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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뱅이굿
노 래;아헤…헤야 헤헤 험마타 헤헤야 념불이로다 산에 올라 옥을 캐여 들고보니 산삼이로다 이 산 저 산 령산 가니 울고 간다고 곡산이로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서러워말아
말;옛날 옛때에 김정승, 리정승, 배정승 세 량반이 서울에서 벼슬들을 하다가 나라가 차츰 쇠진하여지니까 벼슬을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유경원조2)로 남은 세월을 보내며 슬하가 적막하여 다만 부부간이 모여앉으며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중에 하루는 부인이 여쭙는 말씀이 《여보 령감님… 만고성현도 불공을 드리고 빌어서 났다는데 우리도 정성3)이나 한번 드려보았으면 자식을 낳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여보소, 정성을 드려서 자식을 낳는다면 세상에 못할것이 어데 있겠소마는 부인의 소원이 그렇다면 마음대로 해보시지요.》 세댁 부인들은 출입도 아니 하던 부인들 심산유곡에 기도드리러 들어가는데 노 래;실날같이 가는 목 태산같은 임을 이고서 심산유곡4)을 들어간다. 이때가 어느때냐 영춘가절에 봄 들었다고 가지마다 봄빛인데 송림지중에 뭇새들은 양춘하다고 짝을 지으며 쌍거쌍래 날아드는데 온갖 수목이 울5)밀하다. 십리안에는 오리목, 오리안에는 사리목, 아흔아홉에 백자목, 월출동령6)에 찔광목, 만리타향에 고향목, 락락장송에 늘어진 가지는 모진 광풍에 못이기여 우줄우줄이 춤을 추는데 심산유곡을 당도하야 말;밤낮없이 정성을 드렸더니 그래 그런지 어째 그런지 그시로부터 태기가 있어 좋은 꿈을 하나씩 얻어가지고 양지쪽에들 모여앉아서 꿈이야기를 하는데 앞집 부인이 먼저 《형님, 우리 꿈이야기나 합시다. 나는 어제 저녁에 박속같은 은가락지를 허리띠에 차보았지요.》 그러자 뒤집 부인이 《나는 어제 저녁에 옥녀7) 한쌍이 내려와 안기는 꿈을 보았어요.…》 《에그 꿈도 참 좋다.》 만지8) 꼬리 내젓던것이 나중에 밥 먹드라고 가운데집 부인은 꿈이 좋지 못하니까 꿈이야기는 아니 하고 젖먹는 소입 다시듯 입만 쩝쩝 다시고있으니까 《형님은 어째 꿈이야기는 아니 하고 젖먹는 소입다시듯 입만 쩝쩝 다시고있소.》 《아이고, 나는 간밤에 꿈자리가 너무도 좋지 않아서 그래요.…》 《어드런 꿈인가요?》 《꿈속에 비둘기 한쌍이 내려와 앤기는 놈을 모가지를 뚝 떨어뜨려 보았으니 그 꿈이 좋을라는지 나쁠라는지 깨여보니까 일장춘몽9)이였습니다.》 이때부터 한달두달 앓는지라 입쓰리들을 하면서 앓는다는데 쌀에서는 생쌀내요 물에서는 해감내, 제일 먹고싶은것은 시큼털털한 개살구요 심산유곡의 엄숭아만 먹고싶더니 점점 달수는 차서 열달이 되니까 앞남산10)이 점점 높아가더니 하루는 애기를 낳게 되였던 모양이올시다. 정성을 드리며 기도를 드릴적에는 행여나 아들이나 하나 낳으면 하였으나 세댁 부인들은 유감스럽게도 딸들을 낳았던 모양이올시다.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꼭 마찬가지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딸들을 낳는다고 하며는 대단히 섭섭하다고 하던 때에 세댁 부인들은 섭섭한 마음들을 측량할수 없었으나 령감님들은 각각 딸들을 하나씩 얻어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딸들의 이름을 짓는데 앞집에서는 서울에서 왔다고 서울레라고 이름을 짓고 뒤집에서는 남은 서울레라고 짓는데 우리는 너울레라고 짓자. 