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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오광대
나오는 탈
문둥탈 홍백탈 흑탈 삐뚜르미 손님 조리중 원량반 말뚜기 둘째 량반 비비량반 제자각시 상좌중 활량 할미 끝돌이 포수 (기타탈) 놀량패 담보 사자 영노
제1과장 문둥탈놀이
△ 풍악소리가 건드러지게 울린다. 무대 왼편에서 문둥탈 나온다. 안면이 찌부러진 추한 얼굴에 곰배팔, 절름발이다. 징, 북, 저대, 장고장단에 따라 우줄우줄 제멋에 겨워 병신동작으로 무대를 돌며 춤 절반 몸짓 절반을 한다. 풍악소리 멎는다. 문 둥 이;요래뵈도 난 량반이란 말이야. 저- 상놈들쯤이야 내 호령 한마디에 그저 허리가 굽실, 쩔쩔매야 하거던. △ 꽹과리가 치는 장단이 신명을 돋군다. 문둥이 우줄우줄 병신춤을 계속 추면서 무대를 한바퀴 또 돈다. 곰배팔로 힝 코푼다. 문 둥 이;량반이란 참 좋은거지. 얼씨구 좋다 량반 좋다. △ 풍악이 고조된다. 그에 따라 문둥이 무대를 돌면서 춤추다가 왼편으로 퇴장.
제2과장 풍자탈놀이
△ 풍악소리 서서히 흐른다. -홍백탈이 왼편에서 등장한다. 탈 반쪽은 홍색, 반쪽은 백색이다. 오른손에 접부채를 펴들고 무대를 돌면서 춤춘다. 장단이 차차 고조되는데 따라 춤가락도 빨라진다. -흑탈이 무대 오른쪽에서 등장. 얼굴절반이 검은색, 머리는 닭알색이다. 두손이 다 맨주먹이다. 홍백탈과는 상반되는 방향으로 무대를 돌며 춤춘다. 두 탈이 무대복판에서 만나 서로 맞춤을 춘다. -삐뚜르미탈이 왼쪽으로 등장해서 이들의 춤광경을 바라본다. 얼굴은 삐뚜러지고 몸도 반신불수이다. 그도 흥이 나서 무대를 돌면서 엎치락뒤치락 병신춤을 춘다. 한바퀴 돌고 무대복판에 들어선다. 그때까지 계속 춤추고있던 홍백탈과 흑탈이 자리를 내여주고 무대 좌우주변으로 갈라져 춤을 련속 춘다. -삐뚜르미가 춤을 멈추고 웃옷자락을 헤치고서 작은 손거울을 하나 꺼내여 제모습을 비쳐본다. 이만하면 과히 못난 축은 아니라는듯 자기 만족을 하고 또 춤을 춘다. -손님탈이 오른쪽에서 등장한다. 온 얼굴이 얽은곰보이다. 대막대를 짚고 《강서신사명》(강서신을 맡아 위하는 관가의 명령이라는 뜻)이라고 쓴 천연두수호신의 기발을 어깨에 메고 유유히 나와 홍백탈, 흑탈과 마주서서 같이 춤춘다. 삐뚜르미는 무대복판에서 혼자 춤춘다. -조리중이 왼편에서 나온다. 송낙 쓰고 장삼 입고 목탁 치면서 요망스러운 행동거지다. 무대를 한바퀴 휙 돌면서 장단에 응하여 한번씩 춤춘 다음 또 속보로 돈다. 홍백탈, 흑탈, 손님탈은 대체로 같은 자세에서 풍악장단에 맞춰 춤추고 삐뚜르미와 조리중은 각각 특이한 자세로 제멋에 겨워 춤춘다. -둘째 량반이 오른편에서 나온다. 정자관2)을 쓰고 청사도포3)에 코밑과 턱에 수염이 약간 났다. 오른손에 부채, 왼손에 지팽이를 들었다. 점잖은 자세로 느릿느릿 무대복판으로 간다. 홍백탈, 흑탈, 손님탈들은 왼편, 삐뚜르미는 오른편으로 갈라져 장단타고 춤추며 조리중은 여전히 빠른 걸음으로 무대를 돌면서 행동을 계속한다. -원량반이 무대 왼쪽에서 등장, 관쓰고 청사도포 입고 수염이 길다. 커다란 부채와 지팽이를 들었다. 거드름을 피우면서 무대를 천천히 돌아서 복판으로 간다. 