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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목구의 수림속에서
강
위 룡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를 모시고 혁명의 가시덤불길을 헤쳐오면서 가슴뜨겁게 체험한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주체29(1940)년 가을 연길현 발재툰부근 도목구수림속에서 있은 사실은 지금도 나의 가슴속에 잊을수 없는
추억으로 깊이 남아있다.
력사적인 소할바령회의가 있은 직후인 그때 우리 사령부직속 소부대는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7련대소속 소부대에 새로운 지시를 주기
위해 발재툰방향으로 진출하고있었다.
우리가 위대한 수령님께 위험하기때문에 통신원을 보내자고 말씀드렸지만 수령님께서는 7련대동무들에게 사령부의 지시를 하달하는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하시며 직접 대오를 인솔하신것이였다.
이무렵 그 어떤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조선인민혁명군을 《완전소멸》하기 위해 이른바 《결전태세》에 들어간 일제는 우리에 대한
전면적인 《포위섬멸》작전에 매달리면서 수십만의 대병력을 동원하여 미친듯이 발악하였다.
이리하여 만주의 산과 들, 우리 나라 북부국경일대에는 놈들이 불개미떼처럼 쫙 깔렸으며 어데 가나 우리는 적들의 검질긴 추격과
포위속에서 아슬아슬한 고비들을 수없이 넘기지 않으면 안되게 되였다.
우리가 간난신고를 하면서 7련대소속 소부대통신원과 련계를 맺기로 되여있는 발재툰부근의 막바지 도목구수림에 이르렀을 때였다.
수림속에 전혀 뜻하지 않던 산전막이 하나 나타났다.
살길이 막막한 그때 조선사람들이 놈들의 눈을 피해 이런데 와서 아편을 심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적들이 개싸다니듯 하는 수림속에서
뻐젓이 산전막까지 짓고 아편농사를 한다는것이 이상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나에게 7련대소속 소부대통신원이 도착하기전에 산전막의 정체를 알아볼데 대하여 지시하시였다.
(무슨 산전막인가? 여기서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내가 은밀히 접근하여 살펴보니 조선옷을 입은 세명의 사람들이 아편밭을 다루고있었다.
나는 그들의 정체도 알아보고 당장 급한 식량문제도 해결할 생각으로 그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식량을 부탁하였다.
그랬더니 그들은 쾌히 승낙하면서 당장은 줄 식량이 없는데 마을에 내려가 가져오겠다고 하면서 떠나는것이였다.
나는 경각성을 바싹 높이고 그들이 올라오게 될 방향을 주시하였다.
한낮이 기울어 저녁어스름이 깃들자 산아래로 내려갔던 그들이 잔등에다 쌀짐들을 지고 올라왔는데 웬 사람을 한명 더 데리고왔다.
(웬 사람일가?)
나는 못내 긴장하여 새로 나타난 사람을 살피였다.
그 사람은 나를 보자 무척 반가와하면서 자기는 유격대인데 지금 조선인민혁명군 사령부를 찾아가는 도중에 저 사람들이 식량을 지고
올라가는것을 보니 꼭 유격대와 련계가 있는것 같아 따라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최현부대가 어데서 활동하고 누구 부대는 어느 쪽에 있다는 등 묻지도 않는 말을 늘어놓는것이 어딘가 우리 사람 같지 않았다.
더구나 그 사람은 망태기에다 쟁개비와 술, 흰쌀도 얼마간 지고다녔는데 유격대를 찾아 며칠간이나 산판을 바라다녔다는 사람의 쟁개비에는
그을음 하나 앉지 않았었다.
나는 이 사실을 곧 위대한 수령님께 보고하고 그들을 데리고 사령부로 왔다.
사령부에 당도하는 즉시 위대한 수령님에 의하여 그 사람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자는 1930년대초 왕청유격구에서 중대장을 하다가
변절한 왜놈의 개였다.
그리고 산전막주인들도 일제의 밀정이라는것이 확인되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만나뵈온 자리에서 이 변절자는 눈물까지 글썽해서 꾸벅 절을 하더니 왕청시절을 못잊는다면서 술까지 부어올리는것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변절자의 추악한 몰골을 눈여겨 살펴보시다가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본분을 찾을 기회를 한번 더 주시려는듯 적정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시였다.