그래 너울레라고 짓고 가운데집에서는 성이 배가요 이름은 꽃다운 방자로서 방이로 지어. 그래 이 애기가 모록모록 자라나는데 양지쪽에들 안고 나가서 어울은 대목이였다. 노 래;둥둥둥 내 딸이야 하늘로 뚝딱 떨어들졌느냐 땅으로 몰씬 솟아났느냐, 구름에 둥실 싸여왔느냐, 바람에 펄펄 날려왔느냐. 포진강의 숙향이11)가 네가 되여서 내려들왔느냐. 은하수 직녀성이 네가 되여서 내려왔느냐. 둥둥둥둥 내 딸이야 어화둥둥 내 딸이야 내게 요렇게 고울적에는 너의 에미야 얼마나 곱겠느냐. 둥둥둥 내 딸이야 낏낏낏낏 내 딸이야. 말;령감님들은 딸 하나씩 얻어가지고 너무도 좋아서 뜨물통에서 호박씨 놀듯 하고 섰단 말입니다. 이애가 사람을 아느라고 방긋방긋 웃고 자라더니 세월이 여류12)하여 여나문살씩 쑥 넘어서더니 얼굴은 국색13)이요 배우지 않은 경14)은 무불능통, 고문대가15)에 아들 둔 집에서는 숙녀16)가 있단 말을 듣고 문돌쩍에 번개불이 번쩍 일게 드나드니 하루는 아마 배뱅이하고 약혼이 되였던 모양이올시다. 약혼한지 며칠후에 례장바리 받아놓고 바느질들을 하다가 웬일인지 가운데집 배뱅이가 갑자기 하품을 한 두어서너번 함함하더니 《…아이고 어머님 나는 죽을래는가 보오.》 《이 계집애 또 죽겠다는 말이 웬말이냐.》 《글쎄 어째 그런지 골쌀인지 태산인지 어깨 넘에 등산인지 마당앞에 답싸린지 오화두통 골머리가 짜끈짜끈 죄기는데 아마도 나는 죽으려는것 같애.》 배뱅이 아버지 이 말을 듣자 《아가 배뱅아, 내 가서 약 지어가지고 올테니까 방안에 들어가 몸조리 잘하고있거라 응.》 배뱅이 아버지 약 지으러 간뒤에 배뱅이는 병세가 과도하여 세상을 떠나버리고말았습니다. 배뱅이 어머니는 너무도 기가 막혀서 이불을 막 씌워놓고 문밖에 나가서 전후사를 상사하면서 울음을 크게 울지는 못하고 얼음판에 넘어진 송아지 눈깔처럼 눈알만 멀뚱멀뚱하고 섰을적에 배뱅이 아버지는 원님 지난 후에야 나팔 불더라고 건재17) 약첩이나 지어가지고 투덕거리면서 달려오더니 《배뱅이 잡디까?》 《자는가 봅디다.》 《좀 들어가 깨우시지요.》 《싫습니다. 저는 못 깨우겠소. 어서 령감이나 들어가 깨우세요. 게야 귀잠을 들어서 잘 일어나야지요.》 배뱅이 아버지 벼락같이 달려들어와 《배뱅아, 일어나거라. 웬 낮잠을 너무 자며는 머리가 아픈 법이니라. 일어나거라. 아가 배뱅아.》 흔들어보니까 아래우가 빳빳해졌거던 《얘가 장작개비를 먹었나 동태짐을 했나, 왜 모양이 이 모양일가?》 이불을 쑥 잡아제끼고보니 잠든듯이 누워죽었으니 배뱅이 아버지 어찌 기가 막히던지 들고왔던 약봉지를 문밖으로 털썩 내던지고 울음은 크게 울지는 못하고 헌 버선 뒤축에서 소캐 삐여져나오듯 입만 삐쭉삐쭉하고 섰을적에 곁에 있던 배뱅이 어머니가 가만 보니까 잘못 하다가는 둘이 영장날것 같애서 《여보 령감님, 사자 불가부생18)으로 죽은 자식 다시 돌아와서 아버지 울지 마십시오 하고 위로해줄 일은 만무한데 너무 울지 맙시다. 그러지 말고 배뱅이 장례나 훌륭하게 지내준 후에 큰무당19)들을 불러다 큰 굿을 한다며는 배뱅이가 와서 이야기한다는데 그거라도 한번 들어봅시다그래.》 이때부터 큰무당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하는데 삼년석달 열사흘째 아무리 굿을 해야 배뱅이가 와야 만나보지. 배뱅이 아버지, 어머니는 아무것도 오는것이 없다고 방안에 들어가서 식음을 전페하고 누웠을적에.
