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어떤 역경속에서도 어김없이 집행하였다

 

 

그는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어떤 역경속에서도

어김없이 집행하였다

 

                                                     전  문  섭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 무한히 충실하였던 류경수동지는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환경속에서도 수령님의 명령과 지시를 항상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한 훌륭한 군사지휘관이였다.

나는 그를 생각할 때마다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있은 잊을수 없는 사실들을 돌이켜보게 된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1940년대에 이르러 당시 조성된 혁명정세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시고 도래할 조국해방의 혁명적대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하여 력사적인 소할바령회의를 소집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 회의에서 혁명적대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하여 혁명력량을 보존하며 적극적인 소부대활동으로 도처에서 적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가하는 한편 모든 지휘관들과 대원들을 유능한 군사정치간부로 육성하며 인민대중을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동원하여 주체적인 혁명력량을 더욱 강화할데 대한 현명한 방침을 제시하시였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방침에 근거하시여 국내각지와 동북일대에 수많은 소부대들과 정치공작원들을 파견하시였다.

그리고 몸소 이 소부대들의 투쟁과 혁명조직들의 활동을 지도하여주시기 위하여 적들의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백두산일대로 떠나시게 되였다.

이때 류경수동지는 중대장으로서 한개 중대인원을 데리고 위대한 수령님을 호위하게 되였다.

우리가 사령관동지를 모시고 험산준령을 넘으며 백두산일대를 향하여 떠난것은 아직 눈이 녹지 않은 1941년 4월경이였다.

사령관동지를 모시고 떠난 우리 일행이 큰 령(로일령)을 넘은 다음 철길을 통과하여 어느 골짜기에 이르렀을 때 노루 한마리가 나타났다.

이미 식량이 떨어진 때였으므로 류경수동지는 사령관동지의 승인을 받아 그 노루를 단방에 쏘아눕혔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후 이름없는 이 골짜기를 《중대장이 노루잡은 골안》이라고 부르시였다.

그이께서는 이 골안에서 김일동지에게 16명의 대원을 데리고 소부대활동을 하면서 지방혁명조직들을 지도하라고 하시였다.

사령관동지께서 이렇게 자신을 호위해야 할 인원들에게 임무를 맡기시여 도중에 떨구시게 되니 돈화현 대황구에 이르렀을 때는 호위성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사령관동지께서는 이곳에서 중대장인 류경수동지에게 또 12명의 대원을 데리고 돈화시가부근에 가서 그곳 정형을 알아올것을 명령하시였다.

류경수동지는 사령관동지를 호위할 책임감으로 하여 잠시 망설이지 않을수 없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이런 말씀을 하시였다.

《내 근심은 하지 말고 어서 떠나오. 임무를 수행한 다음에 한총구로 오시오.》

그러시고는 우리 호위병만 몇동무 데리고 먼저 길을 떠나시였다.

류경수동지는 급히 나를 부르더니 자기의 비상용쌀주머니를 꺼내주면서 간곡히 부탁하였다.

《절대로 사령관동지곁을 떠나지 마오. 이곳은 원쑤들의 소굴이라는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되오. 식량이 떨어져도 사령관동지곁에 있어야 하오. 이것으로 우리가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올 때까지 식사를 보장해드리시오.》

류경수동지는 나에게 이렇게 지시한 다음 대원들을 데리고 돈화시가부근으로 향하였다.

나는 다른 호위병동무들과 함께 사령관동지를 모시고 긴장하게 사방을 살피며 행군하였다.

그러다가 한총구부근에 이르러서 적들의 동태가 수상하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한총구와 그 일대의 적들이 급기야 우리가 떠나온 대황구쪽으로 몰려갔던것이다.

사령관동지께서는 한총구일대의 산과 지형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시고나서 그리 높지 않은 산중속에 숙영지를 잡아주시였다.

그곳에는 맑은 샘물까지 있었다.

우리는 인차 천막을 치고 사령관동지를 모시였다. 그리고 비상용쌀주머니를 꺼내들고 샘물터로 갔다. 인제는 류경수동지가 주고 간 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잠시 쌀을 들여다보며 밥을 지어야 할지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죽을 쑤어야 할지 망설이고있었다.

이때 뒤에서 사령관동지의 발자국소리가 났다.

