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해금강으로부터 호랑이반도앞바다까지가 구잠함이 담당한 경비구간이다.

함은 령해선을 오른쪽에 끼고 중속으로 항해하여 알섬곁을 지나 압룡단앞바다에 들어섰다. 북으로 올라갈수록 어로작업을 하는 크고작은 배들이 더 법석 끓어댔다. 고기잡이에 정신이 팔렸던 어로공들은 저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해군함정이 나타나자 잠시 일손을 멈추고 손저어 반겨주었다.

이 고기배, 저 고기배에서 승벽내기로 물고기폭포가 쏟아진다. 터질듯이 물고기가 들어찬 그물을 한창 양망기로 끌어올리는 뜨랄선도 있다. 과연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신바람난 어로작업에 고추처럼 매운 대소한의 강추위가 무색해질 지경이였다.

한창 그물을 끌고있는 《저-208》호의 조타실우에서 한 어로공이 활기있게 두팔을 저으며 수기신호를 보내왔다.

해풍이 세찬 감시대에서 쌍안경으로 그것을 지켜보던 신호수가 보고했다.

《지휘소! 저예망 208호에서 방금 잡은 물좋은 동태를 가져가고싶은대로 가져가라는 련락이 왔다.》

가져가고싶은대로 가져가라!

이 정말 듣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소리다.

쌀독에서 인심이 난다더니 풍성한 어장에도 인심이 차넘친다.

함은 출항준비를 할 때 얼군 동태와 마른 명태를 경비근무를 서는 기간 실컷 먹고도 남을 량을 실었다. 동태철이라 요즘은 군항에도 흔해빠진게 물고기다. 염장탕크나 마찬가지로 물고기창고엔 쇠를 잠그지 않았다. 누구든지 아무때나 물고기를 가져가고싶은대로 가져다 먹으라는거다.

엄장석은 흐뭇하게 웃으며 신호수에게 지시했다.

《고맙지만 우리 함에도 동태가 처리곤난이라고 하오.》

구잠함이 보내는 수기신호를 받은 어로공은 그 자리에 납죽 엎드렸다. 조타실문이 열리더니 선장이 고개를 빼들었다. 어로공은 선장과 뭐라뭐라하더니 일어나 수기신호를 보냈다.

《지휘소! 그럼 상어와 가오리를 가져가랍니다. 선장아바이가 우리에게 주려고 건사해둔거랍니다.》

그 소리엔 귀맛이 동했다.

귀한것도 많으면 천해진다더니 한달째나 동태만 먹으니 새날대로 새났다. 상어나 가오리라면 입맛을 돌릴겸 먹어보고싶었다.

상어는 희귀하나 맛은 좋지 않다. 그러나 꺼칠꺼칠한 껍질을 벗기고 살점을 발가서 회를 치면 먹을만 했다. 가오리도 회를 치거나 꾸둑꾸둑하게 대충 말리워서 구워먹으면 별맛이다.

해남이를 비롯한 신입대원들은 아직 그 맛을 보지 못했다.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엄장석은 동의를 바라는 눈길로 정치부함장을 돌아보았다.

《어떻게 하면 좋겠소?》

박철호는 빙그레 웃었다.

《선장아바이의 성의를 무시할수 없지요. 그렇다고 거저 받을수는 없으니 당과류라도 한지함 보내줍시다.》

일단 바다에 나오면 남아돌아가는게 쌀이고 사탕, 과자다. 항해보충미로 쌀이 더 나오고 간식도 나오는데 해병들은 단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등가교환을 하자는거요? 허, 그러면 <놀부선장>이 펄쩍 뛸텐데…》

함장이 이런 우려를 할만도 했다.

기름진 이면수떼가 밀려들던 작년 초여름에 있은 일이다.

성어기때마다 심술이 나는지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금강산의 1만 2천봉우리에 속하는 천불봉우에 갑자기 먹장구름이 끼였다. 주먹같은 돌을 날려 소대가리도 깬다는 유명짜한 금강내기가 터질 징조였다.

구잠함 103호는 삼일포앞바다에서 해상경비근무를 수행하고있었다.

엄장석은 저 멀리 서쪽의 천불봉상공을 지켜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심상치 않군. 되게 진통을 겪어야 할것 같소.》

박철호도 불안했다.

금강내기가 터지면 이 주변의 해상에 떠있는 모든 배들은 졸지에 가랑잎신세가 된다. 부두나 잔교에 계류하고있는 배들도 안심할수 없다. 그저 금강내기가 미치지 못하는 수역으로 대피하는게 상책이다. 그럴수 없으면 연해에서 저속으로 항해하면서 금강내기의 횡포를 견디여내야 한다.

뒤미처 태풍경보가 라지오와 무전기를 통하여 울렸다.

