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1

 

소연한 파도소리에 유민수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자기가 어떻게 되여 이 바다가에 나와있는지 모를 일이였다. 수평선우에서는 새해의 첫 보름달이 환히 웃고 금을 녹여 부은듯 한 바다에서는 파도가 그 금물을 부지런히 떠날라다 련련한 기슭에 착실히 부어주고있었다. 민수의 생각같은것은 알바가 아니라는듯 태연히 자기 일만 하고있는 바다 그리고 파도…

민수는 이 바다가 자기 마음을 조금도 달래주려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자 쓴웃음을 지었다. 이전에는 그토록 환희와 랑만, 포부와 정서를 가져다주던 바다와 자기는 점점 멀어져왔으며 이제와서는 생면부지처럼 되고말았다.

원래 바다라는것은 낯가림이 심하고 심술이 많고 밸통이 사납다. 처음 배를 타고 자기 품에 들어오는 사람은 꼭 노란 열물을 토할 때까지 혼쌀을 내주고야 품에 안아준다는 바다. 그 바다가 오늘은 번민을 안고 발길가는대로 여기까지 찾아온 민수를 놀려대기라도 하듯 얼굴이 환하고 가슴이 풍만한 녀인같은 보름달을 두둥실 띄워놓고 그 밑에 드러누워 태평스레 물장구를 치고있었다.

…바다가양식사업소의 세멘트문제를 따지려고 한밤중에 현숙이가 왔던 바로 그날 오전에 유민수는 도시설계사업소에 나온 시당비서를 만나게 되였다. 소장 오근성과 초급당비서를 만나 사업소의 실태와 청사보수작업정형을 료해하고 설계실들을 돌아본 류인석은 맨 나중에야 민수네 청부설계실에 들렸다.

《실장동무요? 구조력학분야에서 이름있다는 말을 들었소.》

민수는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

《중앙설계기관에 있을 때 우리 시의 건축전반을 구조적견지에서 분석연구한 학위론문을 발표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좀 설명해주겠소?》 그러면서 류인석은 따라섰던 근성과 초급당비서를 돌아보았다.

《소장동무와 비서동무는 이젠 가서 일들을 보시오. 난 오늘 품놓고 실장동무한테서 강의를 좀 받겠습니다.》 의아해하는 민수를 마주보며 류인석은 그의 맞은켠에 의자를 끄당겨놓았다.

《물론 비전문가한테 다 납득시키기가 힘들수 있는데 그래도 리해할수 있는것만큼 배웁시다. 자, 앉소.》

민수는 시당일군이 자기에 대해서 무엇인가 료해하려 한다는것을 알아차리고 곧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두뇌가 명석한 청년이였다.

자기가 썼던 론문을 요약하고 통속화하여 설명하였는데 한시간도 못되여 인석은 민수의 론문내용을 꿰뚫게 되였다.

《잘 알았소. 동문 쉽지 않은 설득력을 가지고있구만. 그건 사실 중요한거요.》

류인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거닐기 시작했다.

《하나 물읍시다. 동무는 여기 와서 론문에 제기했던 새로운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떤것들을 했소?》

민수는 대답이 막혔다. 자기가 이곳에 와서 한해남짓이 한 일들은 론문의 연구주제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들이였던것이다.

《사정이 어렵다나니 설계사업조건을 개선하는데 전심하느라고 그 론문은…》

《그래서 청부설계실을 내오자고 주장했겠구만.》

더 말이 없이 방안을 거닐기만 하는 시당비서를 이윽히 지켜보던 민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것도 있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지식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있습니다. 저는 지적로동의 산물인 건축설계도 지식시장에 진출할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국제무역지대라는 유리한 조건을 리용해서 지식상품시장을 개척하는것이 생산에서 난관을 겪고있는 지금의 실정에서는 가장 효률적이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민수가 청부설계실을 내와야 할 필요성을 웃기관 일군들에게 납득시킬 때마다 늘 하던 말이였다.

