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식의 측면에서 본
조선민요의 고유성과 단일성
(3)
리정주
조선민요조식체계와 실천적표현
조선민요조식체계는 그 구체적인 실천에서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나고있다. 그러나 그 다양성과 복잡성은 결코 무질서하고 무원칙한것이 아니라 자기의 고유한 체계에 기초한 매우 합법칙적인것이다.
조식체계안의 어떤 조식은 전국적으로 널리 전파된 일반적인것이 있는가 하면 지방적으로 국한된 특수한것도 있다.
무엇보다도 전국적으로 일반화된 조식은 8개 기본조식형태들가운데서 성격적으로 류사한 형태들끼리 서로 묶이여 마치 하나의 조식처럼 밀접히 련결되거나 공고하게 결합되여 씌여지고있다.
우선 평조는 전국적으로 가장 널리 일반화되고있는데 그 원형의 2개 형태와 2개의 변형이 합쳐져 4개 조식형태가 하나의 조식처럼 련결되고 결합되여있다.
앞부분에서 이미 언급한바와 같이 평조의 제1변형(궁조)은 항상 변격형태를 띠고있어 평조원형(치조)의 4도안정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있으며 그 음계구성, 안정음, 그에 따르는 성격적3음렬, 변음의 위치 등 모든 특성이 꼭 같고 다만 주음(종지음)만이 두 안정음중 어느 음으로 되는가에 따라 서로 다르다. 즉 변격형태로 씌여지는 평조 제1변형(궁조)은 원형(치조) 4도안정형의 주음이 4도우로 전회된것과 같다. 실지로 민요실천에서는 평조 제1변형(궁조-변격형태로 씌여지고있는)과 원형(치조)의 4도안정형이 거의 다 결합되여 씌여지며 지어 두가지중 서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접히 련결되여있다.
이처럼 이 2개의 조식은 실천상 하나의 조식으로 보아도 될만큼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민요실천에서 평조라고 할 때 이 두 형태가 결합된것을 이르는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다만 종지음이 맨 아래음에 올 때에는 평조의 기본형이라고 하고 4도음에 올 때에는 전회형이라고 구별하면 될것이다.
그리고 원형(치조)의 5도안정형도 역시 제1변형(궁조)과 마찬가지로 주로 변격형태로 씌여지므로 평조 제2변형(상조)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있으며 평조5도안정형(치조)은 제1변형(궁조)의 3도음이 변음인 4도음으로 바뀐 변음계와 같다. 그러면서도 평조 5도안정형(치조)이나 제2변형(상조)이 독자적으로 씌여지는 경우는 실천에서 매우 드물고 평조 제1변형(궁조) 또는 4도안정형(치조)과 함께 그 변음계로 씌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 두 조식형태는 평조라는 하나의 조식안에 포함되는것으로 보아도 된다.
이렇게 놓고 보면 평조의 4개 기본조식형태(원형2와 변형2)들은 평조라고 하는 하나의 조식묶음안에 들어가는 같은 조식으로 볼수 있다. 즉 평조의 기본형, 전회형과 그것들의 두 변음계로 묶이여질수 있다.(악보1)

우리 나라에서 평조는 각 지방에 널리 퍼져있는 가장 대표적인 조식이다. 평조는 서도지방의 《양산도》, 《도라지타령》, 《수심가》, 《놀량사거리》 등 대표적인 민요들에서 널리 씌여지고있으며 《창부타령》, 《노래가락》, 《이팔청춘가》 등을 비롯하여 그밖의 지방의 양식화된 노래, 개별적인 노래, 로동민요가락 등으로도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계면조는 사정이 좀 다르다.
계면조는 평조와의 호상관계가 지방마다 서로 다른것만큼 2가지 류형이 전국적으로 일반화되여있다. 그 하나는 강원도 《메나리제》의 조식적기초로 되고있는 계면조이다.
먼저 경드림제의 계면조를 보면 그것은 계면조4도안정형(우조)과 계면조 제1변형(상조)의 변격형태인데 이 기본조식형태들은 평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변격형태로 쓰인 계면조 제1변형(상조)과 계면조4도안정형(우조)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있으며 그 음계, 안정음과 변음의 위치, 성격적3음렬 등이 모두 같고 다만 주음(종지음)이 음계의 최저음에 오는가, 4도음에 오는가에 따라서만 구별된다.
여기서도 역시 이 두 기본조식형태는 하나의 조식으로 간주되리만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질뿐아니라 지어 두 안정음중 어느 음이 주음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접히 결합된 경우도 있다.
례를 들어 《오돌독》과 같은 노래를 보면 그 노래가 여러 변종을 가지고있는데 어떤 2개의 변종은 선률, 장단, 가사가 서로 거의 같지만 종지음만이 달라 하나는 음계의 최저음으로 되고 다른 하나는 4도음으로 되여있는것을 볼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이 두 조식이 하나의 체계로 묶어진 하나의 조식으로 볼수 있으며 다만 종지음이 음계의 최저음으로 될 때는 기본형이고 4도음으로 될 때는 전회형인것이다. 경드림제계면조에서 변음은 주로 옥타브우에서만 나타난다. (악보2)