이때에 평양에 어떠한 건달뱅이녀석 자기의 좋은 세간은 다 팔아먹고 이럭저럭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배뱅이네 앞집 술장사한테 찾아들어갔던 모양이올시다. 척 들어가면서 건달뱅이녀석이 《주인할머님, 계십니까?》 여든아홉난 할머니 이발은 다 빠지고 이틀만 남은 할머니… 《애이고, 게 뉘기요.》 《지나가던 행객이올시다.》 《애이고, 시장하겠고만. 어서 들어오라구.》 건달뱅이녀석 자기 주머니 귀때기를 만져보니까 엽전 네푼이 꼭 남아있는데 《쥔 할머님, 이거 맞돈이올시다. 돈을 생각하지 않고 술 한주전자만 내다주세요.》 이 할머님은 맞돈짜리만 들어왔다고 반가와서 들어가더니 제일 큰 주전자에다가 한주전자 내다주는데 목구멍 시장다리에 배고파 돌아다니던 녀석 좀 잘 먹을턱이 있나요. 술 한주전자 들고서 단숨에 쭈욱 들여마시더니 호랑이 나비 잡아먹듯, 고래 뱀장어 잡아먹듯 배속에서 자꾸 술 더 들여오라고 너들거리는데 견딜수가 있어야지. 《쥔 할머님, 너무 뜨나마 사람 보고 다정스럽게 그러넌데 저-강원도땅에 다 돌아다니다가 물어드릴터이니까 술 한주전자만 외상 맡기세요.》 《뭣이? 아이새끼 상판대기 보라. 전당국에 드나들던 양푼 밑구멍같이 상판대기가 번드릉 번드릉 해가지고 전대20)구멍으로도 못 보던 새끼. 날보고 술 외상 맡기라고? 저런 놈의 새끼 꼴보기 싫어서 이놈의 탁배기장사를 고만두고 말아야지.》 《아니, 이놈의 할머니 술 한잔 안 맡기겠으면 그저 가만있지 아구리질은 웬 아구리질이야 엉. 이놈의 할머니 동냥은 주든지 안 주든지 쪽박은 왜 깨뜨리는거야 응. 이놈 할머니 매란 말만 들어보았지 맞어보지는 못한 모양이로구만.》 술독을 들어서 덮었다 씌우려니까 《아이고 끔찍해라. 요놈의 종자, 네가 가만 보니 뉘깔에 붉은 실오래기가 왔다갔다 하는게 장래 숱한 사람 치게 생겼다. 곱게 먹고 곱게 가거라.》 건달뱅이녀석은 곱게 먹고 곱게 가거라 그랬다고서 부엌에 들어가더니 술단지를 그러안더니 술단지하고 같이 모짜로 나가자빠지면서 벌컥벌컥 들여마시더니 못된 놈의 밸에 점잖은 술잔이나 들어가놓으니까 술주정이 나오는데 견딜수가 있어야지 《하하하하 되겠니. 내가 누구라고. 저 도강산21)에다 돈 붙이고 놀던 나를 몰라. 이놈의 할머니 어데다 대고 아구리질이야. 이놈의 할머니 응…》 이 할머니 어찌 혼이 났던지 부엌에 쫓겨나가서 벌벌 떨고있었는데 《아이고 끔찍해라. 요놈의 자식, 너는 네 에미도 없고 네 할미도 없단 말이가 응? 요놈의 종자 아무리 끔찍스레 그래도 잠뱅이 하나라도 벗어놓고 가리라 요놈의 자식.》 미신에 젖고 또 젖은 이 할머니 술주정뱅이녀석 술주정하는줄은 모르고 터전22)에서 탈났다고 청주 웃국을 찔러가지고 터전23)에 나가서 빌고 앉았겠지. 《아이고 끔찍해라. 정월초하루날 술 한잔 못 부어드린 죄외다. 곱게 물러주소. 곱게 물러달라구요. 미욱한 인생이 잘못한것은 다 담당하고요.》 어느때가 되였는지 술주정뱅이녀석이 실컷 자다가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이 할머니는 너무도 혼이 나서 어떻게 생긴 녀석이 그렇게 무섭게 그랬나 보겠다고서 상판구경이나 똑똑히 해두었다가 이다음에 술값이나 받으려고 상판구경 들어가는데 잘못하다가는 또 깰것 같아서 나와 같이 가만가만 들어가보는데 《에 고놈의 자식, 상판대기 법째이24) 넙적하다. 고놈의 자식, 상판에 전부 고기천지로군그래. 장래 많은 탁배기 처먹고 많은 사람 치게 생겼다.》 그러던판에 이 녀석은 도리깨잠25)을 자다가서 뒤다리를 들었다놓으면서 《할머님!》 하니까 《아이고 끔찍해라. 요놈의 종자 너도 깼고나.》 《에, 랭수나 한그릇 주세요. 할머님.》 《애 요놈의 종자, 랭수 줄테이니까 곱게 먹고 곱게 가시오.》 랭수를 달래 마시고 나앉았는데 그때야 뭐이 뒤에서 쿵탕 치르르르 굿하는 소리가 나거든 《할머님, 이거 무슨 굿이요. 기밀굿26)이요 철머리굿27)이요?》 《아 고놈의 종자 가만 보니까 무당네 웃칸에서 길러났구만그래.》 《어째서요?》 《아 그러기에 요즘 수심가엮음 좔좔 내리 니르도록 굿이름을 답세우지. 기밀굿이람매. 기밀굿이야.》 《아니- 뉘가 죽었나요?》 