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한 목재소에서
김 명 화
1936년 여름. 백전백승의 강철의 령장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친솔하신 우리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는 백두산지구에로의 행군을 계속하고있었다. 련일 계속되는 행군으로 우리들의 몸은 지칠대로 지쳤다. 그러나 우리는 행군대렬의 선두에 서계시는 사령관동지의 모습을 보며 힘을 얻었다. 그이께서는 우리 대원들과 같이 무거운 배낭을 몸에 지시고 그우에는 나어린 대원의 짐까지 올려놓으시였다. 대원들과 항상 함께 계시는 사령관동지로부터 우리들은 따뜻한 어버이의 정을 느끼였으며 언제나 그이의 사상과 의지대로 살며 싸웠다. 우리는 앞으로 백두산지구에서 전개할 정치공작과 눈부신 유격투쟁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새힘을 내여 험한 산길을 타고넘었다. 부대가 어느 한 령마루에 이르렀을 때였다. 피곤을 참으며 나아가는 대원들을 보살피시던 그이께서는 부근에 있는 한 목재소가까이에 대렬을 멈추게 하시고 잠시 휴식할것을 명령하시였다. 수많은 전투와 행군으로 하여 지칠대로 지친 우리들은 휴식명령이 떨어지자 자리를 잡고 앉거나 진대나무에 기대여 누웠다. 이때 사령관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군수관과 함께 어디론가 가시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부근에 있는 목재소로동자들의 합숙을 찾아가신것이였다. 《수고들 하십니다.》 사령관동지께서 이렇게 인사를 하시며 합숙에 들어서시자 로동자들은 군복을 입으신 그이를 한동안 눈이 휘둥그래져서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아마 가끔 나타나던 위만군이나 만주경찰인줄로만 알았던지 일부 로동자들의 얼굴에는 몹시 당황해하는 기색까지 떠돌았다. 그것도 그럴것이 이곳 로동자들은 이때까지 나타나기만 하면 행패를 부리는 일본군놈들과 위만군놈들이나 경찰놈들만을 보아왔기때문이였다. 《쉬시는데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로동자들앞으로 다가가시면서 얼마나 고생들을 하는가고 위로의 말씀을 하시였다. 부드러운 그이의 말씀과 친근한 얼굴표정으로 하여 로동자들의 얼굴에서는 차츰 공포의 빛이 가시여졌다. 그러나 아직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주저하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우리는 일제를 반대하여 싸우는 조선인민혁명군이라는것과 행군도중에 잠간 쉬여가려고 들리였다는것을 말씀하시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 혁명군대원들은 가야 할 길이 바쁜데 둬시간내로 식사를 지어줄수 없는가를 물으시면서 로동자들앞에 돈을 내놓으시였다. 얼마동안 말없이 그이를 지켜보고있던 로동자들의 얼굴에는 당황하고 죄송스러워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아니 그러면 당신들이 바로 김일성장군님부대의 어른들이란 말씀입니까. 얼마나 고생들 하십니까?》하고는 다급히 그이앞에 돈을 도로 밀어놓았다. 그러지 않아도 손꼽아 기다리던터인데 식사 한끼 대접하지 못하겠느냐고 하면서도 그들의 얼굴에는 어딘가 난처해하는 빛이 보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들이 난처해하는 리유를 곧 짐작하시였다. 합숙취사장에는 낟알이라고는 볼수가 없었다. 다만 감자알만이 찢어진 포대사이로 비죽이 보일뿐이였다. 로동자들은 어떻게 이런것을 내놓을수 있으랴 하고 망설이는것이 분명했다. 공연한 걱정들을 하십니다. 우리는 인민들과 운명을 같이하는 조선인민혁명군입니다. 당신들이 이런것을 자시는데 우리가 무엇을 가리겠습니까? 그이께서 이렇게 로동자들을 안심시키자 그들은 곧 식사준비를 서둘렀다. 그이의 지시에 따라 부대가 합숙에 도착하자 우리 대원들은 로동자들을 도와 감자를 손질하고 나무도 패고 물도 긷고 합숙주위청소도 해주었다. 이러는 사이에 로동자들은 물론이고 주민들까지 떨쳐나와 김일성장군님부대가 왔다고 하면서 친형제를 만나는것과 같은 감격으로 우리를 대해주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몸소 대원들과 함께 식사준비에 열중하시던 일손을 멈추시고 군중들이 모인 곳으로 가시였다. 그이께서는 그들의 생활형편에 대하여 물으시고 로동자들이 죽도록 일하면서도 헐벗고 굶주리는 원인이 어디 있는가를 알기 쉽게 그들에게 깨우쳐주시였다. 로동자들은 어느사이엔가 모두들 그이를 둘러싸고 모여앉았다. 그들은 자기들이 겪고있는 모든 생활을 자세히 알고계시며 평범하고도 소박한 말씀으로 알기 쉽게 이야기하시는 그이를 바라보면서 그이가 얼마전까지도 로동생활을 하다가 인민혁명군에 입대한 대원이 아닌가고도 생각하는것 같았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들에게 오직 전체 인민이 힘을 합하여 일제를 반대하는 투쟁에 나서는 길만이 자유와 행복에로 가는 길이라는것을 해설하여주시였다. 얼마후 우리는 로동자들이 성의껏 지어준 음식을 맛있게 잘 먹었다. 이윽고 출발준비를 갖추라는 지시가 내렸다. 