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고한 행군길에서
김 룡 연
오늘 전체 인민과 인민군군인들은 자나깨나 어버이수령 김일성동지의 넓고도
자애로운 품에 안기여 사는 끝없는 행복을 누리며 오직 그이를 받들어 생명도 청춘도 다 바쳐 싸울 굳은 결의로 가슴을 불태우고있다.
그이를 수령으로 모신 다함없는 영광, 언제나 그이의 어버이손길을 몸가까이 느끼면서 살며 싸워나가는 행복한 오늘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지난 항일무장투쟁시기를 회상하게 된다.
내가 아직 어린 몸으로 항일유격대에 입대하여 투쟁의 첫걸음을 뗀 때로부터 위대한 사랑의 손길로 우리를 이끌어 혁명전사로 키워주신
어버이수령님의 높은 은덕에 대하여 나는 영원히 잊을수 없다.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는 사령관동지의 친솔밑에 국내 백두산지구와 백두산서남부일대에 진출하여 백두산근거지를 창설하고 조선혁명의 줄기찬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맹렬한 정치군사활동을 전개하다가 1937년초에 일시 백두산일대를 떠나 무송현으로 이동하였다. 이리하여 진행된것이
장백-무송간의 간고한 행군이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이 행군의 목적에 대하여 1937년 3월 무송현 동강밀영에 도착하시여 소집하신
간부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동기토벌작전》에서 실패한 적들은 봄이 되자 멀리 안동, 봉천 등지에서까지 일만군경들을 끌어다가 장백일대에 더 투입하였습니다.
혁명조직들이 갓 조직되고 혁명투쟁이 바야흐로 고조되고있는 장백일대와 조중국경연안에 적의 병력이 집중되는것은 혁명발전에 극히 불리한
조건으로 됩니다.
…
조성된 정세에서 우리앞에 제기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적의 대병력이 장백에 집중되는것을 방지할뿐만아니라 장백일대에 이미 모여든 적들을
분산시키고 국경일대의 심히 강화된 적의 《경비진》을 약화하는것이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만 우리는 새로 자라나는 혁명력량을 보존하고
국내진출을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할수 있었습니다.
동강으로의 행군은 바로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진행된것이였습니다.
또한 사령관동지께서는 당시 장백일대와 국내에서 수많은 청장년들이 새로 입대한 사정을 고려하시여 조국진군을 앞두고 대원들을 이 큰
사업에 정치군사적으로 준비시키기 위하여 동강밀영에서 부대의 집중학습을 조직하실것을 계획하시였던것이다.
그리고 행군과정에서는 신입대원들을 간고한 시련속에서 단련시킴으로써 강의한 의지를 가진 혁명전사로 키우시려는데 큰 의의를 부여하시였다.
행군에 앞서 사령관동지께서는 전체 지휘성원들에게 신입대원들을 친동생처럼 보살펴주는것은 혁명적의무라고 하시면서 전체 지휘관들과
구대원들이 난관을 앞장서서 뚫고나갈데 대하여 강조하시였으며 몸소 이에 대한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시였다.
1936년 12월에 장백에서 입대한 나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입대후의 간고한 첫행군이였고 사령관동지를 모시고가는 잊을수 없는
행군길이였다.
나뿐만아니라 그이를 직접 모시고 의의깊은 첫행군길에 오른 모든 신입대원들의 사기는 과연 높았다.
젊은 혈기에 총을 메고 사령관동지께서 친솔하시는 행군대오에 들어서니 당당한 유격대원이 다 된듯이 느껴졌고 그 어떤 곤난도 무섭지 않다는
생각뿐이였다.
그러나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행군은 첫시작부터 만만치가 않았다.
그해 백두산일대에는 많은 눈이 내려 우리가 행군을 시작하던 3월초에는 어느곳에나 눈이 키를 넘었다. 일단 눈무지에 빠지면
겨드랑이까지 쑥 들어가고 그렇게만 되면 혼자서 빠져나오기 곤난했다. 게다가 추위가 심하여 쉴참에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지경이였다.
되골령을 넘을 때는 눈을 헤가르고 나갈수가 없어서 눈속에 굴을 파고 대오가 빠져나간 일도 있었다.
떠나기전의 생각과는 달리 우리 신입대원들은 얼마 지나지 못해 휴식명령만 떨어지면 그 자리에 펄썩펄썩 주저앉았다.
이런 때 사령관동지께서는 한번 가기도 힘든 길을 대오의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종일 오가시며 지휘관들에게 과업도 주시고 보고도 받으시며
신입대원들의 총도 메다주시고 고무해주시였다.