나는 비상용쌀주머니를 놓고 급히 일어섰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구슬처럼 맑은 샘물을 한그릇 마시고나서 물맛이 아주 좋다고 하시다가 비상용쌀주머니를 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시였다.

《그 쌀을 남겨두시오. 삼손동무가 돌아오면 죽이라도 한끼 쒀주어야지. 그 동무들이 몹시 고생할거요.》

사령관동지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였다가 천천히 천막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먼곳에서 혁명임무를 수행하며 고생할 대원들을 생각하시는 사령관동지의 말씀을 듣게 된 나는 끝내 비상용쌀주머니를 들고 돌아서지 않을수 없었다.

그날밤 우리는 사령관동지와 함께 맹물을 끓여마시고 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이때 류경수동지가 데리고갔던 대원들중에서 7명의 동무들이 식량을 힘에 겹도록 지고 땀을 철철 흘리며 돌아왔다.

나는 한 대원의 짐을 받으며 물었다.

《이 식량을 어데서 구했소?》

《집단부락의 적을 치고 로획한거요.》

그의 말에 의하면 류경수동지가 사령관동지의 안전을 위해서는 적들의 주의를 대황구쪽으로 끌어야 하겠다고 하면서 한 집단부락의 적을 들이치는 전투를 조직했는데 그 전투에서 쌀을 20여석이나 로획하여 산에 묻고 그중 일부를 지고왔다는것이였다.

나는 그때에야 우리가 사령관동지를 모시고 한총구부근에 이르렀을 때 그 일대의 적들이 대황구쪽으로 몰려가게 된 원인을 알게 되였다.

나는 쌀을 지고 온 일행중에 류경수동지가 보이지 않아 또 물었다.

《중대장동지는 어떻게 되였소?》

《사령관동지의 명령대로 돈화시가부근으로 떠났소. 수많은 적들까지 끌고갔는데 많은 고생을 할거요.》

나는 사령관동지의 곁을 떠나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그이의 안전을 위해 이처럼 희생적으로 투쟁하는 류경수동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웠다.

우리는 인차 식사를 지어 사령관동지께 드리였다.

그런데 그이께서는 먼곳에서 적을 끌고가며 중대한 혁명임무를 수행하고있을 류경수동지를 생각하시여서인지 수저를 들지 못하시였다.

나는 류경수동지가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집행하고있을 돈화시가부근까지의 거리를 더듬어보았다. 빨리 걸어도 3일은 잘 걸릴것 같았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예측한것보다 훨씬 더 빨리 돌아왔다.

돈화시가부근에 이르러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수행한 류경수동지는 뒤따르던 적들을 그곳에 따돌리고 감쪽같이 빠져 사흘길을 하루반동안에 들이댔던것이다. 그러면서도 적지 않은 식량까지 해결해가지고 왔다.

그때 류경수동지는 사령관동지께서 계시는 천막에 이르자 얼마나 기뻤던지 지고온 식량도 벗어놓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급히 임무수행정형을 보고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사령관동지께서는 그의 어깨에서 무거운 배낭을 벗겨주시면서 《여기 앉아 땀을 좀 들이시오. 이야기야 천천히 들어도 되지 않소.》라고 말씀하시였다.

그때에야 그는 옷차림도 바로하지 못하고 사령관동지앞에 서게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얼굴을 붉히였다.

그렇지만 사령관동지께서 류경수동지가 자기의 복장정돈상태마저 잊고 더구나 무거운 배낭조차 벗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달려와서 보고부터 하려고 한 그의 마음을 어찌 모르실수 있었겠는가.

그이께서는 류경수동지의 땀에 젖은 옷을 만져보시며 《쉬지도 않았구만. 앞으로는 너무 바삐 다니지 마시오. 혁명이 하루이틀에 끝날것도 아닌데 몸도 좀 돌봐야지.》라고 하시면서 그의 건강을 걱정해주시였다.

그러나 사령관동지를 호위해야 할 중대한 임무를 지닌 류경수동지는 잠시라도 쉬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그이께서 주신 긴급한 과업과 련락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와서는 밤이면 자기가 직접 천막두리에서 보초를 섰다.

어느덧 양지쪽에 풀이 돋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사령관동지께서는 류경수동지에게 또다시 어렵고 긴급한 임무를 맡기시였다. 그것은 화전현 쟈피거우련락장소에 갔다오는것이였다.