다른 등장인물들은 무대곁으로 밀려나 각자가 적당한 위치에서 장단을 계속 탄다. 원량반, 두팔을 벌려 춤을 중지시킨다. 다른 인물들은 퇴장하고 반주는 멎는다. 원 량 반;이미 나온김에 말뚜기나 한번 불러봐야지. (수염을 쓰다듬으며 긴 소리로) 이놈 말뚝아- △ 말뚜기소리 《예-》 말뚜기 왼쪽으로 등장. 험상궂은 얼굴에 패랭이4) 쓰고 오른손에 채찍을 들었다. 풍악이 다시 울린다. 말뚜기가 무대를 한바퀴 돌다가 원량반앞에 다가가서 선다. 반주가 멎는다. 말 뚜 기;옳아, 화지(불의)근본은 수인씨5)라어든 생원님께서 말뚜기를 부르시오니 말뚜기 문안이요- (두손 모아 읍6)한다.) 원 량 반;(교만하게 거드름을 피우면서 재담조로) 소년당상7) 애기도령님은 좌우로 벌려서서 소 잡아 북 메고 말 잡아 장고 메고 개 잡아 소고 메고 안성맞춤8) 깽수(꽹과리)치고 운봉내기 징 치고 술 거르고 떡치고 홍문연9) 높은 잔치 항장10)이 칼춤 출 때 이내 몸은 흥글흥글하여 석탑에 비껴앉아 고금사를 곰곰 생각할 때 이제 제 할미 붙고 홍각대명을 우쭌우쭌 갈 놈11)들이 량반의 칠륭뒤에 응모갱갱12) 하는 소리, 량반이 잠을 이루지 못하여 이미 금란차13)로 나온김에 말뚜기나 한번 불러보자. 이놈 말뚝아, 말뚝아- △ 원량반과 말뚜기 저마끔 춤춘다. 풍악이 멎는다. 말 뚜 기;(굽석 하고 나서 재담조로 받는다.) 예-이 예-, 옳소. 동정14)은 가을 가고 천봉만학15)은 그림을 그려있고 양류천만사 각유춘풍16) 자랑하고 탐화봉접17)은 춘락18)에 하늘하늘, 별유천지요, 비인간19)이라, 어디서 말뚜기를 부르고계시는지. 말뚜기 문안이요,- 문안 아홉가지, 편안 아홉가지, 이구 십팔 열여덟가지, 문안을 잘못 받으면 생원님의 혀가 쑥 빠질것이요. △ 풍악 친다. 원량반과 말뚜기 저마끔 춤춘다. 반주 멎는다. 원 량 반;(역시 재담조로) 이때는 어느때뇨. 놀기 좋은 춘삼월 호시로다. 석양은 재를 넘고 강마20) 슬피 울제 초당21)에 노신 량반 고연22)코 노시기를 가장을 불러 훈장을 단속, 모모 친구 통기하여 일배주 담화차로 흥겨워 내려가서 한잔 먹고 두잔 먹고 삼석잔 거듭 먹고 일배일배부일배23)라 주인은 누구누구 모였던고? 영양공주, 란양공주, 진채봉, 계섬월, 백능파, 심뇨연, 가춘운, 적경홍24) 모두 모였는데 월태화용25) 고운 태도 량반이 눈을 들어 씨익 쳐다보니 량반의 마음은 흔글흔글하여 춤이나 추고 놀아보세. 이놈 말뚝아- △ 풍악소리 요란히 난다. 원량반과 말뚜기가 각각 반대방향에서 무대주위를 돌며 춤추다가 중심에 와서 멈춘다. 반주도 멎는다. 말 뚜 기;예- 옳소. 날씨가 덥덥무려하니 량반의 자손들이 련당못에 줄남생이새끼 모이듯이, 손골목 개새끼 모이듯이, 논두렁에 무자수새끼 모이듯이 때때로 모아서서 말뚝인지 소뚝인지 하사월 초파일에 장안만호 등 달듯26)이, 과거장중에 제 의부애비 부르듯이27) 그저 말뚝아, 말뚝아. △ 말뚜기 풍악이 다시 울리자 춤을 추면서 무대중심을 한바퀴 돈다. 풍악이 멎는다. 말 뚜 기;(재담을 계속한다.) 소인은 상놈이라 이놈저놈 하거니와 소인의 근본을 들어보소. 