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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득판에서 있은 일
리 을
설
1940년 8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돈화현 소할바령회의에서
조선혁명앞에 조성된 정세를 명철하게 분석하시고 적들의 발악적인 대공세를 파탄시키기 위한 새로운 대책으로서 소부대활동으로 이행할데 대한
전략적방침을 제시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제시하신 이 방침을 실행하기 위하여 조선인민혁명군 부대들은 소부대로 각지에 파견되였으며 수령님께서는 몸소
소수인원만을 친솔하시고 싸우시면서 모든 부대들의 활동을 지도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돈화의 깊은 수림을 헤치며 연길방향으로 행군하게 된 우리 일행은 불과 20여명의 소수인원이였다.
그러나 우리들의 가슴마다에는 만난을 극복하고 반드시 위대한 수령님의 방침대로 조국해방의 혁명적대사변을 승리적으로 영접하리라는 굳은
결의와 신심으로 들끓고있었다.
그 어느때보다도 적들의 발악이 심해진 조건하에서 위대한 수령님를 모시고 행군하게 된 우리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하여 몹시
긴장되여있었다.
한창봉동무와 김학성동무가 앞뒤에서 척후임무를 수행하였고 기타 인원들은 위대한 수령님을 호위하면서 행군하였다.
이렇게 깊은 수림속으로 30~40리 실히 걸었을 때였다.
전방척후를 섰던 한창봉동무가 총을 벗어들고 급히 되돌아왔다.
우리가 행군해가는 앞에 적들이 얼마간 눌러있다가 방금 떠나간 흔적과 발자국들이 있다는것이였다.
한창봉동무의 보고를 들으신 후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를 돌아보시며 미소를 지으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적들이 우리가 올 때를 노리고있다가 그만 지쳐서 딴데로 간 모양입니다. …경각성있게 나가면 오히려 적들의 뒤를 밟고 가는것이
안전할수 있습니다. 어서 걸읍시다.
우리는 더욱 은밀성을 보장하면서 위대한 수령님의 신변을 튼튼히 호위하기 위하여 일정한 거리와 간격을 두고 각기 숲속에 헤쳐져
걸었다.
우리가 수림을 거의 벗어났을 때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앞으로 내다보이는 넓은 벌판(사득판)가운데에는 물도랑이 우리의 앞을 가로 흐르고있었다.
(빤히 건너다보이는 저곳을 어둡기 전에 건느자면 적들에게 발견될 위험이 있고 어두워서 건느자면 달도 없는 때이라 험한 사득판을
걷기가 매우 어렵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벌판을 건너다보고있을 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에게 휴식을
명령하시고는 쌍안경으로 벌판주위를 살피시다가 10리쯤 되는 지점에 적의 병영이 있다는것을 말씀하시였다.
우리가 연길방향으로 나가자면 앞에 가로놓인 사득판을 극복하지 않고는 다른 길이 없었다. 그곳은 감탕지대여서 행군하기 어려운데다가
부근에는 적의 병영이 있어 어느곳에서 적들과 조우하게 될지 모를 일이였다.
우리가 벌판을 내려다보면서 휴식하고있는 동안에 짧은 가을해는 어느덧 기울어 주위가 캄캄해지고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이럴 때 우리가 건너가야 할 사득판 맞은쪽에서 깜빡하는 불빛이 눈에 피뜩 띄였다.
나는 그것이 반디불이 아닌가 해서 무심히 바라보고있었는데 척후대원
한명이 위대한 수령님께로 와서 맞은쪽 풀숲에서 이상한 불빛이 보였다고 보고드리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도 이미 그 불빛을 보셨다고 하시며 척후대원을 자기 위치로 돌려보내셨다.
이윽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무장과 장구들을 다시 살피라고 하시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가 건너가야 할 사득판 저쪽에 적이 있고 그곳에서 10리쯤 떨어진 곳에도 적의 병영이 있다고 하시면서 우리가
사득판을 극복할 때나 앞으로 계속 강행군을 할 때에 주의할 점과 만일 적들에게 발각되였을 경우에 매 동무들이 취할 행동과 집합장소
등에 이르기까지 세세히 가르쳐주셨다.
우리는 은밀하게 위대한 수령님의 뒤를 따라 사득판에서 제일 위험한 대목인 넓은 물도랑이 있는데까지 무사히 접근하였다.
여기에는 진대나무 하나가 길게 가로 건늬여져서 외나무다리처럼 되여있었다.
어둠속에서 길이가 10여메터나 되는 진대나무를 건느는것은 매우 힘든 일이였다.
(잘못하여 진대나무에서 미끄러지는 때에는 내 한몸의 위험은 물론 첨벙하는 물소리를 듣고 적들이 우리의 행동을 알아차릴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령관동지의 신변에 위험이 미칠수 있다.)
이런 생각이 앞서서 나는 은근히 마음이 조여졌다.
이럴 때에 뜻밖에도 위대한 수령님께서 다리목에 서계시다가 가까이 다가서는 내손을 잡아주시였다.
