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요 《아리랑》의 지방별분포와 그 음악적특성 (2)
부교수 윤수동
(전호에 이음)
매 지방의 《아리랑》들을 통하여 각 지방으로 흘러들어간 《아리랑》이 어떤 지방적특성을 가지고 발전하였는가를 보기로 하자.
― 평안도의 《서도아리랑》은 이 지방을 대표하는 《아리랑》의 하나이다.
평양에서 발굴된 이 노래는 평안도, 황해도, 경기도 등 우리 나라의 서부지역에 위치한 도들에서 널리 불리워졌기때문에 곡명을 《서도아리랑》으로 하였다고 본다.
《서도아리랑》의 선률은 1896년에 처음으로 채보되여나온 악보와 류사한 점이 많은것으로 보아 이 노래는 오랜 연원을 가진 노래라는것을 알수 있다.
님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상봉의 기쁨을 반영한 이 노래는 부드럽고 흥겨우면서도 아름답고 류창하다.
노래의 선률은 이 지방에서 많이 쓰이는 《쏠》평조(이동도식)에 기초하고있으며 음계는 《쏠, 라, 도, 레, 미》로 구성되여있다.
노래의 선률에서 특징적인것은 우선 선률흐름이 다른 지방의 《아리랑》에 비하여 매개 음들이 급격한 조약진행을 하지 않고 린접한 음들과 순차적으로 련결되면서 하강하고있는것이다.
또한 이 지방에서 많이 쓰이는 성격음조인 3도, 2도 (도 라, 쏠) 련결음조를 악절의 마지막부분에서 리용함으로써 조식의 안정성과 지방적색채를 돋구어주는것이다.
평안도지방에는 이 노래외에 《아리랑》이 몇곡 더 있는데 모두 이 노래와 같이 《쏠》평조에 기초하고있으며 정서 역시 은근하고 부드럽다.
《서도아리랑》은 조식과 음조, 선률의 진행방향과 선에서 경기도의 《긴아리랑》과 함경도의 《단천아리랑》과 류사한 점이 많다.
―《해주아리랑》은 황해도지방의 대표적인 《아리랑》의 하나이다.
청춘남녀의 아기자기한 사랑의 감정을 담고있는 이 노래는 매우 밝고 명랑하면서도 약동적이다.
노래의 선률은 《라》계면조(이동도식)에 기초하고있으며 음계구성은 《라, 도, 레, 미, 쏠》로 되여있다.
이 노래의 선률에서 특징적인것은 우선 전개부(전렴)의 첫 소절에 정서적고조점이 있고 동기선률이 세번 반복된것으로 하여 강한 인상을 주는것이다.
또한 첫 악절의 선률을 두번째 악절에서 그대로 반복해주고있으므로 매우 간결한 감을 준다.
이 노래에서는 반복부(후렴)의 첫 구절을 《아리아리》로 시작하는데 이렇게 시작하는것은 서도지방의 《아리랑》에서는 찾아볼수 없다.
《해주아리랑》의 선률은 함경도 무산지방의 《아리랑》과 경상도의 《밀양아리랑》의 전개부와 류사한 점이 많다.
―《단천아리랑》은 함경도지방의 대표적인 《아리랑》의 하나이다.
만선하고 돌아올 사랑하는 님을 그리는 서정적주인공의 기쁨을 반영한 노래는 흥겹고 경쾌하면서도 률동적인 정서로 일관되여있다.
노래의 선률은 《쏠》평조에 기초하고있으며 음계구성은 《쏠, 라, 도, 레, 미》로 되여있다.
선률에서 특징적인것은 전개부의 둘째 소절에 정서적고조점이 놓여있는것이고 선률리듬에서 장단격(♩♪)과 단장격(♪♩)을 대치시켜 선률흐름의 활력과 박력을 조성하고있는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함경도지방민요들에서 흔히 찾아볼수 있는 수법들이다.
《단천아리랑》은 《서도아리랑》과 류사한 점이 많다.
두 노래는 다같이 《쏠》평조에 기초하고있고 양산도장단에 맞추어 부른다.