《아무래도 화전일대의 지리에 밝은 중대장동무가 갔다와야 할것 같소. 그곳 련락장소까지만 갔다오면 되오. 적들의 경계가 가장 심한 곳이니 주의해야겠소.》

사령관동지께서는 류경수동지가 수행해야 할 임무의 중요성으로부터 자신의 호위병들까지 데리고 가라고 하시였다.

그러나 류경수동지는 호위병들을 데리고 갈수 없었다.

《사령관동지, 기본인원은 여기 남아있게 하여주십시오. 저는 대원 두명만 있으면 갔다올수 있습니다.》

《여기 근심은 말고 어서 동무들을 다 데리고 가오. 위험한 지대를 통과해야 하는데 혹시 전투를 하게 될수도 있지 않소. 다 데리고 가는것이 좋을것 같소.》

《기본인원은 여기 있어야 합니다. 저는 될수록 전투를 하지 않고 갔다오겠습니다.》

그는 끝내 기본인원을 사령관동지곁에 남겨두고 자기는 나어린 김홍수동무와 리동무를 데리고 갈 준비를 하였다.

이때 사령관동지께서 나를 부르시였다.

《문섭동무, 남은 쌀이 얼마나 되오?》

《한포대가량 됩니다.》

《그럼 됐소. 그걸 다 먼길 떠나는 동무들에게 지워보내오. 내 생각은 하지 말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사령관동지께 식사를 보장해드려야 할 그 쌀 한포대를 메고 길떠날 차비를 하는 류경수동지에게로 갔다.

그랬더니 그는 나를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며 물었다.

《그 쌀은 왜 메고 왔소?》

《사령관동지께서 다 보내라고 하십니다.》

《안되오. 그 쌀은 여기 남겨두어야 하오. 우리는 가지고 가는 식량만 해도 열흘은 먹을수 있소.》

《그걸로 어떻게 열흘을…》

《일없소. 떨어지면 또 해결하지.》

《그렇지만 사령관동지께서 꼭…》

《좋소. 사령관동지께 우리가 식량을 힘껏 지고 갔다고 말씀드리오.

문섭동무, 동무의 임무가 무겁소.

우리는 목적지까지 갔다오면 되지만 동무는 사령관동지를 호위해야 하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사령관동지곁을 떠나지 마오.》

류경수동지일행은 행군준비가 끝나자 한총구의 큰고개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나어린 김홍수동무를 부축하여주시며 그들과 함께 고개우에 오르시여 류경수동지의 손을 잡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몸도 약한데 너무 서둘지 말고 천천히 가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투를 하지 마시오. 적을 몇놈 잡기보다는 모두 무사히 돌아오는것이 더 중요하오.》

《알았습니다.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기어이 수행하겠습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류경수동지와 함께 떠나는 나어린 두 대원의 손을 뜨겁게 잡아주시였다.

류경수동지는 그들을 데리고 큰 고개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멀고 험한 길을 떠나는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고개우에 서계시였다.

그들은 참으로 위험하고 간고한 길을 걸어왔다.

수백리나 되는 그 위험한 로정을 끝까지 뚫고나가서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훌륭히 수행하고 돌아온 그들의 말에 의하면 단 10리를 전진하려고 해도 적들의 포대나 영구화점과 초소를 적어도 네댓곳씩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였다고 하였다. 실로 한걸음한걸음이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어야 하는 길이였다.

그러나 온갖 시련속에서, 격렬한 전투속에서 성장한 류경수동지는 복잡하고 위험한 정황을 능숙히 처리하면서 사선을 넘고 또 넘어 예정한대로 13일만에는 쟈피거우련락장소에 도착하여 임무를 수행하게 되였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그런데 그들은 이때부터 막심한 식량고통을 겪게 되였다.

쟈피거우련락장소에서 식량을 해결하여가지고 떠나려고 하였지만 정황이 급변하여 그곳에서 식량해결을 위해 지체할수 없었던것이다.

사흘을 걸으니 나어린 두 대원은 지쳐서 걸음도 제대로 옮겨놓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풀을 뜯어 끓여먹으며 계속 험한 산들을 넘었다.

이미 낟알구경을 한지 10여일이나 지난 때였으므로 진대나무도 기여넘을수 없어 에돌아가야 하는 형편이였다.