《하, 서울에서 벼슬하던 량반들 우리 집 뒤에 와서 부지런하게 살더니 례장바리를 받아놓고 바느질들을 모여앉아서 하다 가운데 집 배뱅이 갑자기 하품 세번에 죽었지. 생각하면 남의 일 같지 않어.》 《할머님,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앞뒤집에서 살던 정의로 해서도… 그거 부자집이니까 례장도 훌륭한게 왔겠습니다그려.》 《나야 촌할머니가 무엇 아나. 요즘 새로 난 비단들 많이 왔지.》 《어드런것들 다 왔어요?》 《달같이 둥금한 놈도 있고 해같이 번드락번드락 하는 놈도 있고 구름같이 뭉게뭉게 하는 놈28)도 있지.》 《거 좋은게 참 많이 왔습네다. 할머님, 월자지환29)은 아니 왔어요?》 《요새끼 또, 월자지환이 무언고?》 《닭의 가락지 말씀이외다.》 《망할자식, 촌할머님 보고 문자만 툭툭 써넣거니 거 알간. 여늬것 참 좋은게 다 왔도나. 강계다리 열두쌍 큰머리30) 하고 박속같은 은가락지 손구부레이 같은 놈, 아래간 엄나무빼람31)속에다가 쑥 잡아넣두나.》 《거 좋은게 왔습니다. 할머님, 저- 패물32)은 아니 왔어요?》 《요새끼 또, 패물이 무엇인고?》 《색시들 시집 올 때에 옆구리 차고오는것 있지 않아요.》 《오- 옳지. 솔다리 노리개 말이로구나.》 《예.》 《고새끼 거 정 유식하다. 아까는 소학33)의 문자를 쓰더니 이번에는 대학33)의 문자를 쓰노나, 응. 거 참 좋은게 다 달렸더라. 닭의 발자귀같이 생긴 놈도 달려있고 성냥갑같이 생긴 놈도 달려있고 왼끝에는 개발톱인데 고트매끼34)에다가 은장식을 했던그래.》 《할머님, 그게 호동 호험35)입니다.》 《요새끼, 호험이 무언고?》 《범의 발톱이요.》 《아이고 끔찍해라. 요놈의 자식 글쎄 어째 그런지 그놈을 만지니까 머리칼이 다 오싹하두나.》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할머님 안녕히 계십시오. 이다음에 오다가 다 물어드릴터이니까요.》 《너 이다음에 또 오겠어?》 《또 와야 술값이나 물어드리지 않겠소.》 《애 요놈의 종자, 너 정 또 오겠으면 한 댓새전에 편지라도 좀 하고 오너라.》 《어째서요?》 《애 요놈의 종자, 너 정 또 오겠으면 우리 집을 돌아가면서 떡메로 멨다치고 뛰고말겠다.》 이때에 건달뱅이녀석 술장사 할머니에게서 배뱅이 죽은 력사와 배뱅이네 재산이 얼마이며 배뱅이네 력사를 전부 다 알아가지고 굿하는데를 돌아들어가니 큰무당들이 모여서 굿을 하는데 자기야 굿하는 격식을 아나 굿을 해들 보았나 경험이 있는가. 좌우간 왔던김에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를 만나보고 가야겠는데 삼년석달 열흘째 마지막으로 하는 굿이라고서 무당들도 큰 굿을 한거리 못 얻어 할가보아 싸움들을 하면서 드나드는판인데 웬만한 솜씨 가지고서는 굿 한거리 하기가 매우 힘들겠단 말이야. 그러나 너희들은 다 거짓말쟁이로다. 나는 진짜 술장사 할머님한테 들었으니까 내가 진짜 무당노릇을 해야 되겠다 하고 장담하고 들어가더니 《저, 지나가는 나그네 굿 한거리 하겠다고 여쭈어라. 얘.》 《지나가는 나그네는 쓸데없다고 여쭈어라36).》 쓸데없다고 하는데 굿하게 됐어야지. 가만 생각해보니까… 에따 안되였다. 게거품을 한아구리 물고서 벌벌 떠느라며는 무슨 귀신이 있다고 할것이니 떨어볼수밖에 없다 하고 벌벌 떠는데 아마도 저와 같이 떨었던 모양이올시다. 《에헤, 괘씸하고나. 어떠한 소전37)인줄을 알았드냐. 하늘을 쓰고 맴돌이 하고 땅을 집어 묵집어가 번개불에 담배불 붙이고 멍석 말아 홀뚜기38)불던 신장39)이 아니냐 하고 여쭈어라. 에헤, 내가 한거리 놀고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너희가 즉사 박사 영명사 다람사 꺾꿈쎄 큰 결단날줄 알아라.》 호령하는 바람에 무당들이 돌아서보니까 상판이 떡판같이 생긴 녀석이 어제 저녁에 먹은 술이 상기도 깨지 않아서 입에서는 술냄새를 펑펑 풍기고 들어오는데 보기만 하여도 무섭게 생긴데다가 한 삼년째 홀애비생활을 되는대로 해놓아서 잠뱅이 한곳이라도 뀌여진데 있으면 실바늘 가져다 꺼러매 입지는 못하고 복성알같은 놈에 장매돌40)을 가져다대고 비끄러매고 비끄러매곤 해서 무당들이 갑자기 엉겁결에 쳐다보니까 몸뗑이에는 전부가 방울천지 같지. 