순간 나는 그렇게도 조마조마하던 마음이 다 가셔지고 위대한 수령님의 뜨거운 손길을 느끼며 어느결에 그 다리를 건너섰는지 몰랐다.
내가 건너선 뒤에도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또 다른 동무들의 손을 잡아 건늬여주시였다.
우리 동무들이 모두 무사히 다리를 건너서고 척후대원들이 먼저 앞으로 나갔을 때였다.
적들이 갑자기 우리앞에 나타나 중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다. 동시에 수많은 보총들이 그 주변에서 요란스럽게 불을 뿜었다.
비발치듯하는 적탄은 우리의 머리우를 지나 방금 건너선 진대나무다리에 집중되고있었다.
이때 벌써 정황을 판단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에게 적의 중기관총을 소멸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다른 동무들에게는 급히 뒤를
따르라고 이르시고 친히 앞장에 서시여 위험한 사득판길을 헤치시며 옆으로 빠져나가시였다.
최인덕동무와 나는 재빨리 기관총을 걸어놓고 적의 중기관총구에서 쏟아져나오는 불빛을 겨누어 긴 련발사격을 들이댔다.
우리를 딱히 발견하지 못한채 어방치기로 사격을 하던 놈들은 우리의 불의습격을 받고 기겁했다. 짖어대던 적중기가 멎어버리자 콩볶듯하던
보총소리들도 잦아들었다. 적의 중기관총사수와 적지 않은 적병들이 쓰러진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사격을 멈추고 급히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적들도 우리의 행동을 알아차리고 벌써 우리에게로 몰켜드는것이 어둠속에서도 확연히
알렸다.
이럴 때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먼저 옆으로 빠진 우리 동무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적에게 맹렬한
사격을 가했다.
비명을 지르며 당황하여 돌아치는 적들의 움직임이 손에 잡힐듯이 감촉되였다.
최인덕동무와 나는 언덕에 의지해가며 앞에 나타난 적들에게 맹렬한 사격을 시작했다.
이렇게 량면에서 사격을 받은 적들은 무리죽음을 당한채 마침내 황황히 뒤로 물러섰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우리는 어둠속을 긴장하게 살피며 큰길로 빠져나가 이미 지정된 장소로 급히 달려갔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 대원들이 모두 무사한가를 친히 살피시고 곧 출발명령을 내리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적들이 우리의 강한 반격을 받고 일단 물러섰으나 반드시 인차 우리를 추격해오리라는것을 예견하셨던것이다.
위대한 수령님의 예견대로 우리가 얼마간 행군을 계속하고있을 때에 뒤에서 우리를 따라오며 쏘는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일성동지께서는 계속 대도로를 따라 달리라고 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말씀대로 우리가 얼마쯤 달렸을 때였다. 척후로부터 적들이 마주오고있다는 련락이 왔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행군대렬을 멈추게 하신 다음 일부 동무들을 남쪽산으로 먼저 오르게 하고 최인덕동무에게 기관총탄창에 장탄을 많이
하라고 지시하시였다.
이윽고 앞에서 나타난 적들의 말소리까지도 거의 들리게 되였을 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뒤에서 추격해오는 적들의 거리를 가늠하시더니
뒤로 얼마간 물러서라고 하시였다. 이리하여 앞뒤에서 오는 적들이 지척에 접근하였을 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량쪽에 대고 사격을 하라고
명령하셨다.
최인덕동무의 기관총이 세차게 불을 뿜자 적들의 아우성치는 비명이 지척에서 들려왔다.
이때에야 우리는 대도로로 계속 행군을 하라고 하신 위대한 수령님의 작전적의도를 알아차렸다.
최인덕동무는 사격을 멈추고 위대한 수령님의 뒤를 따라 은밀히 대도로에서 벗어났다.
얼마후 남쪽산중턱에 다달은 우리는 풀숲에 자리잡고 앉아서 산아래 도로를 내려다보았다.
대도로로 마주 달려오던 적들은 어둠속에서 서로 마주치게 된 상대방을 유격대인줄로만 짐작하고있는 화력을 다 동원하여 맹렬히 맞불질을
시작했다.
이때 얼마나 통쾌하였던지 그 심정을 이루 다 말할수 없다.
그리고 앞에 있을 일들을 항상 손금처럼 보시며 모든 정황을 명철하게 판단하시고 어김없이 적을
소탕하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령활한 전술에 대하여 우리는 이때 다시한번
가슴뜨겁게 느끼였으며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무한한 흠모를 금할수 없었다.
이날 저들끼리의 개싸움질은 무려 한시간이상이나 계속되였다.
이날밤에 우리는 한총구부락이 가까이 보이는 산속에서 숙영을 하였다.
이렇게 강행군을 계속하고 어려운 고비를 뚫고나온 우리였으나 어찌도 속시원한지 자리를 정한 뒤에도 곧 잠들지 못하고있었다.
이날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의 탁월한 지휘밑에 진행된 전투이야기를 서로 나누었으며
앞으로 닥쳐올 어떠한 곤난도 박차고 사령부를 더욱 튼튼히 보위할 굳은 결의를 다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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