―《긴아리랑》은 경기도지방의 대표적인 《아리랑》의 하나이다.
이 노래의 곡명을 《긴아리랑》이라고 한것은 자유박자에 기초하여 노래를 느리고 길게 부르기때문이다.
리별의 슬픔과 괴로움을 안고 떠나는 님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심정을 반영한 이 노래는 류창하면서도 한없이 애절하고 구슬프다.
노래의 선률에서 특징적인것은 우선 음역이 대단히 넓은것이다.
일반적으로 《아리랑》의 음역은 한옥타브를 넘지 않지만 이 노래의 음역은 14도로서 다른 지방의 《아리랑》들에 비하여 대단히 넓다.
또한 이 노래의 선률에는 섬세한 잔가락들과 장식적굴림이 많고 롱성을 비롯한 여러가지 창법들이 적용되여있는것이다.
선률의 이러한 특징은 이 노래가 민요전문가수, 특히 녀성민요가수들에 의하여 널리 불리워지는 과정에 많이 가공되여 전문가적인 노래로 변하였다는것을 말하여준다.
《긴아리랑》의 선률은 《서도아리랑》과 류사한 점이 많다.
―《강원도아리랑》은 강원도지방의 대표적인 《아리랑》의 하나이다.
우리 나라에서 《아리랑》이 가장 많이 분포되여있고 그 선률이 다양한 지방은 강원도이다.
강원도지방의 《아리랑》에는 크게 두가지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보통속도의 《아리랑》이고 다른 하나는 느린 속도의 《엮음아리랑》이다.
두 형태의 노래들은 모두 이 지방에서 많이 쓰이는 《라》 또는 《미》계면조에 기초하고있다.
보통속도의 《아리랑》에서 공통적인것은 거의 모든 노래들이 전개부에서 시작하기때문에 고조점이 앞에 놓여있는것이고 반복부의 첫 구절은 《아리아리》 또는 《아리아리랑》으로 되여있는것이다.
그리고 선률진행에서 동도진행이 많고 리듬에서 변화가 적기때문에 시원한 맛이 적고 단조로운 감을 준다.
《엮음아리랑》은 이와 다르다.
《엮음아리랑》은 오직 이 지방에서만 찾아볼수 있는데 그것은 지난날 이 지방 인민들이 《아리랑》을 자기들이 사랑하는 민요인 《메나리》의 음악형식에 맞게 발전시켜왔기때문이다.
《엮음아리랑》에는 노래의 첫 시작부터 빠른 말로 급하게 엮어나가는것도 있고 보통속도로 여유있게 엮어나가는것도 있으며 엮음부분을 높은 음역과 낮은 음역으로 엮어나가는것도 있는가 하면 엮음을 동도에서만 하는것도 있고 다른 음으로 이동하면서 하는것도 있다.
이처럼 강원도의 《엮음아리랑》은 그 엮음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엮음아리랑》에서 대표적인것은 《강원도아리랑》이다.
가난한 생활에 시달린다고 하여 부처에게 아무리 불공을 드려도 쓸데 없는 일이라고 권고하는 이 노래는 외롭고 쓸쓸하면서도 한없이 처량하고 구슬프다.
이 노래의 선률에서 특징적인것은 우선 자유박자로 느리게 흐르는 선률과 엮음조로 빠르게 흐르는 선률이 결합되여 정서적대조를 이루고있는것이다. 또한 2도 3도 련결음조(레,도 라, 라,쏠 미) 3도-3도 련결음조〔도, 라, 도(이동도식계명)〕와 같은 음조들을 적극 살려씀으로써 지방적색채를 뚜렷하게 나타내고있는것이다. 선률의 구조형식에서 악단, 악절들이 불균형적이다.
강원도지방의 《아리랑》들은 조식, 음조, 리듬, 장단에서 경상도지방의 《아리랑》들과 류사한 점이 많다.
―《밀양아리랑》은 경상도지방의 대표적인 《아리랑》의 하나이다.
사랑하는 님을 맞이한 기쁨과 수집음을 반영한 이 노래는 밝고 약동적이면서도 흥겹고 명랑하다.
