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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을 와해시켜
최 현
1933년 9월 소왕청유격근거지 마촌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를 처음으로 만나뵈옵고 연길현 배채거우 유격근거지에 돌아온 나는 광범한 인민대중과의 사업뿐만아니라 반일부대들과의 공동전선을 강화하는것은 우리 혁명승리의 중요한 조건으로 된다고 하신 그이의 교시를 관철하기에 노력하였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교시를 지침으로 삼아 반일부대들과의 사업은 물론 위만군이나 심지어 《만주국》괴뢰경찰들에 대한 와해공작도 진행하였다. 당시 연길현 배채거우 유격근거지가까이에는 1개 중대의 위만군과 괴뢰경찰분서 그리고 부락마다 자위단들이 상시적으로 주둔해있었다. 이것은 우리 유격대의 활동에 장애로 되고있었다. 그런데 유격근거지의 보초소가 있는 곳에서 령 하나를 사이에 두고있는 경찰분서의 젊은 분서장은 유격대를 몹시 두려워하고있었으며 겁을 잔뜩 집어먹고 바깥출입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있었다. 이런 실정에서 당조직에서는 나에게 이 경찰분서장을 우리 편에 끌어당기든가 그렇지 않으면 중립이라도 지키게 하라는 과업을 주었다. 나는 그전부터 안면이 있는 배채거우의 한 마차군로인과 우선 련계를 긴밀히 맺었다. 경찰분서장은 바로 로인의 아들의 처남벌이 되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마차군로인의 사돈이였다. 나의 계획은 로인을 잘 교양하여 우리 사람으로 만들어놓은 다음에 그를 통해서 분서장에게 접근하자는것이였다. 나는 자주 마차군로인을 만나 혁명적영향을 주었으며 그가 혁명의 편에 나서는 날을 기다렸다. 어느날 배채거우에 공작나갔다 돌아오던 길에 나는 또다시 로인의 집으로 찾아들어갔다. 나는 그 집 방안에서 뜻밖에도 분서장과 맞다들리게 되였다. 내가 방안으로 들어서는것을 보자 분서장과 이야기하고있던 로인은 앉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나도 처음에는 놀랐다. 어떻게 할것인가 하고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시 생각하였다. (적은 단 혼자뿐이다. 그것도 겁이 많은 위인이다.) 나는 자신있게 그를 휘여잡을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그리하여 모젤을 뽑아든채 성큼성큼 들어가서 분서장이 미처 돌아다보기도전에 《움직이지 말라!》하고 소리쳤다. 겁에 질려 얼굴이 새까맣게 된 분서장은 량손을 번쩍 추켜들고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총을 빼앗자 분서장은 손을 싹싹 비비면서 제발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것이였다. 《벌어먹자고 하는 노릇인데 나를 봐서라도 용서해주시우, 앞으로 이 사람도 혁명에 혹시 쓸모가 있을지 알겠소.》하고 로인도 간청하는것이였다. 나는 이 기회에 분서장을 우리 편에 끌어넣으려고 생각하고 모젤을 품속에 집어넣고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이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데 왜 우리가 당신을 치겠소. 우리 유격대는 선량한 사람은 치지 않소. 오직 우리 인민들의 공동의 원쑤인 왜놈들과만 싸우는 군대요.》 그제서야 분서장은 마음이 좀 놓였던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것이였다. 《최대장이시지요?》 나는 로인이 오래전에 벌써 나에 대해서 아는대로 분서장에게 다 말했다는것을 알았다. 《내가 유격대에 있다는것을 다 알면서 왜 당신은 잡으려고 하지 않았소?》 역시 웃으면서 내가 다시 묻자 그는 《당신들이 좋은 일을 하는데 돕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방해까지 하겠습니까.》하고 말하는 그의 태도로 보아 진정으로 하는 말임에 틀림없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로인은 나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분서장에게 해주면서 목숨이 아깝거든 인민들이나 유격대에게 못된짓을 하지 말라고 자주 타일러주었던것이다. 《당신이 참 잘 생각했소. 자기 땅을 왜놈들이 강점했는데 젊은 청년으로서 그놈들과 싸우지는 못할망정 우리를 반대하여 싸울 필요는 없지 않소.》하며 나는 유격대가 싸우는 목적의 정당성에 대해서 알기쉽게 차근차근 일깨워주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동안에 로인은 닭을 잡아 술상을 차렸다. 