우리 4대조, 5대조, 6대조이상은 물론하고 우리 할아버지께옵서는 이십에 등과28)하여 초직 한림학사29)와 급제를 지낸 뒤에 고관대작을 지냈으니 그 근본이 어떠하며 우리 아버지께옵서는 시년이 이십에 흑각궁 반각궁30) 둘러메고 출장입상31)하여 남병사, 북병사, 오영문 도대장32)을 지냈으니 그 근본이 어떠하뇨? 차소위 요지자도 불출이요 순지자도 불출33)이라 내 집 사랑 하인만도 못한 놈들이 이놈저놈 하는 소리 차마 듣지를 못하겠네. 원 량 반;이놈 말뚝아, 네 근본은 그러하거니와 내 근본을 들어봐라. 내 집에는 비자34)가 일곱이요 기생이 여덟이요 능로군35)이 열다섯이요 좌우청36) 량사요, 부관사요, 왜사요, 하동문안 관유사 들어잡아 다 해먹고, 그것은 고사하고 우리 집 둘째 량반은 서파37)에서 나고 셋째 량반은 수원 백씨가 아버지요. 또 한편은 남양 홍씨가 아버지요 흑국놈38)이 아버지요 다섯째 량반은 아버지가 풍기가 심하여 사지가 버들어졌고 여섯째 량반은 강남손님39)이 아버지요 일곱째 량반은 보살의 소출40)이라, 이것저것 다 버리고 나 하나만이 량반이라, 네 가문을 들어보니 우리 가문을 똘똘 뭉쳐도 네 하나를 못 당하겠다. 그러나 이것저것 다 버려두고 흥미대로 한번 놀아보자. △ 전원 등장하여 3박자에 맞추어 각각 적당한 위치와 특유한 자기 자세를 취하고 무대주위 또는 중심을 돌면서 한바탕 춤을 춘다. 반주의 장단이 고도로 높아졌다가 서서히 흐른다.
제3과장 영노탈놀이
△ 영노가 왼쪽에서 나온다. 두사람이 움직이는 룡이다. 한사람이 룡머리쪽에서 움직이면 다른 사람이 룡꼬리를 잡고 따른다. 영노, 무대 오른편에서 신령스럽고 엄숙한 자세로 서서히 무대중심으로 나온다. 정면을 향해 위엄있게 룡머리를 휘두른다. 이때 반주는 3박자로 소음을 낸다. 영노가 반주에 맞추어 무대중심으로부터 주위로 빙 돌면서 룡춤을 춘다. △ 비비량반이 무대 오른편에서 등장, 시골량반이다. 청사도포를 걸치고 검은 갓을 썼다. 부채와 지팽이 들고 괴나리보짐을 졌다. 수염이 약간 돋았다. 산간벽지에 박혀서 산 아주 초라한 모습이다. 영노와 반대방향으로 무대를 돈다. 무대중심에서 서로 마주친다. 영노를 발견하고 놀라 후닥닥 선다. 영노가 큼직한 입을 벌리고 비비량반을 집어삼킬듯이 지켜본다. 풍악이 멎는다. 비비량반;네가 무엇고? 영 노;나는 하늘에 사는 룡이다. 비비량반;룡인데 어째서, 어떻게 여기 왔느뇨? 영 노;내가 량반 아흔아홉을 잡아먹고 그대 량반까지 잡아먹으면 하늘에 승천하겠다. 비비량반;나는 량반이 아니다. 영 노;청사도포를 봐도 량반이 분명하다. 비비량반;네가 나를 잡아먹지 말고 내가 너에게 먹을것을 하나 주마. 영 노;무엇을 나에게 줄려나? 비비량반;구렝이 먹을줄 아나? 영 노;안다. 비비량반;뱀이나 구렝이나 너 개구리 먹을줄 아나? 영 노;안다. 비비량반;올챙이나 개구리나 그런것을 줘도 나를 잡아먹을래? 영 노;먹어봐서 부족하면 잡아먹겠다. 비비량반;그러면 너에게 커다란 쇠 하나를 줄테니 그것 먹고 나를 잡아먹지 않을래? 영 노;그것을 먹어봐야 알겠다. 비비량반;그러면 이 쇠를 받아먹어라. (영노 받아 삼킨다. 사이) 그만하면 됐지? 영 노;그래도 부족하다. 너를 꼭 잡아먹어야겠다. 비비량반;이래서는 안되겠다. 너는 나를 잡아먹으려 하고 나는 너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하니 너와 나와 한번 싸워보자. △ 서로 싸울 자세다. 