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26

 

하늘은 장쾌한 노을바다를 펼쳤다. 쇠물빛노을은 용암마냥 솟구치고 굽이치며 쏟아져 흘러내린다. 제강소의 불야경이 조명으로 되여 밤을 밝히고 구내선 화물렬차의 기적소리가 관현악의 피아노선률과 같이 울려퍼진다. 여기에서 조선의 정신인 천리마가 나래를 펼쳤다. 여기에서 서로 돕고 이끄는 새시대의 고상하고 아름다운 도덕이 정가로운 샘줄기처럼 흘렀다.

류진은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그것은 로동계급의 솔직한 고백이나 같았다. 한해전 그의 모습은 시골선비 천하를 구경하려고 장안에 나타난 몰골과 다를바없었다. 현실을 배우겠다는 단순한 욕망 하나였으니 전기로라는 엄격한 인생의 도가니는 한 글자도 공짜로 배워주려고 하지 않았다. 보는 사람 눈길마다에는 이건 어데서 온 얼간인가. 겉차림은 같은데 속은 우리하고 다른 족속이야 하는 말이 적혀있었다. 로억만반장은 색다른 장입물이 나타난 순간부터 어떻게 로안에 처넣어 구워낼가 궁리를 했는지 잡도리부터 달랐다. 여느 사람과는 달리 다그어대는게 단단히 벼르고 일을 칠 기상이였다.

《여기는 학교가 아이다. 제눈으로 남이 일하는걸 보구 손에 익혀야 하는데야. 쇠물을 녹이려면 정신을 차레라!》

로억만은 류진을 작업장의 널려있는 파철만큼도 여기지 않는것 같았다. 쇠장대를 찾는데 투입삽을 가져와 아연해하더니 원료혼합을 배우라는데 슬라크를 긁어내여 종시 별명이 붙고말았다.

《이 사람이 정신은 활 내치구 온게 아니야? 어질어질, 여기서 헛눈을 팔다간 저속에 들어가 앉는데다. 셈판을 모른다이!》

주황색불길이 이글거리는 로안을 가리키며 로억만은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결국 그날 《류어질》이라는 별호가 차례졌다. 그날 고수머리 로공이 이렇게 말했다.

《류형, 우리 반장한테서 별명이 빨리 차례지는건 속이 동한다는거예요. 곱다는게 날 보구 빤질아 하구 찾는게 아니겠나요. 내가 빤지럽다는거야 온 제강소가 알지요. 여기저기서 채우고 굴러다니다 로반장한테 걸려들었는데 미꾸라지 재간 가지고도 안되겠더군요. 하루이틀 지나가니 내가 달라지는게 보이지 않겠나요. 나만 보면 핼끔거리던 기중기운전공처녀가 살살 웃어주기에 왜 그러나 물었더니 사람 변하는건 모르겠다나요. 남자 같아서 돋보인다고 하길래 이 미물이 그 말을 반장한테 했다가 일을 쳤수다. 그날밤으로 끌려가 약혼술을 붓고야말았으니까요, 하하하…》

작업반의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들이다. 교향악단을 구성하는 악기들처럼 음색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집단이라는 하나의 호흡을 타고 공동의 리상을 향해 전진한다. 전기로와 함께 숨쉬는 로동의 음악을 지휘하는 사람이 로억만이기도 한것이다.

작업반 예술소조를 류진이 책임졌다. 생각하면 허거픈 감정을 지울수 없다. 중앙예술단의 한다하는 작곡가, 지휘자였던 사람이 작업반 써클형상을 창조한다는게 어디 격에 어울리는 일인가. 그의 머리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의식은 괴로움에 시달리고있었다. 고작해서 북이나 장고를 두드리는 예술아닌 예술을 그것도 책임져야 하는 형편이다. 반원들은 무슨 영문인지 노래를 부른다니 무작정 좋아하는것처럼 보였다. 무대를 타본다는 말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흥이 나서 일을 칠듯이 기세를 올리는게 어처구니없었다.