천불봉쪽에서 희뜩번뜩 바람꽃이 일더니 쏴! 하고 산바람이 바다쪽으로 내불었다. 그러자 수평선상에서도 뽀얗게 바람꽃이 일더니 세찬 해풍이 륙지쪽으로 터져나갔다. 바다기슭에서 부딪친 태풍은 여러갈래로 뻗어나갔다. 일정한 방향이 없이 이리저리 불어치는 광풍에 잔잔하던 삼일포앞바다는 살에 찔린 맹수처럼 급작스레 태를 치며 설설 끓어댔다. 허연 거품을 문 사나운 파도들이 산발처럼 어깨를 겨루고 줄줄이 일어섰다가 무너져내리고 반발하듯 또 고개를 들며 솟구쳐올랐다.

이면수잡이에 재미가 났던 고기배들은 저마다 황급히 그물을 걷어올리고 북쪽으로 삐죽이 올라간 장아대단을 돌아 비교적 풍랑이 사납지 않은 연안으로 대피하였다.

구잠함은 풍랑속을 위태롭게 누비며 어선들의 대피정형을 침착하게 살펴보고나서 마감으로 배머리를 대피수역으로 돌렸다.

미타해서 다시한번 쌍안경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감시병이 야단을 쳤다.

《지휘소! 좌현 15도, 거리 1마일, 아직도 그물을 끌고있는 저예망선 발견!》

이게 무슨 소리야?

박철호는 그쪽을 바라보았다.

저예망선 한척이 세찬 파도에 들까불리우고있었다. 구잠함은 그쪽으로 즉시 배머리를 돌리고 전속으로 내달렸다. 바다가 어찌도 기승을 부리는지 자칫하면 구잠함도 사품치는 물속에 처박힐 아슬아슬한 판이였다. 충돌위험을 무릅쓰고 구잠함을 저예망선에 가까이 접근시킨 엄장석은 확성기로 소리쳤다.

《저예망선! 위험하다! 당장 그물을 잘라던지라!》

연방 사나운 파도를 뒤쓰는 조타실의 문이 가까스로 열렸다. 누군가 조개턱에 까무잡잡한 얼굴을 내밀었다. 해상경비근무의 나날 풋낯이나 익힌 선장아바이였다. 그는 좀 미안쩍은 어조로 말했다.

《저걸 보게. 새로 받은 그물로 마수걸이를 하는데 이면수가 잔뜩 들어갔네. 저걸 버릴수야 없잖나.》

엄장석은 사정을 봐달라고 하는 선장에게 단호히 요구했다.

《지금 아바이넨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이요! 당장 그물을 버리시오. 그래야 그 배를 우리가 구조할수 있습니다.》

선장은 한손을 홱 내저었다.

《난 그렇겐 못해!》

선장이 막무가내로 옹고집을 쓰는데 과부하에 끝내 견디여내지 못한 저예망선의 기관이 푸르륵- 하고 김빠진 소리를 내며 꺼졌다.

기동력까지 잃어버린 저예망선은 바다가 하자는대로 놀아댔다. 세찬 파도는 자그마한 고기배를 힘껏 끌어당겼다가는 콱 밀치는가 하면 이리 치고 저리 치기도 한다. 포악스레 날뛰는 꼴이 잡은 토끼의 혼을 빼려드는 맹수같았다.

자칫하면 구잠함이 저예망선과 충돌하여 량쪽이 다 박산날 아슬아슬한 판이였다.

엄장석은 위험을 무릅쓰고 바싹 긴장해서 구조작업을 지휘했다. 박철호는 저예망선에 예선삭을 넘겨주어야 할 임무를 받은 선미작업조에 속해있었다. 첫번째도 실패, 두번째도 실패…세번째만에야 저예망선에 예선삭을 넘겨주는데 성공했다.

구잠함은 파도를 뚫고 저속으로 저예망선을 끌기 시작했다. 저예망선은 바다밑에 뿌리를 깊숙이 내린듯 움직이지 않았다. 팔뚝처럼 굵은 예선삭이 힘껏 당긴 활시위처럼 팽팽해졌다. 자칫하면 탕! 하고 끊어질판이였다.

엄장석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결김에 분별을 잃은 그는 된욕을 퍼부었다.

《빌어먹을! 죽고싶어? 그물을 당장 끊어버리라! 욕심을 부리다간 다 죽어!》

선장은 자기대로 잔뜩 뿔이 돋아서 성이 난 황소처럼 받개질을 했다.

《난 죽어두 그물과 물고기를 버릴수 없어!

