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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는 전략로케트군부대를 시찰하고 돌아오시는 길에 대동강기슭에 자리잡은 조선인민군창작사를 찾으시였다.

초저녁쯤에 들리겠다고 하시였는데 밤 9시가 넘었다.

대소한의 강추위에 얼어붙은 대동강반쪽에서 찬바람이 눈가루를 몰아왔다.

야전솜옷주머니에 한손을 찌르시고 활달한 걸음을 옮기시는 그이의 신발밑에서 언눈이 빠직거렸다.

인민군대 미술부문에서 오래동안 일해온 50대중반의 창작사 사장은 천정에 촉수높은 전등을 여러개 켜놓아 대낮처럼 밝은 넓다란 화실에 그이를 안내하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화실의 좌대에 모신 다섯상의 위대한 장군님의 초상화앞으로 다가가시였다. 미술가들이 장군님께서 환히 웃으시는 모습을 형상한 초상화작품들이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초상화들을 가까이에서도 보시고 멀찍이 떨어져서도 보시였다.

창작사에서 가장 관록있는 화가들이 여러가지 방안으로 일년나마 품들여 형상한 초상화들이였지만 첫눈에 그이의 마음을 확 끌어잡는 초상화는 없었다. 화가들의 창작적개성과 세련된 화법, 고심어린 노력이 안겨오기는 했지만 초상화작품들은 평소에 장군님께서 티없이 밝고 호탕하게 웃으시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사장동무,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그동안 화가동무들이 전번에 그린 초상화들보다는 전진이 있습니다. 열걸음쯤 전진했다고 할가 … 그런데 아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

김정은동지께서는 초상화작품들을 다시금 보시며 창작사의 재능있는 오랜 화가들이 장군님께서 만면에 환히 웃음지으시는 모습을 실감있게 형상해내지 못하는 원인이 어데 있겠는가 하고 깊이 생각해보시였다.

김정은동지께서 우리 인민들이 그토록 흠모하고 따르는 위대한 김정일장군님의 태양상을 형상할 결심을 내리신것은 벌써 몇해전이였다. 그날 인민군창작사에 나오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일군들에게 말씀하시였다.

《일전에 장군님께서는 수령님의 태양상은 자신께서 사진을 선정해주어 화가들이 형상완성하도록 하였다고 하시면서 그 태양상을 수령님께서 생존해계실 때 완성하였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고 후회하시였습니다. 나의 결심은 위대한 장군님의 태양상을 잘 형상완성하여 2012년 장군님의 탄생 70돐에는 수령님의 태양상과 함께 온 나라 가정들에 모시도록 하자는것입니다.》

김정은동지께서 주신 과업을 받아안은 창작사에서는 초기에 장군님의 태양상을 원수복을 입으신 모습으로 형상하였다. 그것은 창작지도일군들은 물론 화가들이 일치하게 희세의 령장으로서의 장군님의 위인상이 잘 나타나도록 하자면 원수복을 입으신 장군님을 형상해야 한다고 생각했기때문이였다.

창작사에 또다시 나오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원수복을 입으신 장군님의 초상화들을 오래동안 보고나서 말씀하시였다.

《우리 장군님께서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원수칭호를 받은지 오래되시였지만 원수복을 입으신적이 없습니다. 장군님의 태양상은 우리 군인들과 인민들의 마음속에 친근하게 새겨져있는 잠바를 입으신 모습으로 형상해야 합니다. 장군님께서는 선군혁명령도의 나날 야전복차림인 잠바옷을 입으시고 철령을 넘으시였고 오성산 칼벼랑길을 지나 최전연부대 군인들을 찾으시였습니다. 전국의공장, 기업소, 농촌 그 어디서나 우리 인민은 수수한 잠바를 입으신 장군님의 태양같은 모습을 뵙군 하였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장군님께서는 잠바를 입고 현지지도의 길을 다니십니다.

우리 군대와 인민이 체취로 생생히 느낄 정도로 늘 보아오던 잠바옷, 야전복차림의 태양상을 그려야 장군님께서 지니신 강철의 령장으로서의 기품, 자애로운 인민적풍모를 사실 그대로 잘 보여줄수 있을것입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그때 창작사에서 돌아오시자 잠바옷을 입은 차림으로 환하게 웃으시는 장군님의 영상을 담은 사진문헌들을 찾아내여 화가들에게 내려보내주시였다.

그때로부터 일년남짓한 기간 창작사의 관록있는 화가들이 창작적재능을 깡그리 발휘하여 잠바옷을 입으신 장군님의 태양상을 여러 방안으로 형상완성한것이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걸상에 앉지 않으시고 거리와 각도를 달리하시면서 초상화작품들을 살펴보시였다.

구도와 색갈, 명암관계… 그이께서는 세부적으로 자세히 보고 또 보시였다.

