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주의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와 작품들
리석훈
인상주의음악은 19세기말에 프랑스에서 발생하였으며 대표적인 작곡가들도 그 나라에서 배출되였다.
클로드 드뷔시(1862∼1918)와 모리스 라벨(1875∼1937)은 프랑스의 작곡가들로서 음악의 인상주의적성격을 그 누구보다도 뚜렷하게 보여준 음악가들이다.
특히 클로드 드뷔시는 음악의 인상주의적양식을 처음으로 개척하여 놓았을뿐아니라 그것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 작곡가이다.
드뷔시의 음악은 한마디로 인상주의음악의 전형이라고 할수 있다.
그것으로 하여 인상주의음악이라고 하면 드뷔시의 음악이며 드뷔시는 인상주의음악을 대표한다고 말할수 있다.
그러나 드뷔시는 자기자신을 인상주의음악 작곡가라고 부르는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는 말하기를 자신은 인상주의회화(《인상주의》라는 말은 인상주의회화에서 나온 말이다.)를 모방하여 작곡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단지 장중하고 형식에 치우친 도이췰란드음악의 전통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보다 가볍고 자유로운 음악을 창조하려는 목적으로 새로운 양식을 추구하였을뿐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드뷔시의 의도가 어떠했던간에 그의 음악이 인상주의미술양식과 일정한 공통점을 가진다는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드뷔시의 대표작들은 여러 종류에서 찾아볼수 있다.
드뷔시가 1892년에 작곡한 관현악 《목신의 오후에로의 전주곡》은 음악의 인상주의적성격을 뚜렷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상주의음악 작곡가로서의 드뷔시의 지위를 확고부동한것으로 되게 하였으며 당시 음악의 고전주의적인 전개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양식의 탐구를 지향하던 서유럽음악계의 주목을 끌어당겼다.
오늘날에 와서 유럽에서는 이 작품을 유럽《현대음악》 즉 20세기음악에로의 길을 열어놓은 첫 작품으로 보고있다.
작품은 프랑스의 시인 말라르메의 상징적전원시 《목신의 오후》를 기본내용으로 하고있으며 연주되자 곧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첫 연주에서 이처럼 큰 성과를 거둔것은 그의 일생에 단 한번밖에 없었다.
드뷔시는 이 작품의 창작으로 개화기를 맞이하였으며 작곡가대렬에도 당당히 들어서게 되였다.
가극 《뻴레아스와 멜리장드》는 드뷔시의 유일한 가극작품으로서 그의 명성을 크게 떨치게 한 대표작이다.
작품은 가극창작에 대한 작곡가의 사상미학적견해와 인상주의적특징을 잘 보여주고있다.
가극은 벨지끄의 작가 메테르링크의 기이하고 신비로운 희곡 《뻴레아스와 멜리장드》에 기초하고있으며 가극대본은 작곡가자신이 썼다.
작품은 1902년에 완성되였으며 그해 4월 30일에 빠리 희가극극장에서 처음으로 상연되였다.
교향조곡 《3편의 야상곡집》은 후기랑만주의음악의 특징이라고 할수 있는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프랑스적인 우아함과 감미로운 정서를 보여준 드뷔시의 대표작이다.
작품은 《구름》, 《명절》, 《바다의 요정》(시레느)의 표제를 가진 3편의 곡들로 이루어져있으며 제3곡 《바다의 요정》(시레느)에서는 녀성합창이 들어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녀성합창이 없이 연주되고있다.
작품은 《목신의 오후에 대한 전주곡》만큼 대단한 인기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1905년에 창작된 교향악적묘사곡 《바다》는 자연묘사를 기본으로 한 작곡가 드뷔시의 창작적개성이 남김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작곡가는 이 작품에서 대자연의 한 부분인 바다세계를 인상주의적묘사방식으로 독특하게 형상하였다.
드뷔시의 유명한 작품들중에는 피아노곡들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있다.
그의 피아노곡들은 정서적으로 맑고 투명하며 독특한 기교로 자기의 개성을 뚜렷이 하고있다.
대표작으로서는 피아노조곡들인 《베르가마스크》, 《판화》, 《영상》을 들수 있다.
피아노조곡 《베르가마스크》는 1890년에 작곡을 시작하여 1905년에 악보로 출판되기까지 오랜 시기에 거쳐 창작완성된 작품이다.