경드림제계면조는 중부지방 계면조를 대표하는 조식으로서 《사발가》, 《베틀가》, 《경기흥타령》 등 양식화되였거나 널리 알려진 민요들에서 많이 볼수 있다. 그러나 경드림제계면조는 중부지방(경기도, 일부 황해도와 충청도)에 집중되여있으면서도 함경도(례:《함경도 애원성》), 경상도(례:《밀양아리랑》)를 비롯하여 제주도 등 여러 지방의 노래들에서도 적지 않게 씌여지고있어 전국적으로 일반화된 조식으로 되고있다. 경드림제계면조는 대다수가 기본형으로 되여있고 전회형은 매우 드물다.
다음 메나리제계면조를 보면 그것은 계면조 제1변형(각조)과 계면조5도안정형(우조)의 변격형태로서 이 두 조식도 역시 평조나 경드림제계면조에서와 같이 변격형태로 쓰이는 계면조5도안정형(우조)과 계면조 제2변형(각조)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있다. 그러므로 메나리제계면조는 역시 계면조의 5도안정형(우조)과 제2변형(각조)이 민요실천에서 단일한 쳬계로 묶어진 하나의 조식으로 볼수 있으며 다만 종지음이 음계의 최저음으로 될 때에는 기본형이고 4도안정음으로 될 때에는 전회형인것이다.(악보3)

메나리제계면조는 강원도와 일부 경상도민요에서 원형적인 조식이다. 강원도와 경상도의 수많은 《아리랑》이 모두 이 조식으로 되여있으며 그밖의 이 지방 민요들과 로동민요가락의 절대다수가 이 조식으로 되여있다. 그러나 메나리제계면조는 강원도에 집중되여있으면서도 함경도, 황해도, 평안도를 비롯한 각 지방에서도 자주 찾아볼수 있다. 그러므로 메나리제계면조도 전국적으로 일반화된 조식이라고 볼수 있다.
다음으로 지방적으로 국한된 특수한 조식으로는 서도지방의 평조와 계면조 그리고 남도지방의 계면조가 존재하고있다.
먼저 서도지방의 평조와 계면조를 보면 이 두 조식은 서로 밀접히 련결되여있으면서도 각이한 조식묶음에 속하는 서로 다른 조식으로 되고있다.
서도계면조는 기본적으로 계면조 제1변형(상조)이며 그것을 기초로 하고있다. 서도계면조에서는 5도음의 전음우에 놓이는 변음이 매우 자주 나타나는 반면에 4도음이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전혀 쓰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5도음이 2도음을 거쳐 주음에 련결되는 음조가 매우 특징적이다. 5도음의 전음우에 놓이는 변음은 그 본음인 7도음과 교체되면서 5도음에 종속되며 7도음은 주음에 종속된다.(악보4)

서도계면조는 《난봉가제》로 알려진 여러가지 《난봉가》(《긴 난봉가》, 《잦은난봉가》, 《사설난봉가》)들에서 전형적으로 씌여지고있으며 《황해도 산타령》들도 이 조식의 불완전한(4도음이 없는) 형태를 쓰고있다. 유명한 《룡강타령》도 서도계면조에 기초하고있다.
서도평조는 기본적으로 평조4도안정형에 기초하고있으며 그것으로부터 산생된것이다.
서도평조는 평조4도안정형(치조)에 기초하고있으면서도 때때로 4도안정음의 역할이 약화되거나 거의 쓰이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그 대신 불안정음인 5도음의 역할이 활발한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평조 4도안정형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게 5도음이 2도음을 거쳐 주음으로 해결되는 음조가 자주 쓰인다. 지어 5도음에서 단락을 짓거나 끝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6도음의 변음인 7도음이 자주 나타나 우의 주음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다.(악보5)