사령관동지의 그러한 모습을 우러르면서 나는 행군준비를 할 때 그이께서 우리 신입대원들에게 들려주신 다음과 같은 말씀이
생각났다.
지금 적들은 우리가 있는 이 장백지대에 대대적으로 집중되고있습니다. 우리는 놈들의 이러한 책동을 주동적으로 파탄시켜야 합니다. 그러자면
전술상 우리는 이곳을 감쪽같이 떠나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혁명력량을 보존하고 장성시켜
과감하게 조국에로 진군함으로써 적들에게 더욱 심대한 타격을 주기 위하여 부닥친 곤난을 이겨내야 합니다. 동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것은
혁명이 앙양될수록 적의 발악이 심하게 된다는것입니다. 만일 우리의 힘이 약하다면 무엇때문에 적들이 수천수만명씩 떼를 지어 달려들겠습니까.
우리의 힘은 강하고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이와 같이 확고부동한 신심을 가질 때 우리는 어떤 난관도 이겨낼수 있는것입니다.
사령관동지의 이러한 말씀을 되새겨보는 우리들에게는 새로운 힘과 용기가 솟아올랐으며 그이의 뜨거운 어버이사랑과 보살피심속에서 신입대원인
우리들은 부닥치는 난관을 박차고 용감하게 한걸음한걸음 전진해나갈수 있었던것이다.
이렇게 행군은 계속되였다.
서로 교대로 앞장에 서서 눈속에 들어가 가슴을 쭉 내밀고 눈무지를 헤쳐나가는 사이 옷과 신발은 불과 며칠 못가서 해졌다. 눈이 많이
쌓인데다가 바람이 몹시 불고 눈표면이 얼었다 녹았다 하여 가시밭을 헤쳐가듯이 신발과 옷이 찢겨나가는 때가 많았다.
행군과정에 이런 사정을 아신 그이께서는 지휘관들과 구대원들에게 신발과 옷을 자주 깁도록 하시고 그들이 예비로 가지고있는것들은
신입대원들에게 나누어주라고 지시하시였다.
이리하여 많은 동무들이 신발과 옷을 새로 받았다.
그러나 예비란 한정이 있는것이다.
예비신발도 다 나누어신은 어느날, 나와 함께 입대한 김룡석동무의 신발이 꿰졌었다.그러나 행군에 지칠대로 지친 룡석동무는 숙영지에
도착하자 드러눕고말았다.
이때 사령부옆을 지나던 나는 사령관동지께서 우등불가에 앉으시여 손수 돗바늘로 헌신을 깁고계시는것을 뵙게 되였다.
순간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령관동지께서 신을 기우시다니?!)
나는 가슴이 뭉클해져서 그이를 우러러보았다.
(전체 조선인민이 그처럼 우러러 떠받드는 위대하신분, 조선혁명을 전반적으로 지도하시는 사령관동지께서 우리 아버지나 형님들처럼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손수 신까지 기우실수 있을가?!)
나는 북받치는 존경심과 흠모의 정을 누를수가 없었다.
그이께서는 우리 신입대원들의 신발이 해졌으니 예비가 모자라는 조건에서 손수 헌신을 손질하여 내주시려는것이였다.
참으로 위대한 어버이이시며 사령관이신 그이의 품속에서 자라며 싸우는 우리는 그 얼마나 행복하며 그이의 크나큰 사랑, 현명한 령도가
있음으로 하여 대원들은 장수힘을 내며 우리 혁명대오는 그이의 두리에 하나로 뭉쳐 백전백승하는것임을 나는 가슴깊이 느끼게 되였다.
걸음을 옮기면서 나는 조선혁명을 령도하시기에 그지없이 분망하신 사령관동지께 우리가 그런 수고까지 끼쳐서야 되겠는가고 생각하자
자신들이 너무도 민망스러웠다.
나는 중대로 돌아오자 룡석동무를 당장 깨우고는 흥분한채 말했다.
《룡석동무, 어서 일어나라구. 지금 사령관동지께서는 우리에게 주시려고 신을 깁고계시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하고있으면 되겠소?》
이 말에 룡석동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령관동지께서?! 그게 정말이요?》
룡석동무는 놀라움과 감동이 가득찬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룡석동무는 감격때문인지 자책때문인지 눈물이 글썽해지면서 말했다.