큰 귀신이 붙었겠다. 무당들이 돌아서 나오면서 빌러나오는데 잘못 빌다가는 손바닥까지 께붙을것 같아서 나처럼 손바닥을 벌려서 빌며 나오는데 《에헤, 신장님 오시는 길에 길맞이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외다. 죄줄로 밥 먹는 인간이 아는것은 없사옵고 모르는것은 많사와 덮어 담당하시옵고 꼬깔이나 하나 하고 장삼41)이나 하나 하고 내다가 줄테이니까 한거리 즐겁게 놀다가 가옵소샤.》 꼬깔 장삼을 척 얻어입더니 본시 돌아다니면서 념불마디나 배워둔 녀석이요. 술장사 할머니에게서 들은대로만 말하기 작정인데 좌우간에 왔던 길에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를 한번 만나보고 가야겠는데 진짜 배뱅이가 온것처럼 고향산천이 반갑다고 념불이나 해야 되겠는데 하고 념불을 하는데 노 래;반갑고나 반갑고나 고향산천이 반갑고나 공수래며는 공수거42)하니 왔으니 오난줄을 어느 뉘가 알며 갔으니 갔는줄을 어느 뉘가 알랴. 말;이때에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는 여지껏 굿을 해야 녀자무당만이 굿을 했지. 남자무당이 와서 굿하는것이 오날 처음이니까 볼수밖에 없다 하고 슬근슬근 채리고 나올적에 동리 굿구경군들은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가 여태 꿈쩍 아니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나온다고 목을 제끼고 바라보다가 배뱅이 어머니 문밖에 턱 나서는것을 보더니 《야- 저기 배뱅이 어머님 나온다 나온다.》고 대주는데 모를리가 있겠소. (옳지. 저놈의 할머니가 배뱅이 어머니로구나. 어서 나와서 몇만냥 내놓아야 이 방울 달린 옷을 벗어놓겠소다. 어서 나오시오.) 하고 고대하는 판인데 이 할머님은 그런 굿에 너무 속아넘어가서 속지 않겠다고 바싹 무당앞에 마주서더니 눈만 깜박하고 섰을적에 (옛다 이놈의 할머니 가슴이 지끈하게 진짜 배뱅이가 왔노라고 기밀을 드려야겠다)고 과따치는데 노 래; 어머니, 아버지 먼저길 구조상과 나종간 신조상이며 앞세우거니 뒤세우거니 불초43)의 녀식 배뱅이 왔소. 어머니, 어머니, 삼년석달 열사흘을 굿하는줄을 알았어도 이 생과 저 생이 길이 달라 못 왔댔소. 어머니, 어머니. 말;배뱅이 어머니, 아버지는 인제야 진짜 배뱅이가 왔노라. 사람이 너무도 슬플것 같으면 눈물이 북받치여 울음은 크게 울지도 못하고 헌 버선 뒤축에서 소캐 뽑아가지고 물레토리44) 올리려고 비비듯 한참 입술을 비비고 섰겠다. 《왔고나… 나 많은 네 에미, 애비는 누귀를 믿고 살려고 고렇게 죽었단 말이가.》 배뱅이 아버지는 다인소시45)에 점잖은 체면에 울음은 크게 울지는 못하고 성난 두꺼비 숨쉬듯 배만 풀드럭거리더니 《요놈의 종자 거저 잡아가거라. 이번에 왔다가는 길에 네 에미, 애비 모가지를 오월 단오날 한돈짜리 송고떡46) 짜르도록 뚝 짤라가거라. 요놈의 종자.》 동리 할머니들은 《아니 온다더니 오늘이야 왔고만.》 젊은 부인들은 어린 애기의 손길을 잡고 굿구경 와섰다가 사람은 무엇보다도 감정지동물이라 남의 희로애락을 동정해주는것이 인정사에 떳떳한 일이라 《형님, 우리가 요렇게 슬플적엔 저의 에미야 얼마나 슬플가?》 어린 애기들은 저의 어머님이 우니까 걱정스러워서 치마자락에 발을 동동 굴면서 울겠다. 《어마니, 울지 말아. 잉잉. 나는 아버지한테 가 대주겠다. 굿구경 가서 울었다고.》 커다란 놈은 자기 어머님이 우니까 걱정스러워서 저의 어머님의 얼굴을 보고 한참씩 돌아서 생각해보다 울겠다. 《좋다. 어머님 울겠으면 코나 좀 씻고 울람. 보기 싫어. 잉잉.》 령감님들은 《헤- 세세 틈틈이 요사스러이. 녀자들이 굿을 구경 가서 울지 적어도 장부야 눈물이 야투 배겼으리라고.》 장담하고 들어가더니 아닐세라 돌아서 나오면서 《헤고 기가 막혀서 사람, 거 남의 일 같지 않을세. 갑세 갑세 가자우. 아 가자구 그러는데그래.》 모조리 동정의 눈물을 흘려줄적에 노 래;어마니, 아버지 약도춘풍불행 화인추송락화태47)요 춘산에 지는 꽃이 지고싶어지며 박명한 배뱅이 신세 죽고싶어 죽었겠소.