영노는 입을 벌려 덤벼들려 하고 비비량반은 지팽이로 막으며 피하려고 한다. 풍악이 서서히 울린다. 둘은 그 반주에 맞추어 제나름으로 춤추며 무대주위를 돈다. 무대중심에 이른다. 비비량반은 영노를 피하려고 하다가 기진맥진해진다. 영노가 입을 벌려 잡아먹으려고 한다. 비비량반이 당황하여 지팽이로 이를 막으려 하다가 실수하여 영노앞에 지팽이를 떨군다. 비비량반이 그것을 집으려고 허리를 굽혀 영노앞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영노가 또 입을 벌려 비비량반에게 달려들려고 한다. 풍악이 서서히 흐르고 거기에 맞춰 적당히 춤춘다. 비비량반은 지팽이를 떨군채 영노를 피하여 무대주위를 돈다. 영노가 뒤쫓아가면서 돈다.
제4과장 각시탈놀이
△ 제자각시가 등장한다. 20살가량된 창녀, 량반의 첩이다. 머리에 고깔 쓰고 반회장저고리41)에 분홍치마, 오른손에 흰 수건을 들었다. 무대 오른쪽에서 나와 중심으로 다가간다. 풍악(3박자)에 맞추어 춤춘다. △ 상좌42)중이 나온다. 15살가량된 아이중이다. 그다지 화려하지 못하지만 고깔 쓰고 중의 차림새다. 념주를 걸고 무대 우측에서 중심으로 나와서 제자각시를 가운데 두고 좌우로 갈라져서 장단에 맞춰 춤추며 제자각시를 희롱한다. 제자각시가 호응하여 롱을 받으며 함께 어울려 흥취된다. △ 활량43) 등장. 나이는 20살가량된 건달군이다. 무대 좌측에서 빠른 걸음으로 가운데로 나온다. 상좌를 쫓아낸다. 상좌가 놀라서 무대 우측으로 물러간다. 활량이 득의양양해서 제자각시의 어깨에 손을 얹고 희롱한다. 그러면서 반주에 맞추어 춤춘다. 제자각시가 이에 응해서 서로 손을 잡고 같이 춤춘다. 둘은 요염한 태도로 한동안 춤을 계속한다. △ 둘째 량반 등장. 50살가량되는 소지주, 청사도포에 갓 쓰고 한손에 부채, 다른 손에 지팡막대, 수염이 길다. 그가 무대 좌측으로 나오자 활량은 오른쪽으로 달아나고 제자각시는 제자리에서 당황해한다. 그러다가 곧 둘째 량반쪽으로 요염한 태도를 보인다. 둘째 량반이 반색하며 제자각시의 태도에 응해나서서 서로 손을 잡고 장단에 맞추어 춤춘다. 둘째 량반이 정신없이 첩인 제자각시의 어깨를 어루만진다. 얼굴을 쓰다듬는다. 야단한다. △ 할미 나온다. 둘째 량반의 본처이다. 55살정도이다. 몽당치마에 짚신 신고 얼굴은 쭈글쭈글하다. 머리에는 흰 수건을 썼다. 무대 오른편에서 황급히 걸어나와 엉뎅이를 흔들며 무대주위를 돈다. 남편인 둘째 량반을 찾는것이다. 특이한 걸음새로 풍악에 맞추어 허리를 우쭐렁거린다. 무대가운데서 한편으로는 둘째 량반과 제자각시가 술상을 앞에 놓고 마주앉아 흥겹게 즐긴다. 다른 한편에서는 할미가 산신에게 고사상을 차려놓고 둘째 량반이 돌아오기를 빈다. 허리통이 쭉 빠진 몸으로 련속 합장배례한다. 둘째 량반이 즐기기를 그치고 장마당에 가서 제자각시에게 줄 반찬거리와 옷감을 사러 갈 차비를 하면서 자기의 하인인 끝돌이를 부른다. 풍악중지. 둘째 량반;이애 끝돌아- (대답이 없다. 둘째 량반이 화가 난다.) 이애 끝돌아- 끝돌아- △ 끝돌이가 무대 좌측에서 경망한 걸음새로 나온다. 몽당바지에 허리통은 가리우지 못하였고 저고리도 짤막하다.