《그렇다?》 류인석은 방안을 거닐던 걸음을 멈추고 유민수에게로 돌아섰다.

《최근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21세기는 정보산업의 시대로 될것이라는 의미깊은 말씀을 하시였소. 그리고 경제사업에서 실리를 중시할데 대해서 새롭게 밝혀주셨고.

알겠소? 이 간고한 시련속에서도 우리 당은 다가오는 새 세기를 신심에 넘쳐 바라보며 원대한 목표와 리상을 제시하고있소. 동무는 자기가 세계적인 안목을 가지고 그 무엇을 한다고 생각하는것 같은데 아니요, 동무가 하는 일은 당의 의도와 거리가 머오.》

잠시 말을 끊고 민수를 지켜보았다. 민수는 슬며시 눈길을 떨구고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인석은 강경한 어조로 그루를 박았다.

《천리혜안의 선견지명으로 류진국제무역지대 창설구상을 내놓으신 어버이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높으신 뜻을 관철하는 투쟁속에서 우리는 세계에 진출할수 있고 그 어디에서건 패권을 잡을수 있소. 도시건설총계획설계 하나도 똑똑한것이 없이 개별적대상들에게서 설계를 주문받아 팔아먹겠다는것은 근본을 줴버린 일종의 장사행위요. 알겠소? 장사군이란 말이요.》

민수는 가슴이 섬찍해졌다. 오근성이 바로 이것을 주장하며 자기가 하는 일을 몹시 못마땅해했었다. 그러는것을 웃기관 일군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설득시키고 사업해서 이 일을 벌려놓았는데 시당일군이 바로 그것을 비판하고있지 않는가. 혹시 이 시당일군은 유민수 자기를 비판하기 위해서 여기로 걸음한것이 아닐가? 하다면 자기의 론문내용을 그렇게 주의깊이 들어준것은 무엇때문인가?

갈피를 잡을수 없어 착잡한 마음이 내비끼기 시작하는 민수의 얼굴을 이윽히 들여다보던 인석은 자기가 먼저 의자에 앉으며 말을 계속했다.

《앉소, 앉아서 계속합시다.》

민수는 풀이 죽어 주저앉았다.

《난 실장동무가 우리 류진이 국제무역지대로 새롭게 일떠서는데서 그 세계적인 안목과 뛰여난 실력을 발휘했으면 하오. 지난 시기 류진시건축에서 나타난 구조력학적결함들을 현존 건축구도를 허물지 않으면서 앞으로의 건설과 결합해서 퇴치하려고 시도한것은 아주 좋은거요. 그 과학기술적타당성과 높이를 내가 전문가들의 수준에서 평가할수는 없지만 동무의 설명을 듣고보니 그렇게 착상하고 방법을 탐구해낸다는것이 간단치 않은 실력이라는것만은 알수 있소.》

류인석은 어딘가 불안한 기색으로 머리를 수그리고있는 유민수를 이윽히 바라보다가 물었다.

《어떻소? 총계획설계를 맡아볼 생각이 없소? 시안의 건축전반을 말이요.》

유민수는 머리를 번쩍 들었다.

《시전반을 말입니까?》

《그렇소, 지금 저마끔 그 무엇을 내온다, 개발한다 하면서 일원화원칙을 무시하고있소. 이런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대책들을 세우고있는데 우선 도시건설과 산업건설, 국토건설에서 전망성, 통일성을 보장해야 하오. 그래서 도시설계와 산업설계를 통합해서 하나의 건축설계사업소를 내오고 설계사업부터 통일시켜야겠소.》

민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니 자기가 하나로 통합된 설계집단을?

류인석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민수도 따라 일어섰다.