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약 지으러 갔다 돌아오는것도 못 볼적엔 소녀의 마음이야 어떠하였겠소. 어머니 어머니. 말;배뱅이 어머니는 《야, 이거 정말 사설질이나 잴잴 하지 말라. 이거 정말 속상해 죽겠다.》 배뱅이 아버지는 설음을 참느라고 《여러말 할거 있소. 이번에 왔다가는 길에 집이라도 떡메로 멧다치고 가랍시다그려.》 노 래;어마니, 아버지 마지막 가는 길에 어려서 놀던 정의로 해서 앞뒤집 서울레 너울레나 한번씩 만나보고 갔으면 좋겠고나. 말;하 서울레 너울레는 어린 애기들의 손길을 잡고 굿구경 왔다가 박사무당48)이 갑자기 저 만나보고 가겠다고 하니까 가슴이 철렁한단 말이야. 저희끼리 옆구리를 꾹 찌르면서 《얘, 이젠 굿구경 그만두고 가자 얘.》 저희끼리 몰래 그런다던것이 박사무당에게 들켜놓았단 말이야. 《가기는 어디를 간다고 그러느냐.》 《하이익코, 계집애 망칙해라. 아깨부터 가자 가자 하니까 오죽하니 알어듣니. 그 모양될줄 알었지. 얘.》 《내가 먼저 가자고 그랬지. 네가 먼저 가자고 그랬어. 얘.》 저희끼리 싸움이 일어났는데 《오냐, 그만두어라. 다 알었다. 너희가 배뱅이 죽었다고 괄세를 하노나. 하 너희가 몰라볼진댄 나도 몰라보겠고나. 얼도깨비49)가 복은 못 주어도 화는 준다고 하였으니 이번에 마지막 가는 길에 너의 앞뒤집에 망나니새끼를 내 잡아 앞세우고야 가겠다. 잉…》 미신 믿는 아주머니들 어린 애기들의 머리를 만져보니까 머리가 뜨끈뜨끈 한것 같기도 하고 손목을 만져보니까 손목이 또 오물오물 하거든. 《얘, 형네 애기도 그러니?》 《우리 애기도 그렇다 얘.》 《웬만하면 한손씩 쥐고 이야기나 할가보다 얘… 그래야 할가부다 얘.》 《얘가… 또 어떻게 시집살이를 못하고 쫓겨날려는가보구나.》 동리 할머님들은 무엇도 모르고 자꾸 권하지. 《얘 불쌍하고나 배뱅이가 와서 그러지 박사무당이 그러겠니. 어려서 놀던 정으로 하여서도 한손씩 쥐고 이얘기나 하렴.》 이 할머님의 말씀이 어렵고 두려워서 그런것이 아니라 잘못 하다가는 또 귀중한 애기를 잡아가겠다고 과따칠것 같으니까 나가보기는 보아야겠는데… 이 건달뱅이녀석은 본래 눈치가 빠른 녀석이요, 서울레 너울레 눈치를 보니까 결이 새파랗게 나 돌아섰는데 잘못하다가는 서울레 너울레한테 크게 경칠것 같단 말이야. 엣다 이번에는 서울레 너울레를 위로해주어야겠다 하고 과따치는데 《옛다. 서울레 너울레야 말 들어보아라. 아까는 잠간 분한지심50)에 그랬거니와 동생지간51)에 어찌 복은 못 주나 화야 주겠느냐. 하, 너의 아들을 보니 다른것은 못다 주어도 명을 빌고 락을 빌며 선팔십 후팔십 일백 예순 살게 점지하니 그리 알어라. 하.》 그때야 마음이 생구드렁해 돌아서면서 녀자 남자 손목 쥐고 이야기한다는것이 무슨 큰 죄라고서 《옛다, 말할거 있으면 실컷 해라.》 노 래;어머니, 아버지 마지막 가는 길에 또 한가지 부탁할것이 있소이다. 박명52)한 배뱅이 죽어 혼신이 평양에 사는 박사무당의 몸을 빌고 입을 빌었으니 신세를 론지하면 백골이 난망이요 사후진토53)라도 못 잊겠으니 만분지일이라도 신세를 갚아주오. 어머니 어머니, 나 시집 보내려고 례장 받았던 은금 채단54)보물등속 아래칸 웃끝 벽천뒤지 동켠에다 월자지환 서켠에다 패물 등속55) 배뱅이 죽었다고 불놓지 말고 팬치지 말고 평양에 사는 박사무당앞에 다 내놓소. 어머니, 어머니. 말;이때에 례장 받았던 물건 보기만 해도 결이 펄펄 나서 그러던차에 모도 들춰내다가 박사무당앞으로 내놓아 실리워주는데 동리 굿구경군들은 《야- 그 녀석에 귀들개56) 아니면 은송곳57)이로다. 저의 아버지 갓이나 한번 더 찾아보라고 하자.》 동내 갓을 태산같이 쌓놓고 찾으라고 하는데 다른것은 술장사할머니에게서 들어서 아나 이것이야 어찌 아는 재간이 있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감추는 갓이 속에 감추었지. 겉에서부터 찢어던지노라면 무슨 귀신이 있다고 할것이니 찢을수밖에 없다.) 하고 찢으랴고 덤벼드는데 갓 찾는 녀석이 찢을 필요는 없지마는 동리 굿구경군에게 눈치를 보려고 갓 하나를 척 잡더니 좀씩 저의 아버지 갓이라고 쑹얼거리다가서 찢는데 (오-냐, 이것이 우리 아버지 갓인가 보고나.) 