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꿩사냥과 관련한 사화와 민요
《까투리타령》
여기에 천년강대국이였던 고구려시기에 벌써 매를 가지고 꿩사냥을 하였다는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화가 있다.
동명왕2년(B.C. 276년) 4월 이때로 말하면 단군조선이래 하나의 국토에서 화목하게 살던 우리 겨레가 여러 소국들로 분산되여있던 때였다.
봄볕이 화창하던 어느날 새로 세운 고구려를 강국으로 일떠세울 중대사로 동분서주하던 고주몽(동명왕)이 지친 몸을 쉬기 위해 잠간 눈을 붙이고있을 때였다. 그런데 생시인듯 꿈속에서인듯 백발수염을 보기 좋게 날리는 한 로인이 불쑥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이번에 비류국에서 잃어버린 북과 나팔인즉 하늘에서 태백산(백두산일대)에 내린것으로서 외적이 침입할 때면 저절로 소리를 내는 기이한 보물이니라.…하늘이 그것을 이 땅에 내려 보낼제 이미 주인을 정해놓았으니 그 어떤 흉악한 자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한시바삐 찾아야 하느니라.》
소스라쳐 깨여난 주몽이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봄바람만 산들산들 지나칠뿐 로인은 온데간데 없었다.
마침 이때 측근 신하 한사람이 내전으로 급히 들어오며 《아뢰오, 비류국으로 보냈던 파발이 급보를 보내왔는데 거기서는 하루아침에 제일가는 국보를 잃어버려 민심이 흉흉하다 하옵니다.》라고 말하는것이였다.
주몽은 놀라며 《그게 대체 무슨 보물이라더냐?》하고 신하에게 물었다.
그러자 신하는 《태백산에서 얻은 신기한 보물이라고 하는데 나라에 큰 화난이 일어날 때면 저절로 소리를 내는 북과 나팔이라 하옵니다.》라고 아뢰였다.
주몽은 자기가 방금 꾼 꿈과 신통히도 맞아떨어지는 말을 전해듣자 다시금 소스라쳐 놀랐다.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주몽은 자기가 가장 믿는 수하 장수인 부분노를 비류국으로 떠나보낼 결심을 내렸다.
주몽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부분노는 힘과 지혜가 겸비되여있고 그의 백발백중의 궁술은 고구려땅에 당할 사람이 없었다.
부분노는 주몽의 국토통합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하여 비류국으로 떠났다.
그가 비류국지경을 넘어섰을 때였다. 갑자기 날짐승들의 아츠러운 비명소리가 머리우에서 들려왔다.
머리를 들어보니 하늘에서 두마리의 날짐승들이 서로 엉켜붙었다가는 떨어지고 떨어졌다가는 다시 붙어 맹렬히 싸우고있었다.
한마리의 보라매가 자기 몸집의 두배나 실히 되고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사나운 수리개의 공격을 가까스로 물리치고있었는데 두 날짐승의 깃이 공중에서 휘뿌려져 부분노의 머리우로 점점이 떨어져내렸다.
수리개는 단숨에 매의 골통을 쪼으려고 날개를 접더니 휘익 바람을 헤가르며 내리꽂히였다.
바로 그 순간 《핑―》하는 소리와 함께 수리개가 날개를 몇번 퍼덕이더니 돌덩이처럼 땅에 떨어졌다.
부분노가 날린 화살이 매에게로 사납게 달려드는 수리개의 멱에 면바로 들어박혔던것이다.
부분노가 매를 구원해준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당시에는 사냥을 즐기는것이 하나의 생활풍조로 되여있은데다가 사람들은 매를 가지고 꿩사냥하기를 특별히 좋아하였다. 부분노도 꿩사냥을 좋아하는터이라 크고 사나운 수리개와 당당히 맞서 싸우는 작은 매를 보고 의기심에 견딜수가 없어 화살을 날려 도와나서게 되였던것이다.
매와 헤여진 부분노는 며칠후 비류성에 도착하였다.
비류국의 송양왕에게 알현인사를 한 부분노는 《소신은 대왕의 어명으로 비류국왕을 뵈옵고 이 나라의 재난을 풀어보고저 하오이다.》라고 여쭈었다. 송양왕은 《선왕이 물려준 국보를 하루 아침에 잃어 과인이 추모(주몽)왕을 뵈올 낯이 없더니 그대가 이 화난을 풀어준다면 과히 시름을 덜것이요.》라고 하면서 저녁녘에는 풍성한 주연까지 베풀어 부분노를 환대하였다.
…
송양왕이 가장 믿던 부하 세희가 돈과 권세에 눈이 어두워 비류국에서 300리 남짓이 떨어진 황산골 도적무리에게 보물을 넘겨준 사실을 수를 써서 알아낸 부분노는 그 달음으로 황산골에 가서 비류국의 국보인 북과 나팔을 찾아내였다.