《동무는 중앙대학을 다녔고 중앙설계기관에서도 일했으니까 본것도 많고 그만큼 시야가 넓겠는데 서로 배워주면서 잘해보시오. 그리고 건축가로서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혁신적이라고 생각되는 동무가 없소? 실장동문 구조설계가니까 총설계집단에는 핵심이 될수 있는 건축설계가도 있어야 할게 아니요.》

그 순간 민수는 현숙이를 생각했다. 그러나 얼른 고개를 저었다. 현숙이를 내세우는 경우 자기가 불리해진다.

《전 원래 대학에 가기 전에 건설전문학교에서 건축설계를 배웠습니다. 대학에 편입할 때 보다 유능한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 구조공학을 선택했습니다.》

류인석은 웃음을 지었다.

《야심이 있구만. 그러나 한두사람의 지혜와 재능, 아니요. 총계획설계는 집단의 힘이 합쳐져야 하오. 집단의 실력이. 사실은 내가 잘 아는 동무가 한명 있긴 한데 그 동무한텐 다른걸 맡겨야겠기때문에 그러오. 그것도 역시 중요한거요.》

시당비서의 눈에 든 대상이 누구이겠는지 민수는 가늠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누구이든 자기가 시안의 전반적건축설계를 책임지게 된다는 흥분으로 그것은 더 생각지 않았다.

시당일군이 민수의 방에서 오래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간것을 두고 설계사업소 사람들은 몹시 호기심을 가졌다. 민수는 그들에게 도시건축의 전망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간단히 말해주었다. 그럴수록 사람들의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경제사업을 맡아보는 시당비서가 도시설계사업소를 나서는 길로 산업설계사업소를 찾아가 또 오래동안 돌아보고갔기때문에 두 설계사업소를 통합할것 같다는 소문은 이제는 기정사실로 되였다.

번창하는 도시설계가 산업설계를 먹어치운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민수는 그래서가 아니라 지대개발을 효과적으로 다그치기 위해서 취하는 조치라고 점잖게 말해주군 하였다. 그럴 때마다 그는 자기가 사람들에게 한결 돋보이군 한다는것을 알고 내심 흐뭇해하였다.

설날아침 민수는 밝아온 새해가 자기에게 많은것을 약속해주는 행운의 해로 될것이라는것을 믿어의심치 않으며 자기가 도시건설사업소에서 일할 때 건설한 시경기장을 찾았다. 중학교를 갓 졸업한 그 시절 그는 이 건설장에서 설계가 오근성을 알게 되였고 그것이 인연이 되여 건축부문으로 인생의 행선지를 정했던것이다.

화려한 명성, 지식인으로서 인생의 성공이란 바로 그것이다. 이 세상에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지도 못하게 산다면 그것이 무슨 인생이란 말인가. 그 성공을 위해 류진을 등졌다가 또 그 성공을 위해 류진으로 다시 온 유민수였다.

그 성공을 확신하며 눈덮인 경기장에서 류다른 축구경기를 구경하던 민수는 금방까지 꾸던 달콤한 꿈에서 깨여난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젊은 축구선수와 친해가지고 숱한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속에서 보란듯이 축구팀과 휩쓸려 돌아가던 현숙이. 처녀를 둘러싼 축구팀에서 터지던 웃음소리와 박수소리. 녀왕처럼 거만하게 팔걸이의자에 앉아있던 현숙이…

《운호의 처녀… 멋쟁이…》

운호라는 그 축구선수를 잘 알고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수군거리며 마치 하늘의 선녀라도 데리고 내려오는듯이 처녀의 손을 잡고 계단식관람석을 우쭐우쭐 내려오는 총각과 빼여나게 맵시있는 처녀를 호기심담아 바라볼 때 민수는 자기가 줄달음칠 성공의 주로에 현숙이라는 도전자가 있다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 유민수라는 인간을 낱낱이 알고있는 현숙이가 이제는 한 기관에서 늘 얼굴을 맞대고 일하게 되였으니 그가 이제 자기와 엇서나가게 되면 지나간 일을 폭로할지도 모른다. 민수는 자기가 하나로 통합된 설계집단을 책임지게 되면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현숙이와의 옥맺힌 관계를 푸는것이라고 생각하며 경기장을 나섰다.

