이번엔 자재부원하구 같이 내가 갑시다.》
《비서동문 우리 공장의 기둥이요. 집안을 잘 맡아주, 음? 아무렴 기둥뽑아서 서까래 쓰겠는가? 기둥이 버티고있어야 대들보두 있는거요.》
권민은 껄껄 웃으면서 눈짓으로 책임기사를 슬쩍 가리켰다.
《음!》
사람들이 더없이 자별한 지배인과 초급당비서를 존경담아 바라보았지만 운식이만은 눈길을 슬며시 내리깔았다. 꼭 다문 그 입귀를 지켜보던 향숙의 눈섭도 살풋이 내리덮였다.…
고개너머 연봉지구의 공장, 기업소들 실태를 료해하고 돌아오는 시당비서 류인석은 무거운 사색에 잠겨 차창밖을 내다보고있었다. 극심한 시련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여내는 단위들이 있는가 하면 주저앉아 도무지 일어서지 못하는 단위들도 있다. 당은 올해에 이 고난의 행군을 승리적으로 결속하자고 호소하였지만 아직 경제부문의 적지 않은 일군들은 옳바른 경영전략, 기업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피동에 빠져 타성적으로 일하고있다.
류진국제무역지대. 세계적인 해상통로와 광대한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하는 륙상통로의 련결점으로서 이 지대의 미래를 내다보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여기를 전망적으로 꾸려오시였다. 현대적인 무역항, 발달된 철도와 도로, 수만톤급도크를 갖춘 배수리공장, 대형선박들을 척척 무어내는 조선소, 대규모화학공장과 능력이 큰 수산기지, 수산물가공공장들, 농업, 목축업, 가금업, 그쯘한 지방공업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것이 전후 30여년동안 꾸준히 갖추어졌다.
이제는 백과사전처럼 빠진것 없이 다 갖추었다고 하시며 동유럽사회주의나라들의 변질로 조만간 사회주의시장이 없어진다 해도 무서울것이 하나도 없다고, 류진에 국제적인 무역지대를 창설하면 우리는 세계경제와 교류하고 자본주의시장에 주동적으로 진출할수 있다고 하실 때 천만년미래를 내다보시며 부강조국건설의 드놀지 않는 토대를 구축하여오신 그 선견지명에 얼마나 탄복했던가.
위대한 생애의 마지막나날에도 심혈을 바쳐가시며 하나하나 정력적으로 지도해주신 류진국제무역지대 창설사업. 그러나
그래서 그 강대한 힘을 위하여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이 시각도 전선에서 전선으로 야전차를 달리신다, 숨죽은 공장, 불꺼진 마을들을 뒤에 두시고. 이제 무적의 군력을 기둥으로 하는 종합적국력이 튼튼히 다져진 그때에 가서 우리 공화국은 문을 활짝 열어제끼고 세계를 향하여 힘있게 진출할것이다.
경제일군들, 특히 세계에로 향하는 관문지대―류진시의 경제일군들은 바로 그것을 내다보고 장군님께서 사생결단의 전선길을 헤치며 쟁취하시는 생명과도 같이 귀중한 이 시간에 지대개발과 활성화를 위한 준비를 하나하나 갖추어야 한다. 준엄한 전화의 나날에 수령님께서 펼쳐주신 복구건설의 휘황한 전망도를 받아안고 포화속에서도 그 준비사업을 착실히 다그쳐온 1950년대의 경제일군들처럼.
그런데…
우리 일군들은 아직… 많은것이 부족하다. 시안의 경제사업에 대한 당적지도는 마땅히 동면하는 일부 일군들의 사상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굳어진 사고를 바로잡아주는것이여야 한다.
《차를 세우시오.》
지친 걸음으로 령길을 오르고있는 방송기자 문광의 모습이 차창에 비꼈기때문이였다.
《기자동무로구만. 어서 타오.》
기다렸던듯 달려와 《고맙습니다.》 한마디 하고는 옆자리에 척 들어와앉는 문광을 보며 인석은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 바로 기자들이다. 그 누구앞에서건 조금도 어려워 안하는…
이들의 세계에서는 기자가 체면과 규정을 다 지키다간 취재를 하나도 못한다는 말까지 있다고 한다.
《어디 갔다오는 길이요?》
《연봉영예군인조합에 갔댔습니다.》
인석은 자기도 방금 그곳을 거쳐오는 길이여서 방송기자가 왔댔다는 말을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좋은 소식거리가 있소?》
기자가 그곳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글감을 찾아쥐였는지 알고싶었던것이다.
《이악하게 버티고있습니다.》 단마디로 대답하고 차창밖을 말없이 내다보던 문광은 조용히 덧붙였다.