류진은 세포의 분공도 받은지라 어떤 곡목을 선정하여 어떻게 형상할가 생각해보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작곡가, 지휘자의 립장에서 가수이고 연주가들이라고 해야 할 작업반원들을 상대로 무엇을 연구하자고 하니 기막힌 웃음밖에 나오는것이 없었다. 로억만은 래일부터라도 련습을 시작하자고 한다. 걸음만 떼면 일은 되기마련이라는것이다. 극상해서 전기로의 원료배합만큼이야 어렵겠는가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작업반이 통털어 나선대야 스무명 남짓하다. 모두가 불고 두드려야 그 인원이 전부인데 합창이라니 작업반이 다 나가 서서 합창이라는것인지 예술종목으로서 합창을 하자는것인지 알수 없는노릇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다같이 부르는 노래를 어느 곡으로 해야겠는가. 가수들이라고 해야 할 작업반원들의 음역이래도 알아야 할텐데. 저음, 고음으로만 갈라세우고 한번 시험곡을 불러봐? 반장은 《오만만》이 북을 잘 친다고 했는데 사실일가. 《오만만》의 얼굴이 떠오르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웃음속에는 자신에 대한 비웃음도 섞여있었다. 인간의 고뇌란 무엇인가를 맛보라. 너스스로가 모르고 산 생활을 찾으라. 자신을 이겨낼 때 진정한 예술의 향유자가 누구인가를 알게 되리라.

작업이 끝나갈무렵 로억만이 류진의 곁으로 다가와 전에없이 귀에 대고 물었다.

《어찌라니? 오늘 두차지를 제껬겠다… 시작해보자나?》

엊그제 과업을 주었는데 벌써부터 달구니 어처구니없었다.

《연구중입니다.》

《뭐라구? 아이돼! 한번 마음을 먹었으면 활 해제껴야지 갑자르다니.》

대답하기 바쁘게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제편에서 기가 올라 반원들을 다몰아 작업반 학습실에 모이게 하였다. 당장 련습을 한다는것이다. 시집가는 새각시 첫날 입을 옷도 없이 가마에 오르라는 격이였다. 불끈 화가 치민 류진은 제가 다 해먹으라지 하는 배짱으로 작업장에 버티고 앉아있었다.

고수머리작업반원이 달려왔다.

《류형, 어서 가자구요. 경을 치겠수다. 잔뜩 뿔이 돋아 <류어지리를 당장 찾으라!> 하고 소리치는데요 뭐.》

《반장보구 하라게. 예술도 쇠물 녹이는 일만큼 힘들다는걸 알게 되겠지.》

《예술은 또 뭐요? 우리야 써클을 하자지 않나요.》

반장이나 다를바없는 한통속들이여서 쓴입만 다시는데 반장대리인 쇠장대같은 사람이 나타났다.

《뭘 해, 뭘? 우물거리면서…》

이 사람은 반장을 꼭같이 닮자고 마음이라도 먹은것 같다. 소리 질러야 일이 된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고수머리가 바람처럼 사라지자 옆에 선 사람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일은 시작이 중요하오. 준비가 안된건 반장도 아오. 사람들을 각성시키고 불러일으키자구 그러는거요. 마음도 목소리도 합쳐서 불러야 하지 않소. 오늘은 류진동무가 반원들의 갖춤새를 점검하고 련습을 하면서 종목도 확정하자는게 반장의 의도요. 지난 기간 우린 군중예술활동을 너무도 안했소. 반장이 자기비판을 했소. 생산만 생산이라고 내밀다보니 그렇게 된거요.》

류진은 사람의 편견이 얼마나 무지한것인가를 한순간에 느꼈다. 반장을 닮아간다고 여긴 사람의 입에서 리성의 목소리를 들었던것이다.

죄책감을 안고 작업반실에 들어서던 그는 앞에 펼쳐진 광경에 심리와는 전혀 다른 충격, 웃음이 나면서도 혀를 깨물게 하는 2중적감정을 맛보았다. 장고를 멘 로억만이 대형의 우익에 서서 지휘관에게 영접보고나 할 사람처럼 긴장한 표정을 짓고있다. 그옆에 북채를 세워 든 《오만만》이 늘어진 웃음을 지은채 날 좀 보소 하는 거동이고 반고를 가슴에 안은 《허답답》의 모습은 한숨만 폴폴 내쉬는게 알렸다.

반장대리가 정렬한 작업반원들에게 알렸다.

《지금부터 류진동무가 모든 동무들의 준비검열을 하겠습니다.》

고수머리가 학습실가운데 걸상을 가져다 놓으며 《연출가동지, 여기 앉으십시오.》 하고는 히쭉 웃음을 지어보이고 제자리에 들어가 섰다.

류진은 자기가 작업반성원들의 마음을 너무도 모르며 살았다는 반성과 함께 지금의 형편에서 처신을 어떻게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걸상앞으로 가며 해야 할 말을 골랐다.