《사장동무, 총체적으로 볼 때 이 태양상들이 가지고있는 결함은 친근감이 적은것입니다. 장군님께서 웃으시는 모습을 품들여 형상하였지만 확 안기고싶을 정도의 친근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장군님의 영상을 위엄있게 그려야 한다면서 근엄한 인상을 강조하던 종래의 초상화형상화법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아까부터 초상화들이 그이께 만족을 드리지 못한것으로 하여 낯빛이 어두워진 사장은 사업수첩에 열심히 적었다.

《쓰지 마시오. 사장동무, 쓰는데 정신을 팔지 말고 나와 같이 초상화들이 잘되지 않은 원인을 기탄없이 론해봅시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굳어진 사장의 마음을 눙쳐주시려는듯 미소를 지으시며 걸상에 앉으시였다.

《력사적으로 볼 때 맑스와 레닌을 비롯한 로동계급의 수령들의 초상화는 다 근엄한 모습으로 형상되였습니다. 삐까쏘가 그린 쓰딸린의 초상화도 그렇지요. 초상화를 근엄한 모습으로 형상한것은 그렇게 하여야 수령의 높은 인격과 정신세계, 위인적풍모를 가장 훌륭히 그려낼수 있다고 보았기때문입니다. 내가 생각컨대 초상화를 그리는데서 엄숙하고 무거운 표정의 얼굴모습을 형상하는것은 유럽의 화풍에서 오래동안 굳어진 전통적인 초상화기법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피렌쩨에서 창작한 초상 〈몬나리자〉, 렘브란트의 〈로파의 초상〉, 베라스케스가 그린 〈이노켄치 10세의 초상〉, 〈자화상〉들을 비롯해서 로벤스, 레삔, 쑤리꼬브 등 미술대가들이 그린 유명한 초상화작품들은 형상의 생동성과 심리묘사의 깊이로 하여 유럽의 사실주의초상화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세기에 와서까지 미술가들이 그들의 화풍을 고스란히 따라배울수는 없습니다. 유럽미술대가들이 그린 초상화작품들의 주인공들은 대체로 통치계급, 성직자, 귀족들이였습니다. 그들은 초상화에서 자기의 권력과 재부의 위세를 뽑내며 사람들을 내리누리고 다스리는 힘의 소유자로서의 성격을 보여줄것을 원하였으며 실지 화가들은 그들의 얼굴에 내재되여있는 위엄스런 권력풍, 귀족풍을 선명하게 그려내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회화분야에 굳어진 기법, 내재하고있는 문제점들을 론리있게 헤쳐보이시였다.

어버이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은 지난날 로동계급의 수령들과는 다른 위인적풍모를 지니고계십니다. 수령님과 장군님은 한평생 언제나 우리 인민들속에 계시면서 조국과 인민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쳐오신 자애로운 인민의 어버이이십니다. 친근하고 자애로운 어버이장군님의 영상을 실지 그대로 진실하게 형상하자는것이 나의 뜻입니다. 그런데 화가동무들이 그린 초상화작품들은 인위적인 맛이 강하게 풍기며 밝고 정중하게 그린다고 하면서 리상화하여 형상하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사업수첩에서 원주필을 떼지 못하고 적고있는 사장의 자책어린 기색을 보시고는 더 결함을 지적할수 없으시였다.

한편으로 그이께서는 창작사의 관록있는 화가들이 자기들이 소유한 창작적재능과 기법, 정력을 깡그리 쏟아부은 초상화작품들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하시였다.

어깨에 별을 단 이 재능있는 화가들은 일년나마 거의나 화실을 떠나지 않고 자신께서 준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심혈을 바쳐왔다. 아마도 그들은 화가로서 할수 있는 모든것을 다하였을것이다. 하지만 형상의 결함은 어찌할수 없다.

《사장동무, 창작사에 재간있는 다른 화가들이 더 없습니까?》

《예, 젊은 동무들 몇사람을 내놓고는 이번에 나이많고 실력있는 화가들은 다 동원시켰습니다.》

《인민군미술전람회에 출품할 작품들은 어데 있습니까?》

《저쪽화실에 전시했습니다.》

《방이 작아서 그림들을 비좁게 걸어놓았습니다.》

《일없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그 화실로 가서 인민군대안의 화가들이 그린 수백점의 미술작품들을 품을 놓고 보시였다. 인민군병사들의 전투훈련모습과 락천적인 생활을 담은 작품들, 나라의 강성부흥을 이룩하기 위해 투쟁하는 인민들의 생활을 그린 화폭들이였다.

조선화, 유화, 보석화, 판화, 조각, 공예, 서예… 미술형태도 다양한 작품들이였다.

주로 인물화들에 류다른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시던 그이께서는 문득 화실구석쪽 벽가에 걸린 그닥 크지 않은 액틀에 끼운 인물화앞에서 걸음을 멈추시였다.