이건 이번에 출항할 때 새로 받은 비날론그물이야! 그물안에 들어찬건 잡어따위가 아니라 고급어족인 이면수란 말이야! 이면수!》

《아바이! 선원들이 죽고살고하는 판인데 그물이나 이면수따위가 도대체 뭐 말라빠진거요?》

세찬 파도에 저예망선은 물속에 다 잠겼다가 가까스로 고개를 들었다. 구잠함이 예선삭으로 저예망선을 붙잡고있었으니망정이지 물귀신이 될번 했다.

선장은 얼굴에 줄줄 흘러내리는 바다물을 손바닥으로 연신 훔치면서 소리쳤다.

《농사군은 죽어도 종자를 베고 죽는다는 말 못 들었어? 배군은 죽어도 그물을 버릴수 없어.》

박철호는 화가 나서 노발대발한 두사람을 눅잦혀주려고 우정 소리내여 웃었다.

《허! 선장아바인 욕심이 굴뚝같군요.》

선장은 배포유하게 웃었다.

《그래서 날 <놀부선장>이라고 부른다네.》

마침 앙버티기를 하던 저예망선이 조금씩 끌려오기 시작했다.

선장은 안심이 됐던지 파도가 련속 휩쓸며 지나가는 갑판에 털썩 주저앉았다.

《함장동무! 이왕지사 배도 그물도 다 끌고가세. 신세갚음을 톡톡히 하지. 잡은 이면수를 통채로 넘겨주겠어. 생명의 은인들에게 우리가 뭘 아끼겠나. 임자들에겐 정말 아까울게 없네.》

엄장석은 엉너리를 치는 선장을 흘겨보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 사람아! 왜 말이 없어? 성이 났나? 난 전쟁때 놈들의 함포사격속에서도 고등어를 잡아 전선에 보냈어. 말이 났으니…》

선장은 세찬 파도에 휩쓸려나가지 않으려고 조타실의 문틀을 꽉 틀어쥔채 할말을 계속했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그때 고등어가 한몫 단단히 했지. 포탄소나기에도 끄떡없던 내가 금강내기가 무서워서 아까운 비날론그물과 이면수를 버린다는게 어디 말이 되나? 이건 나라의 재산이야!》

엄장석은 눈살을 찌프리며 퉁명스레 대꾸했다.

《아바이, 됐수다. 배가 가벼워지게 선창에 들어찬 물이나 빨리 퍼내시우.》

구잠함은 그야말로 죽기내기로 저예망선을 끌고 위험수역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엄장석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정치부함장을 돌아보았다.

《저예망선에 구조대를 보내야 하겠소.》

박철호는 즉시에 응했다.

《예, 제가 책임지고 하겠습니다.》

박철호는 기관조장을 비롯한 구대원들로 구조대를 뭇고 고무단정을 타고 저예망선에 넘어갔다.

권중섭이 기관수리를 하는 사이에 김형길을 비롯한 다른 해병들은 선창에 들어찬 바다물을 퍼냈다. 박철호는 기관실에 들어가 권중섭을 도와주었다. 권중섭은 능숙한 솜씨로 제꺽 기관을 살려냈다. 이어 양망기를 돌려 물고기가 터질듯이 들어찬 그물을 끌어올렸다. 살이 통통 진 팔뚝같은 이면수들이 불그레한 줄이 간 등과 흰 배때기를 드러내며 선창에 쏟아졌다.

선장아바이는 보름달처럼 얼굴이 환해져서 손세를 쓰며 뻐기였다.

《보라구! 한기망에 세톤이 실히 되게 잡았네. 우린 오늘로 년간계획을 초과수행했어. 함장동무! 우리 배에 넘어오게. 년간계획을 했으니 축배를 들어야지. 다행히도 내가 조타실의 의자밑에 따로 건사해둔 술방통이 무사하네. 함흥에서 만든 비닐항아리인데 오지항아리보다 든든하구만.》

엄장석은 초청에 응하지 않고 구조대철수를 명령했다. 박철호는 구조대를 데리고 즉시 고무뽀트에 올랐다. 선장아바이는 두손을 흔들며 야단쳤다.

《이 무정한 사람들아! 우릴 구원해주고 고맙다는 인사도 받지 않고 갈텐가? 그럼 우린 뭐가 되나? 너무하구만. 정말 너무해!》

그렇게 낯을 익힌 선장이였다.

이번에까지 그의 성의를 무시할수 없었다.

《좋소. 상어와 가오리를 넘겨받아 신대원들에게 맛을 보이기요.》

갑판장을 불러 구명뽀트를 내리워 저예망선에 갔다올 임무를 주려던 엄장석은 그사이에 빈틈이 생길세라 먼저 전파탐지초소를 찾았다.