드디여 오늘 아침 하나로 통합된 류진시건축설계사업소 기구편성과 그에 따르는 간부임명이 있었다. 기다리고기다리던 시각이였지만 민수는 온몸의 피가 일시에 우로 몰리는것 같기도 하고 아래로 쫙 새여버리는것 같기도 했다. 산업설계사업소 소장이 통합된 설계사업소의 소장으로 임명되고 자기는 도시계획설계실장으로 임명되였던것이다. 년로한 오근성은 설계심사실을 책임지고 청부설계실은 없어졌다.

더우기 놀라운것은 현숙이가 산업설계실장으로 임명된것이다. 결국 현숙이는 민수와 동등한 자격으로 맞서는 위치에 오연하게 올라선것이다. 그제야 민수는 시당비서가 이야기하던 대상이 다름아닌 현숙이였다는것을 깨달았다.

기구편성모임이 끝난 다음 현숙이와 단둘이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민수는 애써 대범한 기색을 지으며 말을 건넸다.

《축하하오, 현숙이.》

현숙은 눈을 약간 내리깔며 새침하게 대답했다.

《고맙군요.》

말을 받아주는것만도 다행스러워 민수는 한마디 덧붙였다.

《결국은 우리가 먹히웠구만.》

그러자 현숙은 내리깔았던 눈길을 쳐들었다.

《먹고 먹히우는 관계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요. 어느게 진심인가요?》

실수. 민수는 굳어졌다.…

민수는 인생의 성공을 위하여 내짚었던 걸음이 어째서인지 헝클어지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박자가 헝클어졌는지 조용히 더듬어보고싶었다. 그래서 이 바다가에까지 나온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생은 양상인지 색갈인지가 아니라 본질이 서로 달라요, 본질이.》

민수는 현숙이가 어쩌면 자기보다 훨씬 더 앞서나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질, 인생의 본질이라…)

민수는 스적스적 발걸음을 돌렸다.

그 시각 바다는 풀섬기슭에서 도란도란 울리는 처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있었다.

뜻밖에도 엄청난 직무를 걸머진 현숙은 흥분으로 높뛰는 가슴을 둘도 없는 동무인 해심이에게 터놓고싶었다. 그래서 풀섬양식장에 나와있는 해심이를 찾아온것이다. 다정한 두 동무는 아까부터 나란히 앉아 짙은 서정으로 가득찬 달밤의 이 바다를 그윽히 바라보고있었다.

《내가 꽤 감당해낼수 있을가?》

벌써 몇번째나 되는 물음이였다. 해심이에게, 자기자신에게 그리고 이 섬, 이 바다에.

해심은 그러는 현숙의 두눈을 다정히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넌 해낼거야. 난 그걸 믿어.》

《모여놓고보니 실에서 년한, 경험은 물론이고 나이도 내가 제일 어리지 않겠니. 속상해죽겠어. 글쎄 뭘 보고 날 그렇게 했을가?》

해심의 눈앞에는 풀섬개척전투장에 몇번 나왔던 시당비서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사색적인 눈길이 현지에 나와있는 현숙이를 얼마나 대견하게, 생각깊이 주시하군 했던가. 해심이네 사람들도 현숙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있다. 처녀가 잠수공들과 함께 찬바다물속에 들어갔던 일을 지금도 외우군 한다.

해심은 현숙이를 다정하게 그러안으며 속삭였다.

《우리 섬이 그리고 우리 바다가 너에게 맡겨준거야. 난 그렇게 생각해.》

그 말에 현숙이도 다감한 눈길로 달빛교교한 풀섬과 바다를 둘러보았다.