깃과 팔소매단에 주름장식을 한 연하늘빛 달린옷을 입고 쪽걸상에 앉아 바이올린을 켜고있는 처녀의 모습이 무척 낯익으시였다.

그이께서 아시는 삼지연악단의 바이올린연주가였다.

《잘 그렸구만. … 누가 그린겁니까?》

김정은동지께서는 창작사 사장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림에 바투 다가가시여 아래단구석에 가는 붓으로 겸손하게 써넣은 화가이름을 읽으시였다.

《리성영 … 어떤 동문가?》

《군부대미술창작실에서 화가로 복무하던 동무입니다. 재간이 있어서 우리 창작사에 데려온지 몇해 안되였습니다.》

《젊겠구만.》

《아직 마흔살전입니다.》

《이런 재간둥이가 창작사에 있었구만. … 사장동무, 보시오. 곡에 심취되여 열정적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있는 처녀의 사색깊은 모습을 얼마나 잘 형상했는가. 목언저리와 어깨에 부드럽게 흘러내린 머리칼오리들과 지판을 누르는 유연한 손가락마디들, 휘여든 활줄과 명상에 잠긴 눈빛이 아주 잘 조화되게 그렸습니다. 마치도 가슴을 틀어잡는 서정적인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선률이 들리는것만 같습니다.

이 바이올린연주가는 내가 잘 아는데 성격이 올차고 명랑하면서도 음악앞에서는 말이 적고 성실하며 자기의 연주기량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음정을 파고드는 동무입니다.

화가가 인물초상을 그릴 때 바이올린연주가의 그런 점을 파악하고 붓을 들었는지 처녀의 성격과 정신적면모를 아주 괜찮게 형상하였습니다. 실물과 방불한 인물초상은 그 인물의 외형속에 그가 갖추고있는 정신적풍모와 심리세계를 깊이있게 그려낼 때 얻어지는 회화적성과입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시간이 많이 흘러갔지만 인민군대안의 화가들은 물론 병사미술애호가들이 그린 소묘작품들에 이르기까지 스쳐지나지 않으시고 우점을 평가하시였고 구도나 색조, 형태상 미숙한 측면들은 분석적으로 너그럽게 지적해주시였다.

미술작품들을 다 보시고 화실에서 나오신 그이께서는 랭기풍기는 복도를 지나 밖으로 나서시였다.

찬바람이 숨이 막히게 불어쳤다. 현관앞에 세워둔 승용차에 들씌워진 눈가루가 차체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렸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차에 오를념을 않으시고 바래주러 나온 사장을 손저어 부르시였다.

《내가 이번까지 창작사에 네번째로 오지요?》

《그렇습니다. 대장동지께서 바쁜 일을 미루시고 이처럼 자주 찾아와 지도를 주셨는데 장군님의 태양상을 완성하지 못해 …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나는 장군님의 태양상을 잘 완성할수 있다면 열번, 백번이라도 창작사에 나오겠습니다. 사장동무, 나는 오늘 인민군미술전람회에 출품할 작품들을 보고 인민군대 화가들의 실력과 화풍, 형상기법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되였습니다.

장군님의 태양상형상때문에 사장동무얼굴이 보통 어둡지 않은데… 내 한가지 방도를 내놓겠습니다. 난 사장동무가 장군님의 태양상형상을 관록있는 기성화가들한테만 의존한것이 편향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이자 나는 젊은 화가들이 그린 인물초상작품들을 보면서 장군님의 환히 웃으시는 모습을 생동하게, 실감있게 잘 그려낼수 있겠다는 기대와 확신을 가지게 되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승용차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사장동무, 대담하게 젊은 화가들을 장군님의 태양상형상에 인입하시오. 종래의 형상기법에 물젖거나 굳어지지 않고 자유분방한 그들의 화풍에는 미숙한 측면도 있지만 인물초상을 과장하거나 미화분식하는 경향은 적습니다.》

《대장동지, 사실 젊은 화가동무들은 장군님의 태양상을 형상하고있는 선배화가들을 몹시 부러워하고있습니다.》

《그것 보시오, 부러워하는걸. 그 부러움속에는 자기들도 한번 장군님태양상을 형상하고싶은 미술가적욕망과 야심이 깔려있을것입니다. 그런 참신한 욕망과 야심이 있어야 정열이 불타고 이글거리는 순수한 정열의 불길속에서 비상한 재능이 발휘되는게 아니겠습니까.》

《대장동지 가르치심대로 장군님태양상을 꼭 훌륭하게 형상완성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장군님태양상은 인민군창작사에서, 인민군대에서 나와야 합니다. 내 어떻게든 태양처럼 밝고 환히 웃으시는 장군님의 영상을 수록한 사진문헌을 더 찾아보겠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사장의 손을 굳게 잡아주시고 차에 오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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