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이고 종종걸음쳐서 둘째 량반에게 다가가 굽신한다. 끝 돌 이;예- 생원44)님 부르셨습니까? 둘째 량반;이놈아, 무엇을 했건대 목이 터지도록 불러도 대답이 없나. 요 망칙한 놈아.(사이) 내 장에 갔다올테니 빨리 차림해. △ 끝돌이가 굽신 하고 살피면서 무대 좌측으로 사라졌다가 망태를 어깨에 메고 다시 나와 둘째 량반에게 넘겨준다. 둘째 량반이 망태를 받아서 등에 걸머지고 장으로 가려는듯 일어서려다가 또 제자각시를 한번 애무한 다음 뒤돌아보면서 무대 오른쪽으로 천천히 사라진다. 제자각시가 요염한 태도로 손에 쥔 흰 수건을 흔들어준다. 끝돌이가 눈을 흘기며 원망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놀량패45)들이 등장한다. 둘째 량반이 퇴장하자 기다렸다는듯이 무대 좌우에서 제자각시를 둘러싼다. 풍악이 다시 울린다. 제자각시가 춤을 춘다. 할미는 그냥 치성46)을 드린다. 끝돌이가 놀량패에 합세하여 박자에 맞춰 춤춘다. -둘째 량반 나온다. 무대 좌측으로 장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망태에 옷감과 반찬 등이 들어있다. 퍽 피곤한 걸음걸이이다. 그는 나오다가 제자각시가 놀량패와 어울려 노는 정숙치 못한짓을 목격한다. 격분해서 지팽이를 휘두르며 놀량패에게 덤벼든다. 놀량패가 무대 좌우쪽으로 흩어져 달아난다. 풍악이 멎는다. 끝돌이가 량반앞에 고개를 숙이고 몸을 떤다. 할 미;(치성을 드리고나서) 이제 우리 령감을 만나게 해주시겠지. (허리춤을 우쭐거리며 동당 걸음으로 령감을 찾는다.) 령감아-, 우리 령감아- △ 무대복판에서 제자각시가 둘째 량반에게 갖은 아양을 다 부린다. 그러나 둘째 량반은 분이 삭지 않는다. 그는 새삼스럽게 할미가 그리워진다. 본처인 할미를 찾고싶어 제자각시를 뿌리치고 나선다. 둘째 량반;소실47)이란 할수 없군. 이놈도 저놈도 다 붙어먹고 못 믿을건 소첩이라, 아무래도 귀밑머리 함께 풀고 파뿌리가 되도록 가약한 우리 할멈이 무엇보다 제일 좋아. 우리 할멈은 어디 갔을가? △ 둘째 량반이 혼자 중얼거리며 무대 앞면으로 지팽이를 짚고 걸어온다. 끝돌이는 무대 뒤면으로 사라진다. 제자각시는 그대로 주저앉아 머리만 숙이고있다. 할미와 둘째 량반, 각각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서로 찾는다. 할 미;령감아- 우리 령감아- 둘째 량반;할멈아- 할멈아- 이 양귀비48)보다 더 예쁜 우리 할멈아- △ 서로 춤 절반, 걸음 절반으로 무대를 돈다. 할 멈;령감아- 우리 령감아- 둘째 량반;할멈아- 할멈아- △ 할멈과 둘째 량반, 어디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듯, 귀를 기울인다. 서로 소리나는쪽으로 접근하다가 드디여 만난다. 반가와서 부둥켜안는다. 할 멈;아이구 령감아, 령감아, 우리 령감아, 어디 갔다 왔소! 아이, 아이, 옥황상제, 부처님, 미륵님, 산신님이 도우셔서 요렇게 잘난 우리 령감을 만나게 했구나. 