《어느 악기든… 어떤 노래를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류진의 말이 그들을 더욱 긴장시켜놓았다.

《오만만》이 반장의 어깨를 슬며시 밀어댔다. 그러자 《야, 이눔아! 내 먼저 하라는기야?》 하고 급해난 로억만이 숨이 찬 소리를 냈다.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자 《야? 반장이 실루 답답하오야.》 하며 《허답답》이 숨을 죽여 반장흉내를 내는통에 폭소가 터지고말았다.

《야, 이눔들아! 나간다야!》

급기야 수습해야겠다고 생각한 로억만이 장고를 두드리며 《이게 안땅장단이라는거다. 어디 한번 맛을 봐라. 쿵 땅땅, 쿵챠쿵챠, <나무리벌 사투리가 두드러져도 배따라기 잘 넘기는 취사원동무…>》 장단에 맞춘 률동과 갈리기는 해도 성량이 풍부한 노래가락이 울려나왔다. 그러자 항용 대답이 굼뜨기만 하던 《오만만》이 《조우타?》 하고 북채를 가볍게 휘두르며 《고지에서 싸리나무 광주리에다 콩나물을 기르기에 선수였지만…》 하며 몸집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녀성중음에 가까운 소리를 뽑아대는것이다. 이어 반고가 제 소리를 내자 고수머리가 놓치지 않고 장새납을 불었다. 온 작업반이 한덩어리가 되여 움씰거렸다.

류진은 자기가 새로운 음악세계에 들어서는것만 같았다. 의식속에서 반짝이는 음악의 별을 보고있었다. 노래를 짓는 사람도, 부르는 사람도 따로 없었던 태고적에는 배워주는 선생도 없었다. 로동속에 언어를 갖춘 사람들은 그 언어를 노래로 발전시켰다. 인간은 이렇게 자기의 정서생활을 음악으로 보충하며 부족, 종족, 민족을 형성한것이다. 민족의 노래는 언어에서 출발한것이다. 민족이라는 력사의 갈피를 헤치고 들어가면 피줄기와 언어, 문화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다. 어느 민족이나 자기 고유의 언어로 민족예술을 창조하였다. 따라서 노래도 민족의 언어로 이루어진것으로서 피와 같은 전통을 가지게 되는것이다. 예술의 전통, 그것은 민족의 감정계승이며 상대적으로 배타성도 가지게 된다. 이는 남의것을 무시하거나 짓밟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의것을 지키고 옹호하기 위하여 형성되는것이다. 온전한 자기의것이 있어야 남의 좋은것도 받아들일수 있다. 나는 지금껏 음악을 해온다면서 오늘과 같은 사색은 처음 하고있다. 여기가 대학의 강당인가. 아니다. 로동현장이다. 귀결은 로동이 변함없는 음악의 교단이라는것이다. 나의 앞에는 얼마나 훌륭한 스승들이 서있는가.

인간은 자기를 작은 존재라고 인식할 때 커지는것이다. 류진은 전문가연하면서 대중예술을 내려다보던 지난날이 돌이켜지여 가소로움을 금할수 없었다.

《야, 이만 그쳐라! 여보, 너나들이판이니 이게 뭐가 되긴 되겠소?》

로억만이 두손으로 장고를 두드려대고나서 류진에게 물었다.

《왜 안되겠습니까?》

빙그레 웃으며 류진이 반문하자 한다는 말이 걸작이다.

《꿰야 한다이, 구슬이 서말이래두 꿰야 보배라 하지 않나.》

《반장동지가 방도를 내놓으십시오.》

《나라는게 레빠또리라는걸 알문사 벌써 일을 쳤지.》

《하하하.》

《흐흐흐.》

《허답답》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종알거리듯 말했다.

《이런 때는야, 윽윽거려야지비. 실루 답답하오야.》

로억만의 장고채가 번개같이 《허답답》의 정수리에 날아갔다.

《네가 오늘 내 복통을 터치자구 마음을 먹었구나!》

《하필이면 그 좋은 머리를 다쳐놀게 뭐람, 음?》

류진은 자기가 음악을 떠나 산다고 잘못 생각한것을 후회하며 로동이 노래라는 가슴뿌듯 한 감정을 안고 모두에게 물었다.

《첫 노래로 어떤 곡을 부르면 좋겠습니까?》

작업반원들이 서로 얼굴만 쳐다보는데 당돌한 고수머리가 제꺽 나섰다.