하 저기 저 모귀에 서있는 량반의 눈치를 보니까 《하, 그게 저의 아버지 갓이라고 하니까.》 《하, 그게 저의 아버지 갓이 아니라고 하니까.》 아니로구나. 하, 쭉 찢어놓으니까 첫 개인데 《얘, 거 가만 두어라.》 (옛다. 이번에는 가슴이 철렁하게 좀더 크게 고함쳐서 무섭게 굴어야겠다.) 하고 과따치는데 갓 하나를 턱 잡더니 노 래;양태58)는 비록 우리 아버지 갓과 같다마는 모자59)를 보니 또 아니로구나. 말;쭉 찢어놓으니까 저 모카이 섰던 량반이 제 갓 찢기우고 돌아서는것이 분명하거든. 두통을 뻑뻑 긁으면서 《나는 내 갓 찾겠소. 나는 래일 장마당에 가려고 남의 갓 얻어쓰고 왔는데 저것 찢기우게 되며는 뉘기해를 얻어쓸것이 없어.》 《나도 내것 찾겠소. 귀신 게정머리가 사나와서 그러지 저의 아버지 갓을 모를리가 없어.》 으악하고 달려들더니 제 갓이가 내 갓이가 모두 상태기60)를 부여잡고 싸움이 일어났는데 한참 갓 찾느라고 싸움할적에는 죽어라고 욕을 해도 모르겠단 말이지. (옛다. 남은 갓 찾는다고 싸움하는데 나도 거저 섰기 심심하니 푸닥거리61)밖에 할수 없다.) 하고 푸닥거리를 하는데 노 래;어서 와 골라가라 다 골라가거라 하나만 남겨두고 다 골라가거라 싸움 하지 말고서 다 골라가거라 나는 모르겠다 다 골라 가거라 오그라뜨리지 말고서 다 골라가거라 말;한참 갓 찾느라고 서툰 소리하는것을 모르고 나종에 갓 다 찾아쓰더니 그 무당 굿 썩 잘한다고 또 그런단 말이야.
나종에 갓 다 찾아쓰고 같은 갓이 꼭 세개인데 통영 통양62) 중사립63)에다가 공단64) 갓끈 접었는데다가 참 좋거던. 그러나 서울레 너울레와 배뱅이 아버지 갓을 알수가 있어야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배뱅이 아버지가 얼굴이 태상머리요. 우묵눈이 개발이코요 란간 이마에 아조 험하게 생겼는데 저런 머리에다 썼을적에 한해 이태만 쓰던것이 아니고 적어도 수십년 쓰던 갓이니까 양태가 찌그러져도 찌그러진데가 있겠다고 찌그러진 갓을 고를수밖에 없겠다 하고 이리 뒤적 저리 뒤적 고르니까 마침내 양태찌그러진 갓이 있거던. (옳지. 이것이 배뱅이 아버지 갓이로구나…) 갓을 턱 잡더니… 노 래;(긴 념불) 통영통양은 중사립에다가 공단 갓끈 접은것만이 내 솜씨 남아있고나.
말;평양 살면서 다 팔아먹던 재산 배뱅이굿에다 반봉창했소. 노 래;이덕저덕 뉘덕 해야 술장사 할머니 입덕이외다 (잦은 념불) 기나긴 념불, 목이나 아프니 잦은 념불로 넘어가자 잘 속는다 잘 속는다 배뱅이 아버지 잘 속는다 잘 넘어간다 잘 넘어간다 배뱅이 어머니 잘 넘어 간다 돈 벌어가지고 가는 길에 술장사 할머니 신세나 갚고 가자
〔주 해〕
1) 배뱅이굿;평안도 룡강일대에서 창작공연된 독연극의 명칭. 지금까지 발굴된 우리 나라 중세의 독연극대본으로서는 가장 오랜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리조 10대왕인 연산군이 《배뱅이굿》과 줄거리가 같은 작품에 직접 출연한 일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연산군이 《배뱅이굿》에 흥미를 가지고있었다는 말로 해석할수 있다. 왕이 이렇게 하였다는것은 16세기때 이미 《배뱅이굿》이 상당한 정도로 형상이 원숙해지고 널리 전파되였다는것을 말해준다. 이 책에 올리는 《배뱅이굿》대본은 주체45(1956)년에 새로 조사발굴된것을 극문학적표기방식에 준하여 약간 다듬은것이다. 2) 유경원조;주경월조(晝耕月釣), 낮에 밭갈고 달밤에 고기를 낚는다는 뜻. 3) 정성;여기서는 소위 아이를 배게 한다는 삼신할미라는 《신령》에게 온갖 성의를 다해서 비는것. 4) 심산유곡(深山幽谷);깊은 산 으슥한 골짜기. 5) 울밀(鬱密);(나무가) 우거져 촘촘함. 6) 월출동령(月出東嶺);달이 동쪽 산마루에 뜨다. 7) 옥녀(玉女);옥과 같이 깨끗한 녀자. 8) 만지;먼저. 9) 일장춘몽(一場春夢);한바탕의 봄꿈. 