둘째 량반;아이구 할멈아, 할멈아, 춘향이보다 더 예쁜 우리 할멈아, 요리 봐도 내 할멈, 조리 봐도 내 할멈, 아이구 할멈아! △ 두사람이 부둥켜안고 기뻐한다. 무대복판에서 제자각시가 쓰러진다. 신음소리, 둘째 량반과 할미, 놀라서 제자각시가까이 가서 당황한다. 제자각시;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 배속에서 어린애가 요동을 한다. 아이구 배야, 배야. △ 엎치락 뒤치락 신음하며 고통을 못 참는다. 둘째 량반;(제자각시를 껴안으며) 부정을 탄 모양이야. 빨리 부정을 벗겨야지. 판수를 불러야지. 이놈 끝돌아- 끝돌아- △ 끝돌이가 옆에 와 서서 무언으로 둘째 량반의 분부를 기다린다. 둘째 량반;끝돌아, 빨리 가 판수를 불러오라. 부정을 벗겨야겠다. △ 끝돌이가 굽신 하고 물러간다.(사이) 무대 우측에서 끝돌이가 판수를 데리고 등장한다. 판수, 때묻은 두루마기에 갓쓰고 지팽이로 더듬더듬 걸어온다. 소고를 멨다. 앓는 제자각시에게 다가온다. 할미가 소반에다 정화수49) 담아놓고 둘째 량반은 판수에게 자리를 내준다. 판수가 북을 두드리며 경문을 외운다. 할미와 둘째 량반은 정화수 떠놓은 상앞에서 절을 한다. 제자각시는 계속 신음한다. 옥동자가 태여난다. 둘째 량반과 할미가 기뻐서 아이를 안고 얼린다. 판수와 끝돌이가 퇴장한다. 제자각시는 누워있다. 둘째 량반과 할미가 번갈아 아이를 안고 춤추며 어루만진다. 풍악이 차차 고조된다. 할미가 엉뎅이를 흔들고 둘째 량반도 흥이 고조된다.
제5과장 포수탈놀이
△ 포수가 등장한다. 머리에 털벙거지를 썼다. 30대의 장정이다. 꿩 한마리를 잡아서 망태에 넣어 짊어지고 무대 좌측으로 나온다. 무엇을 쏘려고 총을 겨눈다. 무대주위를 돌며 풍악에 맞추어 춤추며 총을 겨누기도 하고 쏘기도 하면서 몇바퀴 돈다. △ 담보가 무대 왼쪽에서 등장한다. 두사람이 앞뒤에서 함께 쓴 탈이다. 한사람이 앞에 서서 탈을 조종하고 또 한사람은 꼬리를 따라서게 한다. 풍악에 맞추어 사나운 성질을 드러내듯 서서히 걸어나와 포수와 반대방향으로 무대주위를 돈다. 기세가 사납다. 포수가 담보를 총으로 겨누어 앞으로 나가기도 하고 뒤걸음을 치기도 한다. 담보도 포수에게 대항하여 입을 사납게 벌리고 전진, 퇴각하며 장단에 맞춰 춤춘다. △ 사자 등장한다. 배우 둘이 움직인다. 무대 좌측에서 갈기를 흔들며 입을 벌리고 담보를 향해 위세있게 다가간다. 풍악이 고조된다. 담보가 사자를 피하여 무대주위를 이리저리 돈다. 포수가 총을 담보에게 겨누었다가는 사자에게 겨누기도 하며 나아갔다 물러섰다 한다. 무대주위와 복판을 분주히 움직인다. 무서운 대결전이 춤으로 계속된다. -결국 사자가 담보를 잡았다. 담보가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다가 잡아먹히운다.(담보는 무대뒤로 사라진다.) 담보를 잡아먹은 사자가 몸을 뒤틀면서 쓰러진다. 포수도 극도로 지쳐서 넘어진다. (사이) 포수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핀다. 죽어넘어진 사자를 발견한다. 기쁘다. 총대를 흔들다가 그대로 무대를 돌면서 춤춘다. 풍악이 고조되고 포수의 환희에 넘친 춤도 계속되다가 공연이 끝난다.