《<백두의 정기는 넘치고…>, 좋지 않아요?》

《히야? 안다야.》

로억만이 장고를 두드리며 자못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신들을 차레라. 오늘은 놀음놀이로 대해서는 아이된다.》

류진은 고수머리가 대견하게 생각됐다. 로동계급의 성격에 맞고 시대성에도 부합되는 첫 노래곡목을 찾아내지 않았는가.

《<천리마선구자의 노래>, 좋습니까?》

모두 하나같이 찬성인데 《오만만》이 길게 늘구며 말했다.

《모르겠다. 그 노래는 나도 채기 힘든데 반장이 숨이 차서 소리나 내겠는지…》

기분이 뜬 로억만이 《오만만》의 늘어진 거동을 밉지 않게 흘겨보며 장고채를 지휘봉처럼 흔들어댔다.

《이눔아! 네 높은 소리루 질러대면 내 따라부르지 않으리. 오뉴월 엿덩이같은게. 그래서 고음도 있구 저음이라는것도 있는게야.》

《안다야. 쉽지 않은 우리 반장이다.》

누군가 하는 소리에 《허답답》이 반고를 두드리며 《<혁명을 위하여>가 어떨가?》 하고 말을 하였다. 《오만만》이 《좋지.》 하며 북소리처럼 둥 뜬소리를 하였다.

류진은 귀가 번쩍 트이였다. 마감종목을 생각하고있었는데 튕겨주었던것이다. 북제창으로 《혁명을 위하여》를 부르면 기백도 있고 형상하기도 쉬웠다. 반원들이 흥이 돋아 저마다 자기 종목을 들고나와 한차례 옥신각신이 벌어졌다.

《이래서 걸음을 떼기 힘이 들다는게다. 자각적이니 좋거던. 우리가 한다는게야 류진이 하던거 하구는 달라야 한다. 어쩌는고 하문 말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거야. 시러베아이들이 우리를 얕보는데… 갸들의 배꼽이 들락날락하게 해야 한다는거다.》

《그거야 간단하지요. 작업반이 들놀이나가 한판 벌리는 그대로 하면 되지 않나요.》

고수머리가 한마디 하자 《오만만》이 《예술소조야요, 사상사업!》 하고 엄포나 놓듯 틀진 소리를 내니 《하? 모르는 사람 없시다. 사팔뜨기 전주대 구부렀다는 소리만 하니…》 하며 누군가 혀를 쯧쯧 갈겨댔다.

《그거야 류동무가 어련히 하지 않을라구, 사공이 많으면 안돼요.》

뒤에서 퉁을 놓자 로억만이 장고를 두드렸다.

《옳은 말이다. 우리는 류진동무가 앉으라문 앉구 서라문 서는게다. 이제부터는 아는체 나서지 말구 부르라문 부르구 두드리라문 두드레야 한다. 알겠나?》

류진은 자기가 생각한 종목을 알려주고 의견을 물었더니 다들 좋다고 하여 통과시켰다. 첫날 모여서 한 련습치고는 괜찮게 되였다.

로억만은 류진과 합숙까지 함께 오면서 말했다.

《우리 사람들이사 겉볼안이라고 다들 괜찮다이. 좀 골받이하는 축들이 있어서 그러지.》

《전 반장동지가 급하게 굴어서 난감했댔습니다.》《실은 내 허물을 빨리 감추자는 생각이였다니. 이런게야 일상적으로 해왔더라문사 무슨 품을 먹이겠나. 바빠나니 해대는 놀음이다이. 에?

이번에 정신이 든다. 임자 없으문사 큰일이 생기는기야, 허허…》

《걱정은 안해도 되겠습니다. 다들 재간이 있던데요. 잘만 종목을 짜고 련습하면 되겠습니다.》

로억만은 류진의 손을 덥석 잡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시름을 놓았다. 내사 이 일루 속을 너무 써서 입맛을 내칠 지경이였다니까, 후?》

알수록 정이 더 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로억만이 그런 사람이다. 그의 인간적향기는 성실성과 솔직성이였다.

《시험용해는 성공했지만 이달 생산은 걸렸어. 파철을 제때에 날라다 주지 못하거던. 그것만 넉넉히 타고앉으문 냅다 밀어제낄텐데… 어서 집에 가보게나. 자네 처는 하늘이 준 녀자야. 우리 마누라도 혀바닥에 기름을 바르고 자랑한다네. 얼른 들어가 만나게.》

로억만이 살림집쪽이 아니라 오던 길을 되돌아서서 성미그대로 땅크같이 굴러가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류진은 반장이 파철장으로 간다는것을 알아차리고 따라섰다. 저쯤 마음을 먹으면 날을 밝히는 한이 있어도 파철을 전기로앞에 날라다 놓고야마는 로억만이였다. 무슨 일에서나 앞장에서 어깨를 들여밀어야 소리도 높이 치는 사람이다.