《지금형편에선 그것만도 대단하다고 해야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못하는 단위들도 있는데.》
《공장이 돌아가오?》
돌아가지 못한다. 원료문제, 기술문제, 자금문제… 걸린것이 많아 기본생산지표는 수행하지 못하고있지만 영예군인들과 그 가족들은 전후 자기들의 일터를 찾아주시였던 어버이수령님의 령도업적이 깃들어있고 40년의 력사를 가지고있는 조합을 어떻게 하나 버티여내려고 별의별 일을 다하고있었다. 그 노력은 눈물겨운것이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얼마 더 가지 못한다. 새로운 시야, 새로운 안목을 가지고 앞을 내다보게 해야 한다. 어떻게 계발시키고 어떤 방법으로 도와주어야 하는가? 불멸의 령도업적단위를 그리고 당에서 금싸래기처럼 귀중히 여기는 그 영예군인들을.
《취재다니기가 힘들지?》
문광은 시당비서의 사색적인 눈길을 이윽히 마주보다가 고개를 돌리며 나직이 대답했다.
《힘듭니다.》
《그럴거요. 나라가 고난의 행군을 하니 신속성을 요구하는 보도기자들의 취재조건을 다 보장해주지 못하고있소.》
문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취재차가 보장되지 못하고 렬차가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그것때문에 힘든것이 아닙니다. 고난의 행군의 종군기자들이 아닙니까. 취재길에서 굶고 얼고 쓰러지는 그런 고생은 누구나 각오하고 나섰습니다. 정말로 힘들고 안타깝고 괴로운것은…》
문광은 잠시 말을 끊고 격해지는 감정을 눌렀다.
《숨죽은 공장, 멎어있는 기대앞에 서있다가 취재수첩에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마이크에 아무 말도 담지 못하고 돌아설 때입니다. 무엇이든 좋으니 생산한다는 소식이 있을가 해서 안타깝게 찾아다니고 나사못 하나라도 깎아내면 그것이 그리도 반가워서 알려주고 자랑하는 기자들의 마음을 아마 사람들은 다 모를겁니다.
자기네 공장은 방송에 낼만 한 생산소식이 없다고 먼길을 찾아온 기자를 돌려보내는 일군들의 마음도 물론 괴로울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돌아서는 기자는 조국이 겪는 고난이 가슴아파 울면서 걷는단 말입니다.》
기자의 눈귀에 맺히는 눈물을 인석은 말없이 보고있었다.
《집필실적이 낮은 총화마당에 설 때마다 새 소식이 많고 쓸것이 너무 많아 밤잠도 끼니도 번지군 했다는 기자들, 그렇게 부리나케 달려와 숨도 못 돌리고 써냈는데도 그 글이 나갈 땐 벌써 낡은 기록이 되였더라고 하던 선배기자들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경제보도기자들이 안고있는… 아픔입니다.》
인석은 묵묵히 차창밖을 내다보았다. 조국을 안고 울고 웃는 언론인들. 우리 당 사상전선의 일선에는 이런 문필가들이 서있다.
《그 마음이 귀중한거요.》
그러나 진실로 고난의 행군의 종군기자라면 그것뿐이여야 하겠는가. 전화의 나날 화선의 종군기자들은 그들자체가 전투원들이였다. 경제보도기자는 당의 경제정책을 해설선전하고 성과와 경험들을 소개하는데 그칠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사색하고 탐구하면서 걸린 고리들을 풀어낼줄 알아야 한다.
인석은 고개를 돌려 문광을 마주보았다.
《이자 말하던 영예군인조합 말이요. 기자동무생각엔 어떻소? 그렇게 해서 될것 같소?》
문광은 대답을 못했다.
《기본생산지표를 내놓고 그 어떤 부업으로 공장을 살리겠다는것은… 아니요, 시간문제이지 쓰러지기는 마찬가지요.》
《그 단위의 기본지표는 수지일용품인데 그걸 다시 살리자면 걸리는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의 힘만으로는…》
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게 문제요. 자체의 힘으로 어떻게 하나 이겨내겠다고 하는 그 정신은 물론 귀중하지. 그러나 경제보도기자의 눈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가? 사회주의경제는 계획경제인 동시에 협동경제요. 이 우월성을 놓치지 말아야 하오.》
대답이 없이 생각에 잠겨있는 기자에게 인석은 슬며시 튕겨주었다.
《그 조합의 기본지표가 살아나면 덕을 볼수 있는 단위가 있겠는데? 어떻게 협동하고 도와주면서 함께 살며 발전하는가 하는 문제요.》
승용차는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연곡고개마루에 올라섰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 차창밖만 내다보고있던 문광이 벗었던 록음기가방을 메며 말했다.
《차를 세워주십시오.》
인석은 의미깊은 눈길로 돌아보았다.
《종자가 떠올랐소?》
《아직은 … 그렇지만 그런 각도에서 깊이 연구하면서 취재를 다시하면 뭔가 될것 같습니다.》
인석은 30리길을 되돌아서려는 젊은 기자의 어깨를 가볍게 눌러앉혔다.
《운전사동무, 난 내려서 걸어가겠으니 기자선생을 연봉영예군인조합에 태워다주고 오시오.》
문광은 시당일군을 조용히 마주보다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비서동지.》
인석은 문광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사람들한테 고마운 기자가 되시오. 우리 경제를 붙안구 아글타글하는 좋은 사람들한테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