나는 굳이 사양했으나 로인과 분서장이 권하는바람에 드는것처럼이라도 하는수밖에 없었다. 분서장은 얼근히 취하자 자기도 왜놈들을 미워하고있으며 유격대를 존경하고있다고 하면서 제발 유격대에서 자기들의 경찰분서만은 다치지 말아달라고 하는것이였다. 취기가 돌아서 그의 기분이 매우 좋아졌을 때 나는 분서장에게 약담배를 줄터이니 탄알을 한상자만 팔라고 하였다. 그런데 분서장은 왜놈들이 알면 큰일난다고 하면서 그건 곤난하다고 하는것이였다. 《당신은 무엇으로써 유격대를 존경하고있다는것을 보여주겠소.》하고 나도 엄하게 말했다. 그러자 잠간 생각하더니 분서장은 탄알을 팔았다는 사실을 비밀에 붙여달라고 신신당부하고나서야 겨우 응낙하였다. 물론 유격대에 탄알이 귀한것만은 사실이였지만 내가 분서장에게서 탄알을 사려고 한것은 다른 의도가 있어서였다. 적위만군이나 괴뢰경찰들은 반일부대와는 달라서 민족적각성을 불러일으키는것만으로서는 부족하였다. 그들의 약점을 리용하는것이 필요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왜놈들의 주구기관에서 벌어먹고사는만큼 언제 적의 편에서 무슨 일을 할지 장담할수 없었기때문이였다. 그러므로 함화공작을 위주로 하여 그들에게 반일사상을 꾸준히 주입시키는 한편 그들로 하여금 유격대를 방조하게 함으로써 왜놈들에게 죄를 짓게 하는것이 필요하였다. 이렇게 하면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들과 련계를 가지고있던 유격대를 왜놈들에게 고발할수 없는것이다. 내가 탄알을 사자고 한것도 바로 이런 목적을 추구한것이였다. 며칠후에 약속대로 경찰분서장은 로인을 통해서 탄알 한상자를 보내여왔다. 그후부터 나는 로인과 함께 마차를 타고 공공연히 경찰분서에 찾아다닐수 있었으며 경찰분서에 있는 5명의 경찰들과 그 산하에 있는 자위단원들도 우리 영향밑에 넣을수 있었다. 경찰분서가 우리의 영향밑에 들어오자 유격대는 배채거우지방에서 활동하기가 헐하였으며 탄알도 용이하게 얻을수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경험에 기초하여 경찰분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는 위만군중대의 중대장에게까지 영향을 줄것을 계획하였다. 나는 이 공작에 이미 우리와 련계를 가지고있었던 위만군의 분대장을 리용하려고 생각하였다. 빈농출신인 위만군 분대장은 이전에 우리에게 포로되였다가 교양을 받고 돌아간 사람이였다. 우리에게서 교양받은 위만군 분대장은 그후부터 틈있는대로 적정을 알려주었으며 위만군 중대내 지휘관들과 병사들의 사상동태를 우리에게 내통하여주었다. 중대장과 그의 처는 약담배중독자들이였고 유격대의 습격을 받을가 두려워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있다는것, 그리고 겉으로 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중대장이 왜놈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것 등 우리는 위만군중대의 내부를 꿰뚫듯 알고있었다. 하루는 위만군 분대장에게 유격대에서 좀 만났으면 하더라는 말을 위만군 중대장에게 전하라고 일러보냈다. 우리는 위만군 중대장의 비겁성과 민족적의식을 고려하여 직접 담판하려고 생각하였던것이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날 초저녁이였다. 나는 사복을 입은채 말을 타고 이미 우리와 련계를 맺고있던 경찰분서에 가서 탄알을 구하여 말잔등에 싣고 유격근거지로 돌아오고있었다. 내가 산기슭에 막 잡아들었을 때 길섶에서 갑자기 위만군 병사 다섯이 뛰쳐나왔다. 나는 엉겁결에 모젤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나한테 총도 겨누지 않고 말도 없이 주런히 나의 앞길을 막아섰다. (쏘아눕힐것인가?)하고 나는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이들을 쏘아죽인다면 위만군 중대에 대한 공작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결심을 채 내리지 못하고있는데 위만군의 한사람이 불쑥 말하였다. 《접니다.》 그는 다름아닌 위만군 분대장이였다. 《우리 중대장님이 만나시겠다기에 찾아가던 길입니다. 같이 갑시다.》 나는 어찌하였으면 좋을지 몰랐다. 위만군 분대장의 진실한 얼굴표정을 봐서 그 어떤 간계가 숨어있을것 같지는 않았으나 어쨌든 적들속으로, 그것도 단신으로 선뜻 찾아들어갈수는 없었던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제의를 물리칠수도 없는 일이였다. 만약 뿌리치고 간다면 위만군 중대장은 잘못 생각할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면 거의 성숙되여가는 위만군 중대장과의 관계가 잘못될수 있었다. 단독으로 그들속으로 간다는것도 위험을 각오하지 않을수 없는 일이였다. 