《내가 잘못했소. 좀 피곤하더라도 신을 기워신어야 했을걸… 사령관동지께 그런 근심까지 끼쳐드렸으니…》
나도 흥분때문에 목이 메여 말을 더 못했다.
이렇게 되여 우리 신입대원들은 사령관동지께 더는 근심을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모두 바느실을 들고앉아 분주하게 신발도 깁고
군복도 단정하게 손질해입었다.
얼마후 사령관동지께서는 다 기우신 신발을 가지고 우리들을 찾아오시였다.
그이의 세심하고도 자애로운 보살피심에 너무도 감동된 우리들이 몸둘바를 모르고 서있을 때 그이께서는 어느새 우리들이 하던 일을
보셨던지 매우 만족하신 표정으로 다가오시여 우리들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말씀을 하시였다.
동무들이 아주 훌륭한 일을 하였소. 이것이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요. 혁명을 하는 사람은 모든 곤난을 자체로 극복해나갈줄 알아야
하오. 신도 깁고 옷도 깁고 무엇이나 다 자기 힘으로 해나가면 무서운것이 없는 법이요.
이렇게 말씀하신 그이께서는 우리의 어깨를 다정히 두드려주시였다.
사령관동지의 가르치심을 구절구절 마음속에 아로새기는 우리들에게는 무한한 자부심이 솟구쳐올랐다. 얼마나 깊은 뜻이 담겨진 말씀인가.
사령관동지께서는 우리 신입대원들이 혁명의 길에 나선 첫걸음부터 혁명적실천을 통하여 이처럼 확고한 주체의식과 자력갱생하는 혁명적각오를
가지도록 교양하시였다.
우리는 사령관동지의 가르치심을 명심하고 그이의 자애로운 보살피심에 끝없이 고무되면서 더욱 자각적으로, 자기 힘으로 모든 난관을
뚫고나가리라 속다짐하였다.
사령관동지의 이러한 실천적모범을 본받아 지휘관들과 구대원들은 항상 어려운 일에 앞장섰고 우리 신입대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행군길은 갈수록 험하고 힘겨웠으나 우리는 두려움없이 전진했다.
그때 가장 곤난한것은 식량문제였다.
며칠째 밀림속을 행군하다보니 떠날 때 준비했던 식량도 다 먹고 배낭속에는 약간의 미시가루만 남았다.
무송까지 가자면 아직도 오래 걸려야 할터인데 한두끼분의 미시가루밖에 없는 형편이였다.
그래서 어느날 우리는 이제부터 한사람의것을 가지고 1개 분대가 하루씩 먹기로 했다.
소랭이에다 눈녹인 물을 끓이고 거기에 둬줌가량되는 미시가루를 풀면 맹물을 겨우 면하는 정도였다. 이것을 여럿이 한모금씩 나누어
마시고나면 처음엔 물배나 차는 정도였다. 행군을 시작하면 인차 허리가 굽어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그러나 사령관동지께서는 그때 그러한 미시가루물조차 제대로 드시지 못하셨다는것을 우리는 후에야 알게 되였다.
그이의 한량없이 깊고도 뜨거운 사랑을 아직 다 헤아릴수 없었던 우리 신입대원들에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날 나는 부대가 휴식하고있을 때 그이께서 몇몇 지휘관들과 함께 나무밑에 앉으시여 무슨 말씀을 하시다가 깨끗한 눈덩이를 잡수시면서
시원해서 좋다고 만족하신 웃음을 지으시는것을 보았다.
대원들에게는 미시가루물이나마 먹도록 해주시고 자신께서는 눈덩이로 시장기를 에우시는것을 뵈왔을 때 나는 그만 목이 꽉 메고 눈앞이
흐려왔다.
세상에 그 어떤 어머니인들 자식들에게 이보다 더 큰 사랑을 안겨줄수 있겠는가.
우리모두를 이처럼 한품에 안으시여 보살펴주시고 혁명의 길로 이끌어주시며 일제의 억압밑에서 신음하는 동포들의 운명을 한몸에 지니시고
온갖 난관을 몸소 헤쳐나가시는 그이의 위대하신 풍모는 우리의 가슴을 한없이 뜨겁게 하였으며 억제할수 없는 흠모와 존경을 자아냈다.
신입대원동무들에게 내가 본 이 사실을 말하자 그들도 역시 감격에 목이 메는듯 한참이나 말이 없더니 배낭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배낭속에는 먹을것이 없었다.
《우리가 정말 잘못했소! 배가 좀 고프더라도 절약했다가 이런 때 사령관동지께 대접했더라면 좋았을걸…》
한 동무는 이런 말을 하며 울먹해졌다.