그러자 그자는 자기는 잘 모른다고 하였다. 정 그렇다면 경찰서나 적의 주구배치정형에 대해 대라는것도 우물쭈물하면서 결국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그자에게 마지막으로 하신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때 보초소에서 적들이 밀려든다는 통보가 왔다.
앞뒤량옆으로 적《토벌》대가 밀려들고있었다.
그순간 우리는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소할바령회의후 친솔부대의 주력은 물론 경위중대까지 소부대로 편성하여 각지로 다 떠나보내시다나니 그때 수령님의
곁에는 사령부소부대인원 일부와 호위성원들뿐이였던것이다.
이미 밀정들과 변절자를 통해 놈들이 우리를 겹겹이 포위하였다는것을
알고계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당황해하는 우리들에게 아직은 적들이 밀정놈들에게 기대를 걸고 덤벼들지 않겠으니 그틈에 재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자고 하시며 구체적인 행동방향을 주시였다.
그리하여 7련대통신원과 련계를 맺을 날자가 박두하였으나 우리는 부득불 그자리를 뜨지 않을수 없었다.
우리는 변절자와 세놈의 밀정을 혁명의 이름으로 단호히 처단하고 신속히 도목구수림속을 빠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장대에 올라서보니 도목구수림변두리는 온통 불무지천지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적들이 피우는 수많은 불무지들을 살피시고나서 산릉선밑으로 해서 앞으로 빠질것을 지시하시였다.
적들이 포위진을 아무리 촘촘하게 친다 해도 보초는 릉선이나 골짜기에 서기마련이였다. 더우기 그날밤에는 적들이 우리에게 밀정들과
변절자를 들여보내놓고 목이 빠지게 소식을 기다리고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감쪽같이 빠져나가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할것이였다.
바로 이 공간을 예리하게 포착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 적포위진을 돌파할것을 지시하신것이였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불무지들사이를 슬쩍 에돌아 릉선 바로 밑에 착 붙어나가면서 산마루에 선 보초들도 골짜기에 선
보초들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감쪽같이 적포위진을 새여나왔다.
이렇게 우리는 밤새 여러겹의 적포위선을 넘어 새벽녘에야 명월구에서 안도로 통하는 큰길을 건너설수 있었다.
날이 밝아 우리가 빠져나온 도목구수림속을 돌아보니 사방에서 적《토벌》대가 누렇게 몰려가고있었다.
그것은 먹이를 향해 사방에서 으르렁대며 접어드는 야수의 무리 그대로였다.
이제 변절자와 밀정들의 시체만이 기다리고있는 산전막과 빈 천막자리를 보고 또다시 아우성을 칠 놈들의 몰골을 그려보니 우리의 마음은
통쾌하기 그지없었다.
위험은 극복되였지만 우리는 7련대소속 소부대 통신원과의 접선은 실현하지 못하였다.
지금과 달리 부대와 부대간의 통신도 순수 사람의 도보로만 해야 하는 당시 형편에서 한번 약속된 시간과 장소를 어긴다면 그것은
사령부의 전략전술적방침을 실현하는데서 회복하기 어려운 엄중한 후과를 빚어낼수 있었다.
그렇다고 금방 빠져나온 적들의 포위속으로 다시 들어간다는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였다.
우리는 7련대와의 접선은 당분간 힘들것으로 생각하면서 다음 지시를 기다리였다.
이럴 때 위대한 수령님께서 나를 부르시여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아무래도 도목구수림속으로 다시 사람을 보내야 할것 같소. 래일밤 우리는 그곳에서 7련대소속 소부대통신원과 련계를 맺기로
되여있소.》
나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어 위대한 수령님께 말씀드렸다.
《사령관동지, 련락장소는 지금 적들의 포위속에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7련대동무들도 그곳에 오지 못할것입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물론 적의 포위를 뚫고 도목구 수림속으로 다시 들어간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확신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그러나 통신원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꼭 약속된 장소에 나타날것이요. 그러니 우리도 사람을 그리로 보내야 하겠소. 소부대들이
이런 때 우리와 련계가 끊어지면 회복하기가 힘드오.》
참으로 전사들에 대한 크나큰 믿음과 사랑이 어린 말씀이였다.