그렇지만 위만군 중대장이 유격대의 지휘관을 감히 다칠수 없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는 곧 그들의 뒤를 따랐다. 위만군 중대부에 들어가니 중대장은 뛰여나와서 나를 귀빈으로 맞이하였다. 양단이불까지 깔아놓은 방에 안내한 다음 그는 이미 준비하여두었던 음식상을 들여오라고 하였다. 이윽고 굉장한 음식이 들어왔다. 저녁을 먹고나서 나는 품에 넣고다니던 약담배를 내밀면서 《이것은 유격대에서 당신과 당신부인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하고 말했다. 《저 같은 사람에게 선물을 다…》 《우리는 인민들의 편리를 돌봐주는 중대장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소.》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는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하면서 몇번이고 머리를 숙여 사례하였다. 나는 밤늦도록 그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우리의 성스러운 투쟁목적의 정당성에 대하여, 그리고 나라를 빼앗긴 인민들은 힘을 합쳐 일본제국주의를 때려부셔야 한다는것과 우리와 당신들간에는 서로 싸울 필요가 없으며 유격대는 선량한 사람을 치지 않는다는데 대하여 말했더니 그는 주의깊게 듣는것이였다. 나의 말이 끝나자 그는 《유격대의 덕분으로 이제부터 우리는 마음편히 살게 되였으니 뭐라고 사례했으면 좋겠는지 모르겠소.》라고 하면서 앞으로 유격대를 적극 방조하겠다고 다짐하는것이였다. 그날 늦어서 나는 위만군 병영에서 떠나려고 하였다. 하루만 묵어가라고 하던 위만군 중대장은 내가 기어이 떠나려 하자 황황히 따라나와서 나에게 《탄알을 주면 말잔등에다가 더 실을수 있겠는가.》고 자청하여 묻는것이였다. 나는 이젠 더 실을 자리가 없다고 대답하였다. 위만군 중대장은 무엇인가 잠간 생각하다가 갑자기 좋은 궁리가 떠올랐던지 특무장을 부르는것이였다. 그는 특무장을 시켜서 탄알 4상자를 유격근거지 보초소있는데까지 실어다주고 오라고 일렀다. 그리하여 위만군 10여명과 함께 나는 4상자의 탄알을 마차에다 싣고 유격근거지로 돌아왔다. 이렇게 우리와 위만군 중대장과의 첫 관계는 맺어졌다. 며칠후에 내가 탄알을 준 사례로 얼마간의 약담배를 선물로 가지고 그를 찾아갔을 때 위만군 중대장은 《래일밤에 우리를 쳐서 창고를 터십시오. 우리는 하늘에다 대고 헛총질을 할테니 념려마십시오. 지금 〈토벌〉때문에 백초구에 있는 대대부도 텅 비였으니 제일 좋은 기회가 아니겠소.》라고 제의하는것이였다. 이것은 유격대와의 관계를 숨기자는데도 그 목적이 있었으나 중요하게는 우리에게 보내준 그 이상의 탄알을 보충받으며 앞으로도 계속 유격대에 탄알을 보내줄수 있으리만한 량을 더 받자는데 있었다. 우리는 그의 제의를 쾌히 접수하고 그 이튿날 밤에 위만군 중대부에 쳐들어갔다. 그들은 약속한대로 허공에다 대고 총질하면서 마치 유격대와 대전하는것처럼 하였다. 우리가 창고를 열고 배낭에다 군수물자를 넣고있을 때 위만군 중대장은 백초구에 있는 위만군 대대부에다 전화를 걸었다. 《지금 수백명의 공산군이 불의에 습격해왔는데 쳐물리칠 자신은 있는데 탄알이 모자라서 야단입니다. 빨리 보내주십시오.》 그러자 일본지도관과 위만군 대대장은 《무력지원은 할수 없으나 탄알은 얼마든지 보내줄수 있다. 중대가 몽땅 죽는 한이 있더라도 중대부만은 견지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위만군 중대장은 전화를 하다말고 잠간 기다리라고 한 다음 수화기를 일부러 책상우에 내려놓았다. 대대부에서 총소리를 들으라고 해서였다. 아닌게아니라 일본지도관놈과 대대장은 수화기에서 어지럽게 울려나오는 요란스런 총소리를 듣고 당황망조하여 인차 자동차에다 탄알을 실어서 급히 중대부에 보냈다. 그러나 적의 자동차가 중대부에까지 와닿았을 때는 이미 우리 유격대원들이 헌 배낭 몇개와 못쓰게 된 낡은 총 몇자루를 중대부주위에 쥐여뿌리고 그곳을 떠난 후였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 다음날 일본지도관놈이 내려와서 위만군 중대장이 한명의 병사도 죽이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데 대해서 칭찬까지 하였다는것이다. 그리하여 중대장은 우리에게 보내준 탄알을 보충받을수 있었을뿐아니라 계속해서 유격대에 탄알을 보낼수 있게 되였다. 그 이후에도 경찰분서장이나 위만군 중대장은 오래동안 계속해서 유격대와의 약속을 충실히 리행하였다. 《토벌》이 있을 경우에는 상세하게 그 내용을 유격대에 알려주었으며 《토벌》에 끌려나오게 되는 경우에는 저들의 위치를 우리 유격대에 알려주고는 헛총질만 하였다. 바로 이렇게 우리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교시에 충실함으로써 그 이후에도 위만군들과 괴뢰경찰들 그리고 적자위단에 대한 와해공작을 성과적으로 진행할수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