〔주 해〕
1) 통영오광대;경상남도 통영지방에서 오래동안 전해내려온 민속극이다. 원래 《오광대놀이》는 남해연안에서 많이 공연되다가 나라에 널리 알려진 민간극의 하나이다. 경상남도의 바다가 고을들을 중심으로 광범히 퍼진 대표적인 민간극은 《오광대놀이》와 《야류》(들놀이)인데 그중 《오광대놀이》는 경상남도 초계, 통영 등지를 본고장으로 하고 의녕, 진주, 덕곡, 신반, 창원, 김해 등지와 고성, 마산지방에서 성행하였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은 주로 협천, 초계, 통영일대에서 상연되던것으로서 출연자들과 연구가들에 의해 기록되여 전해진 대본이였다. 그것을 대사는 그대로 살리고 지문은 약간 다듬었다. 2) 정자관(程子冠);선비들이 평상시에 쓰는 관의 한가지. 뫼산(山)자형으로 층층이 된것인데 말총으로 만든다. 3) 청사도포(靑紗道袍);푸른색사로 지은 남자가 보통 례복으로 입는 두루마기 비슷한 겉옷. 4) 패랭이;대개비로 엮어 만든 갓의 한가지로서 천민이나 상제가 썼다. 5) 수인씨(燧人氏);먼 옛날 사람들에게 불을 일으켜 음식을 익혀서 먹는 법을 가르쳐주었다는 제왕의 이름. 여기서는 《수인씨》라는 말의 음이 《수인사》와 비슷하다고 하여 말뚜기가 문안(수인사)하는것을 재담식으로 표현한것. 6) 읍(揖);가볍게 인사하는 례법. 두손을 맞잡아 얼굴앞으로 들고 허리를 약간 구부렸다가 펴면서 두손을 내린다. 7) 소년당상(小年堂上);애젊어서 당상관이 된것. 당상관은 제3품이상의 고위관료. 8) 안성(安城)맞춤;경기도 안성(놋쇠제품생산에서 소문난 고장)의 유기점에 주문하여 맞추었다는 뜻. 9) 홍문연(鴻門宴);중국 삼국시기 장수인 항우가 한패공 류방과 홍문에서 차린 술잔치. 10) 항장(項莊);항우, 그가 적수인 류방을 연회에 초청해놓고 칼로 찔러죽이려고 칼춤을 추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11) 홍각대명(∼待命)을 우쭌우쭌 갈 놈;형벌 맡은 법기관에 꺼벅꺼벅 잡혀가 처벌을 받게 될 놈이라는 뜻. 12) 응모갱갱;깽깽거리는 말소리를 표현하는 말. 13) 금란차(禁亂次);란동을 금하기 위하여라는 뜻. 14) 동정(洞庭);큰 호수로도 되고 큰 뜰로도 된다. 15) 천봉만학(千峰萬壑);수많은 산봉우리와 골짜기. 16) 양류천만사 각유춘풍(楊柳千萬絲 各游春風);실실이 드리운 버드나무가지들이 저마끔 봄바람에 흐느적거린다는 뜻. 각유춘풍은 계류춘풍이라고 한데도 있다. 버들가지들이 봄바람을 잡아매여둔다는 뜻. 17) 탐화봉접(探花蜂蝶);꽃을 찾는 벌과 나비. 18) 춘락(春樂);봄을 즐김. 19)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인간세상과 다른 별천지. 20) 강마(江馬);강기슭에 있는 말. 21) 초당(草堂);집의 원채와 따로 떨어져서 이영으로 지붕을 이은 작은 집. 22) 고연(高然);높은체 