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노곡집 《어린이정경》
19세기에 들어와 유럽작곡가들의 창작에서 나타난 특징적인 경향의 하나는 음악에 표제 즉 제목을 달아준것이다. 이것은 청중들로 하여금 표제를 통하여 작품의 음악형상을 보다 쉽고 명백하게 리해할수 있게 하려는 지향의 반영이였다.
슈만도 역시 자기의 음악작품들에 표제를 달아주어 매개 작품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주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의 많은 곡들은 그 기초에 놓인 시적형상에 대한 많은 표상을 불러일으킬수 있는 선명하고 특징적인 명칭인 표제를 가지고있다.
슈만이 창작한 음악들가운데서 피아노곡집 《어린이정경》은 그 대표적인 작품의 하나이다.
모두 13곡으로 이루어진 이 곡집은 슈만과 그의 안해 클라라와의 사랑이 가장 어려운 시련을 겪고있던 1838년에 작곡되여 클라라에게 증정되였다.
1838년 3월 17일 슈만은 클라라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다시 한번 어린시절의 기분으로 30개정도의 작은 곡들을 쓴 다음 그중에서 12곡만을 골라서 한 묶음으로 하여 〈어린이정경〉이라는 하나의 표제를 달았다. 아마 당신이 좋아할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친구인 라이켄에게는 《이 〈어린이정경〉은 어버이가 지난날을 회상하여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이야기하는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곡집에 들어있는 곡들은 《어린이의 생활모습》을 어른이 추억하는 시점에서 묘사되고있다고 말할수 있다. 출판에 앞서 한곡이 추가되여 현재 13곡으로 되여있다.
피아노곡집 《어린이정경》은 어려운 기교를 사용하지 않는 소품이지만 동심세계를 방불하듯 그려내는 음악형상과 매 곡에 붙어있는 표제로 하여 누구나 들으면 친근감과 다정함을 느끼게 된다.
슈만의 피아노곡들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린이정경》의 표제들과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곡 《미지의 나라들과 사람들에 대하여》
천진란만한 어린시절에 동경과 희망, 환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려본 미지의 세계를 감미로운 선률로 노래하고있다. 이 곡은 어린시절에 읽었던 가지가지의 많은 동화이야기를 련상케 하는데 옛이야기에 나오는 미지의 나라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천진란만한 어린이들의 동심세계를 구김새없이 그려내고있다.
제2곡 《엇비슷한 이야기》
인상적인 리듬을 사용하여 어린이가 호기심에 차서 눈망울을 굴리며 엇비슷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듣고있는듯 하다.
제3곡 《술래잡기》
금방 잡힐듯 하면서도 빠져나가는 어린이들의 쫓고 쫓기우는 술래잡기놀이를 묘사하고있다.
제4곡 《보채는 어린이》
칭얼대고 보채는 어린이를 련상케 한다. 두번씩 반복되는 선률은 자꾸 조르는것만 같다.
제5곡 《대만족》
어린이의 기쁘고 신바람나는 기분을 묘사하고있다.
제6곡 《중대사건》
력점이 가해진 울림이 강하게 나타나 심각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였음을 시사한다. 악상이 다소 과장된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마음이 나약한 어린이에게는 조그마한 일도 과장되여 중대사건으로 여겨지는듯 싶다.
제7곡 《꿈》
꿈속에서 그려본 어린시절에 있은 가지가지의 일 즉 재미나던 일, 애를 태우던 일, 신비롭게 생각되던 일 등을 평화롭고 정서깊게 그리고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선률로 엮어진 이 곡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바이올린 등의 악기로 연주되기도 하는 유명한 곡이다. 슈만은 한 아이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잠자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이 곡을 작곡하였다고 한다.
제8곡 《화로가에서》
무척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곡으로서 온 가족이 추운 겨울날 화로곁에 모여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펼치는듯 한 인상을 남긴다.
제9곡 《목마의 기사》
네굽을 안고 힘차게 달리는 준마를 형상한듯 하다.
제10곡 《착실한체》
조용하고 얌전한 곡으로 알려지고있다.
제11곡 《무섭게하다》
매우 조용하게 시작된 선률에 빠른 부분이 따르다가 갑자기 강한 소리가 울려 무섭게 놀라게 한다.
제12곡 《잠자는 어린이》
선률은 슬프게 울리지만 무척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사랑스럽게 잠자는 어린이를 련상케 한다.
제13곡 《시인은 말한다》
곡을 마치면서 시인이 무엇인가 호소하는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