허망하고 덧없는 일을 비유하는 말. 10) 앞남산;임신한 녀인의 불룩한 배를 비유한 말. 11) 숙향이;고전소설 《숙향전》의 주인공 이름. 12) 여류(如流);물 흐르듯 함. 13) 국색(國色);나라안에서 으뜸가는 미인. 14) 경(經);여기서는 고전도서라는 뜻. 15) 고문대가(高門大家);지체높고 잘사는 큰집. 16) 숙녀(淑女);교양과 덕행이 있는 녀인. 17) 건재(乾材);말린 고려약재. 18) 사자 불가부생(死者 不可復生);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나지 못함. 19) 큰무당;소문난 무당 또는 굿을 맡아서 치르는 무당. (굿을 할 때 참가하는 작은 무당들을 지휘한다.) 20) 전대(纏帶);어깨에 메거나 허리에 두르거나 하여 가지고 다니기에 편리하도록 만든 걀쭉한 자루모양의 용기 또는 돈자루(錢袋). 21) 도강산;도박군 또는 도적들의 세상이라는 뜻. 22) 터전;집터. 여기서는 집터를 지킨다는 신령(터주)을 념두에 둔 말. 23) 터전;이 경우는 터주를 위해 둔 곳. 24) 법째이;대단히. 25) 도리깨잠;탈곡할 때 도리깨를 돌리듯이 디굴디굴 굴면서 자는 갈개는 잠. 26) 기밀굿;굿의 한가지. 27) 철머리굿;굿의 일종. 28) 뭉게뭉게 하는 놈;비단이름을 비유한 표현. 달같이 둥금한 놈-달무늬 놓은 비단인 월광단. 해같이 번들거리는 놈-해나 해빛무늬의 비단인 일광단. 구름같이 뭉게뭉게 하는 놈-구름무늬를 놓은 비단인 운문단. 29) 월자지환;가락지의 한가지. 30) 큰머리;례식에서 새색시 등이 자기의 본머리우에 딴머리로 만든 다리로 크게 틀어얹은 머리. 31) 엄나무빼람;고급목재인 엄나무로 짜서 책상, 장농, 문갑, 경대 등에 뺐다 끼웠다 하게 만든 서랍. 32) 패물(佩物);몸에 차는 치레거리, 노리개. 33) 소학, 대학(小學, 大學);책이름들 또는 책의 편의 이름. 34) 고트매끼;노리개끈. 35) 호동, 호험;노리개이름. 36) 여쭈어라;말씀드려라. 여기서는 여쭈어라는 표현을 쓰는 독특한 풍습을 반영한 경우이다. 옛날 풍습에는 이른바 지체가 있다는 집을 찾아가면 주인대신에 심부름하는 사람(녀인)이 나와서 나그네를 상대하는데(대체 대문은 닫겨있고 대문안과 밖에서 대화하면서) 그 심부름하는 사람이 나그네의 말을 듣고 들어가서 녀주인에게 전달한 다음 대답을 받아가지고 나와서는 주인이 말하는 투로 뭐뭐라고 나그네에게 여쭈어라고 말하였다. 심부름하는 사람을 천시하며 량반집녀인이 타성남자와 내외하는 풍습에서 생겨난 고루한 말법이였다. 37) 소전(所前);앞. 여기서는 어떤분의 앞이라는 뜻. 38) 홀뚜기;호드기. 버들가지의 물이 오른 통껍질을 벗긴것이나 밀짚토막으로 만든 일종의 피리. 39) 신장(神將);여기서는 죽은 사람의 혼이 무당에게 내린것을 의미한다. 40) 장매돌;길게 생긴 물건을 세로 동이는데 쓰는 끈 또는 그렇게 동인 물건. 41) 장삼;무당이 굿할 때나 중이 입는 긴 웃옷. 42)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사람이 빈손 쥐고 태여났다가 죽으면 빈손으로 떠나간다는 뜻. 43) 불초(不肖);못나고 어리석다. 44) 물레토리;물레토시. 45) 다인소시(多人所視);여러 사람이 보는데. 46) 송고떡;송기떡. 47) 약도춘풍불행 화인추송락화태(若到春風不行 化人追送落花態);봄바람 부는 시절에 가지 않으면 사람이 죽어 보내는 길이 꽃이 지는 모양같이 된다는 뜻. 48) 박사무당;남자무당. 49) 얼도깨비;덜된 도깨비. 50) 분한지심(憤恨之心);분하고 한스러운 마음. 51) 동생지간(同生之間);같이 살았던 사이 또는 같은 해에 난 사이. 52) 박명(薄命);운명이 기박함. 53) 사후진토(死後塵土);죽어서 몸이 흙으로 됨. 54) 채단(綵緞);온갖 비단을 통털어 이르는 말. 55) 등속(等屬);그러루한것들. 56) 귀들개;귀것, 즉 귀신같다는 소리. 57) 은송곳;은으로 만든 송곳. 여기서는 은침질하는것처럼 신통하다는 의미. 58) 양태;모양 또는 갓 양태 59) 모자;갓의 가운데 부분이 둥그렇게 솟아오른것. 60) 상태기;상투. 61) 푸닥거리;무당이 부정이나 살을 푼다고 하면서 진행하는 간단한 굿. 62) 통영 통양;경상남도 통영에서 만든 량태를 단 품질이 썩 좋은 갓. 63) 중사립(中絲笠);명주실로 싸개를 하여 만든 중간정도로 큰 갓. 64) 공단(貢緞);두껍고 무늬가 없는 비단의 한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