우리는 새힘을 내여 행군준비를 서둘렀다. 로동자들은 하루밤만이라도 더 쉬여가라고 권했으나 우리에게는 그럴 시간적여유가 없었다. 우리의 사정을 알게 된 로동자들은 매우 섭섭해하면서 우리의 행군준비를 도와나섰다. 행군대렬이 정돈되자 이곳저곳에서 인민들이 더욱더 많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군중들은 정렬한 우리 대오를 바라보면서 웅성거렸다. 그들은 김일성장군님이 《축지법》을 쓰시고 《신출귀몰》하는 전술을 쓰시는 명장이라는 소문을 들어왔으므로 이번 기회를 놓칠세라 꼭 장군님을 만나뵈오려고 단단히 마음먹었던것이다. 그들은 어느분이 김일성장군님이신가 해서 이리저리 대렬을 훑어보며 안타까이 찾았으나 알수가 없었다. 《김일성장군님부대이지만 아마 장군님께서는 여기 오시지 않으신 모양이야.》 《아마 저 사무장이 여기서는 제일 높은분이신가봐.》 군중들은 제각기 자기 생각대로 이런 추측을 하면서 궁금해하고있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출발에 앞서 야간행군에서 지켜야 할 몇가지 주의사항을 강조하시였다. 그이의 말씀이 끝나고 출발명령이 내릴 직전이였다. 한 로동자가 모여선 군중속을 헤집고 다급히 그이의 앞으로 뛰여나왔다. 그 로동자는 얼마전에 그이께 식사준비가 되였다는것을 알리러 왔던 사람이였다. 그는 아마도 그때 식사준비에 열중하시던 사령관동지를 사무장으로만 알았던지 《사무장님!》하고 부르면서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어디 계십니까?》하고 묻는것이였다. 주위에 모여선 군중들도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이와 로동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나 사령관동지께서는 다만 미소를 짓고계실뿐이였다. 우리들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야말았다. 그러자 그 로동자는 주위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자기옷차림을 훑어보는것이였다. 혹시 자기의 옷차림이나 몸가짐에 이상한데가 있어 웃지나 않나 하고 슬며시 무안한 감이 들었던지 얼른 다음말을 못하고있었다. 군중들도 기대가 어그러진듯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그들이 이러는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그때도 사령관동지께서는 우리 대원들과 꼭같은 보통군복차림이시였고 언행까지도 그처럼 평범하시였으니 군중들이 그이를 얼른 알아볼수 없었던것이다. 게다가 대원들이 해야 할 식사준비까지 몸소 조직하시고 로동자들의 일손을 도와주셨으니 그들이 사령관동지를 사무장으로 보게 된것도 역시 무리가 아니였다. 이때 사령관동지께서는 앞에 선 로동자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서시여 그의 어깨에 량손을 얹으시며 다정히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일제를 반대하여 싸우는 조선인민혁명군이요. 그러니 김일성도 이들과 함께 가까이 있을것이요. 이 순간 그이의 따뜻한 손길을 온몸에 느낀 로동자의 머리속에는 바로 이 사무장이 김일성장군님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피뜩 들었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 달리 생각되는 점이 있어서 그렇게는 선뜻 믿어지지 않는 모양인지 《아니 가까운 곳에 계시다니요. 어디 말입니까?》하고 물으며 정렬한 대오를 둘러보는것이였다. 《김일성장군님을 한번만이라도 꼭 뵈옵게 해주십시오.》 그는 간청하다싶이 말하였다. 우리는 그들의 간절한 소원을 능히 짐작할수 있었다. 우리들도 유격대에 입대하기전이나 부대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도 사령관동지를 뵈옵기전까지는 그들과 꼭같은 심정이였다. 흥성거리던 우리들의 대오가 물을 뿌린듯 정숙해지자 마침내 군수관이 앞으로 나서며 로동자에게 말하였다. 《김일성장군님께서는 바로 당신앞에 계십니다.》 이 말은 로동자를 더없이 놀라게 하였다. 얼른 말도 못하고 한자리에 못박힌듯 서서 사령관동지를 우러러보던 로동자는 그이의 품에 안기기라도 하듯 그이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 로동자는 《김일성장군님…!》하고는 잠시 말을 못하다가 《용서하십시오. 장군님! 저는 그만 사무장인줄로만 알고…》하며 말끝을 채 맺지 못하였다. 다만 황송하고 감격에 넘쳐 어찌할바를 몰라하였다. 주위의 군중들은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그이의 모습을 뵈오려고 발돋움을 하면서 서로 앞을 헤치며 달려나오는것이였다. 해가 기울어진 서쪽하늘에서 비쳐오는 저녁노을이 서로 한몸, 한형제처럼 따뜻한 정에 엉켜있는 혁명군대원들과 군중들을 붉게 비쳐주고있었다. 《안녕히들 계십시오.》 《몸건강히 잘 싸워주십시오.》 로동자와 로인, 녀인,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손을 흔들어 환송하여주는 가운데 우리의 행군대오는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