모두들 심한 감격과 후회로 해서 묵묵히 앉아있었다.
말없는 가운데 우리모두는 세상에 비길데없이 자애롭고 위대하신 어버이를 모시고있는 행복감, 긍지감에 휩싸였고 그이를 위하여
모든것을 바쳐 끝까지 충실하리라고 굳게 다짐하였다.
우리가 사령관동지의 친솔밑에 홍두산을 떠나 무송땅에 들어서기까지에는 많은 전투들이 있었는데 그중 나의 기억에 새로운것은
단두산전투이다.
우리가 단두산부근에 이르렀을 때 부대의 형편은 더욱 어려웠었다. 이미 비상용식량까지 소비한 뒤여서 그대로 행군을 계속할수도 없었고
적들의 준동은 매우 심하였다.
바로 이러한 때에 적을 피하느라고 식량도 없이 행군을 계속한다면 얼마 못가서 부대는 어려운 정황에 빠질수가 있으며 행군의 목적을
성과있게 달성할수 없게 될것이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적들의 준동이 심하고 아군의 형편이 어려울수록 선손을 써서 대담하게 적을 먼저 침으로써 주도권을 틀어쥐고 적의
기도를 파탄시켜야만 식량도 얻고 아군의 행군목적도 성과있게 수행할수 있다는것을 통찰하시고 적을 먼저 칠 계획을 세우시였다.
이리하여 진행된 전투가 바로 단두산부근에 있는 일제놈의 목재소의 적을 치고 식량을 로획한후 추격해오는 적을 섬멸해버린
단두산전투이다.
부대가 단두산부근에 이르렀을 때 2명의 목재소로동자들을 만났다. 우리는 그들을 통하여 그곳 목재소에 700~800명의 로동자와
300명가량의 산림경찰대놈들이 있다는것을 알았다. 그리고 목재소의 위치며 적의 병영배치 등에 대하여서도 자세히 들었다.
우리는 목재소에 접근하여 적정을 확인하고왔다. 로동자들은 자진해서 길안내를 섰다.
그날밤, 사령관동지의 전투명령을 받고 부대는 목재소부근에 도착하였다.
7련대와 8련대에서 선발된 인원들과 경위중대의 일부 성원들은 어두울 때 목재소를 은밀히 포위하였으며 오중흡동지가 인솔하는 4중대가
앞장서서 산림경찰대놈들이 들어있는 병실을 불의에 습격하였다.
산림경찰대놈들은 아군이 갑자기 습격해들어가자 대항할념을 내지 못하였다.
그런데 산림경찰대병실과 좀 떨어져있는 목재소로동자들의 숙소마다에서 예견치 않았던 수많은 적들이 술렁거리며 무질서하게 쓸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곳 로동자들을 통해서 급히 알아본바에 의하면 적《토벌대》 1 000여명이 저녁에 갑자기 들이닥쳐 로동자들의 합숙을 차지하고 자게
되였다는것이였다.
적의 력량은 비할바없이 우세하였다. 그러나 적들은 아군의 력량과 기도를 전혀 모르며 밤에 자다가 불의습격을 받은 탓으로 지휘체계가
마비되고 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갈팡질팡하였다.
습격임무를 받은 구분대는 밖에 나와서 갈팡질팡하며 대항하는 적들을 쓸어눕히는 한편 안에 있는 놈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이 틈을 타서 식량운반을 책임진 구분대는 적의 창고를 점령하고 수색하였다.
그런데 놈들의 창고에는 식량이 그리 많지 못하였다. 유격대의 활동에 겁을 먹은 적들은 수시로 식량을 조금씩 날라다 먹고있었던것이다.
식량운반을 책임진 구분대는 약간의 식량과 함께 적의 소를 빼앗아 끌고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때 사령관동지께서는 불리하게 조성된 정황을 아군에게 유리하게 전변시킴으로써 적을 결정적으로 소멸할 대담하고 령활한 전술을
구상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우선 변동된 정황에 대처하여 수적으로 많은 적들과 오래 싸우지 말고 일부 력량으로 적들을 계속 혼란시키고 견제하면서
주력은 신속히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리시였다.
부대주력을 철수시키심과 동시에 그이께서는 오중흡동지에게 2개 소대가량의 인원을 데리고 떨어져서 부대주력의 행동을 엄호하며 적을
유인소멸하는 소전투를 계속하면서 교차적으로 퇴각하라는 임무를 주시였다.