하는것. 23)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술을) 한잔, 한잔 또 한잔 하고 연거퍼 마심. 24) ∼적경홍;고전장편소설 《구운몽》에 나오는 여덟명의 녀주인공들에 속하는 인물들. 25) 월태화용(月態花容);달같은 자태와 꽃다운 얼굴. 26) 등 달듯;음력 4월 8일은 석가모니의 생일이라 하여 팔관회(八關會)라는 불교모임을 가졌는데 그에 이어서 등불놀이를 하였다. 이때 서울안의 무수한 집집마다 각종 등불을 내달았다. 27) ∼부르듯이;과거보는 시험장에서 의부아버지를 하대해서 부려먹으려고 불러대듯 한다는 뜻. 28) 등과(登科);과거에 급제함. 29) 초직 한림학사(初職 翰林學士);첫 벼슬자리가 한림학사(고려초기에 학사원의 벼슬, 글 잘하는 선비로 임명되였음.) 리조때 예문관의 정8품 벼슬인 대교와 정9품 벼슬인 검열을 《한림》이라고도 하였다. 30) 흑각궁 반각궁(黑角弓 半角弓);소나 양의 뿔로 꾸민 호화로운 활종류들, 흑각궁은 물소의 검은 뿔로 꾸밈. 31) 출장입상(出將入相);싸움마당에 나가서는 장수노릇을 하고 조정에 들어오면 정승이 됨. 32) 남병사(南兵使)∼;함경도 북청에 주둔한 병마절도사(지방주둔군 사령관),북병사는 함경도 마천령 이북인 경성주둔 병마절도사,오영문 도대장(五營門 都大將)은 리조때 5개 군사관계 관청인 훈련도감, 금위영, 어영청, 수어청, 총융청의 총대장. 33) 불출;요(堯)나 우(禹)와 같은 현명한 옛 임금의 자식들도 못나고 어리석다는 뜻. 34) 비자(婢子);녀종. 35) 능로군(能櫓軍);노를 잘 젓는 사람. 36) 좌우청(左右廳);도적잡는 좌포도청과 우포도청, 량사는 사헌부와 사간원,부관사(副官事), 왜사(倭司), 관유사(官有司)는 다 벼슬과 구실이름. 37) 서파(庶派);첩의 자식 갈래. 38) 흑국(黑國)놈;검둥이. 39) 강남(江南)손님;남방에서 온 나그네. 40) 보살소출;여기서는 불교를 믿는 늙은 녀인이 낳았다는 뜻. 41) 반회장저고리;녀자저고리의 끝동, 깃, 고름만을 주로 자주빛이나 남색천으로 꾸민 웃옷. 42) 상좌(上佐)중;절간에서 스님의 대를 이을 제자들가운데서 높은 중. 여기서는 아이중. 43) 활량(閒良);아직 무과를 못 거친 무인. 여기서는 도시의 놀라리군. 한량. 44) 생원(生員);과거시험의 한가지인 소과(小科) 합격자를 이르는 말. 여기서는 상사람이 량반, 선비를 부르는 말.(생원님) 45) 놀량패;허랑방탕한짓을 일삼는 건달패. 46) 치성(致誠);소원을 이루어달라고 신이나 부처에게 정성을 드리는것. 47) 소실(小室);첩. 48) 양귀비(楊貴妃);옛 중국 당나라임금 현종이 가장 사랑한 귀비. 49) 정화수(井華水);이른새벽에 남먼저 처음 길어온 정가로운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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