《그러니 우린 둘다 이 풀섬에서 시작했구나!》

해심은 그 말에 그러안았던 현숙을 약간 밀어놓으며 정찬 웃음을 지었다.

《또 한사람 있어.》

《누구?》

《너의 그 동무.》

현숙은 가볍게 눈을 흘기며 한손으로 해심의 어깨를 쳤다.

《넌 또 무슨 말을 하자구?》

《정말이야. 그 동무가 말하지 않았니. 자기네 공장도 이 풀섬처럼 일떠세우겠다구. 바로 여기서 말했지? 노을이 불타는 저 하늘을 바라보면서. 난 그 결심도 믿어. 너를 믿듯이.》

해심은 현숙이를 다시 끌어당겼다.

《현숙아, 내가 잘못한것 같구나.》

《뭘?》

《오늘 하루밤 같이 있자구 널 붙잡은거 말이야. 그 동무를 찾아갔어야 하는건데. 얼마나 기뻐했겠니?》

현숙은 해심의 가슴을 톡 쳤다.

《너 정말 이러겠니? 내가 승급했다는 자랑하러 가란 말이야? 그리구 우리 관계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어.》

해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꼭 그렇게 될거야. 난 그것두 믿어. 우리 세상을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심으로 바라보는 그 마음,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노력, 자기 공장에 대한 사랑, 씩씩하게 뛰여다니는 축구선수. 그거면 다지 뭐가 또 있겠니? 넌 사랑하게 될거야.》

이상한 일이였다. 해심이의 말만 들으면 운호가 그렇듯 훌륭해보이군 하는것이.

시를 읊듯 다감하게 속삭이던 해심은 은덩이를 부셔놓은듯 한 바다를 바라보다가 다시 웃음을 지으며 현숙이를 돌아보았다.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하란?》

《말해봐.》

《난 네가 시안의 산업설계를 책임진 중요한 직무를 맡았다는걸 듣는 딱 그 순간의 그 동무 모습을 그려보았어.》

현숙의 두눈이 재미있게 반짝였다.

《그래 어떻던?》

《글쎄 아이들처럼 눈이 휘둥그래지며 〈정말이요?〉하구 입을 다물지 못하두나. 꼭 그럴거야. 그러면 현숙이 넌 새뚝해가지구 〈그러니 이제부턴 이 현숙이를 어렵게 대하라요.〉 요렇게 톡 쏘겠지? 그 동문 제꺽 〈알았습니다, 실장동지!〉 이럴거야.》

둘이는 서로 간지럽히며 눈판을 대굴대굴 굴었다. 그렇게 한참 웃고난 해심은 다시 속삭였다.

《그러고나선 정색해서 말할거야. 〈현숙동무, 나도 동무처럼 사랑과 헌신으로 심장을 불태우며 내 공장앞에, 내 고향앞에 떳떳한 사나이가 되겠소.〉 이럴거야. 꼭 그럴거야!》

현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달빛유정한 하늘과 바다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마음속에서는 한생의 결심을 담은 시구절이 조용히 울리고있었다.

 

내 한생을 바쳐

웅장화려하게 일떠세울

아, 사랑하는 나의 고향아

너는 내 가슴에 간직된 소중한 나의 조국!

 

처녀들의 마음과도 같이 순결한 눈판에 그들의 아름다운 꿈을 담은 달빛이 무수한 보석으로 휘뿌려져 구슬구슬 령롱히 반짝이고있었다. 바다는 그들의 속삭임에 귀를 바싹 기울이고있는지 무척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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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 단동 - 로동 - 2021-12-28
안녕하십니까? 제가 조국에서 이 도서를 열람할때 기억에 의하면 1장이 시작되기전 주인공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언약하는 서문이 별도로 존재했던 생각이 듭니다. 그 부분이 루락되였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리자 - - 관리자 - 2021-12-30
미래선생의 기억이 정확합니다. 빠진 서문내용을 올렸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열람해주시기 바랍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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