그런데 나어린 리동무는 한번 주저앉기만 하면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류경수동지는 그를 부축하며 걷다나니 더욱 지치게 되였다.

류경수동지는 리동무에게 이렇게 타일렀다.

《우리는 처창즈사람들을 잊지 맙시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며 그 어려운 시련을 이겨냈겠소.

그들은 모두 사령관동지를 모시고 행복하게 살 조국의 앞날을 생각하며 죽음마저 이겨냈소.

우리는 지금 사령관동지의 뜻을 받들고 그들이 죽음으로 지켜낸 그 념원, 전체 조선인민의 념원을 실현하여 주기 위하여 걷고있소.

우리 앞길이 아무리 험해도 우리에게는 걸어야 할 의무밖에 없소.

리동무, 힘을 내오. 사령관동지의 높은 뜻을 생각하며 한걸음 옮겨놓고 우리 인민의 념원을 생각하며 또 한걸음 옮겨디딥시다.》

그들은 오직 강한 의지의 힘으로 하루에 10리도 걷고 20리도 걷고 하여 어느덧 대전자집단부락부근에 도착하게 되였다.

이때에 이르러서는 류경수동지도 지칠대로 지쳤다. 그런데 사령관동지께서 계시는 곳으로 돌아가야 할 날자도 며칠 남지 않았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든지 식량을 해결하는것이였다.

어느덧 해는 지고 밭일을 하던 농민들도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류경수동지는 한 농민을 조용히 만났다. 그런데 그 농민도 여간 피로한 기색이 아니였다.

류경수동지는 그 농민의 손을 잡고 《저는 김일성장군님부대의 대원입니다.》하고 솔직히 말하였다.

그러나 그 농민은 감격과 놀라움이 뒤섞인 표정을 지으며 다시한번 류경수동지의 아래우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당신들이였구만. 지금 놈들이 당신들을 찾느라고 개싸다니듯 하오. 어서 몸을 피하오. 위험합니다.》라고 하면서 주위를 살폈다.

사실 류경수동지일행이 쟈피거우련락장소로 떠난 얼마후에 적들은 조선인민혁명군 사령부가 백두산일대에로 진출하였다는것을 알고 수많은 병력을 내몰며 발악하였던것이다.

물론 류경수동지는 그때까지 이 사실을 알리 없었지만 푸르허강다리목을 지키는 적들의 동태라든가 농민의 말을 통해서 적들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것을 인차 느낄수 있었다.

류경수동지는 그 농민에게 급히 얼마간의 식량을 해결하여줄것을 부탁하였다.

농민은 매우 난처한 기색을 보이더니 이런 말을 하였다.

《요즈음 며칠째는 점심도 못가지고 나오지요. 놈들이 어찌나 심하게 몸수색을 하는지 성냥도 두가치이상 가지고 나오다가는 봉변을 당하지요.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지고나올수만 있다면 어려울게 없겠소만…》

농민은 류경수동지의 얼굴을 다시한번 바라보더니 《몸이 몹시 축갔구만. 여기서 좀 기다려주시오.》하고는 저쪽 밭머리에 나무그루들을 모아놓고 불을 피운 곳으로 가는것이였다.

그는 돌무지속에서 자그마한 자루를 하나 꺼내더니 그안의것을 재불에다 굽기 시작하는것이였다.

얼마후에 농민은 재불에 구운것을 다시 자루에 담아가지고왔다.

《이것으로라도 좀 요기를 하시오. 그 몸을 가지고 어떻게 걷겠소?》

류경수동지는 농민이 쥐여주는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것은 당장 밭에 심어야 할 감자종자였던것이다.

《아니 이 감자종자를… 왜 진작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이것을 불에다 구워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내가 미리 말해놓으면 그래 당신이 이것을 굽게 하겠소. 우리 근심은 하지 말고 어서 요기나 좀 하시오.

우리는 농사를 지으나 안지으나 마찬가지외다.

이놈의 세상에서야 풍년이 들어도 굶기는 매일반이요.

어서 떠나시오. 그런데 가다가 산으로 다니는 농민들을 주의하시오. 왜놈들이 당신들을 잡으려고 수많은 밀정놈들에게 농민옷을 입혀 내놓았소.》

류경수동지는 불에 구운 감자종자를 배낭에 쏟고 그대신 감자종자값을 그 자루에 슬그머니 넣어주었다.