부대주력은 사령부를 호위하면서 깊은 골짜기로 쭉 빠져들어갔다.
아군이 《퇴각》하는것을 보자 적들은 잔뜩 허세를 부리며 사방에 대고 총을 쏴갈기면서 골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장교놈들은 칼을 휘두르며
빨리 추격하라고 고아댔다.
눈이 한길이나 쌓인데다가 좁은 골짜기의 외통길로 따라오자니 적들은 부득불 우리가 지나간 길로 종대를 지어 따라오는수밖에 없었다.
적들의 이러한 행동을 미리 예견하신 사령관동지의 가르치심대로 오중흡동지는 2개의 조를 편성하였다. 그런 다음 굽인돌이의 유리한 지형에
1개 조를 매복시켰다가 종대로 밀려오는 적을 명중사격으로 일제히 답새겼다.
뛰여난 명사수들의 솜씨로 적장교놈들부터 골라서 쏘아넘기는바람에 적들은 일순간에 강한 타격을 받고 갈팡질팡하였다.
적들이 이렇게 선두를 얻어맞고 어물거리는 사이에 매복조는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나갔다.
얼마후 적들은 대오를 다시 수습하여 척후를 세우고 악에 받쳐 따라왔다. 그러면 또 예상치 않았던 매복지점에서 아군의 다른 매복조가
적의 선두를 답새겼다.
둬번 이렇게 얻어맞고나면 적들은 또 어느 모퉁이에서 벼락이 떨어질는지 몰라 앞으로 나오지 못하였다. 장교놈들이 제아무리 총칼을
휘두르고 고함을 질러도 선두에 선 졸병놈들은 나가지를 않았다.
이런 때면 우리의 매복조는 마음놓고 골안을 빠져들어가서 멀찍이 자리를 잡고 적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놈들이 인제는 우리가 아주
가버린줄 알고 급해맞아 따라올 때에 또 한바탕 불벼락을 안기군 하였다.
이렇게 오중흡동지는 사령관동지께서 가르쳐주신대로 구분대를 2개의 매복조로 나누어 교차적으로 적을 때리고 주력을 엄호하면서 수십리되는
골안을 하루종일 철수해들어왔다.
이것은 적의 심리까지 꿰들고 다양하게 전개한 련속적인 유인매복전투였다.
사령관동지의 이 령활하고 기묘한 전술에 걸려든 적들은 하루종일 헐떡거리며 따라오다가 많은 유생력량을 소멸당하였으며 오후부터는
기진맥진해졌다.
그사이 적들은 여러명의 장교놈들을 포함하여 80명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며 17차이상의 소전투에서 련속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장시간에 걸친 이 소전투들은 순식간에 가해질 섬멸적타격을 준비하는 전투의 서막에 불과하였다.
적을 유인해온 구분대가 단두산턱밑에까지 당도하였을 때였다.
그곳에는 밋밋한 새밭이 펼쳐져있었고 거기서부터 산마루까지는 경사가 급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이 유리한 지형을 리용하여 단두산의 경사가 급한 릉선에 7, 8련대와 경위중대를 매복시키시고 5정의 기관총을
중심으로 강력한 화력체계를 조직하신 다음 유인조에 은밀히 전령병을 보내시여 적들을 새밭가운데로 유인하라고 명령하시였다.
적에게 최후의 결정적타격을 가하시려는 사령관동지의 의도를 재빨리 파악한 오중흡동지는 대원들에게 횡대로 서서 발자국을 많이 내며
새밭가운데를 지나가도록 하였다. 그들이 용기백배하여 재빠른 동작으로 주력의 매복선까지 통과하여나간 다음에야 적들이 숨을 헐떡거리며
새밭에 나타났다.
사방은 고요하였고 새밭가운데는 눈우에 무질서한 발자국이 났을뿐이였다.
종대를 지어 따라오던 적들은 넓은 공지에 올라서자 맥이 빠져 어물거리기 시작하였다. 장교놈들은 뒤늦게 도착하여 대오를 수습하느라고 고아대면서 전투서렬을 짓게 하고 산마루를 향해 돌격할 태세였다.
눈속에 매복한 우리 대원들의 가슴은 높뛰였다. 총알 한방에 두세놈이라도 맞구멍을 낼것 같은 좋은 기회였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으시고 사령관동지께서 신호총소리를 높이 울리시였다.