도적의 소굴을 거의 빠져나올 무렵 부분노는 구슬채찍을 쥔 도적두령놈과 맞다들었다. 그놈이 갑자기 요술을 부리는듯이 휘둘러대는 채찍이 순간에 부분노의 손목에 휘감기며 장검을 앗아갔다.
두령놈은 부분노의 장검을 쥐고 그의 목을 겨누어 한치한치 조여들었다.
《네놈이 감히 내 지경에까지 넘어들어와 보물을 가져가겠다고. 흥, 어림도 없다.》
시물시물 웃으며 이새로 내뱉는 그놈의 말이 채 끝나기도전에 재빛 하늘에서 빙빙 선회하던 한마리의 매가 갑자기 날개를 접고 쏜살같이 내리꽂히기 시작하였다.
두령놈의 칼이 부분노의 목에 떨어지려는 찰나 매의 날카로운 부리가 그놈의 눈을 콱 쪼았다. 불의지변에 두목놈은 숨넘어가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데굴데굴 굴기 시작하였다.
비록 힘이 세고 포악하기 그지없는 놈이였으나 매의 불의의 공격으로 한 눈을 잃었는지라 끝내 부분노의 억센 손에 숨통이 끊기우고 말았다.
두령놈을 쳐죽인 부분노는 이윽하여 고개를 들었다. 그때 하늘에서 힘겹게 날개를 퍼덕이며 솟구쳐 날으려던 그 매가 기진한듯 떨어지고있었다.
부분노가 달려가보니 벌써 숨이 진 매가 구슬채찍을 입에 문채 쓰러져있었다. 부분노는 떨리는 손으로 매를 안아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며칠전 부분노의 구원을 받은적있는 그 매가 틀림이 없었다.
그는 은혜를 갚은 매를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주었는데 그후 여기서는 자주 번개가 치고 우뢰가 울었다고 한다.
…
부분노가 북과 나팔을 비류국 왕에게 가져가자 왕은 그 보물을 안고 고구려 주몽왕을 찾아와 그의 신하로 될것을 자청하였고 자기 나라의 국보인 북과 나팔을 바치였다.
하여 고구려는 비류국을 병합하였고 천년강국으로 이름떨칠수 있었는데 그것은 이 보물이 있었기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지고있다.
…
이 사화를 통하여 우리 나라에서는 먼 옛날부터 매를 가지고 꿩사냥을 즐기였으며 그와 결부된 민요인 《까투리타령》 역시 오랜 력사를 가진 민요라는것을 짐작하게 된다.
잦은모리장단을 타고 생기있게 흐르는 선률정서와 밝고 진취적인 감을 주는 《까투리타령》은 가사내용으로 볼 때 우리 나라의 명산들을 자랑하는 민요이다.
까투리타령
까투리 한마리 푸르릉 하니 매방울이 떨렁
우여우여우여 까투리사냥을 나간다
1절. 평안도라 묘향산으로 꿩사냥을 나간다
향로봉 강선봉 룡연담을 넘어
칠성봉 꼭대기 당도하자
(후렴)
까투리 한마리 푸르릉 푸르릉
매방울이 떨그렁 하늘로 감돌아
어떤 절간의 저 종소리 그저 뗑그렁― 뗑 운다
까투리 한마리 푸르릉 하니 매방울이 떨렁
우여우여우여 까투리사냥을 나간다
2절. 강원도라 금강산으로 꿩사냥을 나간다
망군대 장군봉 구룡담을 넘어
비로봉 꼭대기 당도하자
(후렴)
…
우리 나라의 명산들을 노래한 이 민요는 아름다운 삼천리금수강산에 대한 긍지의 노래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오랜 력사를 가진 수렵활동인 꿩사냥이 전국적범위에서 널리 진행되였음을 보여주고있다.
민요 《까투리타령》은 전라도 민요로서 크게 보면 남도민요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남도민요는 중모리계통장단에 기초하거나 지어 진양조장단과 같은 느린 장단을 타고 흐르는 선률이 기본으로 되고있다.
굴곡이 심한 굴림을 가지며 륙자배기제 계면조에 의거하여 무겁고 처량한정서를 가지는 남도민요의 보편적인 특성과는 달리 《까투리타령》은 선률이 활달하고 밝은 평조적색채가 자주 곁들리는것이 특징이다.
우리 인민의 락천적인 세태생활감정을 밝고 진취적인 정서로 생동하게 형상하고있는 《까투리타령》은 오늘도 널리 불리워지고있다.
교수, 박사 박형섭