《이 은혜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은혜랄게 있습니까. 당신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아끼겠소. 부디 잘 싸워주길 바랍니다.》

류경수동지는 농민과 헤여져 대원들이 있는 산으로 올라왔다. 두 대원도 류경수동지가 가져온 감자종자 구운것을 보고 놀랐다.

《이게 감자씨앗이 아닙니까!》

《그렇소. 감자종자요. 그 농민은 이 감자종자를 구워주면서 하루빨리 조국을 해방시켜줄것을 부탁하였소.

동무들, 힘을 냅시다. 혁명을 완성하기 전에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을 권리가 없소.》

류경수동지일행은 그 감자종자 구운것을 돌로 짓찧어 다시 죽처럼 묽게 끓여먹고나서 길을 떠났다.

정황은 농민이 알려준 그대로였다.

곳곳에 농민으로 가장한 밀정들이 어슬렁거렸으며 산과 골짜기들에는 《토벌대》놈들이 욱실거렸다. 참으로 몇발자국을 마음놓고 옮겨디딜수 없었다.

시베차부근을 지나자 적들의 경계는 더욱 삼엄하여졌다.

한총구일대의 골짜기에는 《토벌대》놈들이 꽉 들어찼던것이다.

사득판을 지나 나지막한 등성이에 오르니 날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더 전진하지 못하고 그곳에 앉았다.

어디를 바라보나 《토벌대》놈들이 피워놓은 불무지뿐이였던것이다.

지금까지 말이 없이 이를 사려물고 따라온 나어린 김홍수동무도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해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 무사하실가요?》

《홍수동무, 마음을 든든히 가져야 하오.

사령관동지께서는 우리들이 무사히 도착할것을 기다리고계실거요. 사령관동지께서 기다리시지 않게 우리는 한시바삐 가야 하오.》

류경수동지는 이렇게 힘을 주고 일어섰다.

그는 두 대원을 데리고 《토벌대》놈들의 불무지사이를 빠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어떤 불무지들사이에는 적보초놈들이 어슬렁거려 딴 불무지사이로 에돌아가야 하였다.

그들은 배밀이로 2~3m 씩 기여나가서는 주위를 살폈다.

그러다가 그만 리동무가 바싹 마른 나무아지를 모르고 쥐여당겨 그것이 부러지면서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주위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

불무지두리에 앉아있던 놈들은 황급히 일어나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면서 소리난 곳을 찾아 돌아쳤다.

류경수동지와 두 대원은 급히 진대나무뒤에 붙었다.

놈들의 전지불이 수십번 그 진대나무를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놈들은 끝내 그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시 불무지두리에 주저앉았다.

류경수동지일행은 이런 아슬아슬한 고비를 몇번 넘긴 다음에야 사령관동지와 헤여졌던 큰 고개마루에 올라섰다.

그러고보니 한총구일대의 산과 골까지는 온통 불무지천지였다.

더구나 사령부천막자리 주위에도 여러개의 불무지가 타오르고있었다.

(이런 형편에서 사령관동지를 어디 가서 찾을수 있을가?)

나어린 두 대원은 거의 울상이 되여 앉아있었다.

류경수동지도 심장이 멎는것 같아 얼마동안 말을 못하고있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두 대원을 고무하였다.

《동무들, 사령관동지께서는 무사하시오. 그렇지 않고서야 〈토벌대〉놈들이 왜 이렇게 악을 쓰며 덤비겠소. 자, 힘을 내여 전진합시다.》

《어디로요?》

김홍수동무의 말이였다.

그러고보니 어디로 전진해야 할지 알수조차 없었다.

이제 사령관동지께서 명령하신 마지막시간까지는 불과 한시간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류경수동지는 두 대원의 손을 잡으며 말하였다.

《저 불무지를 향해 전진합시다.》

그들은 또다시 배밀이로 산을 내려 나지막한 산봉우리에 올랐다.

사령부가 위치하고있던 바로 그 천막자리에서도 《토벌대》놈들의 불무지가 타올랐다.

한총구전체가 일제놈들의 병영이나 다름없이 된 조건에서 사령관동지께서 어디에 계시는지 알수 없어 나어린 두 대원은 눈물을 떨구었다.

류경수동지는 예리한 눈초리로 또다시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11시 30분이였다.