작품은 《전주곡》, 《메누에트》, 《달빛》, 《빠스삐에》의 표제를 가진 소품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4편의 곡중에서도 선률적륜곽이 제일 잘 나타나고있는 《메누에트》와 시적이면서 화성언어가 섬세한 《달빛》이 널리 연주되고있다.
1903년에 작곡된 피아노조곡 《판화》는 음악적성격이 뚜렷이 구별되는 3편의 소품으로 이루어져있다.
특히 여기에서는 서로 다른 이국적인 정서가 대조되여 나타나는것이 인상적이다.
제1곡 《탑》과 제2곡 《그리나데의 해질무렵》에서는 동아시아의 정서와 서유럽나라인 에스빠냐의 민속무곡이 펼쳐지고있는데 그 정서적색갈은 서로 매우 대조적이다.
피아노조곡 《영상》도 작곡가의 개성적인 창작세계를 엿보게 하는 대표작으로 되고있다.
1905∼1907년사이에 작곡된 이 작품은 각이한 성격과 정서적내용을 표현하는 표제를 가진 여러 편의 소품들로 구성되여있으며 작곡가는 그것을 독특한 창작기법으로 보여주고있다.
드뷔시의 대표작으로는 이외에도 현악4중주 《쏠-소조》와 플류트, 하프, 비올라를 위한 쏘나타를 비롯한 실내악곡들과 신비극 《성 세바스티앙의 순교》를 들수 있는데 이 곡들도 역시 당시 장중하고 형식에 치우친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들과 뚜렷하게 구별되고있다.
다음으로 인상주의음악은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음악창작에서도 그 특징이 나타나고있다.
라벨은 자신의 음악창작에서 인상주의적특성을 드러내보였지만 드뷔시만큼 강하게 표현하지는 못하였다. 그런것으로 하여 지난 시기 라벨이 인상주의음악의 대표자인가 아닌가 하는 화제도 많이 오르군 하였다.
하지만 그가 활동한 시기와 영향관계, 국적으로 보아 라벨을 인상주의계렬의 음악가로 보는 견해가 대체로 지배적이였다.
라벨은 선배작곡가인 드뷔시의 영향밑에 있으면서도 항상 자신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라벨은 드뷔시의 음악을 좋아하고 어느 정도 고집하였으나 감각에 대한 환상을 강조하는 인상주의가 무정형으로 변질될수 있다는것을 고려하여 구성에 대한 명료함 즉 고전적인 형식미를 창작의 밑바탕에 두고있었다.
드뷔시와 라벨은 음악리념과 창작경향에 있어서 일정한 공통성을 가지고있다.
우선 드뷔시와 라벨은 중세 선법과 다른 나라 민족음악조식에 흥미를 가지고있었다. 하여 조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확장시키려고 하였다.
두 음악가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아볼수 있는것은 다음으로 자연이 가지고있는 양상에 서로가 매력을 느끼고 그에 대한 묘사에 많은 정력을 기울인것이다.
또한 이들은 공상적이거나 고대적인 예술에도 관심을 돌렸으며 정교하고 색채를 띤 시구를 쓰는 상징주의시인들을 좋아하였을뿐아니라 그들의 시에서 창작적령감을 얻기도 하였다.
이들은 프랑스어에 음악을 붙이는 재능이 뛰여났으며 19세기를 대표했던 음악의 열정보다는 심미주의적인 즐거움을 례찬하였다.
이러한 감각적인 면에 많은 공통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은 일정한 대조를 이루기도 하였다.
우선 그들이 창조한 음악의 형상적특징을 놓고 말할 때 드뷔시의 음악이 주로 황혼이 깃들 무렵의 부드러운 정서를 나타낸다면 라벨의 음악은 한낮의 광채를 느끼게 하고있다.
라벨의 선률은 드뷔시의 희미하고 폭이 좁은 선률에 비해 륜곽이 매우 선명하며 폭이 넓다고 할수 있다.
드뷔시가 주제발전에 소극적이였다면 라벨은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였다.
짜임새에 있어서는 드뷔시가 수직적인 음향에 이끌렸다면 라벨은 수평적인 흐름의 상호작용에 바탕을 두고있었다.