서도평조는 서도지방의 《수심가》, 《산념불》제의 노래들에서 일반화되고있는 특수한 조식이다.
남도계면조는 기본적으로 계면조5도안정형(우조)에 기초하고있는것이다. 그런데 이 계면조의 특징의 하나는 주음의 대2도우에 있는 변음이 우세한것과 그 본음인 소3도음으로부터 반음 아래의 변음을 거쳐 주음에로 해결되는것이다. 그리고 4도음과 7도음이 매우 드물게 씌여지고 때에 따라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것도 또한 중요한 특징의 하나이다. 남도계면조의 음계에는 보통 주음의 4도 아래의 안정음이 첨가되고있다.(악보6)

일반적으로 또는 특수하게 민요실천에서 표현되고있는 이상과 같은 조식들은 무질서하고 호상 고립적인것이 아니라 조선민요조식의 기본체계에 기초한 합법칙적이며 전일적인 체계성을 가진다. 즉 전국적으로 일반화된 조식으로 평조와 경드림제계면조, 메나리제계면조와 같은 2개의 계면조가 있으며 지방적으로 특수한 조식으로 서도평조, 서도계면조, 남도계면조가 있다.
이밖에도 현재까지 발굴된 민요들에서만도 조식적으로 특수한것, 이례적인것, 례외적인것 등 실로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들이 헤아릴수 없이 많이 나타나고있다. 이러한 현상들도 결코 무질서한 비합법칙적이고 우연적인것이거나 외부의 영향에 의한 그 어떤 이색적인것이 아니라 호상침투, 기타의 요인으로 인한 타당성을 가진 조식의 다양성, 복잡성인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도 민요의 창작과 전습이 민간구두에 의한것이라는 사정과 관련된다.
민요는 기본적으로 직업적인 작곡가에 의하여서가 아니라 오랜 기간 인민들의 집체적인 창조과정을 통하여 창작되여 그 전습도 문헌이나 기록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민대중의 구전을 통하여 진행된다. 그러므로 민요는 그 창작도 일정하게 규정된 규범을 전제로 하지 않을뿐아니라 한사람의 개성만 반영되는 개인적인 창조물이 아니며 그 전습도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전파되고 전해지는것만큼 헤아릴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개성을 반영하고있다.
이로부터 하나의 노래라 하여도 거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각이한 양식과 창법, 개성이 반영되게 되였고 그 과정에 여러가지 양식에 기초한 변종들도 수많이 생기게 되였다. 이러한 사정은 조식적인 측면에도 반영되여 례외적이고 이례적인 복잡성이 생기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성은 실지 발굴된 수많은 민요들에 나타나고있는것만 보아도 조식의 류동성에 의한 교체와 조식적특성의 호상침투로 인한 혼합을 비롯한 여러가지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가지고있다.
이것은 우리의 민요들이 하나의 단일한 체계내에서 서로 작용하고 호상 영향을 주면서 민간가창생활과정에 하나의 전일체로서 오랜 세월을 두고 한 민족의 문화로 창조되고 발전하여왔다는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조식의 측면에서 나타나고있는 조선민요의 민족적고유성과 단일성은 민요실천의 구체적인 표현을 통하여서도 뚜렷이 나타나고있다.
인류발생의 려명기부터 자기의 슬기와 창조적재능을 꽃피워온 우리 민족은 인민대중의 정신도덕생활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반영한 실로 풍부한 민요유산을 남겨놓았다.
그러나 오늘 외세에 의하여 강요된 민족의 분렬로 하여 우리는 민간에 무진장하게 묻혀있는 귀중한 민요유산을 남김없이 찾아내지 못하고있으며 유구한 력사적과정에 형성되여온 우리 민요의 고유성과 단일성을 통일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데서 막대한 지장을 받고있다.
우리는 이 가슴아픈 민족적비극을 하루빨리 끝장내고 동강이 난 전조선의 민요문화를 하나로 찬란히 개화발전시킴으로써 조선민요의 아름다움과 풍부성을 온 세상에 더욱 높이 자랑떨쳐야 할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