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이 무엇인가고 이 순간 누가 묻는다면 그는 대답할것이다. 사랑의 약속이라고. 또 가장 뜨거운것, 가장 신성한것이 무엇인가고 묻는다면 그것 역시 사랑의 언약이라고 그는 서슴없이 말할것이다.

그런 아름답고 뜨겁고 신성한 고백의 순간이 방금 그들사이에 있었다. 가슴이 터질듯 고동치던 격정의 한동안은 지나갔으나 심장은 아직도 뻐근해있다.

문광에게는 모든것이 그지없이 아름답게만 안겨왔다. 처녀도 바다도 해당화도 그리고 이 모든것을 붉게붉게 물들여주는 선홍색저녁노을도…

그들은 노을이 아름다운 섬기슭의 모래불을 걷기 시작했다. 파도는 가지런히 찍혀지는 그들의 발자국들을 정스레 쓰다듬다가는 바다의 품으로 소중히 안아들여간다.

《바다를 무척 좋아하는군요.》

《바다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까?》

《그럴가요?》

《난 바다를 볼 때마다 뭔가 영원하고 무한한것을 생각하군 합니다. 이 지구상에 첫 생명을 탄생시킨 태고의 바다, 억만생명을 품고있는 거대한 바다, 어쩐지 바다는 영원과 무한의 상징으로 생각됩니다.》

《영원과 무한, 철학적이군요.

전 바다를 살아있는 한 생명처럼 여기고있어요. 숨쉬고 사색하고 태질하고 어리광도 부리는.

바다는 사람처럼 모든 감정을 다 가지고있는것 같애요.》…

언제인가 둘이가 늦은 퇴근길에서 우연히 만나 달밝은 바다기슭을 같이 걸으며 나눈 말이였다.

지금 그들은 말없이 걷기만 했다. 저녁노을이 한껏 물든 바다는 고요히 일렁이고있는데 파도는 소중한 추억들을 퍼내듯 끝없이 달려온다. 추억은 아마도 노을이 불타는 수평선너머 저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여있었는지 아득한 그곳에서부터 밭이랑같은 파도가 굼닐굼닐 밀려올 때마다 그들에게는 자기들의 사랑이 싹트고 뿌리내리고 자라나던 나날들이 련련히 떠실려왔다. 우리 조국이 헤친 1990년대의 준엄한 시련과 함께 흘러온 나날이였으나 추억의 그 물결은 2000년대의 첫봄이 한껏 무르녹는 이 섬기슭에, 청춘남녀의 가슴에 그지없이 아름답게만 밀려오고있었다.

오늘 낮 문광은 처녀가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단백질균류먹이배양중간확대시험이 성공하였다는 처녀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떨리고있었다. 문광은 그달음으로 달려왔다. 그들은 함께 노저으며 풀섬양식기지로 건너왔고 처녀의 고심어린 창조물들을 오래도록 돌아보고는 여기 섬기슭으로 나왔다.

총각은 흰 모래불의 해당화숲에서 소담한 송이 하나를 꺾어 처녀에게 주었다. 고개를 다소곳이 숙이고 그 꽃송이를 입술에 살며시 가져다대인 처녀의 얼굴이 발그레 물들었다.

그 순간,

지금까지 남모르게 울렁이던 심장이 더는 자기의 고동을 감추지 못했다.

《해심이!》

바다는 숨을 죽였고 노을과 해당화는 강렬하게 타올랐다.…

 

 이전페지  차례  다음페지 
되돌이 목록

미래 - 단동 - 로동 - 2021-12-28
안녕하십니까? 제가 조국에서 이 도서를 열람할때 기억에 의하면 1장이 시작되기전 주인공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언약하는 서문이 별도로 존재했던 생각이 듭니다. 그 부분이 루락되였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리자 - - 관리자 - 2021-12-30
미래선생의 기억이 정확합니다. 빠진 서문내용을 올렸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열람해주시기 바랍니다.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辽ICP备15008236号-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