이 노래의 선률에서 특징적인것은 전개부의 첫 소절에 절정이 있는것이며 박력있고 경쾌한 동기선률이 세번 반복되는것이다. 이와 함께 리듬진행에서 단장격(♪♩)과 장단격(♩♪)을 대치시켜 선률흐름의 박력을 조성해주고있는것이다.
경상도지방의 《아리랑》들은 강원도지방의 《아리랑》들과 류사한 점이 많다.
―《진도아리랑》은 전라도지방의 대표적인 《아리랑》이다.
사랑과 리별, 그리움이 다같이 반영되여있는 이 노래의 정서적색갈은 어둡지만 전반적인 음악형상은 건드러지면서도 흥취있다.
노래의 선률은 이 지방 민요들에서 많이 쓰이는 《라》계면조(이동도식)에 기초하고있으며 음계구성은 《라, 씨, 도, 레, 미, 쏠》로 되여있다.
이 노래는 원래 중모리장단에 맞추어 불러왔지만 노래가 더 흥겨워지게 되면서부터 중모리장단과 양산도장단이 결합된 혼합장단에 맞추어 불렀다.
노래에서 특징적인것은 우선 반복부의 두번째 악단에서 《응 응 응》하고 조르는것과 같은 코소리를 넣어 특색있게 한것이다.
또한 절이 바뀔 때마다 전개부의 첫 소절, 둘째 소절에 놓여있는 절정의 선률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부름으로써 매번 새로운 맛을 돋구어주는것이다. 그리고 음역이 매우 넓고(14도) 선률진행에서 굴곡이 심한 이 지방의 고유한 음조를 재치있게 적용하여 지방적특성을 잘 살려주고있는것이다. 노래는 동적2부분형식으로 되여있다.
이상에서 보는바와 같이 《아리랑》은 발생초기에는 하나였으나 그것이 인민들의 비위와 감정에 맞게 그리고 그 지방의 민요들과 밀접한 련관속에서 점차 지방적특성이 뚜렷한 노래로 변화발전하였다.
우에서 분석한 각 지방의 《아리랑》들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것을 알수 있다.
첫째로, 매 지방의 《아리랑》들은 철저히 자기 지방에서 쓰이는 조식과 음조에 기초하고있는것으로 하여 지방적특색을 가지고있는것이다.
둘째로, 《아리랑》은 지역과 지방에 따라 선률의 형태와 고유어의 적용에서 일련의 공통성을 가지고있다는것이다.
《아리랑》을 크게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으로 나누어보면 서부지방의 《아리랑》들은 대체로 반복부로 시작하여 가사의 첫 구절이 모두 《아리랑》으로 되여있다. 반면에 동부지방의 《아리랑》들은 전개부로 시작하는 노래가 적지 않고 반복부가사의 첫 구절은 《아리랑》, 《아리아리랑》, 《아리아리》, 《아라린가》 등 여러가지로 되여있다.
셋째로, 《아리랑》을 지방별에 관계없이 종합하여 보면 음악형식이 세개의 줄기로 나누어져있다는것이다.
하나는 평안도의 《서도아리랑》을 중심(지리적개념)으로 함경도의 《단천아리랑》, 경기도의 《긴아리랑》 그리고 1896년에 처음으로 채보된 노래가 하나의 줄기로 련결되여있고 다른 하나는 강원도의 《아리랑》과 경상도의 《아리랑》이 하나의 줄기로 련결되여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황해도의 《해주아리랑》을 중심으로 함경도의 《무산아리랑》, 경상도의 《밀양아리랑》의 전개부의 선률이 하나의 줄기로 련결되여있다.
이 매 줄기의 《아리랑》들은 노래의 정서뿐만아니라 조식과 장단, 선률의 진행방향과 선에 이르기까지 류사한 점이 많다.
우리는 《아리랑》의 지방별분포와 그 음악적특성을 통하여 우리 민족이 얼마나 높은 음악적재능을 가진 슬기롭고 문명한 단일민족인가를 잘 알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