나는 그 어떤 위험한 정황속에서도 단 하나의 소부대도 사령부와의 련계를 잃고 헤매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위해 그토록 마음쓰시는
위대한 수령님을 우러러 뜨거운것을 삼키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적진속으로 다시 뚫고들어가는것이 더없이 힘들고 위험한것만큼 그 일을 능히 감당해낼수 있는 동무들을
골라보내야겠다고 하시면서 당세포에서 두 동무를 추천해보라고 하시였다.
자신께서 간단히 선정하실수 있는 문제인데도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모든 대원들이 다 믿고 기대하는 그런 동무를
파견하고싶으시였던것이였다.
당시 나는 영광스럽게도 위대한 수령님을 모신 사령부 당조직의 책임자로 사업하고있었다.
그리하여 당세포에서는 토의끝에 당소조책임자인 지봉손동무와 당원 김흥수동무를 추천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만족하신듯 《옳소, 나도 그 동무들을 생각했소. 그들을 보내기로 합시다.》라고 말씀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곧 두 동무를 친히 만나시여 과업을 주신 다음 적들의 포위진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며 들어가서는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하는데 대하여 차근차근 가르쳐주시였다.
그러시고도 못내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여 떠나가는 두 동무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서계시였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도목구수림속에서는 7련대동무들과 참으로 극적인 상봉이 이루어졌다.
그때 지봉손, 김흥수동무들은 위대한 수령님의 믿음을 가슴에 안고 강의한 의지와 높은 희생성을 발휘하여 련락장소로 향하였다.
적《토벌》대놈들은 도목구수림일대를 온종일 뒤지며 밤에는 포위망을 조인채 삼엄한 경계망을 펴고있었다. 놈들이 피우는 우등불에 수림속은
대낮같이 환해졌으며 연기는 구름처럼 하늘을 덮었다.
바로 이런 속에서 두 동무는 적을 코앞에 두고 나무를 안고 돌기도 하고 불무지사이들을 묘하게 누비기도 하면서 그야말로 사생결단하고
련락지점으로 한치한치 기여들어갔다.
요행 사령부가 자리잡았던 곳에는 적들이 없어 그곳에서 그들은 7련대소속 소부대통신원을 기다렸다.
바로 그 시각 7련대소속 소부대통신원도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어 적포위속을 뚫고들어오고있었다.
그는 련락장소가 적들의 포위속에 든것을 보았을 때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는 사령부의 지시를 단 한치도 어길 권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곳으로 서슴없이 들어선것이였다.
마침내 약속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사령부의 파견원들과 7련대소속 소부대의 통신원이 상봉하게 되였다.
《사령관동지께서 동무를 꼭 만나라고 우리를 보내시였습니다.》
《사령관동지께서 반드시 우리를 기다리실것이라고 믿었소.》
그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얼굴을 비비며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흘리였다.
련락갔던 두 동무는 7련대소속 소부대통신원에게 사령부의 지시를 전달했을뿐아니라 소부대에서 위대한 수령님께 올리는 보고까지 받아가지고
돌아왔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흥분된 심정으로 말씀올리는 그들의 보고를 반갑게 받으시고 매우 만족해하시면서 《동무들, 참으로 수고했소.
동무들은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부대의 련계를 보장했소. 아주 장하오.》라고 치하해주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생각하였다.
과연 무엇이 적들이 겹겹으로 포위하고있는 한복판에서 사령부와 7련대소속 소부대와의 련계가 이어지는 상상도 못할 기적이 이루어지게
하였는가.
그것은 자나깨나 소부대성원들을 잊지 못하시며 전사들을 걱정하시는 어버이수령님의 불같은 사랑과 믿음이라고 우리는 확신하였다.
조선인민혁명군의 소부대활동시기 위대한 수령님께서 지니신 그 사랑, 그 믿음은 련락이 끊어진 소부대성원들을 위해 불무지자리에 햇솜을
둔 솜동복과 식량을 묻어두게 했고 《쉰개의 가루봉지에 깃든 사랑》과 같은 가지가지 전설같은 이야기를 낳게 하였다.
나는 도목구수림속에서의 이 가슴뜨거운 이야기도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혁명전사들에 대한 또 하나의 사랑과 믿음의
전설로 후세에 길이 전해질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체87(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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