로억만은 자기뒤를 쫓아온 류진을 보자 금시 노기를 띠고 소리질렀다.

《어째 왔나? 집에 들어가 시험용해에서 성공한 술을 받아마셔야지. 내 꽁무니는 왜 따라댕기는가? 어서 가, 당장!》

류진은 로억만의 음정이 이렇게 올라갈 때는 지시대로 하지 않아도 일없다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는 버티고 서서 공손히 대답했다.

《작업반생산계획은 우리 작업반원모두가 받은 전투임무입니다.》

《뭐뭐, 엇설텐가? 멋부리는 그런 말은 내앞에서 하지 말라. 덜돼게… 뒤로 돌앗!》

《병사야 앞으로 갓 구령밖에 배운게 없지요. 그 구령을 줘야 합니다.》

《젠장, 너두 어지간히 질긴 놈이구나. 가자!》

두사람은 파철장에 이를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파철더미가 작은 산봉우리들을 이룬 곳에서도 사람들이 엉켜돌아가며 소리를 쳐대고 서로 으르렁거리며 욕심을 채우느라 야단이다. 저마다 자석기중기를 찾으며 호각을 불어대여 신호공처녀들에게서 경고를 받는가 하면 마침내는 쫓겨나는 축들도 있었다.

《저것 보라이, 2강철에서 와있지 않나. 생산의 걸린 구멍을 봤거던.》

《반장동지, 저길 보십시오. 우리 동무들입니다.》

《뭐라구? …》

류진이 가리키는 곳에서 뚱기적거리는 사람은 분명 《오만만》이였다. 파철중에서도 노다지나 같은 휘여든 레루장을 어깨에 메고 흔들춤을 춘다. 그가 털썩거리며 가는쪽에서는 화물차에 파철을 싣고있다. 적재함우에 선 반장대리의 믿음직한 모습이 보였다. 거기서는 걸직한 롱담이 강물처럼 흘렀다.

《우리 만만이형님 부인이 배에다 대보산을 올려놓은걸 봤나?》

《영낙없는 쌍둥이야. 또 아들일건 뻔하구, 흐흐…》

《이번 차지까지 쌍둥이면 둘 곱하기 둘 하니 넷이라… 두차지에 인민경제, 자식생산계획은 200프로야. 멋있다니까.》

《이보라구, 안된건 답답이네 딸 넷이네. 야단이지.》

《걱정말게나. 만만이가 다 해결해주지 않으리.》

《맹물먹은 식은 소리 그만 치라. 야, 우리 집 줄딸들이 생긴걸 못 봤어? 만만이 아들녀석들한테 비기겠는가. 우린 신심넘쳐 나간다네. 우리 처는 모성영웅을 내다보며 아침저녁 내 걱정이다구.》

《하하하.》

류진은 로동이라는 뉴대로 굳건히 이어진 인간들의 랑만을 보고있었다. 그들은 기중기의 도움을 애초 바라지 않았으며 미리 화물차를 마련해가지고 나왔다. 강철로 나라를 받드는 로동계급은 자기의 초소를 이렇게 지켜가는것이다. 얼마나 믿음직한 모습인가.

《류진동무, 저게 바로 우리 사람들이네! …》

로억만은 크나큰 자부를 안고 긍지높이 말하였다. …

강선의 노을은 밤에도 어려있었다. 적청색의 구름이 만들어낸 그 신비경은 창조의 노래로 장엄하게 울려퍼지는것이였다.

《우리는 올해에 질좋은 강재를 더 많이 생산할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군대를 강화하고 자립적민족경제를 발전시키는 강철기둥을 억세게 세워나갈것입니다.》

리면상은 현실속에서 로동계급의 모습으로 자신을 갱신하는 한 음악가의 모습을 통하여 시대의 요구를 듣고있었다. 우리의 로동계급이 바라는 노래는 어떤것이여야 하는가. 이 요구를 외면한다면 사람들은 불러주지 않을것이다. 노래는 시대성격을 반영한다. 시대성격을 창조한다. 하여 력사의 거세찬 흐름을 추동하는 자기의 사명을 수행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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