그러자 골안을 들부시는듯 일제사격이 터져나갔다. 눈포대까지 만들고 묘하게 위장해놓았던 5정의 기관총이 일제히 세찬 불을 내뿜었고
보총의 명중사격이 적들을 수없이 꺼꾸러뜨렸다.
전부대의 강력한 일제사격은 순식간에 적의 기본적인 유생력량을 소멸하였으며 뒤이어 움직이는 놈들, 사방으로 뛰는 놈들을 정확한 명중사격으로
쏴눕혔다. 은페할곳 없는 번번한 새밭에서 적들은 갈팡질팡하다가 눈속에 푹푹 꼬꾸라졌다.
적살상 300여명, 도망친자는 불과 서너놈밖에 안되였다.
이 눈부신 승리로 하여 전부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 하였다. 얼마나 통쾌하고 자신있는 전투인가!
불리한 정황에서 적의 대부대와의 정면충돌을 피하시면서 교만하고 악랄한 적의 심리를
꿰뚫어보시여 맥을 빼게 하신 다음 지형과 계절조건을 능숙히 리용하여 정황을 아군에게 유리하게 전변시키시고 집중된
력량으로 적에게 섬멸적타격을 가하시는 사령관동지의 이 전법은 그 어떤 강적도 녹아나지 않을수 없는 참으로 탁월하고 능란한 전술이였다.
그처럼 엄청난 력량대비로써 그처럼 눈부신 전과를 올리게 하는 그이의 전법이 어찌
전설과도 같이 전해지지 않겠는가.
이 단두산전투와 그후에 있은 서대령전투(회상기 《서대령의 불무지》에 소개되였다.)를 통하여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는 아군의 전략적이동을 막아보려던 적들의 기도를 산산이
짓부시고 놈들에게 커다란 손실을 주었다.
또한 단두산전투에서 오중흡동지를 비롯한 전투원들이 발휘한 사령관동지의 명령에 대한 충실성과 사령부를 보위하는 불굴의 혁명정신은 우리
신입대원들을 무한히 고무해주었다.
(우리도 그들처럼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어김없이 훌륭히 집행하며 사령부의 안전을 위하여 목숨걸고 싸우는 참된 혁명전사가 되리라.)
우리는 모두 이런 결의를 다지였다.
서대령의 불무지전투가 있은후 우리는 만강남쪽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하였다.
그후 우리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는 사령관동지의 친솔밑에 무송현 동강밀영에 도착하여 군정학습을 진행하면서 부대의 전투력을 정치,
군사적으로 더욱 강화하였다.
전투력을 더욱 굳게 다진 우리 조선인민혁명군부대는 1937년 3월에 있은 서강회의에서 제시하신 사령관동지의 전략적방침을 높이 받들고 그해
6월에는 사령관동지의 친솔하에 조국에로 진군하여 력사에 찬연히 빛나는 보천보전투승리를 이룩함으로써 검은 구름 드리웠던 조국땅에 혁명의
홰불을 높이 올렸다.
이와 같이 장백으로부터 무송에 이르는 간고한 행군은 조국진군의 거대한 력사적승리를 가져오기 위하여 사령관동지께서 세우신 탁월한
전략적구상의 한 고리이며 그 행군이 달성한 성과와 의의는 보천보전투의 빛나는 승리속에 포함되여있다.
또한 이 행군을 통하여 우리 신입대원들은 사령관동지의 어버이사랑과 보살피심속에서 강한 혁명적의지를 단련하고 승리의 신심과
혁명적각오를 더욱 굳게 가지게 되였으며 자신을 그이께 충직한 혁명전사로 준비하였던것이다.
실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항상 혁명의 앞날을 멀리 내다보시고 탁월한 전략적방침을 뚜렷이 제시하시였으며 어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혁명정세를
우리 혁명에 유리하게 전변시키심으로써 우리를 언제나 승리에로 인도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전체 우리 인민을 그렇듯 넓고도 자애로운 한품에 안으시고 뜨거운 사랑으로
보살펴주시며 시종일관 탁월한 령도로 우리를 혁명승리에로 이끌어가신다.
경애하는 김일성동지를 위대한 수령으로 모시고있는것보다 더 큰 행복, 더 큰 영광이 또 어디 있으랴.
우리는 이 행복, 이 영광을 가슴깊이 간직하고 오직 경애하는 수령님의 위대한 혁명사상으로 자신을 튼튼히
무장하고 그이를 목숨바쳐 옹호보위하며 수령님께서 제시하신 혁명과업을 훌륭히 수행함으로써 언제나 그이의 참된 혁명전사가 되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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