그리고 리듬의 측면에서 볼 때 라벨의 리듬은 드뷔시의것보다 더 날카로우며 활기와 추진력을 보이였다. 따라서 라벨의 음악은 드뷔시의 음악에서와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보다는 박진감이 나는 정서가 좀 우세하였다.
또한 드뷔시의 음악이 감각적인것이라면 라벨의 음악은 지적인것이라고 할수 있다.
라벨은 드뷔시에 비해서 조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고 형식적인 면을 어느 정도 중시하였지만 불협화음도 과감히 썼으며 음악발전에서는 즉흥성보다 형식론리적인것에 더 치우쳤다.
라벨에게 있어서 예술은 순수 아름다움이였으며 모든 표현수단들은 그것을 위해 복종되였다.
많은 비평가들은 라벨의 음악을 주관성에 반항하는것으로 평가하고있으며 일부 평론가들은 그를 내심적인 랑만주의적감성을 지닌 음악가로 보기도 한다.
라벨의 대표작들로서는 관현악 《에스빠냐광상곡》, 《볼레로》, 발레조곡 《다프니스와 클로에》, 발레곡 《라발스》 등을 들수 있다.
1907년에 창작된 관현악 《에스빠냐광상곡》은 라벨의 첫 관현악작품으로서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인기를 끌어당긴 대표작이다.
발레조곡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라벨의 창작가적지위를 크게 올려세워준 작품이라고 말할수 있다.
이 작품은 로씨야작가 포낀이 각색한것을 라벨이 곡으로 만들어 1912년 6월 8일 로씨야의 발레로서 처음으로 빠리에서 상연된 곡이다.
원작인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고대그리스의 신화에 기초한 내용으로서 양몰이군 다프니스와 그의 련인 클로에와의 사랑이야기를 담고있다.
곡은 제1조곡과 제2조곡으로 나뉘여져있다.
발레곡 《라발스》는 작곡가가 《춤의 신》을 구상하여 1920년에 창작한 작품으로서 그 형상은 아주 특색있다.
관현악 《볼레로》는 라벨의 대표적인 관현악작품으로서 세상에 널리 알려져있다.
작품은 빠리에서 살고있던 로씨야의 유명한 발레무용수 루빈슈쩨인부인의 청탁으로 1938년에 발레무용곡으로 창작되였다.
이 작품에서 《볼레로》라는 표제는 에스빠냐민속무곡 《볼레로》를 의미하고있는데 작곡가는 원곡보다 속도를 느리게 하고 리듬구조도 조금 변경시켜 형상하였다.
작품은 무용곡으로 창작되였으나 작곡가가 관현악적기교를 훌륭히 보여준것으로 하여 독자적인 관현악곡으로 널리 연주되고있다.
라벨은 피아노곡들도 많이 창작하였는데 대표작들로서는 《고풍의 메누에트》, 《죽은 공주를 위한 빠바느》, 《쏘나티네》, 피아노조곡 《거울》, 《밤의 가스 빠르》, 《꾸쁘랭의 묘》 등을 들수 있다.
라벨의 대표작들에는 또한 현악4중주 《화―대조》, 피아노3중주, 하프를 위한 《서곡과 알레그로》 등의 실내악작품들도 있다.
인상주의음악은 드뷔시와 라벨뿐만아니라 프랑스의 에리크 사티(1866∼1925), 영국의 프레데리크 델리아스(1862∼1934)와 알베르트 윌리암즈(1862∼1952), 이딸리아의 쟌 프란체스코 말리피에로(1882∼1973)와 오토리노 레스피기 (1879∼1936), 로씨야의 이고리 스뜨라빈스끼(1882∼1971), 뽈스까의 까롤 시마놉스끼(1882∼1937) 등의 작곡가들의 작품에서도 그 경향성이 나타났다.
이들이 보여준 인상주의적경향성은 당시 음악분야에서 나타나고있던 형형색색의 갖가지 경향들을 추구하면서 음악의 리념과 양식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려는 시대적풍조를 반영한것으로서 그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리용물 또는 시도에 불과한것이였다.
당시의 여러가지 음악조류들가운데서 바로 인상주의음악은 자기의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준 형식주의음악의 한 조류로서 무조적이며 실험적인 20세기 《현대음악》의 출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인상주의음악을 대할 때 그 내용과 형식의 여러측면에서 비판적인 견지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