《탐지초소! 령해선과 가까운 공해상에 이상이 없는가?》

《지휘소! 지금 공해상에서는 다섯척의 선박들이 항해하고있다. 아! 잠간만! 그중 한척이 령해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미처 눈정기가 류달리 맑아서 마주보기만 해도 정신이 번쩍드는 탐지수가 바람처럼 소리없이 달려올라왔다. 그는 탐지초소의 기본지시기와 련결된 예비지시기를 시동시켰다. 예비지시기의 동그란 영상판이 확 밝아졌다. 영상판에서 무수한 점들이 뭐가 뭔지 가려보기 어렵게 명멸했다. 탐지수는 자신만만한 동작으로 목표지시선을 돌려 어느한 점에 고정시켰다.

《이 목표입니다.》

박철호는 긴장감을 받으며 함장의 어깨너머로 목표를 주시했다.

그것이 얼핏 보기엔 주위에서 깜박거리는 하얀 점들과 별로 차이나지 않았다. 탐지수가 설명했다.

《이 목표는 현위치에서 무엇때문인지 30분가량 정지해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기동하면서 령해쪽으로 침로를 돌렸습니다. 목표를 계산기구에 넣어보니 우리 함과의 거리는 열하나이고 속도는 열둘입니다. 아직은 육안감시를 할수 없기때문에 어느 나라의 선박지는 모르겠습니다.》

조용순은 상어와 가오리가 있다는 저예망선에 마음이 끌려 공해상에서 우리 령해로 접근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였다.

《아직 공해상에 있는 선박인데 신경을 쓸게 있습니까?》

부함장을 퍽 돌아보는 엄장석의 눈빛이 번쩍했다.

《무슨 소릴 하는거요?》

조용순은 얼굴이 벌개졌다.

《설마…》

《설마… 하고 생각하면 빈틈이 생기고 빈틈이 생기면 적함이 기여드는거요. 그러니 허튼 생각을 하지 마오!》

허튼 생각이라니?!

자존심이 강한 조용순은 참기 어려운 모욕을 느꼈다.

아무리 그래도 함장동지가 하전사인 조타수가 곁에 있는데서 부함장인 나에게 이런 면박을 줄수가 있나. 내 말이 뭐가 잘못됐는가? 우리가 무엇때문에 공해상에 있는 선박에까지 신경을 써야 한단 말인가.

《난 허튼 생각을 한게 아니라…》

엄장석은 부함장이 변명하려들자 벌컥 화를 내며 눈을 부라렸다.

《부함장, 무슨 말이 그리도 많소?》

조용순은 속이 울컥했지만 가까스로 자제했다.

그는 해군대학을 갓 졸업하고 왔을 때 함장에게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아글타글 애를 썼다.

워낙 머리가 팩팩 도는 그는 애쓴 보람이 있어 한두해어간에 함의 관리운영과 지휘에 정통하게 되였다. 지난해말 총참모부에서 예고없이 선택진행한 전투항해훈련때 《부상》당한 함장을 대신하여 능숙하게 지휘함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격술을 잘해서 워낙 인기가 있던 그는 항해지휘능력까지 인정받게 되자 더욱 자신만만해졌고 저도 모르게 우쭐해지고말았다.

박철호는 함장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 목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기 전에는 마음을 놓을수 없었다.

《키 우로 20도! 전속으로!》

함장의 구령에 따라 구잠함은 동북쪽으로 급히 배머리를 돌리고 속력을 가했다.

아직 영문을 모르는 감시병이 소리쳤다.

《지휘소! 저예망선에서 빨리 오라고 신호를 보낸다.》

공교롭게도 이상한 목표가 갑자기 나타나는통에 이번에도 선장아바이의 성의를 받을수 없게 되였다. 지체없이 불명목표의 정체를 알아보고 우리 선박이 아닌 경우엔 해당한 대책을 취해야 했다.

엄장석은 신호수에게 지시했다.

《신호수! 비상정황이 발생했다. 선수방향의 해상을 감시하라. 우리 령해에 접근하는 선박이 나타나면 즉시 보고하라!》

《알았다!》

신호수는 제꺽 선수방향으로 돌아서서 쌍안경을 들고 눈정기를 모았다. 박철호도 쌍안경으로 선수방향의 해상을 긴장하게 주시했다. 부함장은 아쉬워서 그러는지 함장의 처사에 의견이 있어서인지 저예망선이 있는쪽을 자꾸만 돌아보았다.

어느새 해가 져서 저 멀리 물쪽의 하늘은 황혼을 비껴안고 불그스름해졌다. 어둠은 공해쪽에서 사나운 해풍과 파도를 타고 각일각 밀려들고있었다. 점차 하늘과 바다는 어둡고 무거운 검청색으로 계선을 분간하기 어렵게 서로 엉키기 시작했다. 육안감시가 거의나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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