《이제 남은 시간은 30분밖에 없소. 이 30분동안에 우리가 저 불무지까지 가지 않으면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어기게 되오. 사령관동지께서는 이 위험속에서 우리들을 끝까지 기다리실거요.

동무들은 여기에 남아있소.

절대로 이 자리를 떠나서는 안되오.

만일 적들이 덤벼들면 사격하시오. 그러면 내가 인차 이리로 달려오겠소.》

류경수동지는 산봉우리에 두 대원을 남겨두고 적 《토벌대》놈들이 불을 피워놓은 사령부천막자리를 향해 기여내려갔다.

이때 나는 사령관동지를 모시고 그곳에서 60리쯤 되는 곳에 와있었다.

사실 적들이 사령관동지께서 한총구에 계신다는것을 알고 그 수를 헤아릴수 없을 정도의 대병력을 내모는판에 그냥 그곳에 있을수 없었던것이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곳을 떠나시면서 최동무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동무는 여기 남아있어야 하겠소. 적들의 발악이 아무리 심해도 이 천막자리부근을 떠나지 마시오. 쟈피거우에 갔던 동무들은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올거요.》

그리하여 최동무는 천막자리부근의 숲속에 몸을 은페하고 류경수동지일행을 기다리게 되였는데 적들이 얼마나 많이 몰켜들었던지 숨도 마음놓고 쉴수 없을 정도였다고 하였다.

더구나 적들이 사령부천막자리에 불까지 피워놓았으니 막연한 생각까지 들더라는것이였다.

사실 적들의 발악으로 사태가 이렇게 험악해진 조건에서 누가 그곳으로 찾아들어올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최동무는 사령관동지의 말씀을 명심하고 류경수동지일행이 돌아올 마지막시간까지 그 위험한 곳을 떠나지 않았다.

물론 류경수동지는 이 일을 알리 없었다.

그러나 그는 추호의 동요도 없이 사령부천막자리에 피워놓은 적들의 불무지를 향해 계속 전진하였다.

나는 류경수동지가 그 어떠한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오직 사령관동지께서 명령하신 날자와 시간과 장소를 어기지 않으려는 확고한 결심과 신념을 지니였기에 사령관동지로부터 임무를 받고 남아있은 최동무를 만날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때의 일을 회상하면서 누구나 사령관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으로 사고하고 그이와 한마음한뜻으로 숨쉬고 행동한다면 그 어떤 시련과 풍파가 앞을 가로막아도 두려울것이 없다는것을 더욱 확신하게 된다.

위험하고 어려운 행군로정을 돌파하고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끝까지 정확하게 수행한 류경수동지일행은 드디여 그이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매우 기뻐하시며 류경수동지를 한품에 안으시였다.

《어디 다친데는 없소?》

《없습니다. 명령대로 임무를 수행하고 모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수고했소. 나는 동무들이 이렇게 꼭 돌아오리라고 믿었소.》

류경수동지의 얼굴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줄지어 흘러내렸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의 손을 놓지 않으시고 말씀을 이으시였다.

조국은 멀지 않아 해방될것이요. 혁명정세는 우리에게 더욱 유리하게 전변되고있소. 우리의 주체적혁명력량도 잘 준비되고있소.

자, 우리도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은 끝냈으니 빨리 근거지로 돌아가 일제놈들을 격멸하고 조국을 해방할 준비를 더 잘 갖추면서 싸웁시다.

이리하여 우리 일행은 사령관동지를 모시고 백두산지구를 거쳐 귀로에 오르게 되였다.

물론 그 로정도 시시각각 위험을 헤쳐나가야 하는 어렵고 복잡한 길이였으나 류경수동지는 끝까지 사령관동지를 호위하면서 무사히 근거지에까지 이르렀다.

1941년 6월 30일, 사령관동지께서는 이곳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지휘관, 병사들에게 조선혁명에 더욱 유리하게 전변된 정세를 명철하게 분석하시고 조국해방의 혁명적대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당면과업과 활동방침 등 위대한 전략전술적방침들을 제시하시였다.

이 방침에 근거하여 조선인민혁명군 소부대들은 더욱 줄기찬 투쟁을 전개하게 되였으며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두리에 굳게 결속된 혁명력량은 일제를 종국적으로 격멸하기 위한 결정적인 투쟁에 나서게 되였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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